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날마다 별 생각 없이 사용하고 있는 이 글자, 한글.

오랜 역사와 고유의 글자를 가진 나라들 중에 한글처럼 만든 시기와 만든 사람이 명확하게 알려져 있는 경우가 있을까?

솔직히 모른다.

하지만 이 글자,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가 얼마나 훌륭한 글자인줄은 안다.

 

사실과 허구가 얽혀 있는 소설을 토대로 했지만 전혀 다른 느낌의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를 보면서 생각했었다.

'세종에 대해 더 알고 싶다.'

왜, 무엇이 그로 하여금 새로운 글자를 만들게 했는지.

 

그래서 읽게 된 '세종대왕실록'

지은이가 여러 실록과 참고자료를 토대로 쉽게 풀이하고,

여러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였던 인물들을 따로 뽑아 실록 내용을 토대로 서술하는 등

겉으로 봤을 때는 부담스러운 책 두께를 잊을 수 있을 정도로 읽기는 편안했다.

 

실록이기에 훈민정음에 대한 내용이 많이 들어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건 착각이었다.

실록은 알려진 사실만 일자 순으로 기록한 것이어서 한글이 만들어진 시기와 반포일만 기록되어 있을 뿐이었다.

그러니까 세종이 훈민정음을 창제한 이유는 그 서문의 내용대로 '어리석은 백성이 글을 몰라... 이를 불쌍히 여겼'기 때문이란건데.

훈민정음의 창제 이유를 알고자 했다면 차라리 해례본을 읽었어야 하는 거였나?

뭔가 극적인 내용을 바란 것인가? 드라마를 너무 열심히 봤나보다.

한석규가 너무 그럴싸하게 연기를 잘 하긴 했다.

 

세대를 뛰어 넘는 수 많은 발명품들을 보며 그 창조의 원천은 무엇일까 궁금했다.

실록에는 너무 책을 좋아했다, 필요한 일에 필요한 사람을 쓰는데 있어 귀천을 가리지 않았다, 허물이 있어도 재주가 있는 자는 높여 썼다 등으로 기록되어 있다.

황희, 정인지, 김종서, 장영실, 박연 등등 뛰어난 능력 이면에 집안을 단속하지 못한다거나 재물에 욕심이 많았던 점 등,

개인적인 허물도 많았던 인물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맡은 일을 제대로 해낸 것은 세종이라는 능력 있는 임금을 만나서란다.

 

그래서 느낀 것.

성공을 하려면 미리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내 능력을 알아 볼 상사를 만나야 한다, 기회가 왔을 때 능력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집안 단속도 잘 해야 한다, 친구도 잘 사귀어야 한다.

혹시 재수 없이 밀려나더라도 그 곳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언제 다시 기회가 올 지 모르니까.

 

그리고... 인재를 얻기 위해서 생각해 두어야 할 점.

 '너무 깨끗한 물에서는 고기가 살 수 없다.' (아아 하지만 난 깨끗한 물에서 살고 싶단 말이다~~)

아무리 재주가 좋아도 인간성이 별로면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소인배적 사고'로 일관하는 나는

그래서 능력있는 관리자가 되지 못하는 것인가 싶다.

바로 얼마 전에 읽은 책도 내용이 잘 생각나지 않아 버벅대면서 감상을 적고 있는 지금,

책이란건 많이 읽기만 해서는 소용이 없고 작게든 크게든 써먹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아, 한살이라도 젊었을 때 좀 더 부지런히 책을 읽는 건데......

 

실록에서 해소하지 못한 호기심을 이 책으로 풀어보려 한다.

세종대왕실록만큼 두껍다. -_-;;

드라마에서는 연일 왕, 왕세자, 왕세제(왕 동생)의 로맨스가 판을 치고,

어차피 드라마처럼 왕하고 엮어질 일이 전혀 없는 현실에서,

나는 왕에 대해 읽으며 그 지혜를 빌려 내 위태한 관리자 자리나 보전해 보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 공지영 에세이
공지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괴로움은 가지고 있을  때는 죽을 것 같은데

드러내고 나면 왠지 견딜만 한 것이 되고 만다.

 

내가 수치스러워하고 감추고 싶어하는 것을 드러내는 것은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그 것 역시 처음이라 어렵지 한 번 두 번 드러내다 보면 그렇게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작가 말대로 마음에도 근육이 생기는 것이다.

자꾸 마음을 단련하다 보면 왠만한 데미지는 웃으며 넘길수도 있다는 거지.

그렇다고 아무렇지 않을 수는 없다.

이미 일어난 일은 없던 것이 되지는 않으니까.

다만 견딜 수는 있다는 거다.

 

이미 한겨레신문에서 읽었던 글들이긴 한데

워낙 재미있게 읽었던 글들이라 새삼스럽게 책으로 다시 읽어본 것이다.

다시 읽어도 재미있다.

특히 낙엽 떨어지는 소리를 '낙장불입'으로 듣는 그 시인 이야기는

웃을 일 별로 없는 요 며칠 새 내 마음속의 주름을 많이 펴 주었다.

남에게 위로와 웃음을 주는 글을 쓰는 작가가 부럽다.

나도 그런 재미있는 글을 쓰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보 빅터 - 17년 동안 바보로 살았던 멘사 회장의 이야기
호아킴 데 포사다.레이먼드 조 지음, 박형동 그림 / 한국경제신문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이런 류의 책은 잘 읽지 않으려고 하는데 어쩌다 보니 또 읽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알아 들으면 좋은데

이처럼 대놓고 가르치려 하는 책은 별로다.

 

다른 사람의 판단에 나를 맡기고 내 가능성을 제로로 만들면서 인생을 허비한 이야기는

뭐랄까 마음에 잘 와 닿지 않는다.

이해가 잘 안된다고 할까?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그렇게 대단한 것일까?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처지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살 것인가 결정하는데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한 가지 느낀 점이라면 어떠한 경우라도 긍정적인 말을 할 것.

내가 별 생각 없이 내 뱉은 부정적인 말이 상대에게 어떤 상처를 입힐지 알 수 없으므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중그네 오늘의 일본문학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새 몸에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

내 스스로 느낀다.

왜이리 온 몸에 힘을 주고 있지?

 

공중그네 묘기를 보이는 도중 실수해서 떨어질 때 턱을 당기고 힘을 빼고 등부터 떨어져야 한단다.

힘을 빼야 부상이 적어지니까 그렇겠지.

전에 신호대기중에 뒷 차에 받힌 운전자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가끔씩 빨간불 신호를 못 보고 이미 정지해 있는 앞 차를 들이받는 교통사고가 일어난다.

그럴 경우 앞 차는 뒷차가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려오는 것을 보면서도 속수무책 당하기 마련인데

그럴 때 온 몸을 긴장하지 않고 힘을 뺐더니 오히려 부상이 적었다는 거다.

 

공중그네에 나오는 사람들은 사연은 달라도 모두 긴장되어 있다.

강박신경증이라고 하는데 그 말이 결국은 늘 긴장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자기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 누리고 있는 것을 뺏기지 않으려고 늘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라부 박사는 그런 사람들을 보며 ' 이봐 힘을 빼, 쥐고 있는 것을 한 번 놔 봐' 하고 이야기한다.

말로만 하지 않고 직접 시범을 보이며 긴장한 사람들의 불안감을 낮춰 준다.

그 방식이 좀 독특하지만 각자 그 사람이 처한 상황을 같이 공유하면서

그 속에서 스스로 해결할 방법을 찾아준다는 설정은 신선하다.

 

결국 나의 문제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도 나고,

그러므로 그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사람도 나라는

어찌보면 평범한 진리를 이라부 박사는 그 비대한 몸을 직접 움직여 땀흘려 가며 가르쳐주고 있는 거다.

 

그런데 왜 꼭 비타민 주사인가?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주기 때문인가?

솔직히 이라부 박사의 행태로 보아 그게 정말 비타민인지 알게 뭐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요새 장일순의 일화를 모은 글 '좁쌀 한 알'을 읽고 있습니다.

원주에서 태어나 원주에서 살다가 원주에서 돌아간 분이라고 합니다.

책을 읽기 전까지는 어떤 분인지 잘 몰랐습니다.

책을 읽어가다보니 내가 늘 만나고 싶어하던 그런 분이었습니다.

내 삶의 스승 같은 분.

읽다가 마음을 치는 글이 있어 옮겨봅니다.

 

밥집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말했다.

" 자네 집에 밥 잡수시러 오시는 분들이 자네의 하느님이여.

그런 줄 알고 진짜 하느님이 오신 것처럼 요리를 해서 대접을 해야 혀.

장사 안 되면 어떻게 하나, 그런 생각은 일절 할 필요 없어.

하느님처럼 섬기면 하느님들이 알아서 다 먹여주신다 이 말이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