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일반인이 유물 발굴 현장을 떠올릴 때면 영화 <인디아나 존스>에서 고대 유적을 찾기 위해 악당과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는 박진감 넘치는 장면이나 이집트 피라미드의 유물을 찾아 돋보기와 붓을 들고 모래 먼지를 쓸어내는 장면을 연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 발굴 현장에서 발굴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도구는 돋보기나 솔이 아니라 농사 지을 때 쓰는 호미와 트라울이라는 전문 도구이다.
또한 본격적으로 유물이 나오기 전까지는 윗쪽에 두껍게 쌓인 후대에 쌓인 퇴적층과 굴러 들어간 큰 돌들을 파내야 하는 일이 흔한데, 사람의 손으로는 너무 버거워 굴삭기의 힘을 빌릴 때가 많다. 큰 돌이 제거되고 나면, 섬세한 작업이 필요한 곳에 발굴단원이 쪼그리고 앉아 끝없이 흙을 삽으로 퍼내고 호미로 긁어낸다. 그렇기에 발굴 현장은 역사의 작은 숨소리마저 놓치지 않기 위해 말소리를 아끼는 고요한 장소라기보다는, 굴삭기 같은 중장비가 끊임없이 굉음을 내는 건설 현장 같은 모습을 하고 있을 때가 많다. 발굴 현장은 인부 어르신들의 농담과 작업 지시 소리, 호미날 가는 소리 등으로 늘 시끌벅적한 삶의 한 부분이자 살아 있는 역사의 한 순간이기도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