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만 알려 줄게 - 피터 레이놀즈가 전하는 행복의 비밀
피터 레이놀즈 지음, 서정민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피터 레이놀즈와의 만남은 "점"이었다. 긴 장대와 같은 붓을 들고 오렌지빛 태양을 그리듯 세상에서 가장 큰 점 하나를 그리는, 그 동안 봐왔던 그림책과는 너무나 다른 소재 그리고 아이의 점 하나에도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하며 아이에게 희망을 주었던 선생님의 교육 철학. 군더더기없이 깔끔하게 표현된 그림과  인물의 동작선이 간단 명료하여 있는 그대로 보며 느낄 수 있어 읽는 동안 편안함을 안겨 준다.

2017년 새로 세상의 빛이 되어 줄 『너에게만 알려 줄게』

표지를 넘기는 순간 너무나 자유로워보이는 아이의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났다. 그러나 이야기의 시작과 함께 부모인 나의 마음은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아이들을 항상 내가 바라는 아이의 모습으로 자라도록 강조했고,

남의 눈에 우리 아이는 이런 모습이었으면 하는 바람을 실어 행동의 변화를 재촉했고,

잠깐이라도 멍하게 있으면 다음에 해야 할 과제를 주며 잠시의 쉼을 봐주지 않았던

부모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에게 강요만을 하지는 않았을까 나를 돌아보게 한다.

 

언덕 위에 올라가 하늘을 바라보며 여유를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미안함을 커졌다. 학교에서 방과후로, 학원으로 바쁘게 돌아가는 우리 아이들이 제일 하고 싶은 것이 맘껏 뛰어노는 것보다 아무 생각없이 아무것도 손에 들지 않고 가만히 숨에 집중하는 그 순간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 아이들은 우리의 어린시절보다 많은 것을 누리며 살아간다. 다양한 매체만큼 보는 것도 듣는 것도 다양해지고, 그만큼 아는 것도 많다. 그런데 그것을 채워가기에 우리 아이들은 너무나 바쁘다.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을 사랑할 시간이 너무나 없다. 자신이 무얼 좋아하는지, 무얼 진정 원하는지 깨닫기 전에 바쁜 하루를 보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아이들에게는 상처이고 아픔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말해주고 있다.

상처입은 아이에게, 상처를 준 것만 같아 아픈 엄마에게.

괜찮아.

한 발 두 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해 준다.

넘어지고 지쳐도 우리에겐 다시 일어설 용기가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우리는 안다. 나와 너의 행복이 다르다는 것을.

우리 아이들도 제각각. 자신이 원하는 행복을 찾아가는 길만은 스스로가 찾아야겠지.

행복한 아이의 모습들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것

엄마이기 때문이겠지.

 



우리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을 들여다보고, 내가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인지를 찾아볼 충분한 시간을 주는 것이 부모의 가장 큰 역할이 아닐까 싶다.

내 안에 무엇이 있는지,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천천히 나를 들여다 볼 시간

그 귀한 시간을 학원으로 뺏기지 않을 용기가

부모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아닐까 싶다.

피터 레이놀즈의 그림책은 상큼한 그림만큼 햇살이 내리쬐어 주는 따스함이 있다.

간결한 그림이 주는 편안함에서 아이의 동작 하나와 표정에서 그들이 경험하고 있는 슬픔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위로해야 하는지를 잘 말해준다.

그래서 더 많이 느끼고 더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그것이 그의 힘이고, 매력이겠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승정원일기 - 왕들의 살아 있는 역사 고전맛집 3
김종렬 지음, 노준구 그림 / 사계절 / 201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년 이맘때 인문학 강의를 들었었다. 그 때 교수님께서 강의 주제 또는 날씨, 분위기와 어울리는 교수님의 지난 일기를 한 편씩 읽어주셨다. 정말 사소한 일부터 시작해서 지나칠법했던 작은 잔상들을 떠올리며 쓴 일기를 들으면서 눈물이 맺히기도 하고, 웃음 폭판이 터지기도 했다. 강의를 끝내면서 오늘부터 꼭 일기 쓰기 시작하라고 당부하셨다. 그 길로 문구점에 들러 내가 좋아하는 핑크빛 수첩을 한 권 구매하고는 책꽂이 꽂아두고는 일년이 지나도록 한 페이지도 채우지 못한 나이다. 하루를 기록한다는 것은 사실일 수도 있고 나의 감정만이 담겨질 수도 있는, 정말 나만의 역사인데 그것에 대한 책임감이 너무 허술한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역사의 가장 큰 자리를 차지는 것이 바로 조선시대이다. 가장 긴 역사의 시간을 보낸 것도 있지만, 현재의 우리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기에 더욱 조선시대의 역사가 가깝게 느껴지기도 하고, 많은 부분들을 찾아내고 돌이켜보는 산물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우리가 지나간 시간을 되돌아보면서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는 깨인 사고를 가진 조상들의 모습을 보면 놀라움을 멈출 수가 없다. 물론, 후회되는 부분이나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우리가 밝혀진 역사만으로도 모든 것을 판단하기는 힘이 든다. 그 당시의 정황을 모두 이해하기가 힘들 뿐 아니라, 인물들이 처한 상황이나 그들의 마음까지 들여다보는 것이 무리이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역사의 모습들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현재와 비교하며 좀 더 지혜롭고 현명한 판단으로 미래를 열어가야 할 것이다.


 


조선시대에 쓰인 『승정원 일기, 왕들의 살아 있는 역사』가 우리의 곁에 있을 수 있었던 배경과 유네스코 기록 유산이 되기 까지의 과정을 설명해 준다ㅓ. 이는 우리나라의 역사로 세계유산으로의 영향력을 전해주어 그 가치가 얼마나 소중하고 귀중한 것인지 느끼게 해 준다.


역사 드라마를 볼 때 임금의 곁에서 붓놀림을 쉬지 않는 신하가 항상 등장한다. 그가 하는 것이 왕의 하루부터 왕이 정치를 하는 모습까지, 일거수 일투족 놓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자신의 모습부터 말 그리고 행동까지 누군가가 계속 살피고 기록한다는 것이 부담스럽고 조심스러운, 자유가 없을 것을 알면서도 신하를 막지 않았다. 그것은 자신의 모습이 당당해서 있을 수도 있지만, 지금이 아닌 미래, 다음 후손들을 위한 배려이고 지금을 살아가는 인물들에 대한 책임감을 지게 하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역사 속에는 많은 책이 등장한다. 허구에서부터 사실까지 다양한 영역과 관점으로 쓰인 책들이 있다. 종이와 인쇄의 기술이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았던 그 때  그 시절, 책 한권을 쓰기 위해 얼마나 공을 들이고 신중했을까 생각해 보니, 책 한권은 그들의 땀이고 열정이었음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박물관에 가면 한자어로 쓰인 고서를 보고 있을 때면, 그 의미를 찾지 못해서 한참을 들여다보다가 아쉬움에 발길을 돌리기 일쑤이다. 그런데 승정원일기가 어떤 양식에 맞게 쓰여졌는지 소개해 주어서 이제는 언제 쓰인 일기인지, 오늘은 어떤 대신이 근무했는지, 임금은 어디에 있는지, 임금과 왕비, 세자의 오늘 건강은 어떠한지, 어떤 나랏일을 보며 어떤 고민을 했는지를 정확히는 아니지만 짐작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무척 뿌듯해지는 순간이다. 한번도 만나보지 못한 왕의 하루를 엿볼 수 있다는 것, 아주 짜릿한 경험이 아닐 수 없다.  




우리의 역사 속 조선은, 민주주의 시대를 나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많이 가지고 있는 나라이면서 그와 더불어 나라의 가장 큰 아픔과 시련을 겪어내야만 했던 시대이기도 하다. 역모로 시작된 조선, 그 조선이 지금까지도 나오지 못한 성군을 출현시키고, 그 성군이 우리나라에게 닥친 시련을 '한글, 우리말'로 하나가 될 수 있게 굳건히 지탱하는 힘을 주었다. 힘들었던 그 시대를 살아가며 버티어 내야만 했던 왕들과 국민들 그리고 그 속에서 자기 욕심을 채워나가려고 했던 간신들 그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던 그 시대의 일기, 이건 단순한 하루의 일상을 담은 일기가 아닌, 현재를 살아가며 그 시대를 알고 싶어하는 우리들의 역사서이다. 그러기에 하루의 시간을 빠짐없이 기록한 『승정원 일기, 왕들의 살아 있는 역사』는 의미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음은 분명하다.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를 위해 배우기 시작하는 것들이 참 많다.

온전히 '나'에게만 쏠렸던 관심이 아이에게 그리고 아이가 나아가는 또 다른 세상으로 나의 눈 또한 뻗어나가고 있다. 역사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는 아이를 위해 먼저 역사서를 펼치게 되면서 우리의 역사가 어디부터 어떻게 시작되었고,  그 속엘 담겨진 의미가 무엇인지 찾아가는 그 과정 속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는 나를 만날 수 있었다. 나와 아이가 살아가는 내일, 그 속에 우리는 오늘을 살아가는 또 하루의 역사를 만들어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 가족이에요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32
노유경 지음 / 북극곰 / 201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노란색이 참 좋다.

예뻐서 좋고, 화사해서 좋고, 편안해서 좋고, 따듯해서 좋다.

『우리 가족이에요』 표지를 보는 순간, 선택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노란 색 표지를 액자삼아 서로를 안고 있는 가족 사진에서 노란색의 따스함이 다정함으로 밝음으로 함께의 의미를 더욱 가치있게 만들어 주었다. 노란색의 힘이 발휘되는 아주 포근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1.jpg

 

 


허둥지둥, 평일의 아침이다.

주방에서 거실에서 서로의 자리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가족의 모습이 마치 우리집 아침 풍경을 보여주는 듯 해서 반갑고 피식 웃음이 난다.

우리 집 큰 소녀는, 엄마가 주방에, 아빠가 다림질 하는 모습이 낯선가보다. 우리집은 식사준비도 다림질도 엄마 몫이기에 말이다. 남편의 다림질이 맘에 안 들어 내가 들기 시작한 다리미인데, 아차, 싶은 순간이었다. 엄마의 이 기분을 아이는 모르겠지.

엄마가 어떠한 해명을 하기 위해 입을 떼려는 순간,

"우리 아빠는 다리미대신 연장을 잡지. 어제도 엄마가 제일 아끼는 전기주전자 고쳤잖아."

"그렇지."

그에 질세라 작은 소녀는

"엄마 화장대도 고쳤고, 우리집 컴퓨터랑 노트북은 아빠가 다 고치잖아."

한다.

마치 다림질 하는 아빠에게 우리 아빠를 자랑하듯 목소리를 높인다.


 

2.jpg



서둘러 집을 빠져나간 가족의 뒤에는 놓고간 노란 우산과 쇼파에 널부러진 양말 두 짝.

엄마는 서둘러 청소기를 밀며 전화통화를 하다 인상이 팍.

비 소식에 챙겨가라고 당부했건만...

"동구야~"

싫은데, 안 가고 싶은데

동구는 싫다고 비오는 날 나가기 싫다고, 귀찮다고 거절해 보지만

엄마의 정신없는 모습에 끝까지 버틸 수만은 없나보다.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든다. 누군가를 향해.

동구를 부르며 다가오는 노란 비옷의 소년.

물을 사방으로 튀기며 다가오며 앞에서 길을 건너는 노란 오리 한마리 앞에서 주춤.

지렁이 한마리 입에 물고 엄마 찾아 바쁘게 걸아가는 새끼 오리의 놀람과 소년의 당황스러운 표정

일상적인 모습에 새끼오리 한마리의 등장인데

우리의 눈이 즐겁고 아찔한 순간을 만나며 안심도 되는

그림만이 줄 수 있는 재미를 증폭시켜 준다.



 

3.jpg


아이들은 모른다.

나는 안다.

반갑다. 레옹. 여전히 화분에 집착하는구나.

마릴린 먼노, 오늘도 날아간 스커트에 당황스럽구나.

우리의 히어로까지


쌩 하고 지나간 자전거로 만난 영화속 인물들

그림책은 어린이만 읽는 것이 아님을 증명해 주듯

엄마 아빠의 추억 속 한 장면을 그림책 속에 담아 놀람과 기쁨을 공존하게 한다.

 

4.jpg




혼자만 먹던 고기를 동구에게

동구의 형이 누군지 드디어 밝혀지는 순간.

서로의 표정에서 "우리는 가족" 확실하게 증명해 준다.



5.jpg

 

반려동물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가족으로 받아들여지는 요즘,엘리베이터에서도 산책길에세도 자주 만나게 된다. 그런 만큼 아픔을 겪는 동물의 수도 늘어난다니 참 아이러니하면서도 믿기지 않는 현실이다. 나의 선택으로 만나게 된 가족, 시작은 선택이었지만, 만나는 순간 서로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형을 위해 우산을 배달가는 동구와 동구의 마중으로 세상 다 얻은 형 은구. 그 둘의 뒤치닥거리로 분주한 엄마 이것이 바로 가족이다.


가족의 모습을 반려동물 동구의 시선으로 따라간 색다른 방식, 그래서 더 마음을 움직인다.

가족은 사랑이고 행복이고 책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등 필수 영문법 무작정 따라하기 - 초등 영어 교과서 영문법 한 권으로 끝내기! 초등 필수 영어 무작정 따라하기
문단열 지음 / 길벗스쿨 / 201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가 사는 세상은 영어가 필수라고 할 정도로, 영어라는 언어가 많은 영역에 흡수되어 있다. 학창시절 6년이란 시간동안 하고도 모자라 학원 등록에 라디로 영어 프로그램까지 챙겨 들었지만 항상 가물가물 입에서 떨어지지 않는, 너무나 겉돌기만 하는 언어이기도 하다.

 

아이를 낳고 아이의 교육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쯤, 영어가 참 고민이었다. 남들 다 보낸다고 영어유치원에 영어학원으로 아이를 돌리고 싶지는 않았다. 내 평생 영어 한 마디 못하는 상황이긴 하지만, 힘들게 영단어를 외우고 시험보고 좌절하고 다시 외우고, 이 모양새를 초등학교부터 지켜볼 자신도 시키고 싶은 마음도 없었기에 과감이 영어 학원쪽으로는 눈을 감았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엄마표영어이다.

영어단어를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는 책과 CD를 매일 정해진 양을 학습하고, 영어 원서를 듣고 읽고, 처음엔 습관 잡기가 참 힘들었는데, 엄마의 지시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무렵엔 스스로 영어책을 펴고 CD플레이어를 재생시킬 때 참 흐뭇하다.

아이가 이제 곧 중학생이 된다. 또 한번 나를 시험에 들게 하기도 하지만 처음 가졌던 마음으로 문법책을 알아보는 중이었다. 기본적인 문법을 알아야 해석이 되고, 본문을 이해하는 독해력이 길러지기 때문이다.

『초등필수 영문법 무작정 따라하기 』는  문법의 기초인 명사부터 관사, 대명사를 시작으로, 부정사까지 만날 수 있도록 차레를 실었으며, 학년을 구분하여 자기 위치에서 어느 수준까지는 해야 하는지를 표로 만들어져 아이들에게 목표치를 자극시켜준다. 

12.jpg

 

배우는 문법마다 0교시부터 4교시로 나누어서 차근차근 설명하면서 문제를 풀면서 맛보고 다질 수 있도록 단계를 나누어져서 아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였다.

 

16.jpg

교재를 받는 날, 책이 재미있게 생겼다면서 가지고 가더니 명사 부분을 스스로 학습한다.

셀 수 있는, 셀 수 없는 경계가 애매한지 물어보고 고민하고 하더니

나름의 기준을 세웠는지, 이제는 정확히 알겠다고 한다.  


 

13.jpg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영어수업과 수행평가는,

영어 학원을 다니지 않아도, 복습하고 수업 시간에 집중하면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라 영어를 쉽고 즐겁게 다가갈 수 있다.

그런 어느 날, 친구들이 과거 현재 미래형을 너무나 쉽게 외운다고 신기해하기에 학원에서 한 단어와 시제를 한번에 외우게 한다고, 입에 붙을 정도로 외워야 독해하기 좋기 때문에 암기가 필수가 된다고 했더니, 본인은 집에서 하기 때문에 그걸 잘 모른다고 아쉬워하기에, 책을 많이 읽으면 자연스럽게 이것이 누구의 미래가 되는구나, 과거구나 알 수 있으니 외우기보다 읽기가 중요하다고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 우리 아이가 책의 뒷편에 나온 '동사의 불규칙 변화표'를 보더니,

이거 외우면 나도 쭉쭉 읊을 수 있게 된다고 아주 좋은 책이란다.

아주 단순한 아이의 평가에 한참을 웃었다.

 

14.jpg

 

 

아이가 정리된 동사의 변화표를 보고 반가웠다면

난 제일 뒷장에 자리한 정답과 해설이 있어서 반가웠다.

할 때마다 사전을 뒤적이지 않아도 되고,

해석이 부드럽게 되지 않는 문장은 해설집의 도움을 받으면 될 수 있다.

아주 좋은 책이다. ㅋㅋ

 

17.jpg




엄마와 함께 하는 영어.

스스로 영어 공부를 하는 아이들에게

참 좋은 책으로 곁을 지킬 수 있을 것 같아 반가웠다.


문법. 이제는 겁먹지 않아도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반야의 비밀 높새바람 41
윤숙희 지음, 김미경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나라의 건국이야기에는 환웅과 웅녀 그리고 단군이 빠질 수 없으며, 곰과 호랑이 그리고 동굴과 마늘, 쑥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그것이 신화가 되고, 건국이념이 삶의 지표가 되어주며, 오래된 역사속 한 장면을 떠올리며 나라의 존재가치를 밝혀주는 충분한 조건을 갖추며, 그의 자손임이 자랑스럽다.


도시 생활에 길들여진 선재가 엄마 아빠의 부재로 지리산 작은 마을에서 생활하기 시작하면서 이야기 또한 시작을 맞이한다. 선재가 살게 된 지리산자락 마을은 동물들이 자연의 주인이 되어 자유를 만끽하며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살아숨쉬는, 고요하고 조용한 곳이다. 예법을 그대로 전수하는 아빠를 둔 명곤이와 할머니와 단둘이 살면서 동물과의 대화가 가능한 반야 그리고 선재와의 힘겨루기를 자처한 상구. 그들이 펼치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가슴이 뭉클해지는 순간들과 마주하게 된다.


 

 


선재는 산에서 우연히 만나 자신을 구해 준 반야에게 자꾸만 눈길이 간다. 개구지고 시비대장 상구가 놀려도 화를 돋궈도 화 한 번 내지 않는 반야는, 나무 위에 누워 하늘을 보고 새들과 이야기를나눈다. 매번 지각하고 친구들과 말 한마디 하지 않던 반야는 지리산과 마고 그리고 동물들의 이야기를 할 때는 거미줄이 엮인 듯 줄줄 얼마나 똘똘하고 앙팡지게 말을 잘 하는지 선재는 점점 반야에게 빠져들고, 반야의 뒤를 쫓아다니며 자연이 주는 편안함을 조금씩 배워나간다. 선재는 반야의 손목에 자기 팔찌를 껴주며 살며시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처음으로 가슴이 콩닥거리는 셀렘도 느끼며 지리산이 주는 매력에 빠지게 된다.


선재는 산에서 머루를 따 먹는 곰을 만난다. 선재가 줄 팔찌를 낀 곰. 그리고 며칠 뒤 곰을 잡겠다고 나서는 곰탐험를 따라 산에 오르다 큰 곰과 마주치는 위험한 순간, 지난 번 만났던 팔찌 찬 곰이 큰 곰에게 으르렁거리며 말린다. 선재는 자신을 도와주려는 듯한 팔찌 찬 곰을 의심하며 바라보는 순간, 상구의 죽창이 그대로 곰의 발에 꽂히고 만다. 곰은 피를 흘리며 서둘러 산 속 깊이 들어가고, 다음 날 반야는 다리를 절며 교실로 들어온다.


지리산에는 곰의 쓸개를 욕심내는 밀렵꾼들이 조용히 들어와 감자탄을 매달아놓는다. 마치 꿀벌통처럼 매달아놓아 곰을 유혹하는 것이다. 선재는 꿀을 맛있게 먹던 반야가 떠올라 꿀벌통에 손을 대는 순간, 늙은 곰 한 마리가 나타나 앞발로 치자 "펑" 소리와 함께 터지고, 곰의 앞발은 피가 철철. 발이 날아간 것이다.

며칠 뒤,온 산의 동물들이 숨을 죽이고, 슬픈 듯 포효하는 곰의 울음소리가 산자락을 울리고, 선재 할아버지는반야 할머니의 죽음을 알린다. 선재는 반야가 가지고 있는 비밀이 무엇인지 이제는 알 것 같다. 설마.


- 선재야, 사람이 되면 행복할까? 곰보다 행복할까?

할머니처럼, 할머니 대신 동물들을 돌보며 지리산을 지키는 게 더 행복하지 않을까?  152쪽


- 말해 줬어야 했어요. 말해 줬어야 ……. 사람이 되면  얼마나 좋은지, 얼마나 신나고 즐거운 일인지, 반야가 물었을 때 말해 줬아야 했어요. 살밍 돼서 내 옆에 잇어 달라고, 내 친구가 되어 달라고 ……. 그 때 말했어야 했어요. [중략] 내가 반야 옆에 있어 줘야 했는데  ……. 반야가 나를 지켜줬듯이 나도 반야를 지켜 줬어야 했는데  ……. 내 잘못이에요. 내가 지켜 주지 못해서 떠난 거에요.  162쪽.


반야가 들려주는 지리산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었다. 반야봉에서 이름을 딴 '반야' 동글동글한 몸에 까만 눈동자, 지리산 주인은 곰이고, 다람쥐이고, 멧돼지라고 말하는 아이. 있는 자연을 그대로 바라볼 줄 알며 자연의 향기가 무엇인지, 그 맛이 무엇인지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아이. 반야가 들려주는 자연의 이야기를듣고 있노라니 어릴적 대청마루에서 할머니가 들려주던 옛이야기같기도 하고, 웅녀할머니가 할머니의 지난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 솔솔 잠을 들게 한다.


신화속 인물 '웅녀'와 현대의 인물 '선재'의 만남에는 신화의 이야기,자연의 이야기, 인간의 욕심이 만든 자연의 상처 이야기 그리고 우정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반야의 들려주는 이야기에서 자연을 만날 수 있었고, 사람이 아닌 곰의 삶을 선택한 반야의 마지막 결정에서 자연을 주는 귀함을 되새기게 되었다. 선재와 나눈 우정에는 반야의 진실됨이 그대로 묻어나 있으며 지금도 지리산에 가면 곰이 된 반야가 선재를 기다리며 산아래를 내려다볼 것만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