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하늘의 뜻이 아니라 내가 선택할수도 있다는 것. 과학이 발달하고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삶이 더 복잡하고 팍팍해지는 것 같다.


의사조력사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처음부터 작더라도 강제력 있는 조치가 시행되면, 
나이 들고 쇠약하고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죽을 권리가 죽을 의무로 변질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오리건보건과학대학교 교수는 이 같은 우려를 "노인들이 레저용 자동차를타고 오리건주 경계에 줄을 설 것이라는 걱정이 많습니다"라고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반대로 옹호자들은 헌법이 보장하는 생존권이 현대 의료의 요구 때문에 왜곡됐다
고 주장했다. 대다수 미국인에게, 심지어 삶을 끝내길 바라는 사람에게조차 사는 것이 타인이 강제할 수 있는 의무가 됐다고 말이다. - P23

죽음을 돕는 것이 합법인 곳에서 환자가 어떤 이유로 이른 죽음을 선택하는지 짐작할 수 있는 오리건주 보건당국 자료를 살펴보면서 내가 가장 놀랐던 점은, 죽기를 요청했던 사람 대부분이 끔찍한 고통을 느끼는 것도 심지어 앞으로 느낄 고통을 두려워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압도적 다수가 생애말기의 ‘자율성 상실‘을가장 우려했다. 그밖에 ‘존엄성 상실‘, ‘즐거운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능력 상실‘, ‘생체 기능에 대한 통제력 상실‘ 등을 걱정한다. 이문제들에 고통까지 고려한다면, 앞으로 겪을 고통에 대한 두려움다가올 고통을 피하고픈 바람, 얼마나 더 큰 고통이 닥쳐올지 모르기 때문에 겪는 정신적 고통 따위가 있을 것이다. 나는 좋은 죽음을 맞이하게 될까. 나쁜 죽음을 맞이하게 될까? 불확실성은 이 질문에 절박함을 부여한다. 환자는 현대 의학이 확립한 경계를 벗어난 괴로움 속에서 결국 더 실존적인 이유로 죽기를 선택한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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