많은 사람들이 어려서 엄마가 떠주신 목도리와 모자에 대한 기억이 있을 겁니다. 저도 제 동생과 세트로 모자와 목도리를 쓰고 찍은 사진이 뜨개질과 관련된 첫 기억입니다.

중학교 가정시간에 벙어리장갑을 떴는데, 저보다 열살 위인 막내이모가 남자친구에게 자기가 뜬 선물이라고 주겠다고 당시 거~금 이천원을 제게 주고 사갔습니다. (근데, 지금 이모부는 그 남친이 아니랍니다. 당연한건가?)

고3때 학력고사(지금의 수능) 끝난 후의 긴긴 방학동안 좀더 생산적인 일로 시간을 때웠으면 좋으련만, 모자와 목도리와 조끼를 세트로 뜬답시고 뜨끈뜨끈한 방구들에 틀어박혀 지냈더니 대학 입학식 때의 체중이 어마어마한 기록을 세웠습니다.

대학때 남친에게도 목도리 하나 떠주었구요... 역시 그 남친은 지금 남편이 아니구요..

결혼해서 남편과 큰아들 조끼 하나씩을 떠준 것으로 뜨개질을 마감했습니다.

'내가 뜬 것을 내 남편이, 내 아들이 입어준다'는 뿌듯함 이외에는 그다지 이쁘거나 효용이 적은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는 직장생활로 바빠지기 시작했고, 뜨개질 이외의 '딴짓'할 거리들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뜨개질한 것이 이제는 12년 된 남편의 조끼 외에는 남아있는 것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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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3-11-27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금 제 딸의 목도리가 부착되어 있는 가디건을 뜨고 있는데.. 아직도 완성을 못했습니다. 앞뒤판 다 떴고, 이젠 목도리 뜨고 있어요... 빨리 뜨고 앞뒷판,목도리 이어야지~~~~!
그래도 아기 꺼는 작아서 뜰만합니다... ㅜ.ㅡ

가을산 2003-11-28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귀엽겠다.. 이제 곧 완성되겠네요?

비로그인 2004-05-13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학교 때 '게이지(맞나요? 정확한 칫수를 위한 코 계산법의 기본....?)' 내서 뜨개질을 가정 시간에 했었는데요...
과제는 조끼였죠. 근데 정확한 게이지를 내서 뜬다고 떳었는데...
다 뜨고 나니, 조끼가 아니라 '탑'이 돼버렸었어요...그 아픈 기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