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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군, 그 위험한 거울 ㅣ 너머의 역사담론 1
오항녕 지음 / 너머북스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오항녕 교수님의 <광해군, 그 위험한 거울>입니다.
최근에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의 흥행으로 인해 다시금 주목받는 조선의 15대 임금인 광해군.
간단히 말하자면 <광해군, 그 위험한 거울>은 그런 재조명을 받는 광해군의 모습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는 책입니다.
역사적으로 1623년 인조반정 이후 광해군은 혼군(昏君, 어리석은 임금)으로 불렸습니다.
하지만 20세기를 들어오면서 광해군이 보여줬던 실리를 쫓아던 대외정책이나 왜란으로 피폐해졌던 백성들의 곤궁한 생활과
그런 백성에게 조세라는 명분하에 온갖 부패와 사욕을 채우던 관리들을 바로잡기 위해 시행했던 대동법을 시행함으로써
혼군이 아니었던 현실적인 감각이 뛰어났던 임금이라는 평가가 내려짐으로써 재조명을 받는 광해군.
이렇게 광해군의 새로운 해석을 내린 인물이 일본 식민학자 이나바 이와키치라는 점은 참 아이러니한 면이긴 하지만
현재는 대체적으로 광해군에 대해서 전자보다는 후자의 평가가 더 우세한데요.
그러한 세상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작가분은 광해군이 통치했던 15년이란 세월동안 조선은 15년을 잃어버렸다는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당당히(?!) 펼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들어오거나 책이나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보아오던 지식과는 사뭇 다른 의견을 펼치고 있는만큼
<광해군, 그 위험한 거울>은 상당히 독특한 시선이 참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광해군, 그 위험한 거울>은 철저히 자신의 주장이 옳음을 보여주기 위한 몇가지 예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그 예라는 것이 "광해군일기"에서 발췌한 내용이나 그에 따른 작가의 긴 설명이나 해석등이 첨가되어 있긴하지만
대체적으로 인조반정 이후 반정 세력들이 펼쳤던 주장과 하등 차이가 없다고 보여지는 내용이네요.
가장 큰 예로 <광해근, 그 위험한 거울>에서는 대동법의 시행과 폐모살제(廢母殺弟)를 들고 있는데요.
대동법이 제대로 시행되기 까지는 그 뒤로 100년이라는 상당히 오랜시간이 흘렀고 다양한 한계점, 그리고 광해군의 우유부단한 모습등
어느 부분은 공감을 사기에 충분한 내용이긴 한 반면 폐모살제의 경우에는 적장자도 아닌 서자, 그 서자 중에서도 둘째였던 광해군이
자신의 위치에 대해서 얼마나 불안해했고 자신의 왕좌를 지키기 위해 이전부터 다양한 왕들이 보여줬던 피비린내나는 권력암투과
비교해도 그저 반정의 그저 명분 하나에 그치는 정도가 아닐런지...아무튼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광해군, 그 위험한 거울>은
순수하게 다른 내용을 모른 채 이 책만 읽는다면 혹할 만한 내용들이긴 하지만
이전에 이 책과는 다른 정보나 지식을 가지신 독자분들이 <광해군, 그 위험한 거울>을 읽으신다면 과연 이 내용에 얼마나
공감하고 받아들일지는 의문이 드네요.
뭐, 어찌됐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한 인물이나 역사에 대해서 다양한 시선이 존재할 수 있고
당연히 그에 따라 다양한 평가나 해석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에 따르는 역사 공부가 반드시 필요하겠지요.
광해군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광해군, 그 위험한 거울>은 한 번은 읽어봐야 할 역사책이 아닐런지.
광해군의 평가는 독자분들이 직접 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