퀼은 자기 능력에 의사의 능력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고 타협할 줄 알았다. ‘심각한 통증‘을 ‘괜찮은‘ 정도로 억누를 순 있었지만, 완전히 없앨 수는 없었다. 가능한 한 ‘덜 나쁜‘ 죽음을 꾀할 수는 있지만, 좋은 죽음을 약속할 수는 없었다. 퀼은 자신이 통증은완화시킬 수 있어도, 앞으로 겪을 고통에 대한 두려움을 완화하거나 치유에 대한 기대를 줄일 수는 없었다. 퀼은 다이앤의 요청을충분히 숙고한 끝에 ‘자신이 고민하는 중인 경계에 대해 불안감을느끼며‘ 수면제를 처방해주었다.  - P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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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데브라는 원하는 바가 명확했다. 이미 상황을 철저히 따져봤다. 그러니 우리
가 대단한  존재라도  되는 것처럼  데브라의  인지능력이 심각하게 떨어졌는지를 판단해야 할까? 우리가 얼마나 잘났다고 지금보다 더심각해야 퇴장할 자격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브라이언은 말했다. "데브라는 자아를 잃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자아가 사라지는 중인 것을 알죠."브라이언은 죽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으며, 다만 특정한 방식으로 살고 싶지 않을 뿐이라고 믿었다. - P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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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하늘의 뜻이 아니라 내가 선택할수도 있다는 것. 과학이 발달하고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삶이 더 복잡하고 팍팍해지는 것 같다.


의사조력사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처음부터 작더라도 강제력 있는 조치가 시행되면, 
나이 들고 쇠약하고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죽을 권리가 죽을 의무로 변질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오리건보건과학대학교 교수는 이 같은 우려를 "노인들이 레저용 자동차를타고 오리건주 경계에 줄을 설 것이라는 걱정이 많습니다"라고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반대로 옹호자들은 헌법이 보장하는 생존권이 현대 의료의 요구 때문에 왜곡됐다
고 주장했다. 대다수 미국인에게, 심지어 삶을 끝내길 바라는 사람에게조차 사는 것이 타인이 강제할 수 있는 의무가 됐다고 말이다. - P23

죽음을 돕는 것이 합법인 곳에서 환자가 어떤 이유로 이른 죽음을 선택하는지 짐작할 수 있는 오리건주 보건당국 자료를 살펴보면서 내가 가장 놀랐던 점은, 죽기를 요청했던 사람 대부분이 끔찍한 고통을 느끼는 것도 심지어 앞으로 느낄 고통을 두려워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압도적 다수가 생애말기의 ‘자율성 상실‘을가장 우려했다. 그밖에 ‘존엄성 상실‘, ‘즐거운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능력 상실‘, ‘생체 기능에 대한 통제력 상실‘ 등을 걱정한다. 이문제들에 고통까지 고려한다면, 앞으로 겪을 고통에 대한 두려움다가올 고통을 피하고픈 바람, 얼마나 더 큰 고통이 닥쳐올지 모르기 때문에 겪는 정신적 고통 따위가 있을 것이다. 나는 좋은 죽음을 맞이하게 될까. 나쁜 죽음을 맞이하게 될까? 불확실성은 이 질문에 절박함을 부여한다. 환자는 현대 의학이 확립한 경계를 벗어난 괴로움 속에서 결국 더 실존적인 이유로 죽기를 선택한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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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을 지키는 돌봄 - 근거 갖춘 돌봄으로 치매 완화
사토무라 요시코 지음, 최효옥 외 옮김 / 건강미디어협동조합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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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사회복지법인 요양기관의 시설장이 쓴 돌봄과 관련된 글이다.
시설은 개별성을 지키기 어려운 곳인데 나름 개별 노인의 특성과 욕구에 따른 서비스를 협업을 통해 실천해 나가는게 대단해 보인다. 참고할 부분도 많고 해서 직원들과 같이 읽어가며 따라해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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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혼자인 시대의 죽음 - 홀로 죽어도 외롭지 않다
우에노 치즈코 지음, 송경원 옮김 / 어른의시간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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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도 병원이나 요양시설이 아닌 집에서 돌봄을 받고 죽을 수 있나?
글을 쓰기 위한 전제인데 결론은 가능하다.
조건이 있다. 돈과 네트워크.
집에서 간병을 받으려면 지원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일본은 노인이 많아서 그런지 공공이나 민간 기관이 꽤 다양하다. (2016년 발행된 책이니 그동안 변화가 있겠지만)그런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는 돈이 있어야 하고 그 사이를 메꿔줄 사람-꼭 가족이 아니더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이 필요하다. 가족은 마지막까지 지켜줄 보루이기도 하지만 관계가 뒤틀려 있으면 남보다 못한 존재가 되기 때문에(돈이 아까워 간병시스템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니까)가족이 있다고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아이 한명을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한 것처럼 노인 한 명을 돌보기 위해서도 마을은 필요하다. 하지만 노인은 아이들처럼 환영받지 못한다. 거의 대부분의 노인이 집이 아닌 병원이나 요양시설에서 생을 마감한다. 내 집이 있어도 집에서 죽을 수가 없다. 책에서는 다양한 사람과 기관과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을 취재해서 무리한 연명치료없이 집에서 죽을 수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여러 변수가 있기때문에 반드시 그렇다는 건 아니다.결론은 집에서 죽고 싶은 노인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본인도 준비(돈,네트워크,본인의 의사표현)를 하고 사회도 공공시스템을 마련할 것.
늙는 것도 죽는 것도 당연한 것이고 아무도 피할 수 없으니 살아 있는동안 차근차근 준비하자는 것.
돈도 돈이지만 네트워크가 턱없이 부족한 나는 어쩌지? 죽는 것도 일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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