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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잘 팀장은 경영부터 배운다
여현준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7년 8월
평점 :
품절
우리나라에 팀(Team) 제도가 들어온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내 기억으론 대략 20년 정도 되는 것 같다. 어느 순간 대부분의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팀 제도를 도입했다. 팀 제도 도입의 배경은 조직을 수평화하기 위함이다. 팀 제도 이전에는 계, 과, 부로 조직을 관리했다. 그래서 직위도 함께 사원, 주임, 계장, 대리, 과장, 차장, 부장의 명칭이 존재했다. 명칭만 봐도 수직적이다. 수직적인 분위기니 당연히 권위적인 환경이다. 아직도 이런 직위를 편의상 사용하고 있기는 하다. 이런 수직적인 조직문화를 팀으로 개편하면서 직위 고하를 없애고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직원들의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업무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의지가 숨어 있다고 하겠다.
팀제의 장점은 과거 다단계의 수직적인 절차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의사전달이 쉽고 의사결정도 빠르다. 조직이 작을수록 팀 조직은 책임도 무거워지지만 권한도 커진다. 조직 전체가 큰 경우는 부문별로 쪼개어 팀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팀장은 팀을 대표하는 사람이다. 영어로는 Team leader, Team manager로 쓴다. 팀장은 팀을 대표하고 이끌어가는 역할을 한다. 대표자와 팀의 의사를 중간에서 조절하며 자신의 팀을 이끌어야 하는 책무를 맡는다. 중간관리자로서 역할이 누구보다 크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팀원들 중에서 가장 연장자나 장기 근무자가 팀장을 맡는 경우가 많다. 쉽게 말해 짬밥이 팀장의 역할을 맡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무자로 근무할 때와 달리 팀장은 많은 부분에서 다양한 고민을 해야 하는 사람이다. 더구나 회사의 입장을 대변하기도 해야 하는 입장에서 경영을 모르면 대표자의 입장이나 팀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잃게 된다.
이 책의 제목 《일잘팀장은 경영부터 배운다》는 팀장으로 갖추어야 할 경영 지식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경영은 생산, 조직, 재무, 마케팅 등 다양한 요소들이 어우러져야 한다. 생산팀에 있다고 생산만 잘 알아서는 안 된다. 다른 팀들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맡고 있는 분야 외에도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지식과 운영에 대한 흐름은 알아야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팀장들의 현실은 그러하지 못하다. 대부분이 임원들이 지시하는 업무를 재편하여 지시하고, 이를 다시 보고하는 브릿지 역할에 그친다. 덕분에 팀장이 되서도 그다지 권한도 책임도 없다. 또한 배우는 것도 없다. 이미 입사할 때의 동기들 중에 남은 사람도 거의 없는 상황에서 직장에서 배우는 것마저 그다지 없으니 퇴직 후에 자신이 길러야 할 경영 능력도 키워갈 기회를 상실한다.
책 속에서 매우 깊이 있는 경영지식을 소개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팀장이 가져야 할 보편적 지식을 언급하고 있어 접근이 쉽다. 또한 기존 중간관리자들이 읽어도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다. 팀장이 되면 은근히 어깨의 짐이 무거워짐을 느낀다. 자신이 대표하는 팀원들의 면면을 보고 있노라면 집에서 기다리는 가족들만큼이나 챙기고 아껴야 할 사람이 많다는 것에 부담이 늘어나는 것도 사실이다. 피할 수 없으니 즐겨야 하고, 제대로 즐기려면 알아야 한다. 배워서 나쁠 것도 없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