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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집 안의 천사 죽이기 ㅣ 버지니아 울프 산문선 1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6월
평점 :
100퍼센트 페이백에 혹해서 주문했다.
울프의 책은 몇 권 읽었지만 이번 책처럼 쉬이 읽힌적은 없었다는 점에서 일단, 재미있었다.
책을 읽는 것에 의의를 두고 감상에 대해 글로 남기는 것에는 별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읽고 나서 흩어져버리는 생각들을 좀 모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다만 전자책이라서 불편한 점이 좀 있었고-이상하게 머리에 잘 남질 않는다.- 쭉 읽지 않고 드문 드문 읽는 바람에 뒤쪽을 읽을때 앞쪽의 내용을 기억할 수 없다는 슬픈 현실때문에 제대로 된 독서감상은 힘들다.
특히 주석이 뒷쪽에 있는데 종이책처럼 바로 찾아보기 힘들어서 그 뜻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다는게 좀 더 아쉬웠다. (아님 그때마다 확인할 방법이 있는데 나만 모른건가?)
모든 글은 그 시대를 어떻게든 반영한다고 생각하는데 글쓴이의 사회 반경을 넘어서기는 힘들다.
내가 모르는 것에 대해 쓸수는 없는 법.
공상과학소설도 내가 가진 지식과 사회를 바탕으로 쓸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18세기 여성의 소설, 글이 집안이나 가족, 가까운 주변에 한정되고 그러기 때문에 사람이나 사물에 대한 세부적인 묘사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집안일을 하면서,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를 돌보면서 짬짬이 쓴 글이 그들만의 세상을 세심하고 정확하게 묘사할 수 있다면, 그들이 '자기만의 방'을 갖고, 먹고 사는 어려움을 잊을 수 있는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다면 얼마나 더 좋은 글을 써낼 수 있었을 것인가.
쓸 수 밖에 없어 쓴 글은 일기가 되었건 편지가 되었건 다 한 편의 소설이 될 수 있는 거라 생각하면서 글 쓰는 것에 대한 부담을 덜고 어쨌거나 쓰자, 자주 써보자 하는 다짐을 하게 하는 책이었다.
석달뒤에 사라질 전자책을 산 것을 후회하면서 종이책으로 다시 구입하려고 보관함에 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