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모가 사라졌다 일공일삼 20
공지희 지음, 오상 그림 / 비룡소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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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욕심때문에 매를 맞는 아이 영모. 영모는 친구 병구에게 그런다. 
아버지에게 매를 맞고 나면 오히려 마음이 좀 편안해 진다고.
점점 매맞을 시간이 다가오는 것 같아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고.
집이 무섭다고. 숨어 버리고 싶다고.

그랬던 영모가 어디론가 사라졌다. 사라진 영모를 어디서 찾을 것인가. 

아버지는 영모가 사라지자 뒤늦게 후회를 했다.
자기 욕심이 커서라고....  아버지는 영모를 찾아 헤맨다.
친구 병구도 찾아나선다. 사라진 영모를 어디서 찾을 것인가? 

영모는 '라온제나'라는 곳에 가 있었다. 라온제나는 또다른 세계이다.
영모가 사는 아파트 뒷마당을 지나 울타리를 지나 좁은 틈새로 들어가면
그곳에 라온제나로 통하는 높은 담이 있다. 그 담은 고양이 담이의 안내로 들어가게 된다.

라온제나의 세상은 봄.
영모는 할아버지가 되어 어린 여자아이 로아와 함께 살고 있다. 병구가 찾아왔다. 

라온제나의 세상은 여름.
영모는 아저씨가 되어 성숙해진 로아와 함께 살고 있다. 영모 아버지가 찾아왔다.
자기의 잘못을 후회하고 있다. 그러나 아저씨를 용서할 수 없다고 소리를 지른다.

라온제나의 세상은 가을.
영모는 원래대로 아이가 되어 할머니 로아와 함게 살고 있다. 병구가 집으로 가자고 하지만
아버지를 믿을 수 없다고 한다.

라온제나의 세상은 겨울.
아버지는 영모에게 간청한다. 좋은 아빠가 되어 보겠다고. 영모는 병구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영모는 아버지를 용서한다. 이해하고 싶어졌다. 할머니는 라온제나에서
오라버니를 기다리겠단다.

집으로 돌아오는 날, 영모가 사는 세상에는 하얀 눈이 폴폴 내렸다. 영모의 귀가를 축하하듯이...

이 책에는 현실과 또다른 세계를 오가는 정확한 통로가 있다. 영모는 라온제나의 세상에서
자신이 원하는 어른이 되어 본다. 아버지는 라온제나의 세상에서 만난 영모에게 용서를 구한다.
라온제나의 세상은 상처받은 이를 감싸주는 곳이다.  그저 도피처로만 볼 수 없는 신비한 곳.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가게 되어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곳.

아마도 '영모가 사라졌다'는 아버지의 폭행이라는 사회 문제를 판타지형식으로 자아성찰을
통한 해결방법으로 이끈 작품인 것 같다. 다행히 라온제나의 세상에서 화해를 이뤄낸 아들과
아버지의 모습, 영모가 다시 세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애써준 친구 병구의 모습은 평화를
꿈꾸는 세상의 또다른 모습일 것이다.

라온제나의 세상에서 이뤄진 영모의 변화 모습과 그 속에 숨은 영모의 자기성찰 또는 변화가
아이들에게 좀 어려울지 모르겠지만 판타지 동화로서 내용으로써는 묵직하게, 형식으로써는 
흥미롭게 읽어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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