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편지 - 제인 오스틴부터 수전 손택까지
마이클 버드. 올랜도 버드 지음, 황종민 옮김 / 미술문화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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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문화'는 애정하는 출판사 중 하나인데 미술 관련 책이 아닌 요런 편지 선집을 출간할 줄이야. <작가의 편지> 이전에 <예술가의 편지>가 작년 8월에 출간되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선 바로 장바구니에 퐁당! <작가의 편지>는 94명의 작가가 쓴 94통의 편지를 담았다. 요즘이야 이메일(아마 이메일도 거의 업무용으로만 사용되고 있지 않나 싶다) 혹은 휴대폰을 통한 각종 메신저를 통해 즉각적이면서도 짧은 단문 형식의 소통 방법이 가능하다 보니 편지나 엽서는 이제 추억 소환용이 되어버리긴 했지만 사실 편지는 아주 오랜 역사를 지닌 소통 방식이다. 이 책의 94통의 편지 중 가장 오래된 편지는 에라스뮈스가 헨리 왕자(나중에 헨리8세가 되는)에게 1499년에 보낸 편지이고 가장 최근의 편지는 1988년 수전 손택이 힐다 리치에게 보낸 것이다.


   책에 실린 편지의 내용은 다양하다. 그저 일상의 안부를 묻는 내용도 있고 사랑을 고백하는 편지, 청탁하는 편지, 변명하는 편지, 요청을 거절하는 답장, 존경을 담은 편지 등 여러 주제를 포함해서인지 작품으로만 알고 있던 작가의 사생활을 엿보는 느낌이다. 위대한 작가로만 알고 있던 사람의 비열함이나 쪼잔함이 드러나기도 하고 동시대를 살던 작가들의 사회적 예술적 친밀도가 적나라하게 까발려지기도 한다. 글쓰기에 대한 고뇌와 작품에 대한 솔직한 비평도 읽을 수 있고 작가들의 의외의 인생 행보에 대한 잡학지식도 얻을 수 있다.


   이 책에서 가장 멋진 부분은 책의 편집과 구성이다. 왼쪽 페이지에는 실제 작가들이 친필로 쓴 혹은 타이핑한 편지 원본의 스캔본이 실려있고 오른쪽 페이지의 상단에는 편지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편지가 쓰여진 시기와 배경에 대한 정보가 실려있고 하단에는 편지의 전문 혹은 부분의 번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냥 편지만 읽었다면 이해하지 못했을텐데 어떤 상황에서 쓴 편지인지에 대한 배경지식 덕분에 편지 쓸 당시의 감정이나 기분이 실감나게 느껴진다. 작가들의 친필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외국어인지라 명필의 여부를 정확하게 진단하기는 어려우나 악필은 정말이지 누가봐도 악필임을 알 수 있을 정도다. 저런 글씨를 알아 볼 수 있다니 놀라울 뿐. 악필 작가의 원고를 받은 출판사 편집자들의 노고가 어땠을 지 짐작케 한다.


   지금도 유명인들이 SNS에 올린 글이나 개인적인 메신저 내용 등이 노출되면서 사생활에 대한 원하지 않는 관심이 문제가 되기도 하는데 작가들의 편지도 마찬가지였을 듯 하다. 그들이 알리고 싶지 않았을 지도 모를 고민과 고통, 비밀스러운 고백 등이 담긴 내밀한 편지를 읽고 있으니 조금은 미안해진다. 그럼에도 94통의 각양각색의 편지들이 문학작품 못지 않게 흥미진진했다는 점을 부인하긴 힘들 것 같다. 먼저 출간된 <예술가들의 편지>도 궁금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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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호크니의 인생
카트린 퀴세 지음, 권지현 옮김 / 미행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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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미술을 이해하고 싶은 마음에 몇 권의 책을 읽기는 했지만 여전히 현대미술을 온전히 좋아하기에는 아직 나의 그릇이 그만큼 되질 않는 것 같다. 특히 추상이나 설치 미술은 거리감이 느껴진다. 하지만 현대미술임에도 불구하고 에드워드 호퍼나 페르난도 보테로 그리고 데이비드 호크니 같은 화가들의 작품은 아주 똭 내 스타일이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근대 이전의 화가들의 경우 그들의 작품 뿐만 아니라 그들의 인생 하나하나에도 과도한 관심을 가지면서 내가 좋아하는 현대 미술가들의 삶은 그저 미디어에 나오는 정도로만 만족했던 것 같다. 핑계를 대자면 그들의 인생을 (특히 아직도 활발하게 활동중인 이들이라면) 집중 조명한 기록물들이 많이 없었다고나 할까.


   그런데 이번에 미행에서 <데이비드 호크니의 인생>을 번역 출간했다는 사실! 미행은 내가 어려워하는 시 문학을 주로 출판하는 곳이라 (아주 고급 레벨의 작품 전문 출판인 듯) 아직까지 읽어볼 엄두를 못냈는데 이번 <데이비드 호크니의 인생>은 출간하자마자 겟, 읽는 건 지금 ㅎㅎ


   놀라운 건 저자인 카트린 퀴세는 출판사에서 데이비드 호크니에 대한 책을 써달라는 연락을 받기까지 데이비드 호크니가 누구인지조차 몰랐다고 한다. 이 책은 데이비드 호크니가 직접 쓴 글이나 인터뷰 기사, 전시회 도록 등을 바탕으로 해서 저자가 재구성한 작품이라고 하는데 (데이비드 호크니의 직접적 개입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더욱 객관적인 시선으로 담아내지 않았나 싶다.


   그의 색채 풍부한 그림들이, 눈부시도록 쨍한 수영장 장면들은 어디에서 받은 영감을 기초로 하였을까 늘 궁금했는데 책을 읽고 보니 그저 그의 삶이었다고 말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평론가들의 말에 개의치 않고 시대의 유행 따위에 휩쓸리지 않고 성소수자로서의 정체성을 당당히 밝히면서 자신의 마음이 이끄는대로 간 결과물이었다. 물론 데이비드도 절망의 시절, 아픔의 시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늘 그가 다시 그림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건 그의 진심이었던 마음 덕분이었던 듯 하다. 가족에게 진심이고 친구에게 진심이고 사랑하는 연인에게 진심이었던 삶, 인생에서 모든 것은 '순환'이고 '교대로 찾아온다'는 중요한 깨달음 덕에 지금의 데이비드가 있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으면서 그의 작품 제목이 정확히 나오지 않아 검색을 열심히 해가면서 찾아보았는데 마지막에 작품 리스트가 있어서 뻘쭘 ㅎㅎ 그런데 이 친절한 작품 리스트는 원서에는 없었다는 사실! 우리의 친절한 편집자님께서 독자들을 위해 친히 마련하신거란다. 그런데 나라는 독자는 이런 뻘짓을 ㅎㅎ 미행과의 첫 만남이 찰떡이었으니 이미 출간된 다른 책들도 소설을 먼저 리스트에 두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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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강아지
케르스틴 에크만 지음, 함연진 옮김 / 열아홉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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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9월에 강아지의 엄마가 되었다. 7월27일에 태어난 아가이니 아직 3개월이 안되었는데 집에서 태어난 아가라 그런지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고 무럭무럭 잘 크고 있다. 지금도 내가 앉아있는 의자 밑에서 내 발에 얼굴을 얹고 새근새근 자고 있다. 한창 에너지가 넘칠 시기라 말썽을 부리기도 하지만 한없이 맑은 눈동자로 쳐다볼 때는 당해낼 재간이 없다. 이런 강아지가 밖에 나가 길을 잃어버린다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다.


   그런데 그렇게 길을 잃어버린 강아지가 있다. 아직 젖도 안뗀 강아지가 어느 겨울날 엄마가 주인이 사냥을 가는 줄 알고 따라 나가는 걸 보고 엄마를 쫓아가다가 엄마의 흔적을 잃어버린다. 눈보라로 인해 익숙한 모든 흔적이 없어지고 따스하고 안락한 집의 느낌과 엄마 젖의 고소한 냄새마저 점점 희미한 기억이 되가면서 길 잃은 강아지는 홀로 세상에 남겨진다. 여기가 도대체 어디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배고픔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눈을 먹어도 되는 건지 아무것도 알 수 없다. 이 책은 길 잃은 강아지의 성장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것이 길 잃은 강아지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본능에 따라 몸을 숨기고 먹이를 찾고 안전한 곳을 찾아 떠돌아다니기는 하지만 내가 누구인지 어디로 가야하는지 모른 채 삶의 기억이 하나하나 쌓여간다. 이야기는 대단히 시각적이고 리듬감있게 진행된다. 마치 내가 길 잃은 강아지가 되어 숲 속을 헤매고 얼어붙은 호수를 달리고 코를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고 새로운 소리를 감지하기 위해 귀를 쫑긋하는 것 같다. 계절이 얼마나 지났을까. 한 사내가 길 잃은 강아지에게 다가온다. 사내는 서두르지 않고 적당한 거리를 두면서 길 잃은 강아지의 기억 한 켠을 서서히 차지한다. 사내는 길 잃은 강아지에게 더 이상 기억할 수 없는 아련한 그 무언가를 일깨운다.


   길 잃은 강아지의 시선이 이렇게 아름다운 글이 될 줄이야. 자극적인 장면이나 과한 장식이 없는 소설이지만 길 잃은 강아지의 마음이 나를 사로잡는다. 지금 내 발 밑에서 곤히 자고 있는 아기의 마음을 듣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그래그래 계속 가렴, 안돼, 거긴 가지마! 얼른 너의 모습을 보여 줘. 그래 따라가도 돼..라고 응원하고 알려주고 토닥여주면서 읽게 되는 그런 책이다. 길을 잃은 누군가에게 선물해 주고 싶은 따뜻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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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시티 Rome City - The Illustrated Story of Rome
이상록 지음 / 책과함께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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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받는 순간부터 두근두근! 아니 받기 전부터 ㅎㅎ 인터넷 서점 신간에서 이 책을 보았을 때부터 앗! 이거슨 바로 내 책! 이라는 운명의 단짝 같은 그런 설렘으로 다가왔던 책이다. 몇 년 전의 이탈리아 여행을 다시 한 번 복기할 수 있을 뿐더러 저자가 직접 그린 일러스트까지 담겨있으니 사진보다 더 아기자기한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충만! 이거이거 초반부터 너무 느낌표 남발하는 거 아니야? 라고 스스로 진정해 보지만 이 책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만족스러웠다.


   저자는 보통 로마의 건국의 해라고 알려진 기원전 753년 로물루스와 레무스의 건국 신화부터 시작하여 1861년 이탈리아의 통일이 선포까지(물론 그 이후의 무솔리니 시대가 잠깐 언급되긴 하지만)의 로마에 대해 다루고 있다. 지금의 로마의 모습이 되기까지 로마의 흥망성쇠의 기록이라고 해도 무방하겠다. 아, 물론 로물루스와 레무스의 건국 신화 이후로 바로 공화정 시기로 건너뛰어버리는 건 로마를 다룬 다른 책들과 비슷했지만 (내심 리비우스의 <로마사>를 인용해 로마가 빈자들과 외국에서 도망친 범죄자들과 무법자들 그리고 창녀들로 시작된 도시라는 걸 언급해 주기를 기대하긴 했다) 로마의 2천년이 넘는 역사를 일러스트와 함께 요약정리해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로마는 한마디로 '꾸안꾸'의 도시다. 이탈리아에 '꾸안꾸'를 뜻하는 말이 있을 줄이야! 바로 '스프레차투라'라는 용어인데 무려 르네상스 시대의 학자이자 정치가인 발다사레 카스틸리오네의 저서 <궁정론>에 의하면 스프레차투라는 '예술적 기교를 감추고 말과 행동이 꾸며냈거나 공들여 만든 것이라는 인상을 주지' 않는 것이다. 저자는 로마가 바로 스프레차투라의 도시라고 말한다. 완전 공감! 저자의 글도 '스프레차투라'이다. 과장하지 않고 그저 로마라는 공간과 시간을 따라 묵묵히 걸어가는 순례자 같은 차분한 문체가 로마를 닮았다. 특히 내가 로마 여행 시 가장 관심있었던 포룸로마노와 건축물에 많은 지면이 할애되어 있어 좋았다. 베르니니와 보로미니의 이야기를 다룬 제이크 모리세이의 <디자인 천재>가 인용된 순간, 이건 게임 끝!


   전문 역사서는 아니지만 역사서로 입문할 동기를 충분히 부여해주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로마 여행을 꿈꾸고 있다면 가장 먼저 소환해야 할 책이라고 하고 싶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로마에 관한 모든 것이 더 더 궁금해 질 것이다. 당장 로마행 비행기를 타고 싶어 온 몸의 세포가 방방 뛸 것이다. 로마에 발을 딛는 순간, 괴테가 말한 '두번째 탄생'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를 실감하게 될 것이다. 2400년 전 로마 왕정 시대에 지어진 '세르비우스 성벽' 옆에서 햄버거를 먹는 도시를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으랴. 로마를 여행한다는 건 괴테의 말처럼 '인간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임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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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 소사이어티
내털리 제너 지음, 김나연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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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인 오스틴의 작품만큼 꾸준히 인기를 누리면서 영화나 드라마로 끊임없이 재생되는 문학작품이 또 있을까? 혹자는 응접실 소설이라며 폄하하기도 하지만 그녀의 작품들이 이렇게 시대를 불문하고 회자되고 후대의 작품 속에서 가공되고 언급되는 것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사실 나는 (제인 오스틴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이 소설 속 프랜시스 나이트처럼 브론테 자매를 더 좋아한다. 그럼에도 제인 오스틴의 작품들 중 새로운 판본이 나오거나 하면 소장 목적으로 구입하는 편이라 제인 오스틴 덕후들의 모임일 것 같은 느낌이 가득한 <제인 오스틴 소사이어티>를 그냥 지나치기 어려웠다.


   제인 오스틴하면 영국의 바스(BATH)라는 도시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나도 제인 오스틴의 흔적을 찾아 바스에 간 적이 있다) 사실 그녀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오만과 편견>이나 <이성과 감성>을 집필한 장소는 영국 햄프셔주의 작은 마을 '초턴(CHAWTON)'으로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곳이다. 이 마을의 영주격이었던 나이트 가문이 제인 오스틴의 오빠인 에드워드를 입양함으로써 제인 오스틴 역시 나이트 가문과 인연을 맺게 되고 지금까지 그 이름이 언급되고 있으니 나이트 가문에게는 행운이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제인 오스틴도 나이트 가문 덕분에 조금은 안정적인 집필 활동을 하지 않았나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짐작했던대로 '제인 오스틴 소사이어티'는 제인 오스틴의 덕후 모임이기는 했지만 그저 제인 오스틴의 작품을 읽고 토론하는 독서 모임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이야기는 그런 뻔한 방향이 아니고 초턴에 있는 제인 오스틴과 관련된 유산들을 보호하고 제인 오스틴의 오빠가 유산으로 물려받은 관리인의 별채를 박물관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에서 출발한 모임이었다. 물론 소설 속 에피소드들은 명백한 허구이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한 픽션'이라는 멘트가 어울릴 정도로 충분한 고증이 바탕이 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소설을 읽다보니 제인 오스틴의 작품을 꽤나 잘 기억하고 있다고 자부함에도 '제인 오스틴 소사이어티' 멤버들이 논쟁을 벌이거나 대화를 나누는 부분들이 잘 기억나지 않은 걸 보면 아무래도 다시 읽어 봐야겠다. 특히 <오만과 편견>의 다아시와 엘리자베스, <에마>의 에마와 나이틀리의 대사 하나하나를 다시금 음미해보면서 나의 선택은 엘리자베스인지 에마인지 확인해 보련다. 소설 초반은 제인 오스틴의 존재가 겉도는 느낌이라 재미가 조금 덜했는데, 후반으로 갈 수록 제인 오스틴에 대한 오마주가 명확하게 드러나면서 기분좋은 흥분에 휩싸여 열독할 정도였다. 특히 나이트 가문이 소장하던 책들을 딜 할 때의 그 긴장감이란! 팬데믹 상황이 종료되면 가장 먼저 초턴으로 달려가고 싶게 만드는 마법이 걸려있으니 주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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