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은 활발하고 공격적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정신에는 몸이 없고 그 의지를 관철할 팔다리가 없지요. 그 모든 청중 가운데, 일하고 자식을 낳고 청소하고 요리하고 물건 값을 흥정하는 그 모든 여성들 가운데, 투표권을 가진 여성은 단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러니 원한다면 얼마든지 총을 쏠 수야 있겠지만, 어떤 표적도 맞추지 못하겠지요. 공포탄만 들어 있었으니까요. 그 생각을 하자 몹시 짜증이 나고 울적해졌습니다.
그녀들은 토론을 시작했고, 공장 마룻바닥에 모여 초보적인 토론 모임을 열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다가 나이 든 <테두리 박기> 여공들도 지금까지의 신념에 회의를 품고 세상에는 똑바른 바늘땀을 박는 일과 빅토리아 여왕 외에 다른 이상들도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실로 낯선 사상들이 그녀들의 머릿속에서 끓어오르기 시작한 것이지요. 예컨대 한 소녀는 공장 지역의 길을 걷다가, 자신이 낳는 아이도 제분소에서 생계를 벌어야 한다면 자신은 아이를 낳을 권리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혼자서 질문을 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질문이란 사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해야지요. 그런데 공개적으로 질문을 하는 데 크나큰 장애물은 물론 부(富)입니다. 질문 뒤에 오는 꼬부라진 작은 표시는 부자들을 불편하게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힘과 권위가 무게를 다해 그것을 찍어 누르는 것만 같습니다. 질문이란, 그러므로,민감하고 충동적이고 때로는 어리석은 만큼, 질문할 곳을 조심스레 고르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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