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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양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어떤 고민이든 털어만 놓는다면 편지로 답변을 해주는 나미야 잡화점. 이야기의 시작은 범죄에 노출된 3명의 아이들이 나미야 잡화점에 숨었다가 그 곳에서 고민 편지를 받게 되고 답변을 해줌으로써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이야기로 독자들의 재미를 이끌어준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나미야 잡화점을 기준으로 단편 소설로 생각하여 읽었었는데 모든 등장 인물들이 연결이 되고 그래서 전체의 이야기와 진실이 파헤쳐지는 부분에서 이 책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고민 편지에 답변을 해주는 인물들과는 달리 다양한 사건사고과 일어나는 과정이 정말 흥미로웠다. 이 속에 있는 나미야 잡화점처럼 실제로도 내 고민을 읽고 답변해주는 곳이 있다면 마음속에 있는 근심과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해코지가 됐든 못된 장난질이 됐든 나미야 잡화점에 이런 편지를 보낸 사람들도 다른 상담자들과 근복적으로는 똑같아. 마음 한구석에 구멍이 휑하니 뚫렸고 거기서 중요한 뭔가가 쏟아져 나온거야. 그래서 내가 답장을 써주려는거야 물론 착실히 답을 내려줘야지 인간의 마음속에서 흘러나온 소리는 어떤 것이든 절대 무시해서는 안돼
내가 몇년째 상담글을 읽으면서 깨달은게 있어. 대부분의 경우, 상담자는 이미 답을 알아. 다만 상담을 통해 그 답이 옳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거야. 그래서 상담자 중에는 답장을 받은 뒤에 다시 편지를 보내는 사람이 많아. 답장 내용이 자신의 생곽가 다르기 때문이지. - p.167
당신의 지도는 백지인 것입니다. 그래서 목적지를 정하려고 해도 길이 어디있는지 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인 것입니다. 지도가 백지라면 당황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누구라도 어쩔 줄 모르고 당황하겠죠. 하지만 보는 방식을 달리해봅시다. 백지이기 때문에 어떤 지도라도 그릴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자기 하기 나름인 것이지요.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은 그나마 행복하다. 그들 앞에는 그래도 길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길도 그려져 있지 않은 백지의 지도 앞에서 막막한 답답함에 빠져 있는 젊은이들에게는 절망조차 사치스러운 애기인지도 모른다. - p.452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이 끊기는 것은 뭔가 구체적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아니, 표면적인 이유가 있었다고 해도 그것은 서로의 마음이 이미 단절된 뒤에 생겨 난것. 나중에 억지로 갖다붙인 변명 같은게 아닐까? 마음이 이어져 있다면 끊길만한 상황이 되었을 때 누군가는 어떻게든 회복하려 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이미 인연이 끊겼기 때문이다.
내 얘기를 누가 들어주기만 해도 고마웠던 일, 자주 있었잖아? 자기 얘기를 어디에도 털어놓지 못해서 힘들어하는거야. 대단한 충고는 못해주더라도 당신이 힘들어 한다는건 충분히 알겠다. 어떻게든 열심히 살아라 그런 대답만 해줘도 조금씩 마음이 편해질거라고..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거예요. 꿈을 포기할 결심이 서지 않았을 뿐이지요. 그리고 지금도 어떻게 해야 꿈을 포기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모르겠어요. 예를 들어 말하자면 짝사랑에 빠진 심정이에요. 이루어지지 않을 사랑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잊지 못하고 있는..
특별한 빛을 가진 사람은 반드시 누가 알아봐준다. 가쓰로 스스로 잘 알면서도 지금껏 외면해온 사실이다. 단순히 아직 운이 없었을 뿐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해왔지만 특별한 재능이 있다면 운 따위는 별로 필요도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