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길을 찾다 - 경주힐링투어 로드맵북
이소윤 지음 / 스토리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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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걸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나에겐 일종의 강박 같은 것이 조금 있다. 여행을 가기로 맘먹으면 그곳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치로 파게 된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쉽게 택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관련 책들을 찾아 읽는 것인데, 이번에도 고작 2박3일의 경주 여행을 앞두고 미친 듯이 책을 검색했다. 사실 삼국사기나 삼국유사를 읽고 싶었으나 시간이 여의치 않아 내가 가려고 하는 곳이 품고 있는 역사적 사실이나 설화 등이 적절히 담겨있는 책 몇권을 찾았고 이 책 역시 그 중의 한권이다.

 

   저자분이 방송 다큐 제작자이고 KBS 스페셜 등 역사와 문화 다큐 전문작가로 활동하셨다고 해서 믿음이 급상승했던 책이다. 책을 열면 이런 멋진 말이 독자를 반긴다.

 

경주에서 길을 잃어버리지 않으려면 두 개의 지도가 필요하다

하나는 이야기의 지도인 삼국유사

그리고 내 머릿속의 지도인 상상력

 

   경주에서 신라의 천년 역사를 고스란히 느끼기 위해서는 상상력이 필요하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당연히 상상력은 앎에서 나온다. 천년 역사를 알지 못하고서 중국이 아닌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는 역법을 만들고자 한 선덕여왕의 마음을 어찌 읽겠으며 나라를 통째로 왕건에게 갖다 바친 경순왕의 측은지심을 어찌 짐작하겠는가. 삼국사기나 삼국유사를 읽지 못했더라도 이 책 한권이면 불안함이 어느 정도는 해소된다. 특이하게도 저자는 장소나 사건 중심이 아니라 신라와 천년을 함께 했던 인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게다가 역사 이야기와 더불어 트레킹 정보까지 담고 있어 마음에 드는 코스대로 천천히 산책하듯 천년의 신라를 감상할 수 있다. 작년에 읽었던 <경주로 떠나는 천년 여행>을 재탕하면서 새로운 책들을 몇권 읽었는데 그 중 이 책이 만족스러웠다. 조만간 삼국유사와 삼국사기도 꼭 읽어보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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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 로마 - 로마의 50개 도로로 읽는 3천 년 로마 이야기
빌레메인 판 데이크 지음, 별보배 옮김 / 마인드큐브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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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문자 그대로도 비유적으로도 로마에 딱 들어맞는 말이었고 이 책은 그런 로마의 길에 관한 이야기이다. 로마의 50개 도로와 광장 위에 3천년 로마 역사를 재현해놓은 흥미로운 작품이다. 기원전 1000년 경 고대 로마의 흔적부터 시작하여 우리가 매번 로마를 언급할 때의 그 번영기를 지나 통일 이탈리아가 세워지고 무솔리니의 파시즘으로 고통받던 시기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로마에 존재했고 존재하는 길들을 증인으로 내세워 역사를 증언한다.

 

   그러다보니 실제 로마를 다녀오지 않은 사람이라면, 아니 로마에 다녀왔어도 길 구석구석을 제 발로 걸어다니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좀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 머리 속에 로마의 지도가 그려지는 독자들은 이보다 더 짜릿한 역사여행이 따로 없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나름 '시대순'이라는 안전장치를 마련해놓았으니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 저자가 이끄는 대로 돌아다니다보면 어느 새 우리는 로마가 살아 온 3천년이라는 세월의 끝에 도달해 있을테니 말이다. 로마에서 한달 정도 지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따라해보고 싶은 여행코스라고 하고 싶다.

 

   실제 책의 마지막에는 책에 언급된 50개의 길을 지날 수 있는 로마 걷기 경로 다섯가지가 첨부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책에서 각 길이 언급될 때마다 자세한 지도를 첨부해주었더라면 내가 어느 길을 걷고 있는지 좀 더 쉽게 알 수 있었을 듯 하지만 이 다섯 개의 경로는 보물지도와 같다. 각 지도에는 어느 길을 지날 것인지에 대한 정보와 함께 각 경로에서 볼 수 있는 기념비적인 건물들 그리고 경로 주변에서 눈여겨 볼 가치가 있는 것들에 대한 정보도 함께 있으니 이 다섯개 경로와 함께라면 그야말로 로마로 통했던 모든 길을 섭렵할 수 있다. 역사 뿐만 아니라 여행 가이드로서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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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영의 식탁 - 가족을 위해 짓고, 만들고, 담아 내는 정혜영의 따뜻한 식탁 이야기
정혜영 지음 / 이덴슬리벨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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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혜영과 션 가족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따뜻함, 사랑, 진심 등 긍정적인 느낌들. 연예인들의 생활이 겉보기와 실상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야한다고들 하지만 이들 가족만큼은 보이는 그대로일 것 같은 그런 생각이 든다. '테이블'이라는 간단한 제목에는 정혜영이 자신의 가족을 위해 준비하는 정성과 사랑이 담겨있다. 거창하거나 화려하진 않지만 입맛 돋는 메뉴, 아이들의 기호와 어른의 입맛을 모두 만족시키는 음식,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금방 만들어낼 수 있는 요리, 만들어 놓고 그 때 그 때 꺼내어 쓸 수 있는 소스나 짱아찌 등 봄,여름, 가을, 겨울의 식탁을 항상 풍성하고 따뜻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레시피와 맛깔스런 사진들도 좋지만 중간중간 곁들여진 정혜영의 수다가 소박하다. 조용조용하고 담백한 그녀의 목소리가 그대로 들려오는 듯한데, 가족을 위해 음식을 한다는 것이 그녀에게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다. 매 끼니마다 냄비밥을 짓는다는 그녀, 그래서 전기밥솥이나 압력밥솥이 없다는 그녀, 아이들 각자의 특성이나 입맛을 고려해서 음식을 만들고 때로는 자신만을 위해서도 요리하는 그녀의 모습이 보기 좋다.

 

   자극적인 먹거리에 피곤해진다면 잠시 그녀의 식탁으로 눈길을 돌려보자. 개인적으로 요리에 엄청난 관심이 있지는 않지만 몇몇 레시피들은 따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생연어를 좋아해서 자주 먹는 편인데, 책에 나온 연어 양상추 비빔 초밥이 특히 끌린다. 연어를 구워서 만드는 레시피이지만 번거롭다면 요즘 나오는 통조림을 이용해도 무방할 것 같다. 하나하나 보면 그리 특별한 것 같지 않은 레시피와 음식들이지만 옛말에 음식은 정성과 손맛이라고 하지 않던가. 누군가를 위해 차리는 식탁을 꿈꾸는 분들이라면 읽어봐도 좋겠다. 물론 누군가가 나를 위해 이런 식탁을 차려준다면 그것도 좋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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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읽는 명화와 현대 미술 - 그림 속 상징과 테마, 그리고 예술가의 삶
파트릭 데 링크 외 지음, 박누리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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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어판 제목은 '명화와 현대미술'이지만 영어 원제가 이 책이 어떤 책인 지 명확하게 알려준다. 바로 'Understanding Painting', 말 그대로 그림 이해하기! 르네상스 회화의 선구자라고 알려진 조토부터 시작해서 앤디워홀까지 약 200여점의 명화를 완전 고화질의 도판과 친절한 해설로 만날 수 있다. 근대 이전까지의 작품들은 그림의 소재가 되는 신화나 종교, 혹은 역사 속 장면에 대한 배경 설명과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 은유적 표현들에 대한 해설이 주를 이루고 근대 이후에서 현대미술 작품들은 상징이나 추상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룬다.

 

   이제 제법 많은 작품들을 직접 보기도 하고 책을 통해 반복적으로 접하기도 해서인지 책에 실린 많은 작품들이 익숙하다. 하지만 예술작품과 그들이 품고 있는 이야기는 아직도 무궁무진할 뿐더러 이미 알고 있는 작품들에 관한 이야기라 할지라도 싫증나는 법이 없다. 중세에서 시작해 르네상스를 지나고 근대를 거쳐 현대까지의 모든 화가와 작품들을 다룰 수는 없지만 시대를 막론하고 이름이 널리 알려진 화가들과 작품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으니 그림이 주는 단순한 시각적 이미지 이상의 의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순식간에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책이다. 특히 이번 책은 그림 속에 특별히 많은 이야기 혹은 상징, 은유, 시대상이 포함된 작품들로만 선별하여 말 그대로 그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책 한권이면 미술관의 오디오 가이드 정도는 가뿐히 물리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미술 관련 책이라면 무조건 믿고 보는 마로니에북스인데, 이번에도 역시 굉장한 보물을 찾은 기분이다. 특히 이번 책에서 가장 좋은 건 바로 부분 확대도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해상도가 좋은 도판이라고 하더라도 책에 실린 그림의 크기로는 세부 묘사까지 확인하기가 어려운데, 그림을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을 따로 떼어내어 확대해서 보여주고 그 부분에 대한 세부 설명까지 되어있어서 '파헤치다'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그런 책이다. 그림 읽기에 자신감을 보태줄 또 한권의 착한 책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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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신화 - 오딘, 토르, 로키 이야기
케빈 크로슬리-홀랜드 지음, 제프리 앨런 러브 그림, 김영옥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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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옛적에 스웨덴에 귈피라는 왕이 있었다. 당시에는 아홉개의 세상이 있었는데 가장 위는 신들이 산다고 하는 아스가르드, 가운데는 인간과 거인 그리고 난쟁이들이 살고 있는 미드가르드, 그리고 맨 아래에는 어둠과 죽음의 세계인 니플헤임이다. 미드가르드에 살고 있는 귈피왕은 충분히 지혜로웠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대해 더 많은 지식과 지혜를 얻고자 신들이 사는 아스가르드로 향한다. 거기에서 '높은 자', '높은 자와 같은 자' 그리고 '세 번째'라고 불리는 세 왕들로부터 신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이야기를 인간 세상에 널리 전파하고 기록할 의무를 부여받는다. 이 책은 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귈피가 기록한 신들의 이야기에 푹 빠질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은 페이지를 넘겨도 좋다.

 

   이번에 접한 북유럽 신화는 세상의 탄생부터 신들의 황혼, 즉 마지막 운명의 날인 라그나로크에 대한 예언을 전달하는 때까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특히 이번 책의 특별함은 이야기의 간결함과 일러스트에 있다. 실제 북유럽 신화는 그리스,로마 신화 못지 않게 다양한 버전과 복잡한 전개가 이루어질테지만 이 책은 북유럽 신화를 처음 접한 사람들에게 알맞도록 간결하면서도 전체 이그드라실이라는 생명의 나무와 연결된 전체 세상에 대한 이해가 쉽도록 구성되어 있다. 게다가 등장하는 신들과 인물들의 특징이나 사건의 내용을 쉽게 드러나도록 그려진 아름다운 일러스트가 일품이다. 북유럽 신화 원전보다는 영화에서 차용한 신화의 모형에 익숙한 우리로서는 오리지널 신들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는 기회이다. 그리스,로마 신들과는 달리 언젠가는 죽을 운명인 신들이 조금은 낯설다. 이둔의 황금사과로 젊음과 건강을 유지하는 신들이 로키의 계략으로 이둔의 황금사과가 사라지자 당황해하고 순식간에 늙어가는 장면이랄지, 한 신의 예언된 죽음을 막기 위해 모든 신들이 노력하는 모습이랄지, 예견된 운명의 순간, 즉 신들의 황혼이라고 불리우는 심판의 전쟁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세상을 위한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을 자신들의 창조물인 인간에게 의존하는 신들의 모습을 보면서 결국 신의 존재는 우리 인간에게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비해 낯설지만 각종 영화나 소설 등에 차용되어 생소하지만은 않은 북유럽 신들을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함께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절대 놓치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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