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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
정지아 지음 / 마이디어북스 / 2023년 9월
평점 :
올해 초 장편소설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통해 정지아 작가를 처음 알게 됐다. 책 내용을 간단히 말하자면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전직 빨치산이었던 아버지를 둔 딸 고아리의 1인칭 시점으로 줄거리가 진행되는데, 장례식장에서 그(고상욱 씨)를 아는 친척과 지인들의 대화를 통해 생전에 몰랐던 아버지를 이해하게 내용을 담았다.
지난 9월 말 '아버지의 해방일지'로 제38회 만해문학상을 수상한 정지아 작가는 평소 즐겨찾는 술과 위스키를 주제로 담은 에세이 '마시지 않을 수는 없는 밤이니까요'를 출간했고 몇 주 후 온라인 도서 쇼핑몰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소설을 읽고 작가의 문체와 함께 이야기의 전개 과정에 푹 빠졌던 나는 에세이를 통해 정지아 작가의 일상과 생각을 알고 싶었고 그렇게 평소처럼 도서를 주문하고 읽었다.
에세이 베스트셀러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를 쓴 정지아 작가는 1965년 전라남도 구례 반내골에서 태어나 중앙중학교 대학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을 마치고, 1990년 당시 '빨치산의 딸'을 펴내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9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고욤나무'를 내 당선되었으며, 이후 '행복', '봄빛', '숲의 대화', '자본주의의 적', '아버지의 해방일지' 등을 공개하며 이효석 문학상, 한무숙 문학상, 올해의 소설상, 오영수 문학상, 만해문학상을 수상했다.
정지아 작가가 지난 9월 초에 발간한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는 그녀가 좋아하는 술과 위스키를 통해 대학교를 다녔을 당시부터 현재까지 있었던 사건을 통해 만나왔던 인연을 말해준다.
30대 당시 군사정 시기에 수배 생활 중 방문했던 지리에서 처음 마셨던 위스키부터 가족, 친구와 함께 나눈 이야기, 여러 나라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경험, 인연, 추억 등을 담은 34편의 이야기를 만나는 동안 장편소설 '아버지의 해방일지' 전편을 보는 듯했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에세이 베스트셀러에는 시바스리갈부터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위스키인 조니워커 블루가 나오며 책을 읽기 전만 해도 몰랐거나 이름으로만 들어본 캪틴큐, 패스포트, 시바스 리갈, 로얄살루트, 맥켈란, 히비끼, 아와모리, 아이리스 등을 알게 됐고 평소 술을 좋아하는 나는,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을 통해 처음 들은 위스키와 외국술을 따로 찾아보게 만들 정도로 이야기의 전개에 이끌렸다.
한편으론 1장에서 4장, 에필로그까지 이어지는 동안 만난 사람, 친구, 지인이 무척 많다는 것, 우연히 만나거나 스쳐지나갔을 법한 관계에서 대화를 이끌고 이후에도 오랜 시간 알고 지내는 정지아 작가만의 매력 포인트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평소 책에 대한 관심이 많고 자주 접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서는 에세이 베스트셀러를 자주 찾아보곤 한다. 평소라면 만나지 못했을, 나와는 전혀 다른 직업군을 가진 사람들의 일상과 생각을 책으로나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점에서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는 나처럼 술, 위스키를 좋아하거나 관심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군사정권부터 현재에 이르러 삶을 살고 있는 한 사람의 일생을 통해 사람과의 관계, 삶에 대한 태도를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천하고 싶다.
▼기억하고 싶은 구절
다들 앉은걸음으로 문을 향했다. 찬 공기에 몸서리를 치며 목만 길게 빼고 내다본 바깥은 온통 새하얀 눈밭이었다. 발자국 하나 나지 않은 백색의 순수였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우르르 마당으로 달려 나갔다.
매화나무에도 감나무에도 눈이 한 뼘씩 쌓여 있었다. 뒤란의 대나무는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땅 끝까지 휘늘어진 채였다. 자연의 장관 앞에서 다들 입을 다물었다.
누군가 전등을 하늘로 비췄다. 빛기둥 안에서 주먹만 한 눈송이들이 수직으로 낙하하고 있었다. 순수에 압도당한 최초이자 마지막 경험이었다.
그날 나는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이토록 순수하게, 이토록 압도적으로 살고 싶다고. 누구도 감히 입을 열지 못했던 걸 보면 친구들 역시 비슷한 마음이지 않았을까?
열아홉, 그때는 믿었다. 우리 앞에 기다리고 있을 순백의 시간을 순백으로 살아낼 수 있을 거라고 - 28
나는 입 안에 든 시바스리갈, 그러니까 위스키 한 모금을 오래도록 머금었다가 천천히 삼켰다. 그날 처음으로 30년간 나의 일부였던 식도와 위의 위치와 모양을 구체적으로 체감했다.
위스키가 훑고 간 자리마다 짜릿한 쾌감으로 부르르 떨렸다. 나는 젖 먹는 송아지처럼 자꾸만 입술을 햝았다. 보다 못한 그가 700밀리 한 병을 주문했다. 그것이 나와 시바스의 첫 만남이었다.
어쩌면 그날의 시바스리갈은 가난과 슬픔과 좌절로 점철된 나의 지난 시간과의 작별이었다. 짜릿하고 달콤했던 건 위스키의 맛이 아니라 고통스러웠던 지난날과의 작별이었을지 모른다.
그날로부터 나의 변절과 타락이 시작되었다. 참으로 감사한 날이지 아니한가 - 35
태어나는 것도 죽는 것도 인간의 영역이 아니다. 어찌어찌 태어났으므로 우리는 어찌어찌 살아내야 한다. 고통이 더 많은 한 생을.
소설적 성취? 사회적 명예? 죽는 수간부터 아무 의미가 없음을 안다. 그런데도 요즘 죽음을 생각하지 않는 것은 아직 살아있는 엄마 때문이고, 내가 없으면 오래 살아온 공간을 떠나야 할 나의 냥이들 때문이다.
나에게 마음 두고 있는 존재들을 슬프게 하지 않기 위해 나는 오늘도 꾸역꾸역 살아내는 것이다. 데이브에게는, 그런 엄마에게는, 그런 존재가 없었을지도. 아니, 그런 존재가 있음에도 살아내기 어려운 섬세한 마음의 소유자였을지도.
자기 손으로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그 쓸쓸한 마음을 헤아리기 어려워 나는 말했다. "마셔, 우리에게는 알코올이 있잖아. 알오코올처럼 인생에 잘 어울리는 게 없어" - 59
먹이사슬로부터 해방된 초원의 단 하루, 이것이 술의 힘이다. 최초로 술을 받아들인 우리의 조상도 아프리카 초원의 저 동물들과 다를 바 없었을 것이다.
해마다 돌아오는 해방의 하루, 숙취의 고통을 알면서도, 술 깬 직후의 겸연쩍음을 알면서도, 동물들은 그날의 해방감을 잊을 수 없어 또다시 몰려드는 것일 테다.
술은 스트레스를 지우고 신분을 지우고 저 자신의 한계도 지워, 원숭이가 사자의 대가리를 밟고 날아오르듯, 우리를 날아오르게 한다.
깨고 나면 또다시 비루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지만 그러면 또 어떠한가. 잠시라도 해방되었는데! 잠시라도 흥겨웠는데! - 67
남성의 교성이 세상의 자잘한 소음을 누르고 당당히 온 동네에 울려 퍼졌다. 소리에 놀란 후박나무 잎사귀가 또 한 잎 고요히 내려앉았다.
이상하게 숙연해졌다. 살아 욕망을 분출하는 토마스 부부도, 죽어 고요히 떨어지는 후박나무 잎사귀도, 종말이 머나먼 태양에서 시공을 뚫고 지구, 그것도 누추한 내 집의 담 사이에 당도한 햇살도, 모든 존재가 서글펐다.
살아있는 모든 것의 슬픔을 애도하며 나는 한 방울의 눈물을 찔끔 떨궜다. 위스키든 소주든 천천히 오래오래 가만히 마시면 누구나 느끼게 된다. 살아 있는 모든 것에 대한 연민을 - 96
그는 갔고, 남은 사람들은 그에 대한 원망밖에 갖고 있지 않다. 그를 이해하려 애쓰기에는 아직도 그 마음이 너무 크다. 사촌들의 그 마음을, 맞고 자란 고모의 마음을 알면서도 나는 간혹 뭐라 말할 수 없는, 인간의 모든 냄새가 벤 그 방이 그립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소주를 숟가락으로 떠 계란에 붓던, 큰아버지의 그 조심스런 손길이 글비다. 어저면 인생이란 그렇게 속절없는 게 아닐까.
무슨 일로 심사 복잡한 날이면 고립된 우주 같던 큰아버지의 방이 떠오르고,큰아버지에게 술 한잔 대접하지 못한 게 마음에 얹히고, 위스키가 아닌 소주가 그리워진다.
위스키로는 달래지지 않는, 소주로밖에는 달랠 수 없는 어떤 슬픔이, 우리 민족에게는 있는 모양이다 - 105
간혹 신라호텔에서 마신 로얄살루트 38년산이 그립다. 그 뒤로 몇 번 더 마셔보기는 했다. 누군가가 구례로 들고 온 덕에, 그래도 역시 처음 마신 그날, 샥스핀과 함께했던 그날의 38년산이 최고였다.
다시 할 수 없어서, 다시 돌아갈 수 없어서 더 그립고 사무치는 것이 인지상정, 그래서 나에게 로얄살루트 38년산은 영원히 다시 만날 수 없는 추억의 술이다 - 132
이런 젠장, 달팽이가 존나 빨라 봤자 얼마나 갈 수 있겠는가. 작가로서의 내 인생이 뻔히 보이는 것 같았다. 그날 존나 빠른 달팽이는 시바스리갈 700밀리 한 병을 다 비우고 꽐라가 되었다.
가관이었겠지만 뭐 괜찮다. 아무도 보지 못했으니까. 유일한 목격자인 A는 맥주 세 캔에 취해서 나보다 빨리 기억이 끊겼고, 내 기억도 끊겼으니, 뭐 아무 일도 없었던 걸로!
쿨하게, 어디에 가닿건 존나 빨리는 달려보자. 그게 그날의 결론이었다 - 164
히비끼 30년산은 묘한 술이었다. 부드러운데 향은 매우 강했다. 그리고 맨 마지막으로 단맛이 부드럽게 혀를 감쌌다. 그날의 분위기와 묘하게 어울리는 맛이었다.
치과의사가 무서웠다는 야쿠자, 유부남 꼬봉과 임신한 딸아이 때문에 주먹 대신 돈 보따리를 안기는 야쿠자, 인간 세계의 밖에 있을 것 같던 그도 결국은 인간이었다.
어쩔 수 없이 꼬봉을 이혼시켰지만, 덕분에 그의 딸은 탈 없이 애아빠와 살게 되겠지만, 그게 속상해 위스키를 물잔으로 원샷하는 그가 나는 어쩐지 이웃집 아저씨처럼 친근했다.
한쪽에서는 야쿠자인지 뭔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나이들이 근엄한 모습으로 얼굴도 본 적 없는 친구의 아버지 제사를 모시고, 한쪽에서는 야쿠자 아저씨가 딸과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히비끼를 물 마시듯 마시고, 그 풍경이 강하면서 부드러운 히비끼와 참으로 절묘하게 어울리는, 오사카의 첫 밤이었다 - 174
인터뷰의 마지막 날, 그의 아들이 스낵이라는 곳에서 술을 샀다. 스낵은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룸살롱, 그러나 우리나라와는 달리 개방된 카페 같은 곳이었다.
자리마다 여자들이 접대를 한 다는 것만 비슷했다. 누구의 제안이었는지 그날은 위스키 대신 아와모리를 마셨다. 40도가 넘는 일본 소주였다.
안동소주 맛과 별반 다르지 않았는데. 캬, 하고 몸을 떨면서 나는 A의 눈빛을 떠올렸다. 사람을 꿰뚫어 보는 듯한 A의 눈빛은 지독이 외롭고 고독했다.
시장에서 순대를 파는 엄마에게 가게를 하나 내주고 싶었다는 십 대의 A는 아직 그런 눈빛이 아니었으리라. 짝사랑 하는 조선 여자애의 치마를 들추는 일본애의 면상에 주먹을 날리며 A의 눈빛은 단단해지기 시작했을 테지.
A가 건너왔을 그 무참한 세월이 안타까워 나는 쓰디쓴 아와모리를 연거푸 들이켰다. 다시는 아와모리를 마시고 싶지 않다. 다시는 A를 만나고 싶지도 않다. 쓰라림은, 슬픔은, 저만치 두고 나는 벚꽃 분분히 흩날리는 이 봄처럼 가볍디가볍게 떠돌고 싶다 - 183
술이 들어가고 말은 차츰 사라졌다. 누군가는 뚫어져라 모닥불을 쳐다보고, 누군가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고, 누군가는 끝도 없이 펼쳐진 초원을 바라보았다.
그저 고요히 술을 마셨을 뿐인데 잠자러 들어갔던 사람들이 하나둘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그들도 우리 곁에 털썩 주저앉아 말없이 술을 마셨다. 그들도 역시 우리와 다르지 않았다. 그들에게도 이런 순간에는 약간의 알코올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들과 우리는, 그러니까 그냥 우리는, 그날 알코올의 힘을 빌려 자신의 내면으로 침잠하거나 잠시 우주의 일부가 되는 경이를 경험했다. 새로운 별들이 떠오르고, 달이 초원을 가로질러 달리고, 술이 천천히 우리의 혈관을 게우고, 모닥불은 사위고, 그렇게 초원의 밤이 깊어졌다 - 208
그도 나도 식사를 반 넘게 남겼다. 식사하는 내내 그는 밝게 웃었다. 조용한 식사가 끝났고, 그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정도의 외출도 힘에 부칠 만큼 쇠약한 상태였다. 그는 들고 왔던 작은 쇼핑백을 건넸다.
"Redbreast for you" 그는 가볍게 나를 안고 나서 내 눈을 똑바로 보며 말했다. "Meeting you was greatest delight of my life" 대충은 알아들었다. pleasure나 happy와는 격이 다른 듯한 delight라는 표현이, 영어도 모르는 문외한인 주제에 어쩐지 마음에 걸렸다.
우리에게 시간이 좀 더 허락되었다면 그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그와의 만남이 내 인생의 delight가 될 수 있었을까? 평생 몸담았던 교정을 완전히 빠져나갈 때까지 그는 뒤돌아보지 않았고, 걸음을 늦추지도 않았다 - 216
아이리스 위스키를 마실 때마다 이미 세상에 없는 그가 떠오른다. 우리는 그때 잠깐이나마 서로 사랑했을까? 내가 붉은 가슴으로, 뜨거운 가슴으로 다가갔다면 우리는 사랑할 수 있었을까?
아쉬울 때도 있고,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될 때도 있다. 어느 쪽이든 이제 그는 없다. 그가 준 레드브레스트도 없다. 다시는 레드브레스트를 마시고 싶지 않다 - 218
나는 아직도 할머니 편이다. 술이 소화제라는 말은 아무나 할 수 있는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리 술꾼이라도, 알코올중독이라도, 나처럼 날씨라든가 실연이라든가 이따위 핑계를 댈 수 있을 뿐이다.
술이 소화제라는 명언은 정말 술 덕분에 얹혀 있는 무엇인가를 쑫 내려본 경험이 있는 자만이 할 수 있다. 할머니의 마음에 얹혀 있던 게 무엇인지 영원히 알 길은 없다.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니까. 할머니가 자신의 제사상이나 받으러 와ㅏ서 겨우 술을 마시겠구나 싶으면 안타깝다. 나라도 소주 한잔 올리고 싶은 심정이다 - 241
영태의 술은 운전할 때가 아니라면 아침도 낮도 가리지 않는다. 하늘이 고우면 고와서, 바람이 스산하면 스산해서, 노골노골 땅이 녹는 초봄에는 마음이 노골노골해서, 비가 한줄금 긋고 지나가면 맘이 괜시리 착잡해서 마신다.
어느 봄날 우리 집 개 호랑이가 주인집 닭 백 마리를 순식간에 학살한 날. 백 마디 닭의 사체를 치우고 온 영태는 마음이 심란해서 안 되겠다며 그 찬란한 봄날, 내내 소주를 마셨다.
백 마리 닭의 기구한 죽음과 보기 드문 대전투에서 승리한 호랑이의 전율과 앞다투어 피어나는 봄꽃들과 섬진강 쪽에서 물의 냄새를 품고 흘러온 고요한 바람과 말없이 오래 앉아 있으면 바위인가 싶은 고창 농부와 그걸 바라보는 나와 물인 듯 술인 듯 술술 들어가는 소주와, 참으로 오묘한 봄날이었다 - 280
답을 찾을 때도 있고, 못 찾을 때도 있다. 찾으면 유레카!를 외치며 축배를, 못 찾으면 연구과제가 생겼으므로 축배를 든다. 우리 집 술자리에서 참으로 많은 발견이 있었다.
많은 친구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상처를 드러내며 울고, 자기를 넘어서기도 했다. 알고 보니 상처 없는 사람이 없었다. 우리에게 술은 자신의 상처는 물론 치졸한 바닥까지 드러낼 수 있게 하고, 그로 인해 사람과 사람의 사이를 친밀하게 좁혀주는, 일종의 기적이다.
술 없이 이토록 솔직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 나는 그만한 용기가 없어 술의 힘을 빌 뿐이다 - 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