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불평등 기원론 펭귄클래식 85
장 자크 루소 지음, 김중현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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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자신의 안위와 자기 보존에만 관심을 기울이던 ‘미개인‘이 어쩌다가 자기에게 주어진 자유를 반납하고 남(왕,군주,주인)을 위해 죽을때까지 일해야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고찰.
마치 21세기 지금 사회에 대한 비판인 것 같은 착각이 이는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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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에 대한 애착이 인간 행동의 유일한 동기임을 경험을통해 알게 된 인간은 공동의 이익 때문에 동류인간들의 도움을기대해야 하는 드문 경우와, 경쟁 때문에 그들과 맞서 싸워야 하는 훨씬 더 드문 경우를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전자의 경우, 인간은 무리 지어서 동류 인간들과 결합하거나, 아니면 적어도 아무에게도 강요하지 않고 필요할 때만 일시적으로 지속되는 어떤자유의사에 따른 협력에 의해 결합했다. 후자의 경우, 각자는 그럴 능력이 있다고 믿으면 순전히 힘으로, 그렇지 않고 자신이 더 약하다고 믿으면 꾀와 교묘함으로 우위를 차지하려고 노력했다. - P96

그 변화된 상태에서 아주 한정된 필요로 인해 소박하고 군거하지 않는 삶을 살면서 그러한 삶이 필요한 것들을 충족시키기 위해 도구를 발명한 인간들은 여가를 아주 많이 즐겼는데,그들은 그 여가를 이용해 선조들이 알지 못한 여러 종류의 편리함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런데 바로 그것이 자기도 모르게 자기자신에게 씌운 최초의 멍에였으며, 후손들에게 준비해 놓은 불행의 단초였다. 왜냐하면 그렇게 계속해서 인간의 정신과 육체를 나약하게 만드는 것 이외에도 그 편리함은 습관이 되면서 매력을 거의 상실함과 동시에 실제 욕구로 변질되어 버림으로써그것이 없는 고통은 그것을 소유하고 있을 때의 기분 좋음보다훨씬 더 가혹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그 편리함을 잃으면 불행해지게 되었는데, 그렇다고 소유한들 행복하지도 않았다.  - P99

서로를 존중하여 배려의 관념이 사람들의 정신 속에 형성되자마자 저마다 배려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하여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경우 누구도 더 이상 무사할 수 없었다. 그때부터 미개인들 사이에서조차 예의범절의 의무가 최초로생겨났으며, 또한 그때부터 모든 고의적인 나쁜 짓은 모욕이 되었다. 왜냐하면 모욕이 가져다준 고통 외에도 모욕을 당한 사람은 고통 그 자체보다는 견딜 수 없는 자신의 인격에 대한 경멸을보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누구나 자신이 받은 멸시에 대해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응징하기 때문에 복수는 끔찍해지며, 따라서 사람들은 냉혹하고 잔인해진다. 바로 그것이 우리가 아는대부분의 미개민족이 다다른 단계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인간은 본래 잔인하기에 유순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질서유지 기구가필요하다고 서둘러 결론 내리는 것은 관념들을 충분히 구별하지못하고 그 민족들이 이미 얼마나 최초의 자연 상태로부터 멀어졌는지 알아차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사실 원시 상태의 인간만큼 그렇게 온순한 사람도 없다.  - P101

인간들이 자신의 투박한 오두막집에 만족하는 한, 그들의 동물 가죽옷을 나무 가시나 생선 가시로 이어 묶고 깃털과 조개껍데기로 치장을 하고 몸을 여러 색깔로 칠하고 활과 화살을 개량하거나 아름답게 하고 날카로운 돌로 몇 척의 고기잡이 카누를 깎거나 몇몇 조잡한 악기를 만드는 데 만족하는 한, 요컨대 혼자할 수 있는 일과 여러 사람의 도움이 필요 없는 기술에만 전념하는 한 인간들은 그들의 본성이 허용할 수 있는 데까지 자유롭고건전하게 선량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며, 독립적인 교류에서 오는즐거움을 변함없이 누렸다. 그러나 어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도움을 필요로 하는 순간, 혼자서 두 사람분의 양식을 가지는 것이더 유익하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순간 평등은 사라지고 소유가 도입되며 노동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드넓은 숲은 인간의 땀으로 적셔야 할 아름다운 들판으로 변화되었는데, 그 들판에서 사람들은 곧 수확과 함께 예속 상태와 궁핍이 싹트고 커가는 것을 보게 되었다.
야금술과 농업의 발명이 그와 같은 큰 변화를 야기한 두가지 기술이었다.  - P103

토지의 경작으로부터 필연적으로 토지 분배가 뒤따랐다. 그리고 소유가 일단 인정되자 정의(justice)에 관한 최초의 규칙이뒤따랐다. 왜냐하면 각자에게 자기의 것을 돌려주기 위해서는각자가 무언가를 소유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래로 눈을 돌리기 시작하고, 모두가 자신에게도 잃어버릴 재산이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자신이 타인에게 입힐 수 있는 피해가자신에게로 보복이 되어 돌아올지 모른다고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은 없었다. - P105

만일 사람들의 재능이 동등했다면, 예를 들어 철의 사용과 식료품의 소비가 항상 정확히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면 사정은 그상태에서 변함없이 머물러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균형은 아무도 유지해 주지 못해, 곧 깨져 버렸다. 더 강한 사람은 더 많은일을 했으며, 더 솜씨가 있는 사람은 자신의 솜씨를 더 잘 이용했으며, 더 창의력이 있는 사람은 노동을 줄이는 방법을 찾아냈다. 경작자는 철을 더 필요로 했으며, 대장장이는 밀을 더 필요로 했다. 그렇지만 똑같이 일을 함에도 불구하고 한쪽은 많이 버는 반면 다른 한쪽은 살기가 힘들었다. 그리하여 자연적인 불평등은 새로운 원인들의 결합에서 오는 불평등과 함께 서서히 전개되며, 상황의 차이에 따라 발전된 인간들 사이의 차이는 그 결과에서 더욱 두드러지고 지속적이 되어, 그에 상응한 영향을 각개인의 운명에 미치기 시작했다. - P106

그리하여 자기 이익을 위해 실제의 자기와 다른 모습을 보여 줄 필요가 있었다. 실제와 외관은 완전히 다른 두 사실이 되었으며, 그 구별로부터 위엄 있는 호사와 기만하는 술책과그에 따르는 모든 악덕이 생겨났다. 다른 한편, 지금까지는 자유롭고 독립적이었던 인간이 이제는 수많은 새로운 욕구에 의해이를테면 자연 전체에, 특히 동류의 인간들에게 예속되어 그들의 주인이 되었으면서도 어떤 의미에서는 그들의 노예가 되었다. 이를테면, 인간은 부자가 되면 동류의 인간들의 섬김을 필요로 하고, 가난하게 되면 그들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중간 정도의 사람들도 동류의 인간들 없이는 살아갈 수 없게 된다.
그러므로 인간은 끊임없이 동류의 인간들에게 자기의 운명에 관심을 갖게 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하지만 그들에게는, 실질적으로든 는가림으로든, 그들 자신의 이익이라고 생각하게 하려고 애쓸 필요가 있다. - P107

부를 나타내는 표시들이 발명되기 전에는 그 부를 이루는것으로는 땅과 가축밖에 없었으며, 그것들이야말로 인간이 소유할 수 있는 유일한 실제 재산이었다. 그런데 소유지가 대지 전체에까지 미쳐 모든 소유지가 서로 인접할 정도로 수나 넓이 면에서 증가했을 때 소유지는 오로지 타인의 소유지를 희생시킴으로써만 불어날 수 있었다. 그리하여 나약함이나 나태로 자신의 소유지를 갖지 못한 인간들은 자기 주위의 모든 것이 변하는데도그들만 변하지 않음으로써 가난하게 되거나 아무것도 잃을 것이없게 되어 부자에게서 먹을 것을 얻거나 약탈하지 않을 수 없게되었다. 그로부터 부자와 가난한 자들의 각각의 성격에 따라 지배와 예속, 폭력과 약탈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 P108

막 태어난 사회는 가장 끔찍한 전쟁 상태로 대체되었다. 타락하고 황폐해진 인류는 더 이상 되돌릴 수 없었으며 인류가 획득한 불행한 습득물들을 포기하지도 못했다. 그리하여자신을 영광스럽게 하는 능력의 남용에 의해 자신에게 치욕만을주려고 애씀으로써 스스로 몰락의 전야에 이르렀다. - P109

무지해서 속이기 쉬울 뿐만 아니라 그들 사이에 해결할 일이너무 많아서 중재자 없이는 해 나갈 수 없으며, 탐욕과 야심 또한 너무 커서 지도자 없이는 그렇게 오래 살아갈 수 없는 사람들을 설득하는 데는 이런 말까지 필요하지 않았다. 모두가 자신의자유를 보장받는다고 믿고는 자신의 족쇄를 향해 내달렸다. 왜냐하면 그들은 공공질서 확립의 이점을 느낄 만큼의 이성은 지니고 있었지만, 공공질서의 위험을 예측할 만큼의 경험은 갖고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위험을 가장 잘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그것을 이용할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었다. - P111

사회와 법의 기원은 그런 것이었거나 그런 것이었음에 틀림없을 것이다. 이 사회와 법은 약자에게는 새로운 구속을, 부자에게는 새로운 힘을 부여하여 자연적 자유를 아주 파괴해 버리고 소유와 불평등의 법칙을 영구히 고착화시켰으며, 교활한횡령을 확정적 권리로 만들어 몇몇 야심가를 위해 인류 전체를노동과 굴레와 비참에 예속시켰다.  - P112

가난한 자들은 자유 이외에는 잃을 것이 아무것도 없기에그들에게 남아 있는 유일한 재산인 그 자유를 아무 대가 없이 자발적으로 넘겨주는 것은 그들로서는 대단히 어리석은 짓이었다.
반대로 부자들은, 이를테면 자신들의 재산 하나하나에 아주 민감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해를 끼치는 일은 훨씬 더 쉬웠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자신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더 큰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요컨대 어떤 일은 그것으로 손해를 보는 사람들에 의해서보다는 이득을 보는 사람들에 의해 발명되었다고 생각하는것이 합당하다. - P114

정치인들은, 철학자들이 자연 상태에 관해 늘어놓았던 것과동일한 궤변을 자유를 사랑하는 마음에 관해 늘어놓는다. 그들은 그들이 보지 못한 아주 다른 사물들을, 그들이 보는 사물들을통해 판단한다. 그리하여 그들은 눈앞에 있는 사람들이 참을성있게 노예 상태를 견뎌내는 것을 보고는, 인간에게는 예속에 대한 타고난 성향이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스스로 가질 때에만 그가치를 느끼며 잃어버리는 즉시 그에 대한 취향도 사라지는 순수와 미덕처럼, 자유도 그와 같다는 점을 생각해보지도 않는다. - P116

길들여지지 않은 말은 재갈만 가까이 가져가도 갈기를 곤두세우고 땅바닥을 발로 걷어차며 맹렬하게 발버둥치는 반면 길들여진 말은 채찍과 박차를 참을성있게 견디는 것처럼, 문명인이 불평 없이 받아들이는 멍에에 야만인은 절대로 그의 머리를숙이지 않는다. 그처럼 야만인은 평화로운 예속 상태보다는 격동적인 자유를 택한다. 그러므로 인간이 예속의 성향을 타고났는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은 노예가 된 시민들의 전락을 통해서가 아니라, 모든 자유로운 인간이 억압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행한 놀라운 행동들을 통해서 해야 한다.  - P116117

아버지의 재산(아버지야말로 진정으로 그 재산의 주인이다.)은 아이들을 자기 종속하에 잡아두는끈이다. 그리하여 아버지는 자신의 의사에 대한 자식들의 끊임없는 공경을 보면서 그 공경의 정도에 따라 상속분을 줄 수 있다. 그런데 백성들은 그들의 전제군주로부터 그와 비슷한 어떤은혜를 기대할 수 있기는커녕, 그들 혹은 그들이 소유하고 있는모든 것이 그의 소유이거나- 아니면 적어도 그가 그렇게 주장하기 때문에- 그들 자신의 재산임에도 군주가 그들에게 그 일부를 남겨 주는 것을 은혜로 받아들여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다.
그리하여 그는 그들의 재산을 빼앗으면서 정의로운 행동을 하는것이 되며, 그들의 목숨을 살려주는 것이 은총을 베푸는 것이 된다. - P118

지배하려고 애쓰지 않는 사람을 복종시키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그러므로 아무리 능란한 정치인일지라도 자유롭기만을 원하는 사람들을 예속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불평등은 야심적인 인간들이나 비열한 인간들 사이에서는 쉽사리 확산되는데, 그들은 항상 운명적인 위험을 무릅쓰고 그것이 자신에게 유리하게되는가 불리하게 되는가에 따라 거의 무차별적으로 지배하거나 아니면 섬길 준비가 되어 있다. - P125

사실, 이 모든 차이의 진짜 원인은 다음과 같다. 즉, 미개인은 자기 자신 안에서사는 데 반해 언제나 자기 밖에서 살아가는 사회인은 타인의 평판 속에서만 살아간다. 그리하여 이를테면 그는 오로지 타인의판단에 의해서만 자기 자신이 존재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는다.
그토록 훌륭한 도덕론들이 있으면서도 어떻게 그러한 경향에서선과 악에 대한 그렇게 극심한 무관심이 생겨나는지, 또는 모든것이 겉치레로만 귀결되어 명예와 우정과 미덕, 종종 악덕까지자랑이 될 수 있는 비결을 찾으니 그 모든 것들이 얼마나 위선적이고 뒤틀린 모습이 되어버렸는지, 요컨대 어떻게 그토록 많은철학과 인간애와 예절과 감탄할 만한 격언들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언제나 타인에게는 우리가 무엇인지를 물으면서 우리 자신에게는 감히 묻지도 않음으로써 미덕 없는 명예나 지혜 없는 이성, 그리고 행복 없는 쾌락 같은 기만적이고 경박한 겉치레만 가지게 되었는지를 보여 주는 것은 나의 주제가 아니다. 나로서는다만 그것이 인간의 본원적 상태가 아니며, 그처럼 우리의 모든자연적 성향을 변화시키고 변질시키는 것은 다름 아닌 사회의정신과 사회가 야기하는 불평등이라는 것을 증명한 것만으로 충분하다. - P132

나는 불평등의 기원과 진전, 정치적인 사회의 확립과 그 폐해를, 인간의 본성에서 연역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오로지 이성의빛에 따라, 최고의 권력에 신의 권리를 재가하는 신성한 교리와는 무관하게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이 설명으로부터 당연히 불평등은 자연 상태에서는 거의 없으나 우리의 능력의 발달과 정신의 발전으로부터 그 에너지를 얻어 성장하며, 마침내는 소유권과 법의 제정에 의해 항구적이 되고 합법화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 P132

또한 그로부터 오로지 실정법에 의해서만 허용된 도덕적불평등은 그것이 신체적인 불평등과 정확히 균형을 이루지 못할때마다 항상 자연법에 위배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러한 구별은 모든 문명인들 사이에 두루 존재하는 그런 종류의 불평등에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를 충분히 밝혀 준다. 왜냐하면아이가 노인에게 명령하고 바보가 총명한 사람을 통솔하는 것굶주린 다수에게는 필요한 것이 모자라는데 소수의 사람에게는사치품이 넘쳐나는 것은, 자연법을 어떻게 규정하든, 명백히 자연법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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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집 안의 천사 죽이기 버지니아 울프 산문선 1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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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퍼센트 페이백에 혹해서 주문했다.

울프의 책은 몇 권 읽었지만 이번 책처럼 쉬이 읽힌적은 없었다는 점에서 일단, 재미있었다.

책을 읽는 것에 의의를 두고 감상에 대해 글로 남기는 것에는 별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읽고 나서 흩어져버리는 생각들을 좀 모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다만 전자책이라서 불편한 점이 좀 있었고-이상하게 머리에 잘 남질 않는다.- 쭉 읽지 않고 드문 드문 읽는 바람에 뒤쪽을 읽을때 앞쪽의 내용을 기억할 수 없다는 슬픈 현실때문에 제대로 된 독서감상은 힘들다.

특히 주석이 뒷쪽에 있는데 종이책처럼 바로 찾아보기 힘들어서 그 뜻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다는게 좀 더 아쉬웠다. (아님 그때마다 확인할 방법이 있는데 나만 모른건가?)


모든 글은 그 시대를 어떻게든 반영한다고 생각하는데 글쓴이의 사회 반경을 넘어서기는 힘들다.

내가 모르는 것에 대해 쓸수는 없는 법.

공상과학소설도 내가 가진 지식과 사회를 바탕으로 쓸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18세기 여성의 소설, 글이 집안이나 가족, 가까운 주변에 한정되고 그러기 때문에 사람이나 사물에 대한 세부적인 묘사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집안일을 하면서,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를 돌보면서 짬짬이 쓴 글이 그들만의 세상을 세심하고 정확하게 묘사할 수 있다면, 그들이 '자기만의 방'을 갖고, 먹고 사는 어려움을 잊을 수 있는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다면 얼마나 더 좋은 글을 써낼 수 있었을 것인가.


쓸 수 밖에 없어 쓴 글은 일기가 되었건 편지가 되었건 다 한 편의 소설이 될 수 있는 거라 생각하면서 글 쓰는 것에 대한 부담을 덜고 어쨌거나 쓰자, 자주 써보자 하는 다짐을 하게 하는 책이었다.

석달뒤에 사라질 전자책을 산 것을 후회하면서 종이책으로 다시 구입하려고 보관함에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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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은 활발하고 공격적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정신에는 몸이 없고 그 의지를 관철할 팔다리가 없지요. 그 모든 청중 가운데, 일하고 자식을 낳고 청소하고 요리하고 물건 값을 흥정하는 그 모든 여성들 가운데, 투표권을 가진 여성은 단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러니 원한다면 얼마든지 총을 쏠 수야 있겠지만, 어떤 표적도 맞추지 못하겠지요. 공포탄만 들어 있었으니까요. 그 생각을 하자 몹시 짜증이 나고 울적해졌습니다.

그녀들은 토론을 시작했고, 공장 마룻바닥에 모여 초보적인 토론 모임을 열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다가 나이 든 <테두리 박기> 여공들도 지금까지의 신념에 회의를 품고 세상에는 똑바른 바늘땀을 박는 일과 빅토리아 여왕 외에 다른 이상들도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실로 낯선 사상들이 그녀들의 머릿속에서 끓어오르기 시작한 것이지요. 예컨대 한 소녀는 공장 지역의 길을 걷다가, 자신이 낳는 아이도 제분소에서 생계를 벌어야 한다면 자신은 아이를 낳을 권리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혼자서 질문을 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질문이란 사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해야지요. 그런데 공개적으로 질문을 하는 데 크나큰 장애물은 물론 부(富)입니다. 질문 뒤에 오는 꼬부라진 작은 표시는 부자들을 불편하게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힘과 권위가 무게를 다해 그것을 찍어 누르는 것만 같습니다. 질문이란, 그러므로,민감하고 충동적이고 때로는 어리석은 만큼, 질문할 곳을 조심스레 고르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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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우리는 철학자를 인간으로 만들기 전에 인간을 철학자로 만들 필요는 없다. 타인에 대한 인간의 의무는 지혜의 뒤늦은 충고에 의해서만 부추겨지는 것은 아니다. 연민이라는 내적인 충동을 뿌리치지 않는 한 인간은 타인에게도, 나아가 어떠한 감성적 존재에게도 전혀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다. 자기 보존의 문제가 걸려 있어서 자신을 우선시해야 하는 정당한 경우를제외하고는 말이다.  - P44

왜 인간만이 자칫 어리석어지는가? 그것은 인간이 자신의 원시 상태로다시 떨어지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다시 말해, 아무것도 습득한것이 없으니 잃을 것도 없어 항상 본능만 가지고 있는 동물과는달리 인간은 노쇠나 여러 사고들로 인해 그의 개선 가능성(perfectibilité)이 그에게 습득하게 만든 모든 것을 잃어버려, 심지어는 동물보다도 더 저급한 상태로 다시 떨어지기 때문 아니겠는가? 인간과 동물을 구분 짓게 하는 거의 무한한 그 능력이 인간의 모든 불행의 원인이라는 것을, 그 안에서 평화롭고 순진무구한 세월을 보내게 될 그 원초적 상태로부터 세월의 흐름과 함께 인간을 끌어내는 것이 바로 그 능력이라는 것을 아주 긴 세월의 흐름 속에서 지식과 오류와 악덕과 미덕을 생성해 놓고는결국에 가서는 자기 자신과 자연의 폭군이 되게 하는 것도 바로그 능력이라는 것을 우리가 인정해야 하니 우울한 일이 아닐 수없다.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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