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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스카이폴 - 아웃케이스 없음
샘 멘데스 감독, 주디 덴치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나이가 들어도 내가 왜 이 세상에 태어 났는지, 뭘 해야 잘 하는 건지, 자기 정체성으로 고민 하는 사람에게 혼자가 아니라는 위안을 주는 영화다. 이 시리즈가 언제까지 계속 될지 궁금해요? 아무 생각 없이 가볍게 어 007이네? 하며 악당을 때려 부수는 화려한 영상을 즐기면 그만. 하지만 예전엔 줄거리 구상에 도움이 되었던 007이라는 기본 토대가 빠른 시대 변화엔 버거운 짐이 되어
버렸다. 탐 크루즈의 Mission Impossible 이나 맷 데이먼의 Bourne 시리즈에 길들어진 관객들의 관심이나 끌 수 있을까? 게다가 안젤리나 졸리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원티드, 솔트, 투어리스트 등등)까지 있는데. 새로운게 별로 없다. 인디애너 존스를 연상 시키는 시작 부분이나 중간부분의 마카오 상하이의 진부함. 마지막에는 거의 전원일기 분위기. 사진예로 보이는-이게 어느 영화인지 헷갈리는 상하이-진부함. (당연하다 그냥 관광사진).
포스터에서 부터 점점 다가오는 진부함... 너무 힘을 주신듯. 특히 저 반가운 전통적 배경은 그 앞에서 어느 누가 무게를 잡아도 버틸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처음 도입부의 속도있는 액션들은 어디서 본듯한 장면이지만 좋았다. 처음이 이정도니 나중엔 그럭저럭?
하는 기대감 +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안도감이 그나마 있었는데…
갑자기 본드걸을 기대하고 있던 관객앞에 왠
M이라는 관심이 전혀 가지지를 않는 할머니가 나타나서리 죽네 사네 하는데 이게 도대체 무슨 억지인지. 그러더니 아예 깡촌 시골의 허름한 저택을 중심으로 카우보이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총질로 마무리. 저 예산 영화도 아니고. 이건 아니죠.
공자가 40세를 불혹(不惑), 50세를 지천명(知天命)이라고 했다. 시리즈가 탄생한지 50년되는 기념작이라는데 이나이에 자기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다니. 007에서 말이다. 도대체 무슨 영화인지 알 수가 없었다. 정체성 고민 부분에서 아무리 공감이 가더라도 이건 007인데 말이다. 기존의 권선징악형의 단순한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007시리즈가 즐거웠던것은 현란하고 참신한 최첨단 무기들과 쭉쭉빵빵한 본드걸들이 주는 영상들 때문이었는데… 최첨단 기기를 앞세운 영상과 복잡한 첩보전은 이미 Mission Impossible 에 밀리고 달랑 지문인식 구형 권총에다 커다란 GPS... 그동안 보여줬던 007 무기와 너무 차이가 난다. MI에서 창문에 붙어다니는 저 잘 고장나는 장갑 생각이 나는 장면이었다.
그나마 가장 기억에 남는 초반 추격전. 사실 달랑 사진 1장 보단 영화가 더 볼만 했지만 자꾸 비교하면 썰렁해지는...
MI 같은 인상적인 장면은 기억에 별로...그래도 이런류의 영화중 가장 섬찟했던 장면을 글 맨 마지막에 넣었다
달리기도 왠지 별 감흥이...
기다리던 본드카는 충격 그 자체. 옛날 것 그대로. 뒷 트렁크가 열려서 뭔가를 터뜨린다.
좀 심각하게 분위기를 전환하자니 Bourne 이 이미 자리를 잡았고… 이리저리 갈 곳 없는 007 아저씨. 그나마 아저씨들에게 주는 희망은 씨리즈 끝물의 007 아저씨들에게 여전히 달려드는 본드걸 정도? 하지만 그 본드걸의 매력이라는 것도 안젤리나 졸리의 질리지도 졸리지도 않는 영화에 치이고…아무리 깡촌에서 외로운 설정 샷을 날려도 도시 한복판에서 자기 정체성을 모른체 방황하는 Bourne을 따라 잡기에는...
왠만한 본드걸 저리가라는 졸리가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세상이니...
게다가 007의 악당이면 범접할 수 없는 뭔가 (장비며 장소며)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이건 쓰레기 섬에 노트북이 전부인 소굴이란...게다가 “은퇴에 가까운” 스파이의 활약이“레드”나 “테이큰”의“은퇴한”스파이들보다 더 노쇠해 보일 필요가 있었을까? 왜 이렇게 ...이 많은걸까? 말 끝맺기가 힘든 영화인듯.
(여기가 세계 정복을 꿈꾸는 악당의 소굴?)
몇달 노셨다고 이렇게 까지 초췌할 필요가? Taken의 이분은 은퇴 하신지 몇년 지나셨다던 분인데도 이정도 포스였는데...
하여튼 실망스런 007이었다. 정말 오랜 만에 액션 영화를 보며 주인공의 위기때 마다 비명을 지르는 아내가 옆에 없었다면 그나마 무슨 재미로 끝까지 봤을지… 한없이 추락하고 있는… 스코트랜드에 있는 본드의 고향이자 가족 소유지 “Skyfall”이 진짜 무슨 의미인지 알 고 싶다면 (아델이 부른 주제곡도 좋지만) 존박의 Falling 을 들어보라. 007의 팬들이 이 영화를 바라보는 심정을 잘 나타내고 있다.
하얗게 번지는 머릿속에다
그대를 새겨놓고 저 멀리 날아가
모든 게 보이는 두 눈을 감고서
시간을 되돌려서 그 때로 돌아가고 싶어
Falling 이대로 falling for you
날 잡아줄 수 없어도
Falling 또 다시 falling for you
날 감싸줄 수 없나요
좋았던 나날도 너무 아팠던 날도
이제 돌이켜보면 그저 그랬었나요
아니라 말해요 멍든 가슴도
멍해진 내마음도 다시 느낄 수만 있다면
까맣게 번지는 하늘 위에서
한없이 추락하는 날 보고만 있네요
Falling 이대로 falling for you
이런 날 잡아 주세요
Falling 또 다시 falling for you
제발 날 감싸 주세요
한없이 추락하더라도 바닥까지 떨어져도
그댈 향해 난 falling for you
그저 그대만 보네요
아델의 Skyfall
쨘! 예고 했던 그 문제의 샷. 섬찟하지 아니한가?
어쨋든 고향집 까지 다 불태워 없앤 007...주요 관심사가 아닌 007 영화의 방향 전환 토대 마련을 위해 12불과 시간이 아까웠지만 불우이웃 돕기 했다 치자. 탐 크루즈가 아바타 제임스 본드로 나오면 모를까 다음번 007은 어떤게 나올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그래 별로 궁금하지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