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아 청아 예쁜 청아 책읽는 가족 28
강숙인 지음, 이창훈 그림 / 푸른책들 / 2002년 4월
평점 :
절판


 

전에 알고 있던 <심청전>과 <청아 청아 예쁜 청아>의 청이 이야기는 많이 다르다.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이가 청이가 아닌 용왕의 아들 빛나로라는 점이다. 청이를 사랑하는 빛나로는, 청이가 사랑하는 임금의 아들 동궁과의 사랑을 이뤄주기 위해 자기의 사랑을 기꺼이 희생하는 슬픈 사랑 이야기로 들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눈 먼 아버지를 위해 효를 다하는 착한 청이보다, 인당수에 빠져 죽음을 맞이한 청이를 구했으나 빛나로는 자신이 구해준 사실을 밝히지도 않고, 청이를 사랑한다 말도 못하고, 동궁을 만나 왕비가 되게 도와주는 빛나로가 더 돋보이고, 그 사랑이 애달프게 펼쳐진다.

이러하니 이야기 배경도 청이와 동궁이 사는 육지와 빛나로가 사는 바다라는 공간을 오가고, 하늘의 상제님이 사는 공간을 상하좌우로 넘나든다. 이러한 공간적인 배경 또한 구체적이고 아름답게 표현되어 읽는 재미가 커진다. 감정의 폭의 넓어진다. 이렇게 <청아 청아 예쁜 청아>는 주인공이 다르고, 이야기의 주제가 다르고, 배경도 다르다. 그래서 평면적인 이야기에서 입체적인 이야기 구조로 새롭게 읽힌다.

'청아 청아 예쁜 청아'라고 부르지 못하는 빛나로의 슬픈 사랑은 숭고해 보이기까지 하다. 청이가 꿈꾸던 사랑을 지켜주고 이뤄주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아쉬움이 남는다. 청이가 알고 있는 거북의 모습이 진짜 자신의 모습이 아니란 걸 알려주었다면, 그래도 청이가 동궁을 선택했을까? 싶다. 비록 청이가 끝까지 동궁을 선택했고, 그래서 빛나로의 마음에 슬픔이 여전하다 해도, 그 슬픔의 깊이는 달랐을 텐데 말이다.

이런 아쉬움과 함께 가장 깊이 마음에 남았던 것은 아무래도 다양한 사랑의 모습이다.
청이가 아버지를 사랑하는 모습...
아버지가 청이를 사랑하는 모습...
빛나로가 청이를 사랑하는 모습...
청이가 동궁을 사랑하는 모습...
동궁이 청이를 사랑하는 모습...
서해 용왕이 아들 빛나로를 사랑하는 모습...
서해 용왕의 아내가 용왕을 사랑하는 모습...
이렇게 사랑의 모습은 정말 다양했다. 

아이들이 고전 <심청전>을 모른 채, <청아 청아 예쁜 청아>를 먼저 읽었다해도 별상관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