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김삼순
지수현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그러니깐 김삼순은 내년이면 꽉 찬 한 판 30세가 되는 어쨌든 아직은 29살이고, 마지막은 거지같았지만 몇 년을 불꽃같이 사랑했고 이제는 결혼만이 살길이다, 외치는 노.처.녀이다.

  직업은 빠티쉐. (내 눈에는) 케이크와 과자를 만드는 전문인.

  부모님의 일절 원조 없이 일남 삼녀중 삼녀로 태어나 (본인의 말에 따르면) 이름도 거지 같고, 같은 부모님아래에서 태어났지만 언니 둘은 예쁜데 외모도 좀 딸리는... 그런 아픈 현실이 있지만 꿈을 향해 스스로 달리고 스스로를 사랑하고 스스로를 달랠 줄 아는 멋진 여자, 김삼순.

 

  아주 우연에 우연이, 아니 삼순이의 눈에는 악연에 악연이 겹쳐 안면트게 된 남자가 이제는 대뜸 자신의 가게에서 일하라고 한다. 그 남자는 아주 오만하고 거만하고 재수없고 치사한 요괴이다. 물론 전에 일하던 곳에서 삼순이 자신의 사랑을 배신때리고 헤어진 그 날 다른 여자에게, 동창에게 청혼을 한 전 애인의 약혼식에 세상에서 제일 매운 케이크를 만들어 바치고 해고를 당한 후 빈둥빈둥 놀고 있고 일자리가 급하긴 하지만... 마의 9수, 29살에는 결혼도 하지않는 그 불길한 9수에 만난 이 요괴는 말도, 행동도, 외모도, 재력도.. 뭐 하나 꿀리는 것 없이 자신을 휘두른다. 그리고 삼순이는 반항도 열심히 하지만 아주 충분히 제대로 요괴에게, 장도영에게 휘둘린다.

 

  "사장님은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남한테 거절당하거나 인기 없었본 적이 없죠? 누구 앞에서 자기가 한없이 작아보인다거나 한 적도 없죠? 언제나 사람들이 사랑님한테 먼저 다가오죠? 그래서 가끔 나한테 호의를 보이는 사람이 나타날 때 그 기분이 얼마나 괜찮은지 모르죠? 그런 사람이 누군가의 쓸데없는 장난 때문에 날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보다가 나만 내버려 두고 떠나는 게 어떤 기분인지 모르죠?"

"좋아요. 마지막으로 15%. 그 이상은 아무래도 안 되겠어."

 

  한달에 한 번, 금쪽같은 휴일을 쪼개 맞선에 맞선을 보던 삼순. 드디어 좀 괜찮은 남자와 연애다운 연애 해보나 싶었더니, 같은 날 같은 곳에서 같은 시간에 맞선을 보고 있던 요괴에게 딱 걸려 요괴의 마수를 걸리게 된다. 아까운 그 맞선남. 삼순이는 사사건건 부딪치는 이 사장이라는 놈이, 이 재수없는 요괴같은 남자가 싫다. 잘생긴 건 인정하지만...

 

  친척에게 보증을 잘못서주고 날아가기 직전인 집. 오랜 추억때문에 차마 쉽게 버릴 수 없는 이 집을 살리기 위해 (남편에게 별거를 선언하고 귀국한 둘째 언니) 이영과, 막내 재정이와 돈을 모아보고 고민을 해보지만 빚을 갚기에는 턱도 없다. 악연에 악연이 덮쳐 어느새 서로덮밥이 되어 본의아니게 요괴의 어머니에게는 연인사이로 굳어져버린 삼순, 그리고 그녀에게 계약연인이 되기를 요구했던 도영. 삼순이 도영에게 계약연인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대신 오천만원을 빌린다.

 

  (이까지는 좋다 이거야.)

 

  삼순이가 물었다, 왜 오천만원이 필요한지 묻지 않느냐고. 도영은 말했다, 내가 그것을 알 필요가 있느냐고.

  왜 계약연인이 나냐는 물음에는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던가.. 사랑하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라고 했던가. (완전 분노의 폭주상태라 발췌를 미쳐 해놓지 못했다.)

 

  소박한 삼순이의 이상형을 비웃기라도 하든 요괴도영은 그녀를 있는대로 휘두르고 흔든다. 그녀는 흔들리지 않으려고 하지만, 그의 가장 약했던 때의 이야기를 듣고, 가장 약한 모습을 보고, 그가 오래된 사랑에 흔드리는 모습을 보고.. 사랑에 빠져버리고 만다.

 

 계약연애 약속 후 요괴의 집에 인사하게 된 삼순이는 여전히 아들을 믿지못하는 그의 어머니의 그를 사랑하냐는 질문에 "좋아합니다. 제가 만들 수 있는 가장 맛있는 케이크를 제일 먼저 먹여주고 싶을 만큼이요." 라는 예쁜 말을 하고 요괴나 그의 어머니를 놀래케하기도 한다. 그는 사랑을 믿지 않고 언제나 독설가이기는 하지만 썩 괜찮은 남자이다. 나이답지 않게 순진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전 애인의 완전 철없다 못해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일에 우는 삼순이에게 "시끄러워! 입 닥쳐! 내가 뭐라고 말하는데 꼬박꼬박 말대꾸하지 마! 그리고 두 번 다시 그놈 때문에 울지 마! 다른 놈 때문에 울거나 속상해 하는 바보 같은 짓, 절대로 하지 말란 말이야!" 이런 말도 하긴 한다. 가증스러운 새끼.

 

  그녀의 길지 않는 30년 인생에 기가막히게 그녀를 스쳐지나가는 전 애인은 헤어질 때 말했다.

 

  "정말로 자신의 운명의 상대를 만나면 갑자기 자기 심장에서 좋소리가 들려온다고. 이 사람이다, 이 사람이다, 이 사람이다. 그렇게 말해 주는 그런 종소리가."

 

  또 이런 기가막히고 코가막히는 남자가 있다 요괴라고 사랑을 택도 안되는 호르몬설로 부인하는 사람.

 

  "2년? 겨우 2년 만에 사랑이 식는다구요? 왜요?"

  "2년이 지나면 사람에게서 사랑에 대한 항체가 생긴다는군. 호감이 생길 때는 도파민, 사랑에 빠졌을 때는 페닐에틸아민, 그러다가 그 사람을 껴안고 싶어지고 같이 자고 싶어지면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가 되고, 마침내 엔도르핀이 분비가 되면 서로를 너무 소중히 여거서 몸과 마음이 충만해진다는 거야. 하지만 그 모든 게 2년 정도가 지나면 항체가 생겨서 바싹바싹 말라버린다구. 그럼 도파민이든 헨도르핀이든 모조리 끝장이고, 아무 것도 없이 싫증난 남자와 여자만이 있을 뿐이지."

 

  이렇든 진심이 없는 전 남자와 사랑을 믿지 않는 남자는 수시 때때로 그녀를 흔드려고 하고, 그녀는 꽤 분별있게 흔들릴 일에만 착착 흔들리면서.. 그렇게 연애를 한다. 그녀는 유능한 빠티쉐고, 분별있고 자신감넘치는 당당한 사람이다.(정말 좋다.) 이름때문에 사람들에게 만만하게 보이는 것 때문에 약 30년을 벼려왔던 개명신청을 부모님의 반대에, 그리고 이제는 도영의 반대에 부딪혀 하지 못해도... 삼순이는 사랑에 회의적인 요괴에게 호르몬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은 한번도 진지않지 않는 연애를 해본 적 없다고, 언제나 진지했고 최선을 다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래도 떠나간다고...

 

  사랑하지 말자던 둘의 사이는 점점 미묘해지고 서로 고백하고 과거를 이야기하고 보듬어주고 삼순이는 조금 더 그에게 욕심을 내려고 하는 때쯤에, 그의 전 애인... 죽고 못살았다던 그 유명한 유희진이 돌아왔다. 삼순이는 그에게 거짓말은 하지 말라고, 당장 헤어지자고 말한다면 그래주겠다고, 그러니깐 거짓말은 하지 말라고 한다. 그에게도 분명 상황이 있고 스스로 정리하지 못해서 그녀에게 선뜻 사실을 이야기 하지 않았지만 거짓도 말하지 않았다고 납득하는데, 최악의 타이밍에 삼순이가 나타나고, 그녀는 그 둘 사이를 오해한다. 

 

  "요컨대 도영 씨는 그 여자가 초록 바다인지, 회색 바다인지 알고 싶다는 말이로군요."

  "그래."

  "그 여자가 초록 바다인지, 회색 바다인지 구별이 갈 때까지 나는 당신 옆에서 기다려야 하는 거구요. 당신은 나한테 돈을 지불했으니까요."

  "그래."

  "그 여자를 만나고, 꼭 나한테 온다는 보장도 없는 거지요?"

  "그래."

  "결국 당신은 그 여자하고 완전히 끝난 게 아닌 상태에서 나를 붙잡는 거잖아요. 그것도 일종의 양다리 아닌가요? 당신이 예약서에 명기했지요? 양다리 걸치지 말기. 대체, 지금 당신이 하는 짓이 민현우하고 다른 게 뭔데요?"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는 거겠지."

  "결국 나한테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거로군요. 그 사람처럼 당신을 떠나고 싶어도 난 당신이 지불한 돈에 묶여 있으니까. 그런데 왜 나한테 이렇게 다 늘어놓는 거예요?"

  "당신이 좋다고 했잖아."

 

  (↑아...젠장.. 정말 싫다. 나는 뒤에 당신이 좋다고 했잖아~같은 말에 속지 않는다. 이 남자, 정말 싫다!)

 

  그렇게 오해한 채 없어져버린 삼순이를 가볍게 생각했던 도영. 좀 있다 삼순이를 찾아보려지만, 삼순이는 이미 없어졌고, 분노에 찬 그녀의 언니만이 오천만원 들고 그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삼순이가 돌아오면 할 일이 많다. 그녀의 무턱대고 오해하는 급상 성질, 함부로 끝끝끝 이라고 해대는 말버릇, 시퍼렇게 멍이 들 만큼 발길질을 해대는 못된 버릇... 하지만 도영은 삼순이는 그 뒤로.. 만나지 못한다.

 

  삼순이도 삼순이 나름대로 힘들어 하고, 하지만 저번 실연처럼 몸 망치는 일은 하지않겠다 다짐한다. 그에게서 온 문자.

 

-김삼순이 당신, 혹시 내가 먹었떤 케이크에 무슨 이상한 약이라도 탄 것 아니야? 당신이 안 보이니까 사방에서 당신이 보여. 나 지금 무지 외로워.

 

  삼순이를 생각하면 즐겁고 놓치기 싫다고 생각하는 도영은 홀로 그녀의 집에 인사를 오고, 비록 그녀의 어머니가 그를 싫어하긴 했지만, 다른 가족들은 좀 반기는 분위기.

 

  "내 동생하고 구체적으로 어쩔 생각인지 물어도 될까요?"

  "둘이서 죽을 때까지 잘 먹고 잘살아볼 생각입니다만."

 

  대충 허락되는 분위기에서 그는 삼순이가 제주도에 있다는 것을 알고, 바로 쫓아간다. 그 남자가 그랬던 것 처럼 그 곳에 올라가면 뭐든지 다 될 것 같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그녀는 잊기위해 올라갔다. 하지만 다 올라간 그곳에서 느꼈던 허탈함. 그리고 떠오르는 그의 생각. 오히려 그와 함께 하고 싶다. 라는 생각만 하게 된다. 타이밍 좋게도 그는 그녀를 따라 올라가 그녀를 구출해준다..-ㅅ-ㅋ

 

  드디어 둘이 맺어질 때 쯤, 삼순이는 도영에게 살 좀 빼고 하자는 말을 하고, 도영은 그런 기약없고 확신없는 일때문에 정말 좋아하고 그래서 하고싶은데 하지 못한다는 것에 발끈해서 하는 말이.. 좀 귀엽다.

 

  "당신이 나이가 많다 한들 나보다 많아? 몸무게가 나가도 나보다 더 나가? 당신이 아무리 동그래도 김삼순은 장도영이 업고서 한라산을 내려올 정도의 몸무게밖에 안된다고!"

 

 

 

무지개 너머, 저 하늘 높이 어딘가에

어릴 적 자장가에서 얘기 들었떤 아름다운 나라가 있어.

굴뚝 꼭대기보다 훠린 높은 그곳에서 걱정, 근심은 레몬 사탕처럼 녹아버려.

거기서 날 찾을 수 있을 거예요.

무지개 너머 어딘가에 파랑새들이 하늘을 날아다녀요.

그러니 왜, 왜 나라고 날 수 없겠어요?

 

- 쥬디 갈란드 Over The Rainbow 中

 

 

 

  정말 싫어하는 남자주인공이 나오는 책이다.

 

  드라마때문에 <내 이름은 김삼순>이라는 책을 알게 되었지만, 드라마나 책이나 이 남자주인공은... 화가 나서 욕이 절로 나오게 하는 것이다. 정말로 삼순이니깐 참지, 니가 삼순이라고 믿고 참고 기다려주는거지, 라는 말도 남주들의 욕과 함께 절로 나온다. 차라리 한량이나 바람둥이가 훨씬 낫지, 싶을 정도로 미움받는 이 남주의 특징을 이야기하자면, 전 애인을 잊지 못해 결혼하지 않겠다고 집안에서 주선하는 맞선을 최악의 방법만으로 거절하고, 삼순이는 돈으로 사서 휘두르고.. 제의를 받아드리고 조건을 건 사람은 삼순이지만, 그래... 이게 삼순이의 없는 잘못이기도 하겠지만, 아주 당당하게 그것을 받아들이고 충분히 휘두르고 흔드는 그의 행동이 정말!! 정말!! 싫다. 필요할 때만 아무 생각없이 별 뜻없이 삼순이를 있는 힘껏 잡고 흔들더니, 나중에는 비겁하게 살짝 발을 빼고 삼순이 무시하고.

 

  도영의 옳지만 매섭고 배려하지 않는 말투가 정말 싫다. 그 모습은 드라마에서 현빈도 연기를 잘해놨지만, 도영은 훨씬 더 무섭고 재수없는 요괴일거라는 인상이 팍팍 든다.

 

  "사람 좋아하는 게 너무 어려워요."

  "언니한테는 힘들어도 하고 싶다고 잘난 척했는데, 그래도 이건 너무 어려워요. 실패할 때마다 다음엔 잘할 수 있겠지 생각해도, 갈수록 더 어려워져요. 나, 정말 바보인가 봐."

 

  울면서 이야기를 하는 삼순이 보면서 정말 가슴이 메여왔다. 어쩌다 그런 요괴같은 남자를 만나서 휘둘리고, 맞선 볼라치면 제 좋을 때로 안된다 하고, 그러는 자신은 전 애인과 삼순이 사이에서 왔다갔다...

 

  막상 희진을 만나고나서 도영은 그녀에 대한 감정이 만나지 않던 힘들었던 그 시간동안 바랬다는 것을 알고 정리를 생각하기도 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정말... 에휴.

 

  그녀와 그의 이유있는 이야기들이 좋긴 했다. 마냥 싫은 건 아니다. 그저 오른손에는 과거의 여자를, 왼손에는 삼순이를 잡고 널 사랑해라고 말하는 건 삼순이, 애틋한 감정을 느끼는 건 희진이. (드라마보다 덜하지만..-ㅅ-;)

 

  ..어쨌든 이 이야기를 좋아하게는 되었지만, 정말로 제일 재수없는 남주가 나오는 이야기임은 변함이 없다.

 

 

  중요한 건... 제일 중요한 건... 이것보다 더 많고 더 예쁜 리뷰를 적었는데 오늘 새벽 5시 점검때문에 날아갔다는 거!!!...아, 귀찮아서 더 못적겠다. 똑같이 한 번 더 적는 건 정말 아주 힘들다.

 

 

 

  궁금한게 있는데... 대체 삼순의 둘째언니, 이영이는 왜 별거를 하는 걸까?

  ...삼순이와 도영의 이야기보다 이영이와 그의 남편 이야기가 책을 읽는 내내 궁금했다.

  도영도 아주 쪼금 멋있는 모습이긴 하지만, 이영의 남편의 그 카리스마... 우리 둘의 이야기가 더 중요해~ 라는 말에 반해버렸다.

  대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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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집의 아가씨는 예뻐요
구자영 지음 / 영언문화사 / 2002년 11월
평점 :
절판


  선우가의 돈 주앙 차남 세준. 일찍이 카리스마와 결단력, 오만, 집착 등등으로 일을 해오고 가정을 지키는 이 집에 별종이다. 스스로 바람둥이라 칭하고, 스스로 예쁜 여자들과 즐기는 것을 아주 좋아하고... 하여튼 그런 남자,

 

  그 무서운 큰 형의 부인 미사('천사와 사랑을'의 여자주인공)와 딸을 회사 CF에 출연시키고 일그러진 큰 형 이준을 보면서 희열을 느끼는 한편, 그러면서도 생존본능으로 오늘도 여전히 도망다니는 세준은 이 덕에 꽃집의 통통아가씨 하영을 만나게 된다. 비서 인영의 이종사촌동생인 하영. 세준의 많은 여자들의 뒤치닥거리(꽃배달;)를 해결해줬던 그곳. 본인만 모를 뿐 이미 VIP고객인 세준이 그녀의 꽃집에 찾아가게 된다. 물론 생존본능으로...

 

  하지만 딱 처음 만났을 때부터 하영의 속을 박박 긁는 세준. 나름 세준은 딱 처음 본 하영이 재미있고 웃기고 보기만 해도 즐겁다.

 

  슬쩍슬쩍 키도 물어보고 몸무게도 물어보고 슬쩍슬쩍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기분 좋다. 계속계속 그녀 생각만 절로 하고 하면 또 웃고 즐거워지는 세준은 그때마다 덫에 걸린 듯 불쾌한 불안감을 느끼지만(-ㅅ-하영의 매력에 걸려들은 거야!) 대수롭지 않게 느끼고 또 언제나 꽃집의 그 통통아가씨, 하영을 만나러 갈까, 어떤 구실이 필요할까.. 만 생각한다.

 

  세준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지만 전혀 깨닫지 못하는 그녀는 세준의 핑계거리인 형수님께 드릴 꽃다발, 형수님의 정보 공유로 하영을 꼬시고 하영은 끝까지 알아채지 못하고 세준에게 점점 마음이 가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역시 천천히 세준에게 빠져든다.

 

  그런 둘의 사이를 최초의 의심한 사람이 하영의 이종사촌언니이자, 세준의 비서인 인영! 그녀는 하영에게 이를 갈고 세준에게는 분노의 눈빛을 날린다. 둘은 이유도 모른채 인영에게 설설 기면서 몰래 데이트를 하는데, 중요한 것 이 몰래 데이트를...세준만 인식하고 하영은 그저 미사님♡에게 열렬한 하트를 날릴 뿐인데...

 

  점점 빠져드는 세준. 그리고 세준 나름의 플레이보이 기준에 입각해 통통아가씨 꼬시기를 시작하는데, 하영이의 친구 결혼식축하를 위해 만나게 되는데 그 곳에서 하영의 옛 남자친구를 만나게 된다. 순식간에 질투에 온몸이 타오르게 되고 요것때문에 또 한참 고민... 그러다 예전에 사귀었던, 다른 여자들과는 달리 헤어지고 친구가 되고 나서 더 좋아져버린 그의 친구, 혜성이 귀국하게 된다.

 

  [자아, 머릿속으로 상상해보는 거야. 당신의 방 침대에 그녀가 누워있어. 그녀가 누구냐고? 당연히 하영씨지. 입다물고 내 말대로 떠올리기나 해. 하영씨는 나풀거리는 붉은 네글리제를 입고 다리를 쭉 펴고는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야. 그녀가 입은 네글리제는 너무 얇고 투명해서 속살이 다 비춰 보일 정도지. 아, 지금 한 남자가 문을 열고 그녀에게 다가오고 있어. 그녀가 온몸과 마음을 다 바쳐 사랑하고 있는 남자야. 그 남자는 천천히 다가와  하영씨를 살며시 안아들지. 그녀의 이마에, 뺨에, 귀여운 코끝에도 키스를 하고 서서히 그녀를 사랑할 준비를 해.]

  ...

  [하영씨가 남자의 넓은 등에 팔을 두르고 꼬옥 안겨들어. 입가에는 온통 행복한 미소를 띄고 말이야. 그리고 남자는 하영씨를 안은 채 서서히 돌아서. 넓은 어깨, 탄탄한 가슴,  멋진 목덜미, 섹시한 입술, 우뚝 선 콧날, 사랑이 가득 담긴 눈동자. 그는 바로…, 바로 하영씨의 옛 남자친구야!]

 

  서로 볼 거 못 볼 거 다 본 사이에, 혜성은 그녀를 좋아하긴 하는 것 같지만 안고 싶지 않다는 둥 이딴 헛소리를 해대니 혜성은 단호하게 네가 느끼고 있는 감정은 사랑이다! 잡아라! 라고 말해준다. 우연히 그 근처를 지나가다가 둘을 본 하영은 둘 사이를 오해하고 세준에게 싹트는 마음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좀더 확실한 관계를 위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부모님의 결혼기념일을 빙자해 하영에게 꽃바구니를 주문하고 하영은 미사님♡과의 만남에 손수 배달을 결심한다. 하지만 그녀는 5살짜리도 울고간다는 방향치! 결국 중간에 가다 말고 길을 잃어버리고 울면서 세준에게 전화한다. 이제사 하영이를 좋아한다, 사랑한다~ 라고 확신하는 세준은 하영이가 울때마다 제 가슴이 찢어지는 것 마냥 달달 달라붙고...(으읏, 부러워;;) 간신히 집에 데려다놓고 가족들과 간단한 이야기를 하는데, 아뿔싸... 좋은 이미지는 커녕 하영은 자신보다 더 자신의 화려한 여성편력을 알고 있는 사람이다. 비서인 이종사촌언니가 꽃배달을 그 곳에서 했기때문...(아구, 꼬시다, 꼬시다~)

  

  세준과 하영은 그 후 차근차근 달콤하고 행복한 연인의 단계를 밟...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조금 가까워지긴 했지만 여전히 먼 그녀, 통통아가씨. 갑자기 집으로 내려간 이유가 '선' 때문임을 알게된 세준은 이를 박박 갈면서 대구로 전속력 다해 내려간다.

 

  세상에 어떤 부모가 강제로 자식을 결혼시킨단 말인가! (세준의 아버지, 선우 회장이 그랬다!) 진정 자식의 행복을 원하고 자식을 사랑한다면 결코 그래서는 안 된다. (강제결혼을 한 그의 형은 현재 아주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어쨌든 어거지이기는 하지만 양가 부모님께 서로 인사드리고, 직접 사랑고백을 하지는 못했지만.. 어쨌든 그녀에게 마음을 확실하게 내보인 세준은 그 뒤 정말로 살콤달달한 연인의 다단계를 밟고 매일매일 행복하다. 언제나 정착할 생각은 하지 않고 여러 여자들 사이를 전전하던 아들이, 동생이 이제는 맘 잡고 한 여자에게 온 몸을, 온 마음을 받쳐 사랑하는 모습에 완전 감동.

  비록 방향치라도, 비록 음식도 독극물수준일지라도, 비록 아직까지 연예인을 좋아하고 열렬하게 왕성한 팬활동을 하더라도... (귀엽다, 하영이 >ㅅ<//)

 

  아무튼 세준의 통통 아가씨-동생이 가끔 그런 호칭으로 하영씨를 부르는 것을  들었다. 녀석, 유치하긴.-는 아주 매력적이고 동생 말대로 어디로 튈지 몰라 항시 주시하고 있어야하는 <주의요망>이라는 빨간 딱지를 붙인 사람이었다. 물론 그런 그녀에게서 절대 눈을 떼지 않는 세준은 투덜거리는 불평과는 달리 누구 다른 이가 하영에게 시선을 주기만 하면 금새 으르릉거리며 털을 곤두세웠다. 항상 지워지지 않는 친절한 미소와 세련된  매너로 만인의 칭송을 받던 녀석이 말이다.

 

  결혼할때까지 참으려고 했지만 안되고 그녀와 잠자리를 들려고 하던 세준. 하영이 처음이 아니라는 말에 세준은 알수없는 반응을 보인다. 그 반응을 하영은 경멸이라고 생각하고는 그 집을 빠져나온다. 그리고 둘은 파혼의 위기에까지 가게 되는데...

 

  하영은 언제나 여러 여자들 사이를 전전하면서 개방적인 행동을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자신에게는 처음을 요구하고 생각했던 그의 보수적인 생각에, 그 경멸의 눈초리(...라고 생각하는)에 상처받고, 세준은 그녀의 처음을 그딴 놈과 했다는 것에 질투를, 알수없는 질투를 했던 것이다. 곧바로 화해를 하려고 했지만 이미 마음을 꽁꽁 닫아버린 하영은 세준을 만나주지 않고, 둘다 점점 버석버석 마른다.

 

  이준의 100% 경험담에 힘입어 세준은 오랜(...그다지..;) 방황에서 벗어나 하영에게 용서를 구하자, 그리고 제 마음을 솔직히 하나 빠뜨림 없이 이야기 하자 다짐한다. 하영에게는 같이 사는 인영이 용기와 지혜를 나눠준다. 비록 이제껏 여자들에게 산 준 꽃을 싹 모아 줄을 세우면 지구를 돌테고 가끔 어디 나가더라도 그를 아는 여자들 한 둘 쯤은 만나겠지만... 사랑한다면, 믿어라고, 그런 사람 아니라고...(나는 사랑때문에 우는 친구들에게 절대 이런 착한 말 못해줄 것 같다-ㅅ-)

  

  그렇게 둘은 결실을 맺고 선우가의 차남 세준의 바람기도 없어지고 한 여자에게 오로지 현재와 미래를 함께하게 된다 

 

[많이 초조하니? 한시라도 빨리 결혼식 해치우고 싶어?]

[…뭐어……그냥….]

[뭐야! 그럼 결혼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빨리 결혼하고 싶어서 그렇게 안달복달했단 말이야?!]

  

  나는 왜 이런 책이 재미있는지 모르겠다. 역시 내 취향은 귀엽고 알콩달콩, 가끔 닭살스럽게 사랑다툼도 좀 하고, 둘다 바보같은 삽질도 하기는 하지만 눈물날만큼 슬픈 것도 아니고 살짝 심장에 스크래치만 남을 정도.. 딱 고정도의 이야기인것 같다.(심장 스크래치가 더 나쁜 건가?)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는 이런 이야기가, 그리고 구자영님이 지은 전前 권 <천사와 사랑을>, <내 아내를 보스>도 좋다. 가끔 아주 신파에 슬픈 이야기가 읽고 싶은 적도 있지만 대체로 이 정도가 내 취향이랄까, 너무 고뇌하고 아파하는 이야기는 내가 힘들다. 세상이 비관적으로 보일만큼... 하지만 읽어야 한다면 읽겠어요, 봐야 한다면 백번이고 또 보겠어요.

 

  언젠가 남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고3 때, 저녁급식을 먹고 이 닦고 친구들과 산책을 할까 아이스크림 사먹고 후식땡할까 고민하는 중에 운동장이 소란스러웠다. 살빼야한다는 강박도 있긴 했지만 아이스크림의 후식땡에 마음이 뺏기고 매점에서는 결코 교정으로 가지고 나오면 안되는 간식을 들고서 운동장을 내려다보니 여고의 중간쯤 젊은 남쌤들이(유일한 총각...은 체육인데 1학년 담당이라 일찍 튀고 없었다) 옆 남고 선생님들과 축구 친선경기가 있다고 열심히 뛰는 것이 아닌가.

  그러고 보니 2학년까지는 남쌤들이 정말 없었다. 정말로 정년을 눈앞에 둔 호호할아버지쌤들만 있던 곳에 3학년이 되니 갑자기 들이닥치는 중간쯤 젊은 남쌤들.. 으흣, 유부남을 몸바쳐 좋아하는 재주는 없지만 여고의 마지막 일년은 정말 별의 별 생각이 다 들던 때라 잠시 눈요기로 살살 살피곤 했지..

  어쨌든 그 축구를 보면서 생각했다. 나도 남자가 되고 싶다. 어디서 포인트를 잡아야 하냐고 물으신다고 이렇게 말하겠다.

 

  "생김새에 그냥 딱 보통에, 몸매는 30~40대 아저씨인데.. 공 하나에 미친듯이 땀내 내면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는데 전교 여고생들이 소리 지르면서 응원하는 모습"

 

  ...나도 환호가 받고 싶었던 것 같다.. 프흡^-^* 선생님들도 신났는지 저녁급식후 다음 정각의 첫번째 야자시간 중 반은 좀 더 쉴 수 있었다.

 

  인기많은 남자가 싫다는 건 아니지만, 어느책에서나 그 인기를 실감하고 확신하는 남자들의 거만한 행동을 꼬집는 내용이 많은데... 백번 꼬집어 주세요. 아주 당차고 반짝반짝하는 세상에 숨은 진주같은 여자들 만나서 제 행동이 얼마나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힘들게 했는지 백번 깨달으면서 사랑하게 해주세요! 하고 생각하는 날 보면 좀 웃긴다. 남자 손이라고는 초등학교 저학년 이후 쳐다본 적도 없고(..솔직하게 잡아본적이 없고 쳐다본 적은 많은 것 같다.), 상반신 누드는 고등학교 이후 가끔 살펴봐주긴 하지만 실물 본 적 없고-ㅅ-;; 어쨌든 연애를 즐기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충분히 재미없는 나같은 사람이 어째 알겠냐마는...

 

  그래도, 세준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생각했던 어렸을 적 ㅋㅋ, 그리고 그런 남자에게 매력은 느끼지만 현실적인 여주들 모습... 어쨌든 여주들의 현명한 모습에 이런 소재의 이야기를 보면 더 행복해진다.

 

  <꽃집의 아가씨는 예뻐요>, 이 책은 줄거리를 꼬집을 수 없다. 개인적으로 너무 술술 읽어서 그런가 그게.. 기억나는 것 없이 행복하다~라는 생각만 가득하고, 중요 몇 부분만 생각이 난다. 그래서 발췌가 많은데, 이것도 좀 걸린다. 그저 발췌로 줄거리나 분위기가 꼭 살아나서 다른 사람들도 읽으면서 행복했으면 하는 것이 바램? ㅋㅋ

 

  여자때문에 바람잘날 없이 잘 나가는 세준이의 과거 이력에 비해 여자들 등장은 적은 편, 그만큼 뒷정리를 어쨌뜬 깔끔하게 했다는 거겠지, 그리고 하영에 대한 일편단심. 정말로 좋아하는 여자앞에서는 완전 바보가 되어버리는, 이제껏 여자 후리던 기술따위 국 끓여먹고 전전긍긍하는 세준의 모습이 좋았다-ㅅ-ㅎㅎ

 

  둘다 완전 삽질삽질, 누가 더 땅 잘파요? 식으로 척척척 땅속으로 들어가는 둘 모습이 웃기고 재미있고 부럽고.. 어쨌든 나에게는 행복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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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내는 보스
구자영 지음 / 영언문화사 / 2002년 7월
평점 :
절판


  같은 상황, 다른 생각이기는 하지만... 어두운 골목 으슥한 밤, 단미는 건달들에게 위협을 받게 되었고 스스로 다 때려잡은 뒤에 그 근처를 지나가던 지후가 다시 그녀를 구하게 된다. 말이 안되긴 하지만 그 둘이 만나게 된 상황은 이런 것이다.

 

  첫 눈에 반해버린 강지후! 다행히 동생 호영과 그의 사촌동생이 친구일줄이야. 적극 지운(지후의 사촌동생)의 격려...를 빙자한 협박 등등으로 그가 좋아하는 여성상을 알아내 죽을만큼 노력하고 노력하여, 드디어!! 드디어, 그와 맞선을 보고 청혼도 받게 된다.

 

  결혼식 당일, 단미는 마냥 행복하였으나, 지후는 그녀에게 미안했다. 사랑해서 하는 결혼이 아니라 자신의 특수한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여자와 결혼했다라는, 그리고 자신을 좋아하는 여자와 결혼을 했지만 본인은 아직까지 아무런 감정을 느낄 수 없다는 것등등... 여기서 살짝 지후가 얄밉긴 한데, 지후는 그녀를 사랑하지는 않더라도 그래도 정이라도 키워서 그녀와 죽을때까지 같이 살 수 있을 것이다라는 너무 안일한 생각을 하고 가볍게 넘긴다.

 

  여기서 그녀의 상황을 살펴보자면, 음...그의 홀아버지를 모셔야 하고 사고로 죽은 형의 쌍둥이 남매를 제자식마냥 키워야 하고 살짝 골때리는 철없는 시누이도 있고, 그는 검사로 사건 하나 터지면 바빠서 집에 들어오지도 못하겠고... 그래도 그녀는, 단미는 지후가 너무 너무 좋아서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이며 제 본성 숨기고(!!!) 그에게 맞는 여성상이 되기 위해 노력에 노력을 한다.

 

  신혼여행 이후, 첫날. 산에서 수련하던 때처럼 이른 새벽에 일어난 단미는...

 

  김단미의 이름을 걸고 약속한다. 너는 내가 책임지고 행복하게 해주마, 강지후!

 

  쿨럭-ㅅ-;; 이때 지후는 아주 코~하면서 자고 있습니다.

  더불어 단미는 또 다짐하지요.^-^*

 

  아무래도 그 한의원, 단골할까봐!

 

  남편은 검사인데 부인이 살짝, 아주 살짝... 암흑계와 손이 닿아있다는 거, 좀 친한 애들도 있다는 거, 그쪽 동네에서 제 얼굴 몰라보는 사람 거의 없다는 거, 뭐 이런 사소한 비밀들때문에 단미는 늘 두근두근, 이 거짓된 행복이 언제나 깨어질까 불안해할때쯤, 8년 전 단미에게 졌던 일본인이 한국에 귀국하고 (그의 약혼녀도 들어와서 단미를 어찌어찌 해볼까...하지만 사실 그녀는 아주 똑똑하고 현명한 사람이다. 밉지 않아~ >ㅅ<//), 지후는 그 쯤해서 사건을 맡게 되는데 꼬리를 잡고 추척하는 중에 도망가고 그 악당은 지후의 가족들을 위협한다.

 

  쌍둥이가 납치되고, 단미는 미쳐버리고 이성을 잃고... 지후가 정체를 알게 된 것에 심하게 좌절감도 느낀다. 쌍둥이를 구하기 위해 지후들과 같이 움직이게 된다. 지후는 지금껏 단미에 대해서 더 알아볼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한 것에 대해 회의하고, 자기도 모른 채 정말 단미에게 빠져있고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지후는 다짐했다. 이 일만 마무리 지으면 아내를 품에 안고 모든 이야기를 들으리라.

  그녀가 말하지 않은 것들, 말해야 할 것들, 그리고 말하고 싶은 것들을 모두 들어주리라!

 

  그리고 쌍둥이 남매를 무사히 구하게 되고, 단미와 지후는 드디어 오해를 풀고 정체를 알게 되고,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

 



 


  내가 이런 식으로 흥겨운 이야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점수가 더 후하다. 어쩔 수 없지, 흥흥흥. 원래 진지하고 울게되고 복잡한 이야기는 기분 나지 않으면 손도 되지 않는 걸 어떻게.

 

  개인적으로 영화 '조폭 마누라'는 정말 재미없게 봤다...(추석때, 설때마다 보긴 봐서 2편인가까지 하여튼 나온데까지는 다 봤다-ㅅ-;;) 그 이유중 가장 큰 게, 저 여자는 감정도 없나 강한 것이 멋지고 그 점이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여자는... 사람이기도 포기한 것 같은 생각이나 상식, 행동하는 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결혼을 원한다는 언니의 말에 대충 선봐서 결혼하고(내눈에는 그렇게밖에 보이지 않았다.), 네가 낳은 아이가 보고싶다는 말에 시도때도 없이 남자를 괴롭히는...(암만 색골인 남자라도 이 여자 앞에서는 맥도 못출것 같다는 느낌이 파바박=ㅅ=;;)

 

  그랬기 때문에 여자가 조폭이다, 보스다, 라는 느낌이 드는 이 책을 선뜻 볼 수 없었다. 내가 남자라는 것들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지만 죄 잡고 책임감, 의무없이 휘두르기만 하고, 무식하게 사람패고.. 하여튼 이런 이미지들이 가득했다.

 

  그런데 왠 일! o_O!!

 

  그런 내용이 아닌것이다. 그녀는 초등학교를 다니던 때에 유전으로 인한 선천적인 빨간머리때문에 심하게 왕따를 당하게 되었고, 신경쇠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때 그녀의 집 상황은 친할머니께서 오늘내일 하시는 상황. 그녀를 볼 여력이 없던 집에서는 그녀를 외할머니댁에 보내게 되지만, 그녀는 이미 마음의 문을 닫은 후였다. 우연히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스님을 만나게 되고, 그 곳에서 버려진 아기도 기르게 된다. 마음의 문을 닫고 꽁꽁 숨어있는 단미는 그 두사람때문에 세상과 다시 소통할 용기를 얻게 되었다. 물론 거기에다가 수련으로 인한 단련도 빼놓지 않겠다. 그녀는 정신적으로도 강해졌지만, 신체적으로도 아주아주 무척! 심하게 강해졌기때문이다.

 

  남주이야기를 해보자면, 지후는 검사에 작가의 다른 작품 <천사와 사랑을>에서의 남주, 이준이와는 고교동창이다. (단미도 미사와 모종의 썸씽이 있다.) 그는 사랑으로 맺어진 친구네 부부들을 부러워하면서도 자신은 그러지 못한다. 가족을 잘 보살필 수 있는 가부터 시작해 모든 조건을 세세하게 따져 노력으로 만들어진 단미를 선택하게 되는데, 어쨌든 그는 앞서도 말했지만 단미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점을 이용할 뿐이다. 어느날 우연히 단미의 날라차기 봐도 그냥 그럴려니 넘기고, 그녀에 대해서 알려고도 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다 그녀와 동기지간인 동아가 내려오고 동아와 그녀가 정신적 교감을 하는 모습을 보고서야 알수 없는 불쾌감을 느끼고 그녀를 사랑하게 된 것을 느끼는.. 전형적인 바보남편이다 -ㅅ-흥!

 

  단미는 모든 것을 알면서도 지후를 감싸안고 그의 가족도 감싸안고, 에휴, 그렇다고 그녀의 본성이 포악하거나 막되먹지 않거나 그런 건 아니다, 살짝 쾌활한 모습을 숨길 뿐, 원래는 참한 여자라고!

 

  제 속으로 낳은 아이도 아닌데 쌍둥이 남매를 잘 보살피고 키우는 모습에 감동했다. 아이를 좋아한다 좋아한다 해도, 단미만큼은 아이들에게 잘 해주지 못할 것 같다는 게 내 소감. 진심으로 아이를 위하는 단미가 멋잇었다. 물론 형 부부가 사고로 죽자 그 아이를 제 아이로 키울 생각을 하는 지후도 멋있지만, 아이에 관한 일을 어디.. 지후가 제대로 하겠는가..

 

  다행히 지후는 그리 꽉 막히고 완전 바보같은 사람은 아니었다. 그녀가 자신을 진심으로 위하는 줄 알고, 그 역시 그녀를 진심으로 위할 수 있는 마음이 생겼기때문에...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을 뿐 진작에 알고 있는 그녀의 본래의 모습을 알아주고 받아주는 지후가 살짝 멋있었다. 아주 살짝,

 

 

  전체적으로 좀 가벼운 마음으로 재밌고 흥겹게 읽을 수 있는 글이다. 나는 물론 이런 글을 아주 좋아하고 해피엔딩이며 마다하지 않는다. 정말 즐겁고 흥겹게 봤으며, 나도 운동 좀 해볼까? 하는 건실한 생각까지 하게 하는 정말 좋은 책이다! (내가 운동할 생각을 하게 하다니~!!!) 그렇다고 마냥 가벼운 것도 아니다. 그녀를 둘러싸고 있는, 숨겨야 할 급급한 현실과 그의 진정한 사랑을 받고 싶다고 생각하는 단미의 고뇌(;;;)는 살짝 심장을 찌르기도 했다.

 



 

 

  "내가 사랑하게 된 여자는 얌전하지도, 순종적이지도 않았어. 내가 사랑하는 여자는 꼭두새벽부터 정원에서 발차기 연습이나 하고, 내가 안 보는 곳에서 집안 군기를 잡는 여자지. 또 내가 사랑하는 여자는 애들 때문에 동네 아줌마와 싸우면서 소금을 갖다 뿌리기도 하지. 그녀는 쉽게 흥분하고, 호쾌하게 웃을 줄 알고, 너무나 열정적인 여자야.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여자는 웬만한 남자 대 여섯 명쯤은 한 주먹거리도 안 되는 정말 무시무시한 여자지. 결국 내가 사랑에 빠진 여자는 아내로 삼기로 결정한 여자보다 더 멋지고 매력적이고 귀엽고 강하고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여자란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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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팥빵 2
한수영 지음 / 현대문화센터 / 2003년 6월
평점 :
절판


  '혜잔의 향낭'에서 사실 나는 남준이가 별로 불쌍하지 않았다... 그냥 밉지도 좋지도 않았는데, 게다가 로맨스 소설을 보기 전에 MBC에서 일요일아침드라마로 방영하던 '단팥빵'을 대충댕충 이나마 봤기때문에 긴가민가 보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부터 티격태격이었던 사이, 결코 좋아질 수 없던 앙숙...이 드디어 만났다. 그리고 서로 만나면서 가란이의 과거와 남준이의 과거가 점점 정리되면서 사랑에 눈을 뜨게 되는 것이다. 좋아하던 남자가 신부가 되기 때문에 결혼은 꿈도 꿀 수 없는 가란, 그리고 절대 친구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던 혜잔.. 그렇게 서로는 알게 모르게 상처를 치료했다. 그리고 남준이는 드디어 마음을 정리하고 가란에게 청혼을 한다!

 

 

  "난 장난 아니야, 한가란."

  "뭐……?"

  "사랑해."

  "사탕?"

  "사. 랑."

  "응?"

  "사탕이 아니라 사랑이다, 한가란 선생님"

 

  하지만 애네들은 어렸을 때도 그랬지만... 정말 티격태격한다. 제대로 크게 한 방에 끝내는 것이 아니라 종일 티격태격 가볍고 재미있게, 어렸을 때도 그러더니 지금까지 이러냐~ 라는 느낌이 아주 강하게 들 정도로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의 포인트는 말싸움이다. 기억나는 것도 애네들이 말싸움 하고 퉁퉁거리고.. 이러는 것만 기억난다.

 

 

  "나한테 시집와라."

  "몰라."

  "와라."

  "아, 몰라!"

  "나한테 시집오기 싫어?"

  "그래!"

  "그럼……."

  "내가 너한테 장가갈게. 그럼 됐지?"

  "응?"

 

 

  하지만...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남주다. 역시... 라칸이 일등이다!!! ㅋㅋ

  어쩜 둘이 잘 되려고 그렇게 싸우고 티격태격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싸우더니 결국 둘이 결혼까지 하게 되고 말이다. 확실하게 말하지는 못하겠지만... 가란이가 남준이를 먼저 좋아한 것 같고... 남준이가 피하고 피하다가 어느 계기로 옛 사랑을 정리하고 가란이에게 고백한 것 같은데.. 고백하면서도 싸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화창한 봄날에 안남준 사부님이

  가랑잎 타고 전주천 건너갈 때에(영차, 영차)

  안남준 사부님 한가란 선생님 보고

  첫눈에 반해 스리슬쩍 윙크했대요.

  당신은 통통 이쁜이, 나는 핸섬 멋쟁이

  천생연분 결혼합시다. 어머, 어머, 어머!

  예식장은 울 학교 강당, 주례는 교장선생님

  피아노는 김현아, 예물은 가락지 한 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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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로와 까마귀 1
이상원 지음 / 시공사 / 200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니가 뭔데 날 세워!"

 

  에서 대략 폭소 **

 

  이 이야기는 완전 떼쟁이 사디 남주 백성하와 마조 금사랑의 러브코믹로맨스-ㅅ-;; 하지만 내 머리속에서는 이미 이렇게 정리되었다. 재미있다고? 코믹하기는 하다. 하지만 성하가 하는 말 한마디에 내가 상처먹었을 정도라서 정말 -ㅅ-;;; 같은 백씨로써 이런 ㅆㅂ스러운 놈 많다는 건 인정한다 ㅋㅋㅋ 개악당 백씨들의 세상.. 쿨럭..

 

  단연 코믹스러운 부분은 금사랑이 생각하는 부분. 특히 고등학생때 금사랑, 은최고의 금은방 남매같은 이름은 굳! >ㅅ<//

 

  ..그러니깐 재미있긴 한데 너무 울컥거려서 보다가 책 던지고 싶은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순간순간 너무 백성하가 너무 하다 싶은 부분이 많아서... 금사랑은 잘 가는가 싶더니 역시 사랑은 콩깍지일까, 모든 것을 용서하고 없었던 것으로 해주고.. 하여튼 그래서 더 울컥거렸던 것 같다.

 

  귀엽기는 하다, 백성하군이. 금사랑보다 성하가 귀엽고 예쁜 건 맞는데, 성질머리좀...-ㅅ-;; 결혼해서 고쳐질 것도 아니긴 하지만, 나중에 사랑이한테만은 굽어진다는 거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성하는 주는 거 없이 미운 사랑은 시도때도 없이 괴롭히는데 그게 알고보니 '사랑'이었고, 사랑은 그게 '미운정'이었고, 둘은 조금 우여곡절을 겪는 끝에 결실을 맺게 된다. 단지 그 특이한 백씨집안 형제들이 사랑은 가만히 두지 않아서 사랑이도 성하에게 혼도 많이 나고, 깨지기도 많이 깨지고...

 

  묻고 싶다, 이런게 사랑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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