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산 2003-10-28  

다른 집들도 이러나요?
가끔 'G 엄마신가요?' 혹은 'J 엄마신가요?' 하는 전화를 받습니다.
대부분 아이들 담임 선생님 혹은 학원 선생님으로부터 온 전화입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오면 대부분 유쾌하지 못한 소식입니다.

전화 1. 둘째 (3학년) 담임 선생님 전화
우리애가 청소시간에 교실 유리창을 깼답니다.
아들 말로는 밖에서 상급생들이 놀려서 빗자루를 휘둘렀더니 유리창이 깨졌답니다. 아무리 홈그라운드지만 상급생에게 빗자루를 휘두르다니, 간댕이가 부은건지, 철이 없는 것인지 모르겠어요.
담임선생님께서 전화하신 김에 하는 말이라고, 둘째가 수업을 열심히 듣기는 하는데, 엉뚱한 답을 많이 한다고 합니다. 학원을 다녀서인지 시험은 잘보는데, 수업 주제에 더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선생님께 학원은 보내지 않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주의시키겠다고 했습니다.
본인에게 물어보니 자기는 수업시간에 일부러 웃기는거 아니라고 합니다.
어느날 사회 숙제를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이구.. 이렇게 숙제를 해갔으니... --;;

문: 누가 언제 어떤 민속놀이를 했는지 알아보세요
답: 버드남, 가을남 - 어저께 - 공기놀이
실론티, 서상서재 - 지난주 - 제기차기
가을산, 검은개 - 그저께 - 고무줄 놀이

--> 원래 요구되는 답은 여자들이 - 단오절에 - 그네타기, 널뛰기, 창포물에 머리감기.. 등이랍니다. 교실에서 손 번쩍 들고 자기랑 친구들이랑 논 걸 발표하면 결과는 뻔하겠지요..

전화 2. 둘째 학원 전화
둘째가 같은 반(학년은 위)인 여자아이를 놀려서 여자아이가 같은 반 하기 싫다고 합니다. 작년에는 윗학년 형아의 신발을 장난으로 숨겼다가 진짜로 잃어버리는 바람에 물어준 적도 있는데.. --*
다른 것은 몰라도 여자에 대해 매너 없는 것은 용서 못하지요!

전화 3. 첫째 둘째의 영어 학원 전화 (오늘 저녁)
첫째의 선생님들의 공통 의견은 얘가 열심히만 하면 무척 잘할텐데 그만큼 노력을 안하는 것 같다는 겁니다. 오늘은 선생님께서 문법책의 문제를 냈는데, 약 2주 전부터는 전부다 정답을 풀어온다는겁니다. 선생님 말씀이, 혹시 정답을 보고 베껴오는건 아닌지 의심된다는 것입니다. 책 뒤의 정답은 선생님이 뜯어놓았고, 나는 책을 사주지 않았는데, 어디서 정답지를 구해서 베끼는건지?
애구.. 이런 머리로 공부를 열심히 하면... --;;
그리고, 그런 머리로 살짝 한두개 틀리게 하지, 왜 고대로 베끼누..

또, 둘째는 선생님께 주말에 서울에 다녀오느라 숙제 못했다고 합니다.
토, 일요일 싫컷 놀다가 일요일 밤에 숙제한답시고 졸고 있길래 제가 자라고 했었습니다. 미리미리 챙기지 않고, 모질개 시키지 못한 엄마 잘못이죠 모...
선생님께 서울 다녀왔노라고 장단 맞추었습니다. ㅠㅜ

오늘 아침에는 큰애가 어떤 종이를 내밀면서 사인해달라고 하더군요.
보니까 '반성문'이었습니다.
반 남학생들이 여학생이 발표하는데 집중하지 않았다고 남학생들에게 단체로 낸 숙제라나요...

다른 집들도 이러나요? 걱정되고 있습니다.
 
 
_ 2003-10-29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전 애가 없어(-_-) 잘 모르긴 해도...
어릴때는 다 유별나지 않을가요....라고 말하기에는
자격미달이군요..;;
크헉 어여 실론티님과 수니나라님 외 많은 분들이 참여 하셔야 할 듯..;;

ceylontea 2003-10-29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요... 전 아직 야가 어려서...
그런데 큰조카를 보면 애들은 다 그런 것 같습니다...큰조카 일기 쓴 것을 보나,언니가 학교 참관수업 보고 온 이야기 들으면 가을산님네랑 막상막하 같은데요.. ^^

明卵 2003-10-29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 유리창을 깨는 건 있을 수 있는 일이죠.
상급생에게 빗자루를 어떻게 휘둘렀는지 모르지만, 저 5학년 때 6학년언니'들'과 마찰이 많았어요.
뭐, 양쪽 다 여자애들이니까 말싸움만 죽어라 했는데, 남자애니까요.
발끈하면 빗자루도 휘두를 수 있을지도.. 모.. 르지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물론 상급생 입장에서는 무척 재수 없지만^^;
수업시간에 이상한 답들은, 원래 그렇지 않나요?
저는 상당히 재미없는 아이였기 때문에 그런 적 별로 없었지만;
특히 남자애들은 수업시간에 정말 황당한 답들 많이 썼었죠.
그게 어디 남자애들만 그런가요. 요즘 여중의 교실에 앉아있지만 똑같은 경우는 수도 없는데.
전화 2도 역시, 있을 수 있는 일이죠.
제 기억에 의하면 매너있는 3학년 남학생은 별로 없었어요.
그런 애는 아주 인기가 많았죠. 제가 좋아한 애도 그 중 하나였고. (호호)
거짓말 한 건, 혼나기 싫으니까 그랬겠죠.
반성문은.. 제 동생도 수업시간에 집중 안 했다고 반성문 써 온 적 있었어요.
엄마는 기절하려고 하시던데; 뭐, 그럴 수도 있죠.
전부 '그럴 수도 있다'는

明卵 2003-10-29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론이 나왔네요.
에- 하지만; 안 그런 애들도 있긴 하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