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재미있다. 손에서 놓을 수 없을 만큼. 소설을 잘 읽지 않기 때문에 요 네스뵈의 소설 역시 처음인데 왜 베스트셀러 작가인지 알겠다.

 

희곡, 그것도 검나 유명한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소설로 다시 썼다. 쇠락한 도시를 배경으로 마약판매상과 카지노 업자, 부패한 공권력에 대항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각자의 사연이 사건 전개에 따라 하나씩 드러나고 긴장감을 늦출 수 없어 마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여성의 역할이 모성애에 집중되는 것이 좀 거슬리긴 하지만 원작이 나온 시기를 감안하기로 했다. 그래도 대부분 여자들이 성녀 아니면 요부라는 식의 설정은 마음에 안 든다.

 

원래 태극기 휘날리며풍의 영화, 드라마, 소설 등등을 싫어한다. 더 없이 평화로운 풍경과 걱정 없이 뛰노는 어린이들, 선한 주인공과 그 주변 사람들을 맘껏 보여준 뒤 어쩔 수 없는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그 모든 것들이 남김없이 파괴되고 허무만 남는 그런 거지같은 결말이 싫다.

 

맥베스도 장동건처럼 선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이었는데 자신을 사랑해주는 단 한 사람(여자)을 위해서 욕망을 과다하게 추구하다 추락한다. 난 이 부분이 항상 궁금하다. 정말 남자는 자기를 인정해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거는지. 또 유부남을 사랑하고 그 유부남이 마누라랑 헤어지고 너랑 살겠다고 한 말을 철썩 같이 믿었다가 배신당한 여자가 그래도 그 남자를 잊지 못하고 주변을 맴도는 것도. 굉장히 아름다운 것처럼 포장하지만 전혀 아니다.

 

어쨌건 700쪽이 넘는 책을 이틀 만에 읽어버렸다. 하필이면 일요일 오후에 추켜드는 바람에 새벽 3시에 잠들어서 월요일 오전 내내 헤매긴 했지만 그래도 재미있었으니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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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9-02-02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상님 명절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가상 2019-02-03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감사합니다. 님도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