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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제생태계 - 생성-성장-소멸-재생성 순환 체계 단절로 침하되고 있는
NEAR재단 엮음 / 21세기북스 / 2017년 11월
평점 :
한국전쟁 후 대한민국은 '한강의 기적'과 같은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루며 세계 속의 대한민국을 만들어냈다. 여기에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잘 살고자 하는 열정과 경제성장을 최우선으로 했던 기존 정부와 지도자들의 몫이 컸다. 새마을운동은 국민들 대부분의 생활이 윤택해지는 계기를 만들어냈고 대한민국이라는 이름 앞에 붙는 '가난한'이라는 형용사를 뗄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그러나 짧은 시간에 만들어진 고도성장은 갖은 부조리와 문제점을 야기하기에 이르렀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를 겪으며 우리 내부에 있던 문제점들도 표면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경제성장의 둔화, 실업률의 증가, 출산율의 저하, 폐업률의 증가, 4차 산업혁명으로 이어지는 산업 트랜드의 변화 등 우리가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들은 무수히 많다. 더구나 이런 점들은 단순히 경제나 산업적인 측면에서만 다룰 것이 아니라 다각적인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의 경제생태계》에서는 우리 경제를 '생성-성장-소멸-재생성'의 순환체계인 생태계로 보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또 정치, 사회, 경제가 맞물려 공존하고 각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말한다. 충분히 공감하는 부분이다.
이 책에서는 우리 경제의 문제점을 크게 다섯 가지로 보고 있다. 첫째, 기득권 유지를 위한 규제와 담합이다. 둘째,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폐쇄적인 산업 환경이다. 예산, 인력, 정보를 자기들끼리만 공유하는 점이다. 셋째, 기득권 유지에 따른 외부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직성이 발현된다. 넷째, 기존 경제 성장 방식이나 대통령의 단임제로 인한 단기적이고 가시적 성과에 연연하다보니 중·장기적 투자에 소홀할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경제를 이끄는 주체가 아직도 정책에 따라 운영되다보니 보수성이 뚜렷하다. 급속히 변하는 세상에도 당장의 안위만 걱정하게 되고 정책에 따른 사업만 진행하는 의식과 환경이 조성되니 돈과 시간만 쓰일 뿐이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 이 책에서는 세 가지를 강조한다. 첫째 각 경제 분야에서 기득권을 내려놓고 새로운 진입자의 경제활동이 촉진되도록 '빅 딜'을 통해 부담과 보상 체계를 개편함으로써 기득권자를 포함하여 경제 전체가 활력을 회복하도록 해야 한다. 둘째, 경제생태계를 혁신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단편적·대증적인 정책으로는 안 된다. 특히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복지 예산의 낭비를 막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점검과 생태계를 개선하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주목해야 할 사실은 한국경제가 당면한 문제들이 '돈'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이자 '생태계'의 문제라는 점이다. 셋째, 경제생태계의 혁신을 위해서는 정치 지도력의 주도가 필수적이다. 혁신을 표방하는 정치 리더십이 각종 기득권자들에게 포획되어 꼼짝도 하지 않는 정치·정책 프로세스의 벽을 넘지 못하면 어떤 개혁도 이루어질 수 없다.
문재인정부가 들어서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등의 결과로 대통령의 지지율이 80%를 넘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1호 공약으로 걸었던 일자리 문제 해결은 아직도 뚜렷한 해결책을 못 찾고 있다. 국가 지도자의 안일함이라기 보다는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있는 부정·부패·부조리 등이 원인이라 여겨진다. 문제점을 파악했다면 가장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할 것이다. 특히나 우리 경제가 침체 현상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강력한 리더십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