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vs 화가 - 사랑과 우정, 증오의 이름으로 얽힌 예술가들의 삶과 예술
허나영 지음 / 은행나무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요즘 <무엇 vs 무엇>이 새로운 출판기획의 시도가 되고 있는 것 같다. 김영사에서 지식인 마을 시리즈로 출판되는 100권의 책도 바로 사상적으로 계승적 관계이거나 대립적 관계에 있는 두명의 지식인들을 대립시켜 그들의 사상의 배경이 되는 삶을 이야기 해줌으로 그 사상이 쉽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러한 출판기획을 통해 전문가들의 소유물이였던 전문지식을 대중들에게 쉽게 전달한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라고 생각한다. 강신주의 <철학 vs 철학>도 이러한 기획의도와 같고 또 이 책 <화가 vs 화가> 또한 같은 맥락에서의 기획의도를 가지는 것 같다.

 

이렇게 두사람을 대비시켜 놓는 것은 몇가지 분명한 장점이 있다. 첫째 작가들의 사상이나 예술과 결코 떨어질 수 없는 그들의 삶을, 대비되는 인물을 통해서 더욱 부각시키므로 사상이나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배경을 마련해 준다는 것이다. 둘째 예술가들이 누구의 영향을 받아서 어떻게 그것을 계승했는지 예술사의 흐름에 대해서 대략적으로나마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 이야기 중심으로 되어있어서 어렵거나 딱딱하지 않게 재밌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 <화가 vs 화가>는 22명의 화가들이 세가지 분류로 나누어 두명씩 대비시키고 있다.

 

친구, 변치 않는 우정의 예술 동업자들

에두하르 마네 vs 클로드 모네

구스타프 클림트 vs 에곤 쉴레

바실리 칸딘스키 vs 파울 클레

백남준 vs 요셉 보이스

 

라이벌, 치열한 경쟁자들의 이름

기베르티 vs 브루넬레스키

레오나르도 다 빈치 vs 미켈란젤로

빈센트 반 고흐 vs 폴 고갱

파블로 피카소 vs 앙리 마티스

 

연인, 영혼을 태우는 사랑의 포로들

오귀스트 로댕 vs 까미유 끌로델

디에고 리베라 vs 프리다 칼로

운보 김기창 vs 우향 박래현

 

이들이 모두가 흥미있고 예술을 사랑하고 많은 부분에서 배울만한 사람들이지만 나에게 특별히 관심을 끄는 인물들은 바실리 칸딘스키와 파울 클레였다. 왜냐하면 그들은 음악을 사랑한 미술가였고 음악을 미술로 표현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미술보다 음악의 예술적 가치를 좀더 높게 평가하는 나에게 음악과 미술을 서로 연결하고자 하는 두 사람의 시도가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칸딘스키와 파울 클레는 모두가 음악에 조예가 깊었고 음악을 그림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칸딘스키는 다방면에 걸쳐 재능이 있었고 자신의 예술 이론서를 집필하는 매우 뛰어난 화가였다. 그는 그 당시 굉장히 파격적인 음악을 시도했던 쇤베르키의 음악에 대한 인상을 그림으로 남겼다. 칸딘스키는 음악에 통해 받은 감상을 그림으로 표현하였다. 파울 클레 또한 고전음악에 심취한 음악 매니아로 바흐의 음악을 듣고 그 느낌을 옮긴 <바흐의 스타일로>로 유명하다. 파울 클레의 그림은 밝은 색을 써서 화려하면서도 눈에 보이는 형상을 파괴하고 자신이 새로운 시각으로 형상을 재배치하여 그리는 화법으로 유명하다. 파울 클레의 그림은 따뜻하고 기하학적이다.

 

나는 그림을 잘모른다. 하지만 예술이라는 것이 인류 문화의 꽃으로 인간에게 풍성함과 기름짐을 남겨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람이 예술을 감상하고 소비하므로 좀더 풍성한 인간이 되고 풍성한 삶을 누리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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