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룬이란 이름에 속았다. 이 써커스단의 예술미를 영상에 화려하게 담아 내어 실제 쇼 에서 못 느꼈던 클로우즈 업에 의한 생동감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하나도 갖지 말기를. 라스베가스 여러 호텔에서 잠깐식 보여 주는 선전용 영상만도 못하다. 가장 큰 실수는, 마치 어떤 스토리가 있는듯 하다가 장면들에 대한 고민 없이 기록 영화 처럼 나열하는 엉성한 구성에 있다. 이게 뭐지? 하면 미스터리물이 되겠고 선전에 속았군 하면 공포물이 되는 진정한 퓨전 영화라 하겠다. 차라리 다큐멘터리식 접근이면 어땟을까? CG로 만든 상상을 초월하는 액션 장면들에 익숙한 관객들이 (날아가는 이 비행기 에서 저 비행기로 점프도 하도 빌딩위를 막 걷고) 녹화된 써커스를 보면서 긴장감을 느낀다면 상태가 않좋은 듯. 쇼에 대한 현장감을 아예 처음 부터 차단하는 이상한 이야기 전개. 게다가 게으른 영상편집. 쇼를 봤던 사람에게는 그저 ‘아 저 쇼 봤었지”하며 생겨나는 즐거웠던 기억에 기대하는 매우 과감한 제작 의도 되겠다. 아직 쇼를 보지 못한 사람들은 쇼에 흥미를 가지기는 커녕 ‘겨우 저 정도?” 내지는 “저런 거구만” 하고 포기할 수도 있는 위험한 제작 의도이다.
경제적으로는 도움이 될 수도 있는데 왜냐면 더 이상은 비싼 돈내지 않게 하니까. 즉 평균 ~$150 정도의 쇼를 ~$10불 정도에 그것도 7개를 (O, Mystere, Ka, Love, Zumanity, Viva Elvis and Criss Angel
Believe.) 본다는 매력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이 (많이 봐줘서 ) 계산하면 그것도 의문이다.
7개의 쇼를 실제로 보는 경우 $150x7=$1050
각쇼의 평균길이 2시간 vs 영화속15분 = 8:1 $1050 x 1/8 =
$131.25
각쇼의 생음악과 영화의 녹화된 음악 $20: $1 = 20:1 $131.25 x 1/20
= $6.56
현장감 (생생하게 느껴지는 써커스 단원들의 호흡 등) = 2:1 (3D일 경우) $6.56 x ½ = $
3.3
조명과 의상의 화려함=3:1 $3.3 x 1/3 =
$1.1
영화 극장과 써커스를 하는 극장 자체의 차이 (현장감과 구분) = 2:1 $1.1 x ½ = $0.55
봤다고 자랑 할 수 있는 정도 = 2:1 $0.55 x ½ = $
0.275
3D 안경의 불편함 (-$0.025) $0.275-$0.025 =
$0.25
즉 1 quarter정도 값어치인데도 $10이라는 40배 비싼 값을 주고 대리 만족을 느낀 셈이다. 그러고보니 제작 의도가 보이네. 왜 영화값은 자유화 되지 못하고 수준에 상관 없이 대동소이 한 것일까? 이 영화와 레미제라블이 비슷한 값이라니 말이 안돼… (게다가 영화는 쇼의 하이라이트만을 보여주었다기 보다는 그저 이것 저것 보여 준것을 생각하면 영화의 값어치는 더 떨어질 수 있다)
내 생각에 이 영화 볼 바에는 좀 더 참고 돈을 모아 O쇼를 보는게 남는 장사인듯 하다
O
라스베가스 벨라지오 호텔에서 1998년 부터 공연되고 있는 물을 테마로 한 (불어로 “오”가 물이 란다) 무대 장치들 위에서 벌여지는 환상적인 쇼다. 막대한 거금을 한 번 쯤은 투자해도 별 후회가 없는 쇼인듯. 시설면에서도 물의 수위가 자유롭게 조절되는 수영장들 하며 쇼 자체가 돈 좀 들인 느낌이 막 난다. 게다가 이들이 써커스단임을 기억나게 해주는 막간의 광대들의 퍼포먼스 조차 매우 신비스럽다. 물론 난해해서 그런점도 있다. 이렇게 긍적적으로 생각해 줘야 돈이 아깝지 않다.
MYSTERE
내 생각엔 Cirque du Soleil를 세게적으로 알리게 된 것이 바로 이 써커스 아닌가 한다. 라스베가스의Treasure Island 호텔에서1993년 부터 시작되었다. 그 무렵 호텔 로비 광고 스크린으로 잠깐 봤던 아크로베틱한 묘기가 거의 충격적이 었는데 실제로 보니 몸이 불편 할 정도로 아크로베틱했다.
AMALUNA
2012년 몬트리올에서 초연된 이 써커스는 세익스피어의”The Tempest” 에서 모티브를 따 왔다. (Ama (mother) +
Luna (moon)의 합성어). 라스베가스의 환상적인 쇼 분위기 보다는 보다 가족적이고 전통적인 써커스의 흐름에 맞추어져 있어서 한 여름에 냉방이 잘 되지 않아 불편했음에도 온 가족과 함께 나름 즐거웠던 기억이 있다. 상대적으로 협소한 원형 써커스 천막안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조명과 의상을 가까이서 즐길 수 있으며 바쁜 숨고르기를 하는 써커스 단원들을 바로 코 앞에서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써커스 수준 높은 넘들은 모두 라스베가스 등지로 빠져 나가고 신입이나 고참 혹은 싼값의 용병들로 채워진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최대 불만은 공중 그네 없는 써커스라는 점. Si 없는 SiLK 라고나 할까. 막간에 팝콘을 관객에게 던지는 저 도마뱀 아저씨의 꼬리 움직임이 인상에 남는다.
KA
KA는 한번쯤 봐줘도 흥미 있을듯. 이집트 신화에 나온다는 “기(氣)”쯤의 뜻을 가졌고 2004년 라스베가스 MGM에서 시작되었다. 기존의 쇼들과 차별되게 스토리에 좀 더 비중을 두고 입체적이고 다이내믹한 무대위에서 펼쳐지는 공연이라고 한다.
Cirque du Soleil (태양의 써커스단)
1984년에 카나다 몬트리올에서 시작 된 써커스를 기반으로 하는 종합 예술 엔터테인먼트 회사다. 유스호스텔에서Le Balcon Vert 라는 곡예단을 결성해서 유랑을 하다가 퀘백주 정부 지원을 받으면서 재정적 어려움을 견뎌내고 오늘날에 이르렀다고 한다. 피 고용인5000여명에 총매출 $850M 회사다. 그저 보기엔 카나다 회사라 그런지 왠지 프랑스적인 냄새가 풍기는것 같다. 매우 이교도적이면서 인간 중심적 같은데 파격적인… 그래서 새롭고 신기한것도 있지만 마음놓고 좋아하기에는 뭔가 찜찜한 분위기가 공존한다. 세속과 신성, 사이비 이단의 유혹과 신비한 아름다움 사이의 진정한 줄타기를 한다고나 할까? 리처드 포스터의 영적 훈련과 성장(Celebration of Discipline)에서 영적 줄타기가 나오는데 신앙인이라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에 이성 (머리)과 체험(가슴), 순종과 자유, 개인 (우익의 신학)과 사회(좌익의 신학), 창조의 신학과 전도의 신학 사이에서 긴장의 줄타기를 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5초에 한명씩 어린이가 굶어 죽어가는 세상에서, 20억이 넘는 인구가 하루에 1달러로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150 씩 하는 자리에 앉아서 써커스를 즐길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