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대화법 : 함부로 무시당하지 않는 말투는 따로 있다
나이토 요시히토 지음, 이정은 옮김 / 홍익출판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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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중지


읽는 동안 책갈피 하나 넣을만한 구절이 없었다. 구매평 작업과 베스트셀러 순위에 당한 나를 자책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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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운명 취임 1주년 기념 한정판 세트 - 전2권
문재인 지음 / 북팔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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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모바일 팝업 뜨자마자 구매한 게 신의 한수! 연휴인데 책 때문인지 시간이 길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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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의 일 - 경험하고 공감하고 함께하는
장인성 지음, 김규림 그림 / 북스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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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부터 페이스북 친구였던 한 분은 한 가지 일을 슬럼프 없이 꾸준히, 재미있게 하는 점이 신기했다. 마케터인 그가 올리는 콘텐츠나 일상 사진만 보게 되더라도 남들과는 다른, 고급스러우면서도 세련된 느낌으로 아무런 고민 없이 대강 대강 일하는 나와는 달리 딴판이었다.

어느날 우연히 그가 페이스북을 통해 회사 동료가 낸 책을 추천해주었는데 그게 바로 '마케터의 일'이다. 나 역시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무엇인가 알리고 홍보하는 일, 마케팅을 해왔지만 진정 마케터가 해야 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았기에 이 책이 도움이 될 거라 믿었다.

그동안 주변에 딱히 마케터인 사람도 없을뿐더러 무엇보다 나 자신이 소통을 하지 않으려는 이유가 컸기에 '마케터'가 무엇인지 몰랐다. 그렇기에 하루에도 수없이 바뀌는 트렌드에 따라가지 못하고, 관심 없다고, 재미 없다며 놓친 것만 하더라도 수두룩했다.

이해받고 싶어서 읽은 '마케터의 일'은 오히려 현재의 일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게 됐다. 네이버에서 브랜드 마케터로 일했고, 지난 2013년부터 배달의 민족에서 근무하는 저자 장인성 씨의 생각을 읽고 나니 마케터란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그 마음가짐을 갖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하는지 친절히 얘기하지만, 나 지신도 그렇게 행동할 수 있을지는 의심이 들었다.

처음 회사를 다녔을 때에는 동영상 콘텐츠로 무언인가를 알리는 일을 했다. 이어서 구한 일은 사람들이 찾는 이슈와 트렌드를 토대로 내 글을 읽게 하는 것이었다. 지금은 제주도 여행에 관한 콘텐츠를 알리고 회사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어떻게든 알리고 홍보하며 새로운 채널은 또 무엇이 있을지 고민하는 거다.

다만 나 자신이 부족한 건 예전에 배운 기술만을 사용하며 새로운 것을 배우려고 하지 않는 점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귀찮다는 이유로 매번 하던 것만 하는 게 편하다는 나 자신이 진정 마케터라고 할 수 있을지 '마케터의 일'을 읽으면서 부끄러웠다.

나름 인플루언서가 되려고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매번 같은 방식으로만 한다면 사람들의 관심을 갖기가 어려울 것이다. 지금처럼 하면 잊혀질 것이다. 그렇기에 나만이 할 수 있는 일, 남들이 하지 않은 것을 찾아야 하는 것, 그것이 내가 해야 하는 '일'이다.

최근에는 사진 콘텐츠보다는 동영상 콘텐츠가 강세라고 한다. 오래 전에 동영상 편집 기술을 독학으로 배웠지만 많은 점에서 부족하다. 내가 하는 제주도 여행 콘텐츠를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할 수 있을지, '마케터의 일'에서 장인성 씨가 이야기한 것처럼 요즘 강세라 불리는 동영상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시도를 해봐야겠다.


* 기억하고 싶은 구절

마케팅은 기술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누구에게 팔면 좋을지, 그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그들은 왜 우리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는지 원인을 찾고, 달성해야 할 목표를 정하고, 최적의 방법을 만들고, 여러 사람의 힘을 모아 제대로 실행해서, 기대했던 결과를 얻어내는 것, 이게 마케팅의 기본이고 본질이고 실체라고 말이죠 - 16

마케팅을 잘하려면, 마케팅 이전에 일단 그냥 일을 잘해야 합니다. 일 잘하는 사람은 메일 쓰는 것만 봐도 알아요. 받는 사람이 회의가 많으니 메일 확인은 스마트폰으로 하겠지? 긴 글은 읽은 여유가 없을 테니 짧게 써야겠다. 하나의 메일로는 하나의 이야기만 해야겠다. 워드나 엑셀 같은 첨부파일은 내용을 보기 번거로울테니 캡처 이미지로 본문에 넣고 PDF로 변환해서 첨부해야겠다. 용량이 큰 파일은 다운로드가 어려울 테니, 동영상은 저용량으로 변환해서 보내야지, 이런 건 센스를 타고나지 않아도 상대를 관심 있게 보고 상상하면 할 수 있는 생각들입니다. 상대가 물어볼 만한 것을 상상하고 그 답까지 미리 쓸 수가 있죠 - 17

'무엇을 했다'보다 '어떻게 한다'를 우선수위에 놓으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조금 다르게 보일 겁니다. 대단한 프로젝트에 투입되었다 해도 구경만 하고 있으면 남는 게 없고, 사소한 일이라도 사소하지 않게 하면 위대한 경험을 만들 수 있습니다. 배민찬 택배박스를 포장할 때 테이프 끝을 살짝 접어서 뜯기 편하게 해두는데요. 이런 사소한 일부터 더 나아지게 만드는 사람에게 눈길이 가지 않을까요? - 22

경험할 때, 대상을 관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대상을 관찰하는 자기 자신을 관찰하는 데까지 가야 합니다. 자신이 하는 일이라 해도 그냥 돈 쓰고 있으면 내가 뭘 하는지 잘 모를 수도 있어요. 소비하면서 동시에 관찰자로, 자아를 30%쯤 떼어서 유체이탈한 기분으로 나를 관찰합니다. 제삼자 입장에서 관찰하고 기록해두는 거예요. 마음속에 내가 무엇에 시선을 돌렸는지, 그냥 지나치는 광고와 한 번 더 보게 되는 광고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한참 들여다 보고는 왜 안 샀는지, 귀찮아서 매번 미루다가 결국 넘어가는 계기는 무엇인지, 콜라보 한정판 상품을 비싼 줄 알면서도 산 이유가 뭔지, 오늘은 어떤 일에 분노했는지, 어떤 포스팅을 공유했는지, 그 이유는 뭐였는지 - 26

깊은 경험만이 경험자산이 되는 건 아닙니다. 얇고 폭넓은 경험이란 항목도 있어요. 그런 면에서 취향과 경험은 조금 다른 맥락이에요. 마케터가 아이돌을 모른다는 건 자랑이 아닙니다.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죠. 모르는 건 별개예요. 아이돌 음악이 취향이 아니라도 요새 유행한다는 곡들을 한 번씩 들어두고, 유튜브에서 방탄소년단 영상도 찾아보며 사람들이 왜 좋아하는지 공감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블록버스터 액션영화가 취향이 아니더라도 소비자들이 많이 본 영화라면 같이 봐두고, 천만 관객이 본 영화도 다 봅니다. 인기 있다는 TV 프로그램을 다 섬렵하지는 못하더라도 한 회 정도는 두루두루 볼 수 있습니다. 그것마저 안 된다면 짧은 클립이라도 보면 되죠 - 31

어떤 사람들은 그냥 지나치고, 어떤 사람들은 챙겨서 쌓아둡니다. 주어진 상황을 당연히 받아들이지 않고 '왜?'라고 묻고 '혹시 이런 거 아냐?' 하고 가설을 만들고 이야기해보기, '이러면 어때?' 하고 상상속에서 바꿔보기, 이런 상상들을 쌓아두면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을 거예요. 이것이 경험자산입니다. '좋다!' 싶을 때 '왜지?', '불편하다' 느낄 때 '왜?'라고 물어보세요 - 43

마케터는 투자 대비 소득에 예민해야 합니다. 마케터 스스로 자신을 돈 쓰는 사람으로 생각한다면 회사에 계속 다니면 안 됩니다. 마케터가 없으면 마케팅비뿐만 아니라 인건비도 안 들잖아요. 회사가 마케팅을 두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입니다. 자사의 상품을 소비자에게 어필해서 써보게 하고 사게 하기 위해서죠. 마케팅에 돈을 쓰면 더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계산이 있어야 회사가 마케터를 두는 의미가 있는 겁니다 - 48

'싫은 것'과 '이해 안 되는 것'을 구분하지 않으면, 어느새 우리는 좋아하는 것만 이해하는 사람이 됩니다. 싫은 것은 이해할 수 없게 되죠. 좋아하는 것만 이해하며 살아도 괜찮겠지만, 마케터인데 '이해할 수 없는' 것, 사람들이 많으면 좀 아쉽지 않나요? '이해가 안 돼'라는 말이 '이해력'을 망칩니다. 소비자의 마음을 상상하고 공감하는 일이 직업인 마케터들에게는 나쁜 표현입니다. 생각을 제한하는 말들은 이것 말고도 더 있습니다. '원래 그렇다'는 표현은 더 나은 방법을 찾아 개선하려는 의지를 꺾고, '당연하다'는 표현은 이야기의 진행을 막습니다. '원래 그렇다'는 '지금까지는 그래왔다'로, '당연하다'는 '다른 대안을 생각해보지 못했다'로 바꿔 쓰는 게 좋습니다.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나 스스로 좋은 영향력을 펼치기 위해 - 56

일 잘하는 사람들은 '왜'를 먼저 확인합니다. 어떤 '목표'를 달성하고 싶은지 분명히 합니다. '왜'와 '목표'는 이어져 있습니다. '왜'를 찾고 '목표'를 알고 공감하고 공유해야 합니다. 함께 일하는 모두가 '왜' 하느지 공감하고 일할 때 비로소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좋은 방법은 '왜'에 충실합니다. 이유가 뭐고 문제가 뭔지 알아야 제대로 풀 수 있습니다. 망치를 손에 쥐고 있으면 못으로 해결하고 싶어집니다. 본드로 붙이면 더 깔끔하고 튼튼할 것도 말이죠. 수단을 먼저 정해버려서 아쉬운 결과를 내는 일이 없도록 합시다 - 81

소비자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본다는 것은, 우리 상품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수많은 상품 중 하나일 뿐이며, 우리 광고도 다른 광고들처럼 귀찮은 존재이고, 우리 상품의 장점 역시 대단치 않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더 중요하게는, 소비자가 진짜 솔깃해하는 건 뭔지 관심을 기울이는 겁니다. 소비자는 배달의민족 업데이트를 하든 말든 관심이 없지만 오늘 비가 오는지는 관심이 있습니다. 비 오는 날은 나가지 않고 집에서 시켜먹고 싶죠. 우리 브랜드를 객관적으로 보는 연습을 반복하면 소비자의 인격에 들어갔다 나왔다 할 수 있게 됩니다. 소비자의 인격에 빙의해서 거꾸로 우리가 파는 상품을 보면 다른 상품들과 거기서 거기로 느껴질 수도 있고, 관심을 기울이고 싶지 않을 수도 있어요. 마케터는 회사 안에서 소비자를 대표합니다. 소비자의 입장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쉽게 상상할 수 있는 소비자를 상대로 할 때 마케팅도 잘할 수 있습니다 - 85

구체적으로 상상할 때 빼먹지 말아야 할 것은 맥락, 콘텍스트입니다. 사람들이 언제, 뭘 하다가 우리의 메시지를 접하게 될까, 배고픈지 한가한지 걸으면서인지, 길거리를 바쁘게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하는 이야기인지, 내 이야기를 귀담아 들으러 온 사람들에게 하는 이야기인지에 따라 할 말은 달라집니다. 지나가는 사람은 긴 이야기를 들을 이유가 없고, 나를 알고 찾아온 사람에게 내가 누구인지부터 설명하면 지루합니다 - 109

새로운 제안이 던져지면 사람들은 반사적으로 두 가지를 동시에 떠오릅니다. '안 되는 이유' 그리고 '되는 방법', 안 되는 이유를 말하기는 참 쉽습니다. 게다가 안 되는 이유는 엄청 많아요. 찾으면 끝도 없이 나옵니다. 안 되는 이유를 계속 말하다 보면 어느새 아무도 새로운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게 됩니다. '안 돼 안 돼 말잔치'에 까일 소재를 제공하고 싶은 사람은 없으니까요. 안 되는 이유부터 말하기 시작하면 되는 방법이 나올 기회를 잃습니다 - 121

지금의 마케팅은, 특히나 스타트업의 마케팅 환경은 매일매일 달라집니다. 사람들의 관심사도 매일 달라지고, 경쟁자의 상황도 매일 변합니다. 그래서 결정을 조금은 가볍게 대하면 좋겠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이게 가장 좋으니 일단 이렇게 가보죠' 정도로 말이죠. 오늘은 어제와 하루치만큼 다르기 때문에, 몰랐던 정보를 새로 입수할 수도 있고, 경쟁사가 먼저 다른 일을 했을 수도 있고, 사람들의 관심이 달라졌을 수도 있습니다. '어제는 이랬지만 오늘은 저렇습니다'라고 쉽게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어제의 팁장 생각보다 오늘의 팀원 생각이 나올 수 있습니다. 팀장이 '확정'하지 않고 '잠정적으로 합의'한다면, 오늘 팀원의 새로운 정보로 어제 팀장의 결정을 쉽게 바꿀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마케팅에는 많은 경우 '확정'보다는 '잠정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정해진 일'은 '확정'에 가깝고, '정한 일'은 '잠정적 합의'에 가깝습니다 - 146

우리 일은 이어달리기가 아니라 함께달리기여야 합니다. 기획과 디자인과 개발은 처음부터 함께 가야 합니다. 이루고 싶은 목표에 공감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각자 잘할 수 있는 일을 해가며 의견을 교환하고 서로의 일에 더 적극적으로 간섭해야 합니다. 일하는 사람은 더 스트레스 받고 힘들지 몰라도 그 결과물은 확실히 목표에 맞는 것이 됩니다. 소비자를 움직인다는 일을 시작한 목표를 달성하는 거죠 - 149

만일 마케터가 ' 이부분의 글씨가 좀 더 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면 이유가 있을 겁니다. 네. 목표죠. '이번 목표를 달성하기에 이것으로 충분한가? 아닌 것 같다'고 판단한 거잖아요. 그렇다면 디자이너에게 우리의 목표가 뭐였는지 말하고, 이렇게 하면 목표 달성이 될지 안 될지 고민을 이야기하면 됩니다. 고민을 공유하고 방법은 디자이너가 찾을 수 있도록 해주세요. 디자이너는 꼭 글씨를 키우지 않고도 색을 바꾼다거나, 무게감을 더한다거나, 위치를 옮기는 것으로 목표에 더 잘 맞는 안을 제시해줄 수 있습니다 - 150

설득은 이해히키는 게 전부가 아닙니다. 설득의 절반은 이해하는 과정입니다. 이해하려면 여백이 필요합니다. 아직 마음을 굳히지 않은 공간 말이죠. 확고하지 않은 믿음이 필요합니다. 떄로 내가 설득당해도 됩니다. 내 의견을 관철하는 건 중요하지 않아요. 우리의 해결책이 나아지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마케팅은 계속 가능성을 높여가는 과정입니다. 확신할 것도 없고 열광할 것도 없습니다. 비난할 필요도 없습니다. 놀라울 일도 없어요. 단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이렇게 하면 더 잘될 것 같은데요', '이게 좀 더 나을 것 같아요' 정도입니다 - 161

부정적인 사람은 사람의 에너지를 갉아먹습니다. 인간은 잘 바뀌지 않고, 그를 미워하면 나만 힘들어요. 그 사람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게 멀리 떨어지세요. 동료들이 나와 일하는 걸 피한다면 나 자신이 '성격 나쁜 동료'는 아닌지 생각해보세요. 여러분이 조직장이라면 구성원들이 함께 일하기 꺼리는 이런 사람은 팀에서 빼주세요. 망설이며 지체하는 시간만큼 팀 전체의 역량을 해칩니다 - 168

억울할 일이 생기면, '그래서 이제부터 어떻게 하면 더 좋아질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억울한 마음에 상대를 미워하면 상대를 이해할 수 없게 되어버려요. 이해할 수 없는 상대는 설득할 수 없습니다. 우선 상대를 이해하려 합시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상대를 미워하지 말고 '상대는 어떤 이유로 그런 믿을을 가졌는지'를 아는 것입니다. 직접 이야기를 들으면 가장 좋죠. 이때 그 자리에서 내 억울함을 풀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시간을 두고 상대의 생각에 공감해봅니다. 다음은 '나의 어떤 점을 개선해야 더 나아지게 할 수 있는지' 찾아보는 것입니다. 그중 중요하고 급한 일부터 개선해가는 거죠. 가만히 보면 이 과정은 지금까지 이야기했던 마케팅의 일, '왜'하는지 이해하고, 최적의 '방법'을 찾고, '실현'하는 기본 프로세스와 같습니다 - 176

부지런은 좋지만 바쁨은 나쁩니다. 조직장이 이어지는 미팅과 쏟아지는 메일에 허덕이고 있으면 팀원들은 말 붙이기도 미안하고 조심스러워집니다. 혼자 알아서 하게 되고 상의는 줄어즙니다. 상의할까 말까 검열하게 됩니다. 목적에 어긋난 방향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되어도 한참 후에 알게 돼요. '나 지금 바쁘니까 나중에 들을게요' 이런 말을 듣는다면 팀원은 할 말 안 할 말을 엄청 고르겠죠. 사소한 이야기라도 할까 말까 망설이지 않도록 조직장은 한가하고, 문턱이 없고, 허술하고, 쉬워 보이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 192

마케터에게 가장 힘든 일은 어떤 것일까요? 저는 이유를 말해주지 않는 일, 방향에 공감할 수 없는 일이 힘듭니다. 일의 배경과 목표를 알면 방법을 챙길 수 있지만, 앞도 뒤도 없이 방법만 챙겨달라고 하면 일을 잘하기 어렵습니다. 목표가 뭔지 모른 채로 하는 일은 불안하고, 여러 가지 해결방법을 찾아내더라도 어떤 게 더 나은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일 시킨 사람은 만족하더라도 말이죠. 실행하면서 시시각가 변하는 상황에 대응하기도 어렵습니다. 목표가 무엇인지, 어떤 결과를 내야 하는지 모르면 그래요 - 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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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라기 - 며느리의, 며느리에 의한, 며느리를 위한
수신지 지음 / 귤프레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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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보다가 우연히 알게 된 수신지 작가의 웹툰 '며느라기'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한 번쯤 스쳐봤을 일들, TV 속 드라마에 나왔던 내용과 비슷하면서도 더욱 공감되는 며느리의 고충을 담았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통해 화제를 모았던 '며느라기'는 약 64만 명의 구독자를 불러일으키며 화제를 모았다가 최근 방송에 소개되고 난 후 책으로까지 나왔다.

인스타글, 페이스북 특성상 시리즈로 나오는 웹툰인 경우 중간 저장이 되지 않을 뿐더러 보기가 어려웠는데 책으로 한 번에 정주행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예상보다 더 두꺼웠지만 1~2시간만 투자해도 정주행을 할 수 있는 내용이다.


웹툰 '며느라기'에서는 총 13가지의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주인공인 민사린이 남편 무구영 씨의 가족과 함께 머물며 생기는 상황을 보여준다. 며느리인 민사린은 남편 집에 오자마자 설거지를 하고 과일을 깎는 모습을 보여주며 독자들의 마음을 답답하게 한다.


민사린은 심지어 시어머니의 결혼기념일까지 챙기며 며느라기의 본모습을 보여준다. 시어머니가 하는 말에도 한 마디 대꾸하지 못하며 그저 참고만 있는 모습에서 남자인 내가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고민이 되는 부분이기도 했다.


남편인 무구영은 아내 민사린과 자신의 어머니가 함께 지내는 모습이 마냥 좋다.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챙겨드리지 못했던 어머니를 아내 민사린이 챙겨주는 모습을 보면서 당연하다고만 생각한다. 당연한 게 아님에도 말이다.


민사린은 맞벌이를 함에도 퇴근 후 남편 무구영의 집으로 가서 시어머니와 함께 제사 음식을 만든다. 남자들은 다과를 먹으며 수다를 떨고 있을 뿐이다. 슬슬 억울한 감정이 들기 시작한 민사린은 회사 동료에게 고충을 토로하지만 그녀들 역시 같은 상황을 겪기만 했을 뿐 달리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


심지어 남편 무구영은 아내에게 해서는 안 되는 말까지 한다. 자신의 집에 오면 "그냥 그렇게 있어주면 안 될까?"라며, 나쁜 뜻으로 얘기한 건 아니겠지만 독자로서 안타까운 부분이었다.


웹툰 '며느라기'에 나오는 여성들은 모두 차별 대우를 받는다. 심지어 시어머니조차 힘들게 차린 제사 음식에 대한 수고를 인정받지 못하는데 제사가 끝난 후 밥을 먹을 때조차 여자들은 작은 식탁에 앉아 눈치밥을 먹는 장면도 보여준다.


나 역시 어린시절 친척 집에 갔다가 비슷한 상황을 겪었었다. 당시 친척들이 다 모였던 자리에서 남자들은 큰 식탁에 모여 밥을 먹었는데 여성이라는 이유로 부엌 한 켠에 쪼그려 끼니를 해결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그게 나쁜 줄을 몰랐다. 당연하다고 생각이 들었던 게 제사나 명절만 되더라도 남자들은 안방에 앉아 TV를 보거나 화투를 칠 뿐 여성들이 요리를 하고 설거지를 하는 것에 대해 관심조차 갖지 않았었다.


그때와는 다르게 지금은 맞벌이 부부가 많아지는 등 시대가 바뀌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바뀌지 않는 상황들이 웹툰 '며느라기'를 통해 누구나 겪었을 상황들을 보여주면서 혹시나 내가 저러지 않았었나 반성이 되기도 했다.


웹툰 '며느라기'에 나오는 주인공인 민사린 무구영 부부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들 역시 같은 문제로 싸우고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일년에 한 번 있는 설인데 오늘 같은 날만 그냥 좀 들어주면 안돼? 꼭 그렇게 싫은 티를 내야겠어?"라고 말하는 남자의 모습에서 나 역시 같은 생각을 한 적이 있지 않았나 싶기도 했다.


최근 들어 페미니즘과 남녀 차별에 관련된 다양한 작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나 역시도 동등한 조건이고 같은 사람이기에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여자라서 안돼", "남자가 해야지"라는 생각이 들 때면 나 역시 웹툰 '며느라기'에 나오는 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인생을 살면서 혹시나 놓쳤을 것들, 나의 잘못된 생각으로 내가 아끼는 이를 괴롭히지 않았는지, 혹시나 차별하지 않았는지를 웹툰 '며느라기'를 보며 알면서도 잃어버렸던 부분을 생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남자들이 꼭 읽어봐야 할 내용이 아닐까 싶다.

바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도 곳곳에, 내 주위만 보더라도 위와 같은 상황이 계속해서 생겨난다. 하지만 웹툰 '며느라기'와 같이 누구에게나 공감되고 한 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작품이 계속해서 나온다면 멀지 않은 시간에 모두가 동등해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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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끄기의 기술 -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만 남기는 힘
마크 맨슨 지음, 한재호 옮김 / 갤리온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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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하루에 쓸 수 있는 에너지가 100이라고 가정한다면 우리는 어디에 몰두해야 할지 정해야 한다. 모든 관심과 상황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신경끄기의 기술' 저자 마크 맨슨의 말처럼 우리는 신경을 안 쓰는 것조차 신경을 쓰고 있는 거다.

그렇다면 어떻게 잘 신경을 써야할까? 그에 관한 이야기가 '신경끄기의 기술'에 나온다. 책에서는 미국에서 20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파워블로거인 저자가 겪어온 일을 이야기해주며 어떻게 해야 모두가 추구하는 행복에 다가설 수 있는지 말해준다.

'신경 끄기의 기술' 저자 마크 맨슨은 학창 시절 마약 문제로 퇴학까지 당했으며, 사회에 나온 이후에도 친구네 집 소파에 전전긍긍하던 백수였다. 그랬던 그가 현재는 50개국 이상의 나라를 돌아다니며 삶과 행복에 관해 설파하고 있다. "어떻게?"라고 묻는다면 그는 신경 써야 할 것을 잘 신경 쓰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동안 국내 베스트셀러 순위에 계속 올랐던 '신경 끄기의 기술'은 우리가 흔히 보는 "~하라", "~해야 한다" 식의 이야기가 아니다. 살면서 누구나 이해하고 공감될 수 있고 반박하기 힘든 생각을 이야기해주기에 여태껏 살았던 인생을 되짚어준다.

단순히 '신경 끄기의 기술'만을 알려주는 것도 아니다. 개인이 원하고 이루고자 하는 바를 위해 고통과 시련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우리 모두가 틀리고 실수하지만 그에 따른 책임 역시 다른 사람이 아닌 내 자신이 감수해야 하는 것라고 얘기한다.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생각만 하고 지나가는 게 아닌 책을 통해 마치 따귀를 맞은 것처럼, 내가 여태껏 어떻게 살았는지, 혹시 나의 책임을 남에게 돌리고 타인을 탓한 게 아니었는지, 그랬기에 놓치거나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한 것은 아닌지 머릿 속에서 자꾸만 맴돌았다.

신경 쓸 게 많은 세상이다. 직장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관심사를 하기에도 하루가 부족하다. 그렇다고 해서 하고 싶은 것을 놓치진 싫다. 그렇다면 무엇에 신경을 쓰고 어떻게 신경을 잘 써야 할까 고민된다면 '신경 끄기의 기술'을 읽어보자. 문제와 해결은 오로지 나 자신에게 있다.


* 기억하고 싶은 글귀

내 경험에 따르면, 소위 '인생의 목적'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은 항상 자기가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불평한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뭘 해야 할지' 모르는 게 아니다. 문제는 그들이 '뭘 포기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거다 - 10

모든 걸 가지려는 사람, 즉 인생의 버킷리스트를 모두 채우려 하는 사람은 아무것도 잃지 않는 인생을 살려고 하는 것과 같다. 어떤 부족함도 용납하지 못하는 태도, 모든 걸 가져야 한다는 믿음이 인생을 '지옥의 무한궤도'에 빠지게 만든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신경 끄기의 기술'이다. 이 기술은 삶의 방향을 재조정하고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게 해주는 단순한 방법이다. 이 능력을 발달시키면, 이른바 '실용적 깨달음'이라는 것을 얻을 수 있다 - 11

인생에 관해 사람들이 흔히 떠들어 대는 조언은 사실 '우리에게 부족한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런 조언은 개개인이 이미 자신의 결점과 실패로 인식하고 있는 부분을 파고들어, 그것에 몰두하게 한다. 우리가 부자가 되는 비법을 배우는 건, 나는 돈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거울 앞에 서서 나는 예쁘다고 주문을 거는 건, 내가 못났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연애와 인간관게에 관한 조언을 따르는 건, 사람들이 날 싫어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성공하기 위해 웃기지도 않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건, 내가 성공하지 못했다고 여기기 떄문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긍정적인 마음으로 최고와 최상을 부르짖다 보면, 우리는 반대되는 것들만을 떠오르게 된다.나와 어긋나는 것, 내게 없는 것, 내가 이루지 못한 것, 이런 일들만 머릿속으로 무한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진짜 행복한 사람은 거울 앞에 서서 '난 행복하다'고 되뇌지 않는다. 가만히 있어도 행복한데 뭐하러 그런 행동을 하겠는가? - 20

우리에겐 신경 끄기가 필수다. 신경 끄기야말로 세상을 구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세상이 엉망진창이라는 것'과 '그래도 괜찮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왜냐면 세상은 여태 그래 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니까. 더러운 기분에 신경을 쓰면, 지옥의 무한궤도를 끊고 자신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기분이 더럽군. 근데 그래서 어쩌라고?" 그러면 신기하게도 더는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자신을 미워하지 않게 된다 - 24

행복은 문제를 먹고 자란다. 기쁨은 땅에서 데이지가 솟아나고 하늘에서 무지개가 피어나듯 저절로 생기는 게 아니다. 인생의 진정한 의미와 성취감은 자신만의 투쟁을 선택해 감내함으로써 얻어야 한다. 당신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 불안이나 외로움 또는 강박장애건, 아니면 매일 당신이 깨어있는 시간의 절반을 엉망으로 만드는 상사건 간에, 해법은 그런 부정적 경험을 받아들여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다. 피하거나 구원을 바라서는 안 된다 - 40

피할 수 없는 인생의 고통을 애써 밀어내려는, 온실 속 화초와 같은 사회는 위험하다. 그런 사회의 사람들은 유익한 고통을 통해 이익을 얻을 기회를 잃고, 그 결과로 현실감마저 잃는다. 영원한 행복과 끊임없는 연민으로 가득 찬, 문제라곤 전혀 없는 삶을 기대하며 몽상에 빠져 있는 이가 아직도 있는가? 꿈 깨라. 지구에서 '문제'가 사라질 일은 없다. 장난이 아니다. 문제에는 끝이 없다 - 46

감정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행위가 도움이 안 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감정은 늘 변하기 때문이다. 오늘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내일이면 아무것도 아니다. 생물학적으로 우리는 항상 지금보다 더한 것을 원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행복에 집착하는 자는 '늘 다른 것', 이를테면 새 집, 새로운 관계, 자식의 성적, 또 한 번의 연봉 인상 등을 끝없이 좇게 마련이다. 그러다 보면 아무리 땀 흘려 노력해봤자, 결국 섬뜩할 정도로 처음과 비슷한 느낌을 받게 된다.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 말이다. 심리학자들은 이 개념을 '쾌락의 챗바퀴'라고도 부르는데, 사람들이 생활환경을 바꾸기 위해 늘 열심히 일하면서도 실제로는 전혀 달라졌다고 느끼지 못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 56

자신이 특별하다거나 남다르다는 생각은 버려라. 삶의 기준을 평범하고 일반적인 것으로 다시 정하라. 자신을 유망주나 재야의 천재로 보지 말라. 비참한 피해자나 형편없는 실패자로도 여기지 말라. 그보다 훨씬 평범한 정체성인 학생, 배우자, 친구, 창작자와 같은 기준으로 자신을 평가하라. 자기의 정체성을 좁고 희귀한 것으로 규정할수록, 더 많은 삶의 요소들이 위협적으로 보일 것이다. 그러므로 되도록 단순하게 일상적인 방식으로 자신을 규정하라 - 82

외부 환경이 어떠하건 간에 내 삶에서 일어나는 일은 모두 내 책임이다. 우리한테 일어나는 일을 우리가 전부 통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사건을 어떻게 해석하느냐, 그리고 거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언젠가 우리 마음에 달려 있다. 이걸 알건 모르건 간에, 우리는 언제나 우리 경험에 책임이 있다. 없을 수가 없다. 삶에서 맞닥뜨리는 사건을 의식적으로 해석하지 않기로 하는 것도 사건에 대한 하나의 해석이다. 사건에 대응하지 않기로 하는 것도 일종의 대응이다. 당신의 잘못이 아닌 상대방의 잘못으로 접촉사고가 난다고 해도, 거기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정하는 건 당신 책임이다 - 119

인간은 어딘가에는 신경을 쓰게 되어 있다. 어떤 것에도 신경을 안 쓰는 것도 뭔가에 신경을 쓰는 것이다. 진짜 중요한 질문은 선택에 관한 것이다. 무엇에 신경 쓸 것인가? 어떤 가치에 따라 행동할 것인가? 어떤 기준으로 삶을 평가할 것인가? 그리고 좋은 가치와 좋은 기준을 선택했는가? - 120

많은 사람이 '내 문제는 내 책임'이라고 생각하기를 꺼리는 이유는, '내 책임이 곧 내 잘못'을 의미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책임과 잘못이 일반적으로 붙어 다니는 건 사실이지만, 둘은 같은 게 아니다. 가령 내가 당신 차를 들이받으면, 그건 내 잘못이고 동시에 난 법적으로 당신에게 보상할 책임이 있다. 설령 우발적 사고였다 해도 내 책임이다. 사회에서 통용되는 잘못이라는 개념은, 내가 사고를 쳤으면 내가 바로잡아야 하는 것이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 그렇지만 내 잘못이 아닌데도 내가 책임져야 하는 문제들이 있다. 예를 들어, 어느 날 아침 현관에 갓난아이가 놓여 있다면, 그 아이가 거기 있는 건 내 잘못이 아니지만, 이제 그 아이는 내 책임이다. 어떻게 해야 할지 선택해야 한다. 최종적으로 어떤 행동을 선택하든, 내 선택과 관련된 문제가 생긴다. 그리고 거기에 책임을 져야 하는 것도 나다 - 122

정신 질환이 있는 사람, 우울증과 자살 충동에 시달리는 사람, 홀대와 학대를 받아 온 사람, 비극이나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겪은 사람, 심각한 질병이나 사고나 트라우마를 견뎌낸 사람을 전부 불러 모은다면, 이런 사람들을 전부 모아 한 방에 넣는다면, 아마도 모든 사람을 모아야 할 것이다. 살아가며 상처를 받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물론 어떤 이는 남들보다 더 무거운 짐을 진다. 어떤 이는 끔찍하지만 합법적인 방식으로 불공평한 대우를 받는다. 이런 일들이 우리를 넘어뜨리고 발목을 잡겠지만, 각자의 상황을 각자가 책임져야 한다는 점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 132

성장은 끝없는 반복 과정이다. 우리는 새로운 것을 알게 될 때 '틀린' 것에서 '옳은' 것으로 나아가는 게 아니라, 틀린 것에서 약간 덜 틀린 것으로 나아간다. 또 다른 걸 알게 되면 약간 덜 틀린 것에서 그보다 약간 덜 틀린 것으로 나아간다. 이 과정이 반복된다. 우리는 끊임없이 진리와 완성을 향해 나아가지만 실제로 거기에 도달하지는 못한다. 결정적인 '정답'을 구할 게 아니라, 오늘 틀린 점을 조금 깎아내 내일은 조금 덜 틀리고자 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개인의 성장은 상당히 과학적이라고 할 수 있다. 요컨대, 우리가 받아들이는 가치가 가설이다. 즉 이런 행동을 좋고 중요하지만 저런 행동은 그렇지 않다는 판단이 가설이다. 그리고 우리는 행동으로 그것을 실험한다. 다시 말해, 그 가치에 따라 행동했을 때 나타나는 감정과 사고방식이 실험 자료가 되는 것이다 - 140

확실성을 추구할 게 아니라, 끊임없이 의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자신의 느낌과 믿음을 의심해야 한다. 확신을 추구하는 자세를 버린 뒤, 스스로 미래를 일구지 않는다면 내 앞날이 어떻게 될 지 질문해야 한다. 항상 내가 옳기만을 바랄 게 아니라, 내가 어떻게 틀렸는지를 따져 봐야 한다. 우리는 항상 틀리기 때문이다. 틀리면 변화할 수 있다. 틀리면 성장할 수 있다. 감기를 치료하기 위해 팔을 째거나 회춘하기 위해 오줌을 얼굴에 끼얹는 걸 말하는 게 아니다. '열등'이라는 말을 채소로 오해하고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는 걸 뜻하는 게 아니다 - 143

우리는 뭔가를 경험한다. 그리고 며칠 뒤 그걸 약간 다르게 기억한다. 귓속말을 들을 때처럼 말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그 내용을 전할 때 이야기에 있는 몇몇 허점을 메우기 위해 상상력을 동원한다. 그래야 모든 게 말이 되고 자기가 제정신인 게 되니까. 그러고는 그렇게 상상으로 채워 넣은 내용을 사실로 믿어 버린 채 그걸 다시 사람들에게 전한다. 그런 식으로 우리는 사실에서 조금씩 벗어난다. 그러다가 1년 뒤 어느 날 밤에 술에 취해 그 이야기를 떠들 때는 급기야 내용의 3분의 1을 꾸며내고야 만다. 그런데 다음 주에 정신이 돌아왔을 때 자기가 뻔뻔한 거짓말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기는 싫다. 그래서 새로 개정되고 확장된 '술고래 버전'을 받아들인다. 5년 뒤, 하늘에 맹세코 사실인, 사실보다 더 사실이라 믿는 우리의 이야기는 기껏해야 50%만이 사실이다 - 148

"너 자신을 믿어", "가슴이 시키는 대로 해", 우리는 이런 달콤한 말을 귀에 못이 박히게 듣는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려면 오히려 자신을 덜 믿어야 할 것 같다. 자신의 마음이 신뢰할 수 없는 것이라면, 자신의 의도와 동기를 더 많이 의심해야 하지 않겠는가? 인간이란 항상 틀리기 마련이라면, 자신의 믿음과 가정을 꼼꼼히 따져가며 자신을 의심하는 것 외에 발전하기 위한 논리적인 방법이 달리 있겠는가? 무섭고 자기 파괴적인 소리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이쪽 길을 택하면 더 안전하고 자유롭게 살 수 있다 - 152

인생의 가치관과 우선순위를 검토하고 그걸 더 나은 것으로 변화시키고자 한다면, 그에 앞서 반드시 현재의 가치관을 의심해봐야 한다. 심혈을 기울여 현재의 가치관을 분석하고, 그 안에 있는 오류와 편견을 들춰내고, 그것이 어째서 세상과 조화되지 않는지 밝혀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의 무지를 똑바로 바라보고 그걸 인정해야 한다. 왜냐면 우리의 무지가 우리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 159

대부분의 사람이 어느 시점이 되면 실패를 두려워하게 된다. 이 때가 되면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실패를 피하고 눈앞에 있는 것이나 이미 익숙한 것만을 고수한다. 이런 태도는 우리를 제한하고 억압한다. 어떤 분야에서 진짜로 성공하려면, 실패를 기꺼이 감수해야 한다. 실패하지 않겠다는 건 성공하지 않겠다는 거나 마찬가지다 - 174

사람들은 고통이나 분노, 슬픔을 느끼면, 만사를 제쳐두고 그런 느낌을 마비시키는 데 몰두한다. 이들의 목표는 얼른 '좋은 기분'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물질적인 수단을 동원하거나, 자신을 속이거나, 엉터리 가치관으로 돌아가서라도 말이다. 그러나 정작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자신이 선택한 고통을 견디는 법이다. 새로운 가치관을 선택한다는 건 고통을 자신의 삶에서 들여오는 것이다. 그 고통을 즐기고 음미하라, 두 팔을 활짝 벌려 환영하라, 그리고 고통스러워도 당신이 선택한 가치관에 따라 행동하라. 거짓말하지 않겠다. 처음엔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느껴질 거다. 하지만 일단 해보라.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거다. 하지만 앞에서 이미 얘기하지 않았나. 당신은 아무것도 모른다. 뭔가 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사람은 자기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게 사실이다. 그러니 잃을 게 뭐가 있겠는가? - 179

'뭐라도 해' 원리를 따르면, 실패가 하찮게 느껴진다. 모든 결과가 과정의 일부라도 생각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성공의 기준을 그저 행동하는 것이며, 자극은 전제조건이 아니라 보상이다. 우리는 자유롭게 실패하고, 실패는 또다시 성장의 원동력이 된다. '뭐라도 해' 원리는 우물쭈물하는 버릇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뿐만 아니라, 새로운 가치관을 받아들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만약 당신이 실존적 똥폭풍의 한가운데 있어서 모든 게 무의미하게 느껴진다면, 그러니까 이제껏 자신을 평가해 온 방법이 모조리 기대에 미치지 못해 더는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또는 여태 거짓꿈에 좇느라 자신을 괴롭혀왔다는 깨달음을 얻었다면, 아니면 자신을 평가할 더 나은 기준이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답은 같다. 뭐라도 하라. 다른 행동을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일이라도 좋다 - 186

당신의 문제를 다른 사람이 해결해줄 수 없다. 그런 건 꿈도 꾸지 말라. 그건 당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길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당신도 다른 사람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줄 수 없다. 이 또한 상대를 행복하게 만드는 길이 아니다. 불건전한 관계의 특징은 두 사람이 자기만족을 얻기 위해 상대의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건전한 관계의 특징은 두 사람이 상대에게 만족감을 주기 위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것이다. 적절한 경계를 형성했다고 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없는 게 아니다. 연인은 서로 도와야 한다. 하지만 오직 도움을 주고받기를 선택했을 때만 그래야 한다. 의무감이나 허세 때문에 그러면 안 된다 - 203

건전한 관계가 지속되려면, 두 사람 모두가 '아니' 또는 '안 돼'라는 말을 주고받을 줄 알아야 한다. 이런 부정이 없다면, 즉 가끔씩 거절을 하지 않는다면, 경계가 무너져서 한 사람의 문제와 가치관이 다른 사람을 지배하게 된다. 갈등을 겪는 건 정상일 뿐만 아니라 건전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하다. 서로의 차이점에 대해 거리낌 없이 논쟁할 수 없다면, 그런 관계는 밑바탕에 감언이설과 사탕발림이 깔려 있는 것이기 때문에, 서서히 치명적인 관계로 치닫게 된다 - 208

오늘날 우리의 문화는 주목받는 것과 성공이 마치 하나인 것처럼 취급한다. 하지만 둘은 다르다. 당신은 이미 대단하다. 당신이 알건 모르건, 다른 사람이 알건 모르건 간에, 당신이 아이폰 앱을 출시했거나, 학교를 조기 졸업했거나, 멋진 보트를 샀기 때문이 아니다. 대단함은 이런 것들로 규정되지 않는다. 당신이 대단한 건, 끝없는 혼란과 피할 수 없는 죽음 앞에서도, 어디에 신경을 쓰고 어디에 신경을 끌지를 계속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삶을 살아가며 나름의 가치를 스스로 선택하고 있다는 이 단순한 사실이 이미 당신을 아름답고 성공적이며 사랑받는 사람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심지어 당신이 깨닫지 못했을지라도, 심지어 당신이 배를 곯으며 시궁창에서 자고 있다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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