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천 풀다발
전소영 지음 / 달그림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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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아야만 보이는 것이 있다고, 꿈을 꾸어야만 찾아오는 것이 있다고,

자세히 보아야만 내 것이 되는 게 있다며, 수채화 그림으로 보여 주고

한 문장 문장을 아껴 가며 읽게 하는 <연남천 풀다발> 그림책을 만나서 기쁘다.

 

'모든 것은 가을로부터 시작되었다'로 시작하는 첫 문장부터 마음을 빼앗겼다.

'어떤 풀은 뾰쪽하고 어떤 풀은 둥글둥글하다.

둥근 풀은 뾰족한 풀이 되기 위해 애쓰지 않는다.'

'흔들흔들 풀들은 부드럽다. 고개를 숙일 줄은 알지만 부러지진 않는다.'

'어느덧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언제나 똑같은 계절은 없다.

반복되는 일에도 매번 최선을 다한다.'

 

삶의 희노애락이 담겨 있는 곡진한 문장들을 마주할 때마다 다음 장을 넘기지 못하겠다.

나를 안아 주고 위로해 주는 그림책, 울컥했고 행복하다.

작가 소개를 보니 첫 그림책이라는데 앞으로 어떤 책을 출간할지 기대가 된다.

그림만 넘겨 보아도 좋으니 어쩌지... 

 

'어제는 친구가 꿈에 나와 깜깜한 밤에 쑥을 캐러 간다고 자랑을 했다.

여린 쑥들로 땅이 온통 보들거리겠구나.'

 

한 편의 긴 시를 읽은 것 같다. 꿈을 꾸어야만 찾아오는 것이 있다고, 자세히 보아야만

내 것이 되는 게 있다고 속삭여 주는 수많은 풀다발들! 지금 바깥도 초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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