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 권으로 읽는 명화와 현대 미술 - 그림 속 상징과 테마, 그리고 예술가의 삶
파트릭 데 링크 외 지음, 박누리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9년 9월
평점 :
한국어판 제목은 '명화와 현대미술'이지만 영어 원제가 이 책이 어떤 책인 지 명확하게 알려준다. 바로 'Understanding Painting', 말 그대로 그림 이해하기! 르네상스 회화의 선구자라고 알려진 조토부터 시작해서 앤디워홀까지 약 200여점의 명화를 완전 고화질의 도판과 친절한 해설로 만날 수 있다. 근대 이전까지의 작품들은 그림의 소재가 되는 신화나 종교, 혹은 역사 속 장면에 대한 배경 설명과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 은유적 표현들에 대한 해설이 주를 이루고 근대 이후에서 현대미술 작품들은 상징이나 추상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룬다.
이제 제법 많은 작품들을 직접 보기도 하고 책을 통해 반복적으로 접하기도 해서인지 책에 실린 많은 작품들이 익숙하다. 하지만 예술작품과 그들이 품고 있는 이야기는 아직도 무궁무진할 뿐더러 이미 알고 있는 작품들에 관한 이야기라 할지라도 싫증나는 법이 없다. 중세에서 시작해 르네상스를 지나고 근대를 거쳐 현대까지의 모든 화가와 작품들을 다룰 수는 없지만 시대를 막론하고 이름이 널리 알려진 화가들과 작품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으니 그림이 주는 단순한 시각적 이미지 이상의 의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순식간에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책이다. 특히 이번 책은 그림 속에 특별히 많은 이야기 혹은 상징, 은유, 시대상이 포함된 작품들로만 선별하여 말 그대로 그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책 한권이면 미술관의 오디오 가이드 정도는 가뿐히 물리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미술 관련 책이라면 무조건 믿고 보는 마로니에북스인데, 이번에도 역시 굉장한 보물을 찾은 기분이다. 특히 이번 책에서 가장 좋은 건 바로 부분 확대도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해상도가 좋은 도판이라고 하더라도 책에 실린 그림의 크기로는 세부 묘사까지 확인하기가 어려운데, 그림을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을 따로 떼어내어 확대해서 보여주고 그 부분에 대한 세부 설명까지 되어있어서 '파헤치다'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그런 책이다. 그림 읽기에 자신감을 보태줄 또 한권의 착한 책 탄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