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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잘 읽는 방법 - 폼나게 재미나게 티나게 읽기
김봉진 지음 / 북스톤 / 2018년 3월
평점 :
매년 새해가 되면 여러 계획 중에서도 빠지지 않는 게 책 읽기다.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책 읽기를 하며 그동안 수많은 작가의 작품을 만났다. 8년이 흐른 지금에 와서 보면 그동안 읽어온 책들이 다 기억나지 않기도 해 내가 무엇을 했나 싶기도 했다.
책을 단순하게 읽는다는 것은 인내심과 규칙적인 습관만 있더라면 어렵지 않다. 하지만 '책 잘 읽는 방법'은 나를 포함해 아무리 오랜 시간을 읽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쉽게 알진 못한다.
봄을 맞아 슬슬 책 읽기에 몰두할 때쯤 '책 잘 읽는 방법'이라는 신간이 출간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어디선가 많이 봤던 분의 모습이 책 표지에 담겨 있었는데 지난 2016년에 읽었던 '배민다움'에 소개된 김봉진 대표다.
김봉진 대표라고 하면 모르는 분도 있겠으나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한 번쯤 사용해봤을 '배달의 민족'을 만든 사람이다. 내 블로그에 있는 썸네일 폰트도 그가 만들었다.
김봉진 대표가 속한 '배달의 민족'은 직원들이 책을 구매하는 데 있어 아낌없이 지원한다. (무제한으로) 그가 말하길 '배달의 민족' 직원들은 1인당 월 평균 6~7권 책을 소화한다고 한다. 한달에 6권이 꽤 어렵다는 건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다 알기에 놀랍기도 했다.
김봉진 대표가 쓴 '책 잘 읽는 방법'에서는 평소 책을 읽는 분들이 놓치거나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 친절하게 얘기해준다. '폼나게 재미나게 티나게 읽기'라는 부제에 맞게 그가 말하고자 하는 책 읽는 방법에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그중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인문 고전이다. 어렵기에 구매하고도 도저히 엄두를 내지 못했던 인문 고전이나 철학 책을 쉽게 익는 방법이라든지, 자신의 어린 딸이 성인도 읽기 힘들다는 '총균쇠'를 완독했다는 일상적인 이야기 등을 말해주며 책과 함께 하는 삶이란 무엇인지 얘기해주는데 평소 책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 있어서는 새로운 친구를 만난 듯한 친근감이 들기도 했다.
'책 잘 읽는 방법'에서는 부록을 통해 김봉진 대표가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31권의 책 내용을 상세히 알려준다. 처음 보는 책도 있었기에 부록을 읽는 동안 컴퓨터에 도서 쇼핑몰을 로그인하고 열심히 검색하며 장바구니에 담고 할 정도였다. 그렇게 장바구니에 22권의 책이 늘어났다.
그동안 책 입문서를 많이 읽어왔으나 누구나 읽기 쉬운 문체로 친절히 알려주는 건 '책 잘 읽는 방법'이었다. 개인적으로는 평소 경어체를 자주 쓰는 일을 하고 있는만 매번 똑같은 문체라 고민이 많았는데 읽는 이들에게 편하고 쉽게 얘기하는 저자의 문장을 보고 있으니 어떻게 글을 써야 하는지도 도움이 됐다.
나 역시 '책 잘 읽는 방법'에 대한 노하우가 있다. 다름 아닌 내가 읽은 모든 책을 블로그에 남기는 거다. 그것도 최대한 상세히 남기는 편인데 서평보다 아래 글귀를 옮기는 데만 책 1권당 한 시간 이상 소모되기도 한다.
그럴 때면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피곤할 때가 많지만 막상 다 쓰고 나면 정말 뿌듯하다. 몇 년이 지난 후 다시 봤을 때 책 내용을 다시 알 수 있고 당시에 놓쳤던 부분을 새롭게 발견할 수도 있어 나만의 '책 잘 읽는 방법' 중에 하나다.
책을 잘 읽는 것은 누구나 노하우가 있다. 하지만 평소 책 읽기를 하지 않거나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고민이 된다면 '책 잘 읽는 방법'을 읽어봐도 좋겠다.
* '책 잘 읽는 방법' 추천 도서
1. 논어의 말 - 나가오 다케시
2. 바람이 되고 싶었던 아이 - 로렌차 겐틸레
3. 소크라테스의 변명 - 플라톤
4. 메논 - 플라톤
5. 역사란 무엇인가? - E.H. 카
6. 바른 마음 - 조노선 하이트
7. 21세기 자본 - 토마 피케티
8. 이반 일리치의 죽음 - 레프 톨스토이
9. 회복탄력성 - 김주환
10. 유한계급론 - 소스타인 베블런
11. 승려와 수수께끼 - 랜디 코미사
12. 니코마코스 윤리학 - 아리스토텔레스
13. 행복의 기원 - 서은국
14. 군주론 - 니콜로 마키아밸리
15. 인간의 품격 - 데이비드 브룩스
16. 자유론 - 존 스튜어트 밀
17. 권리를 위한 투쟁 - 루돌프 폰 예링
18. 대한민국 헌법 - 편집부
19. 부자의 그릇 - 이즈미 마사토
20. 프레임 - 최인철
21. 죽음의 수용소에서 - 빅터 프랭클
22. 기업의 시대 - CCTV 다큐 제작팀
23. 매니지먼트 - 피터 드러커
24.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 짐 콜린스
25. 마케팅 천재가 된 맥스 - 제프 콕스, 하워드 스티븐스
26. 인간을 위한 디자인 - 빅터 파파넥
27. 지적자본론 - 마스다 무네아키
28. 사피엔스 - 유발 하라리
29. 숨결이 바람 될 때 - 폴 칼라니티
30. 정의론 - 존 롤스
31.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 존 러스킨
* 기억하고 싶은 구절
책을 읽으면 잘 살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저는 이렇게 답해드리고 싶어요. 정해진 운명보다 조금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고요. 우리의 삶은 수많은 크고 작은 결정들에 의해 만들어지는데요. 이떄 '생각의 근육'을 키워두면 조금 더 좋은 결정을 할 수 있겠죠. 이런 것들이 쌓이면 정해진 운명보다 조금 더 나은 삶을 살지 않을까요. 그리고 혹시 모르죠. 운명조차 바꿔버릴지도요 - 6
책에 대한 잘못된 상식 하나는 읽던 책을 다 읽어야 다른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거예요. 이것 때문에 다음 책으로 못 넘어가요. 그런데 생각해보세요. 책은 기본적으로 절반 이상 지나면 좀 지루한 게 사실이잖아요. 한 번쯤은 포기하고 싶은 위기가 와요. 모든 책을 다 읽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요. 그런데 한 권을 끝내기 전에는 다른 책을 못 읽는다고 생각하니까 이 책도 못 읽고 저 책도 못 읽고, 거기서 책 읽기 자체를 관두게 되는 거죠 - 30
책을 읽는다는 것은 저자가 쓴 '글자'를 읽는 것이 아니라 저자의 '생각'을 읽어가는 것이예요.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글로 적어 출판한 것이 책이잖아요. 연설이나 노래나 강연 등 수많은 표현수단 중에서 그 저자는 책을 선택한 것이죠. 즉 책은 수단이고, 그것도 많은 수단 중 하나라는 뜻이에요. 그런데도 우리는 책을 읽는 동안 텍스트(활자)에 집중하는 바람에 이것만 신성시하게 돼요. 더욱이 저자의 생각은 책 안에만 담겨 있지도 않아요. 보조적으로 저자의 강연 동영상, 다른 사람들의 서평이라든가 블로그, 소셜미디어, 기사, 또는 다른 저자의 책 안에 담겨 있기도 해요 - 40
저자의 생각은 대부분 머리말과 결론에 담겨 있고, 생각을 풀어내는 논리적 구조는 목차에 들어 있어요. 그러니 책을 읽을 때 머리말과 목차를 놓치지 말아야 해요. 저자의 생각이 무엇인지 알려면 무조건 읽어야 해요ㅛ. 머리말과 목차를 읽으면서 저자의 생각을 미리 가늠해보세요. 또 각 목차별 핵심 포인트는 다시 해당 세션의 처음과 마지막에 있다는 점도 참조하시고요. 책을 쓸 때 머리말과 목차를 작성하면 절반은 쓴 것처럼, 머리말과 목차를 잘 읽으면 절반은 읽은 거나 마찬가지예요 - 75
책을 읽는다는 것은 내 삶의 변명을 찾기 위해서도 위로를 찾기 위해서도 아니예요. 책을 읽는 것은 생각의 근육을 키우고, 내가 가지고 있는 편견, 고정관념을 깨고,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을 보기 위함이에요. 매번 책을 읽으며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라는 생각이 든다면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신호예요 - 109
구성원들이 책을 읽게 하는 게 왜 중요할까요? 회사는 또 하나의 사회예요. 리더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구성원 한 명 한 명의 역량이 무척 중요해요. 특히나 정답을 쉽게 찾기 힘들고, 점점 복잡해지는 문제를 풀어가야 하는 지금과 같은 시대에서는 매우 중요하죠. 마치 민주주의가 잘 이뤄지려면 시민의식이 높아져야 하는 것처럼요 - 136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는 가장 큰 지혜 중 하나가 '겸손'이라고 생각해요. 겸손함은 생각의 경직이 아닌 유연함을 가져다줘요. 위대한 현인들도 어떤 부분에서는 오류가 있었고,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도 오류가 없을 수는 없다는 걸 알게 하죠. 강인함과 겸손이라는 말이 어울릴까요? 겸손에 대해 마키아벨리가 이런 말을 했어요. "약한 자가 자신을 높이는 것은 허풍이고, 약한 자가 자신을 낮추는 것은 비굴이며, 강한 자가 자신을 높이는 것은 거만이고, 강한 자가 자신을 낮추는 것이 겸손이다" - 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