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지 공주 - 제1회 교보문고 동화공모전 전래동화 최우수상 수상작 상상 고래 3
차율이 지음, 박병욱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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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에는 말이야 …….

우리의 역사 속 기록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전해내려온다. 그것이 가능하든 안하든, 신빙성이 있든 없든 우리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마치 진짜인 듯 '정말?' 신비롭고도 믿고 싶을 만큼의 재미와 감동을 느낀다.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배경까지 모두 허구는 아니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묘지 묘(墓) 계집 희(姬)의 묘희는 태어나자마자 부모의 손에 버려져 백호의 손에 키워진 무덤에 사는, 백호 엄마 범니와 구미호 오라버니 구구와 동글에서 살면서 귀신들을 친구삼아 자연을 벗삼아 자유를 만끽하며 하루하루가 재미나는 소녀이다.  

묘희는 두창(천연두)의 치료법을 위해 산에 올라 시신을 살피는 청원이라는 의원에게 범니의 다친 발을 치료해달라고 부탁한다. 묘희와 청원의 인연은, 묘희가 아주 잠깐 스쳐지나간 인간 세상의 쌍동아 오라버니를  만나게 해 주고, 청원은 묘희에게 두창에 효험이 있는 약재를 받는가 하면, 훗날 의원의 길을 함께 걷는 동료가 되기도 한다. 한번 맺어진 인연은, 또 다시 만날 인연을 타고 나게 되며, 돌아돌아 또 다시 그들의 인연이 시작된다고 하는 말을 증명하듯, 묘희와 청원의 인연은 서로의 손을 나누고, 귀함을 함께 여길 줄 아는 인연으로  자라난다.


백호 범니는, 묘희에게 줄 산도야지 사냥에 갔다가 착호갑사들의 사냥감이 되고 만다. 죽은 몸으로 묘희를 찾아온 범니는 쌍동아 오라버니를 따라 마을로 내려가 살라고 한다. 버려진 묘희를 키워준 범니의 마음을 모르지 않는, 항상 일부러 져주면서 자신의 편이 되어준, 호랑이 엄니를 통해 죽음이란 무엇인지, 그 동안 느껴온 온기가 얼마나 따스하고 든든한 울타리였는지 가슴 깊이 느끼는 순간과 마주한다.  


- 백호는 쩔쩔매며 눈물을 핥고 또 핥았다. 하지만 닦이지 않고 그대로였다. 죽음은 사랑하는 이의 눈물 닦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죽음이 이런 거라면 싫었다. 너무 슬퍼서 더 소리 높여 구슬피 울었다. 땅이 떠나가라 울고, 또 울었다.

죽음은 또 하나를 더 앗아갔다. 바로 세상에서 가장 따스했던 엄니의 품. 유일한 온기를 가져갔다. 묘희는 차가운 눈 속에 홀로 발가벗져겨 서 있는 기분이었다.  50~51쪽


혼자 남겨진 묘희, 인간세상으로 내려가 새로운 삶을 시작하지만, 범니를 죽인 자가 바로 아버지이며, 아버지가 자신을 산에 버렸다는, 알고 싶지 않은 현실과 직면한다.


- 자신은 가문과 도령을 위해 버려졌다. 그깟 미신이 대체 뭐라고. 대감마님을 탓하고 싶은데, 실은 모두 조선의 탓이라니. 대체 누굴 미워해야 할지, 이 모든 게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모두 다 원망스러웠다.  63쪽


남여 쌍둥아는 아무도 모르게 처리해야만 했던 그 때 그 시절, 아들은 가문을 잇기에 필요한 존재였기에 품을 수 있었던 그 때, 시대가 그랬던 그 때 누가 그 흐름을 바꿀 수 있으며, 누가 거역하며 살아갈 수 있었겠는가. 묘희의 희생이 집안을 살렸고, 가문을 일으킬 수 있다는 단 하나의 방법이었음을 . 묘희는 범니와 구구로부터 아낌없는 보살핌을 받았지만, 정후는 엄마의 사랑과 아빠의 따스한 눈길 한 번 받지 못했음을 알게 되면서 남는 자와 죽은 자, 그 누구도 행복하지 않았음에 씁쓸하기만 하다.


- "그들에게도 그들 나름의 사정이 있지 않았을까?"  36쪽

- "날 뻔뻔하다고 욕해도 좋아. 하지만 정후는 살려주렴. 제발."

흩날리던 매화꽃 아래, 매화는 언제나 자신을 지켜보고 있었다. 한발짝만 가까이 다가가도 순식간에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그때는 왜 그러느지 알 수 없었지만, 지금은 알 것 같았다. 딸을 버렸다는 죄책감 때문에 저승에 가지도, 그렇다고 딸에게 다가가지도 못하고,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저 멀리서 바라보는 것 뿐, 그 아픔이 얼마나 클지 짐작이 가지 않아 가슴이 미어졌다.   114쪽


묘희에게 온 마마신을 매화꽃으로 쫓아내어준 매화나무 귀신은 쌍동아 정혜를 산에 버려야만 했던, 가슴에 묻어야만 했던 엄마이다. 죽기 전 정후에게 동생을 찾으라 간절히 부탁하며 눈을 감았고, 언젠가는 찾아주겠노라는, 언제까지나 지켜보겠노라는 엄마는, 인연의 고리를 알고 있었다는 듯 쌍동아 남매에게 범발톱 노리개를 나눠준다. 언제 어느 순간에 만나더라도 서로가 뱃속에 함께 있었던 남매임을 알게 하려고  말이다. 매화는 버려야만 했던 아기 정혜의 곁에 머물고 싶어 수목장으로 매화나무 아래 묻혔으며, 거기서 산을 누비며 범니를 엄마삼아 살아가는 묘희를 지켜보며 자신의 미안함을 달래고 있었나보다.


- "너를 버린 건 어쩔 수 없었다."

묘희는 우뚝 멈췄다. 말하지 않아도 머리로는 그 연유를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너한테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않겠다. 오늘의 일은, 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아비 노릇을 한 것이다."  124쪽

정후 정혜의 아버지이자 착호갑사. 그 시대를 살아가는 아버지는, 어떠한 선택도 할 수 없는 존재이다. 자기 자식을 버려야만 했던 그 마음을, 쌍동아 중 하나만 남은 아들을 위해 멀리 사냥을 떠나 며칠씩 집을 비워 아들이 평온하기를 바라는 그 마음, 아버지의 가슴 속에 맺친 한은 그 또한 얼마나 깊을까.


『묘지 공주』는, 조선이라는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남존여비와 신분제도 속에서 상처받은 한 가족의 삶을 풀어냈다. 한 뱃속에서 남녀가 자란 이란성 쌍둥아 중 가문을 이을 아들에게 화를 입힐까 버린 딸. 딸은 백호의 손에 길러지고, 백호는 딸을 버린 아버지의 손에 죽임을 당하고, 아버지는 딸에게 마지막 선처로 내민 키워준 어미의 가죽.

자식과 부모 사이의 인연은 쉬이 끊어지지 않는다. 또한 서로의 상처를 드러내지 않으면 그 깊이 또한 알지 못한다. 아버지와 정후, 서로의 상처를 들추기 두려워 배려한다는 이유로 눈길 한 번 마주하지 못하는, 상처로만 남은 그들에게 묘희는 가족이라는 끈을 이어주고 단단히 묶는 매듭같은 존재로 그들의 곁에 나타나 준 게 아닌가 싶다. 잊지 않으면 다시 만나게 되는 것 그것이 인연인가 보다.  


묘희는, 자신이 타고난 운명대로 넓은 세상을 꿈꾸며, 시대가 버린 많은 아픈 이들을 치료하고 안아주는 새로운 삶을 개척한다.


- "아직 정혜는 닥나무와 같아. 한지가 되려면, 누군가의 손길과 정성이 필요하지."  76쪽


아무런 손길도 닿지 않았던, 닥나무 같았던 묘희가 자신이 꿈꾸는 세상으로의 첫 발은 분명 용기이다. 다른 이들의 따스한 시선을 어깨에 담고 그들에게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자신의 꿈을 다시 꾸기 시작한다.  


허준과 동의보감, 그리고 묘희와의 인연, 설화 속에서 피어난 이야기  『묘지 공주』

묘희의 대담함과 사랑스러움에 빠졌다가 새로운 인연들과의 만남에서 묘희의 감정을 위로하다가 다시 태어난 묘희의 따스함에 매료되어 시간가는 줄 모르게 읽었다.

호랑이를 호령하는 소녀 묘희, 쌍둥아로 태어나 버림받은 딸 정혜와  버림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고 버림받은 아이를 가슴으로 키워낼 수 밖에 없었던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범니와 구구, 그들의 짊어지고 가야 하는 운명의 깊이로 한뼘 자란 딸 정혜와 묘희


설화에 뿌리를 두고, 묘희라는 중심가지에 가족이라는 또 다른 가지를 쳐가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필력에 매료되었다. 결코 가볍지 않으며 함께 한 이들의 가슴에 묻어둔 한들을 담담하게 읽어나가는 내내 가슴 한 켠이 먹먹해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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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노동 - 세계화의 비극, 착취당하는 어린이들 세계 시민 수업 4
공윤희.윤예림 지음, 윤봉선 그림 / 풀빛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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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우리들 입에서 '세계화', '지구촌'이라는 말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불려지고 있다. 이는 지구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생각과 문화 그리고 정치와 경제가 모두가 함께 공유하고 나눈다는 의미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자유무역의 시대가 오고, 다양한 물자의 교류가 자연스러워지고, 산업의 발달로 더 나은 생활이 시작되면서 우리의 인권은 지켜지는 것이 아닌 활용되어지고 있다. 더 많은 상품을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하길 원하고, 경쟁이란 무기로 힘없는 자들의 권리 정도는 무시되어도 된다는. 사람보다는 상품, 상품이 곧 돈이 된다는 생각 때문에 인권에 대한 배려와 당당한 요구는 어떤 식으로든 들어주지 않는다.

여러 기관에서 아동의 권리를 찾아주고, 그들이 기본 권리 만이라도 누리고 살아갈 수 있도록 후원금을 모으고, 사람들이 모르는 세계 속 여러나라 어린이들의 모습을 방송으로 통해 보여준다. 화면으로 마주하고 있지만 그들이 처한 상황이 정말 현실일까, 나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지구라는 공간 속에 그들이 존재할까, 의심스러울만큼 그들의 생활은 열악하고 그들의 두려움과 고통을 짐작한다 말할 수 없을 만큼 참혹하다.

-  우리는 방글라데시 사람들 덕분에 최신 유행하는 예쁘고, 멋진 옷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게 됐어요. 배가 고프면 쫄깃한 면발의 컵라면을 먹을 수 있는데, 인도네시아산 팜유 덕분이지요. 달콤한 초콜릿은 지구 반대편 코트디부아르에서 자란 카카오 열매로 만들어진 거예요. 마지막으로 이 모든 물건은 우즈베키스탄 목화로 만든 지폐로 산 것이에요. 이렇게 우리 하루는 물건을 통해 이미 세계 절반이 넘는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답니다.  ​   수업을 시작하며 중에서


우리는 의도치 않았지만 '아동 노동'으로 만들어진 상품들을 이용하며 편리한 생활을 하고 있다. 책을 통해 아동 노동의 심각성과 그들의 노동력 착취를 막기 위한 방법들을 배우지만, 저렴한 가격과 편리한 유통으로 인해 우리는 그 상품을 이용하게 될 것이다. 어찌 보면 근본적인 해결책이 있지 않으면 소비지도 노동시장에 팔려가는 아동들도 사라지기는 힘들 것이다.


해결책이란 무엇일까?

아동의 인권이란 말이 나올 때마다 힘없는 그들에게 어떠한 선택권도 주지 않는 지금의 현실이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 2,000원의 삶을 원한 적 없는 그들에게 그것으로 만족하는 삶을 살라는 강요, 이것은 어른으로서 사람으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을 한 것이다. 이것을 정부에서도 해결하지 못한다는 현실이 막막하다.


- 사실 저는 매를 맞는 것보다 감옥 같은 생활이 더 힘들었어요. 우리가 도망이라도 갈까 봐 돌아가면서 저희를 감시했거든요. 밤이면 어김없이 숙소 문을 잠궜어요. 희망이 없는 삶이 제일 지옥 같았어요. 93쪽


아동의 권리는 어른들만이 보장해 줄 수 있다.

내가 내일을 편하기 살기 위해서가 아닌 우리 모두가 오늘 하루 편안하게 살기 위한 것.

내가 따듯한 삶을 꿈꾸기 위해서가 아닌 우리 모두가 오늘 밤 바람만 피하며 잠들기 위한 것

내가 잘 살기 위해서가 아닌 우리 모두가 잘 살기 위한 것.

욕심을 조금만 내려놓고, 내가 아닌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공간을 만든다는 생각만 한다면, 참혹한 현실은 지금보다는 나아질 수 있지 않을까.


나를 비롯한 모든 어른들에게 묻고 싶다.

"아동의 인권, 어떻게 보장해 주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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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2018 맘마미아 가계부 + 맘마미아 탁상 용돈기입장
맘마미아 지음 / 진서원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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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정말 정말 매일 매일 기록하는 것이 왜 이리 어려운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게으르거나 꼼꼼하지 못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특히. 가.계.부

이것만큼은 여러번의 시도와 방법을 달리 하는데도 불구하고 한달 이상 꾸준히 하는 게 참 힘들다.

공책에 내 맘에 맞게 양식도 그려보고

수첩을 사보기도 하고

가계부를 위해 안 보는 잡지도 구입해보고

쓰는 건 안 되겠어 하는 맘으로 스마트폰에 어플도 다운받아 사용했지만

결국은 포기.

아우~~ 정말 가계부는 나에게 숙제이다.


이사를 앞두고 있는 내년,

좀 더 합리적인 소비와 생활비에서 얼마라도 저축을 하고,

어디에서 돈이 세고 있는지 내가 알고 있기 위해서라도

나에게는 가계부가 시급하다. 

그러던 중에 발견된. 이름도 나의 맘에 쏙 드는

『2018 맘마미아 가계부』


큼지막한 필체도 맘에 들고 넉넉한 사이즈도 편안하고 딱 좋다.

2018 맘마미아 가계부와 함께 온 탁상용 용돈기입장과 종이 저금통

앙증맞은 이들이 한세트로.

가계부는 내가

탁상용 용돈 기입장은 13살 첫째 소녀가

종이저금통은 10살 둘째 소녀가

아주 공평하게 나눠갖기로 벌써 합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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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맘마미아 가계부』의 3단계 실천법

생활비 지출 중심으로 매일 5분 가계부를 쓰면 되고,

'월급쟁이 재테크 연구'카페에서 노하우를 나누며 함께 쓰고,

월말 10분 결산으로 한달 나의 소비 패턴을 알아볼 수 있다.

좋다. 쉽다. 그리고 공유할 수 있으니 덜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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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리스트.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선정해서 매일 가계부를 펼칠 때마다

나의 작은 바람들을 잊지 않고 되새길 수 있어서 ... 나처럼 깜빡하는 주부들에게는 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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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가계부 쓰기 공간을 펼쳐보니.

와 ~ 속이 다 시원하다.

공간도 넉넉하고,

지출 내역의 분류도 간단해서 머리 아플 일도 없고,

매일 5분. 정말 그럴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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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밍업이 필요하다?!

그렇지. 2018년을 살기 위해서 2017년 12월의 결산이 필요하겠지.

그래서 마련된 12월의 가계부 공간도 뒷편에 따로 마련해 놓았다.

센스있다. 『2018 맘마미아 가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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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준비된 별책부록.

영수증 모음 봉투와 맘마미아 Tip으로 제시된 살림의 여왕들만 안다는 그것.

냉장고 파먹기. 결산방법. 대출금리

그리고 음식과 문화, 보험과 미세먼지, 은행적금과 밀린 가계부 정리까지

요긴한 정보가 쏙쏙 들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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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공과금 절약 방법과 제철 야채들 소개

그리고

냉장고 속에 있는 음식물 내용과 저장날짜를 표시할 수 있는 표가 만들어져

절취해서 냉장고에 부착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아낌없이 베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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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맘마미아 가계부』와 함께 온 탁상용 용돈기입장

이또한 큼지막하고 공간에 여유가 있다.

한 달이 달력 한 장에 모두 기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고

간단하게 메모할 수 있도록 해 두었다.

현금으로 지출한 적은 금액들은 잊기 십상

그 때 그 때 나가는 소액에 대한 메모를 탁상용에 기록해도 되고

나처럼 가정의 소녀에게 나눔해도 좋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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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맘에 쏙 드는 가계부를 만났다.

우선 가계부가 가벼워서 좋고, 큼지막해서 좋고, 공간이 넉넉해서 좋고

매번 가계부를 포기했던 나처럼 가계부 입문 초부 주부에게 할 수 있다는

간단 명료한 지출품목들이 부담감을 .제로.로 만들어주어서 더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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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Wow 그래픽노블
레이나 텔게마이어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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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둘째의 친구 중 한 명은 일년 내내 호흡기를 차고 등교를 해요. 교실에는 커다란 산소공급기가 자리하고 있으며, 활동이 많은 수업은 참관하는 정도로 참여해야만 하는 불편함이 있지요. 환절기가 되면 어김없이 며칠씩 결석을 하고, 호흡기 질환이 유행하면 등교를 하지 않고 가정에서 보호를 받아요.친구가 어떤 병으로 인해 힘든 생활을 하는지는 묻지 못하지만,  둘째는 책을 펼쳐보고는 마야가 친구 같다고, 마야와 같은 병일까? 고칠 수 있는 약이 없는 거냐고 걱정을 하네요.


 



카트리나 가족은 '낭포성 섬유증'에 걸린 마야의 건강을 위해 공기가 좋은 지역을 찾아 북부 해안 마을로 이사를 가요.카트리나는 정든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도 입에 맞는 음식점도 없는 그 곳이 싫었지만 아픈 동생을 위한 일이라 불만을 표현할 수는 없지만 기분은 좋지 않아요.


처음 만난 친구는 카트리나에게 이상한 친구로 낙인이 찍히고 말지요. 바로 유령 때문이에요.

곧 마을에서 죽은 자들을 위한 파티가 열리고, 마을에는 유령이 있다고 말해요. 안개가 자욱한 것이 친구의 말이 맞듯이 으스스한 것이 기분을 더욱 불안하고 언짢게 만들지요.



마야는 알아요.

아픈 자기 때문에 언니는 친구도 자유롭게 사귀지 못하고, 엄마 아빠의 보호도 덜 받으며, 자신의 보호자가 되어 자기에게만 시선을 두고 있다는 것을요.

그래서 언니가 유령을 무서워하는 것도 불편하고, 마을의 파티에 가지 않으려고 하는 그 마음도 마음에 들지 않아요.

하지만 마야는 비록 아프고 호흡하기가 쉽지 않지만 긍정 에너지로 가득 차 호기심이 산을 이루고, 언니의 걱정은 바다로 떠내려보내며 유령을 만나는 그 순간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지요.




카트리나는, 걱정이 돼요.

마야가 유령을 만나는 그 순간을 막지 못해, 자기 때문에 아픈 것 같아 걱정이 많이 되네요.

축 처진 마야의 모습은 카트리나에게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무기력증으로 만들어 버리기 일쑤이고, 자꾸만 숨게 만들어요. 카트리나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더욱 미안하게 하지요.





마야는, 언니의 불안증과 자신을 염려하는 그 마음 때문에 속상해요.

유령을 겁내는 하는 겁쟁이 언니보다 파티에 가지 않고 자기 주변을 맴도는 언니에게 화가 나요.

마야는, 언니에게 말하지요.

"내가 죽으면 어떡할거야? 내 유령도 무서워할 거야?"


죽음이란 누구에게는 끝이지만, 누구에게는 그리움으로 남을 거에요.

죽음과 삶이 금으로 그어졌다면 그리움이란 간절함이 그 금을 지울 수 있는 힘을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멕시코에서 시작된 "죽은 자들의 날들"

이는 유령의 존재를 믿는 것이 아닌, 죽음과 삶이라는 경계로 헤어진 많은 이들이 떠난 자를 그리워하며 그들을 추모하는 날을 맞아 죽음이란 경계를 허물어뜨리는, 그리움을 내려놓는 날이지요.


 


마야와 카트리나가 만나는 유령의 존재는 서로 달라요.

마야는 자신 앞에 놓인 죽음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반면, 카트리나는 동생의 아픈 모습에 죽음이라는 것이 두려운 대상이기만 하니까요.


『고스트』는 소설과 만화가 어우러진 그래픽노블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만들어진 이야기에요.

유령이라는 호기심 가득한 소재를 이용해서 죽음과 삶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조금은 가볍고 단순하게 그려내고 있어요.


죽은 이와의 만남. 아이들에게는 어떻게 다가올까요?


 



죽음은 무섭고, 유령은 더 무서운 존재.

카트리나가 유령이란 존재를 불편해하는 이유에는 동생과 언젠가 헤어질 수도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내재되어  있을 거에요. 세상에 혼자 남겨질 것 같다는 두려움이 카트리나를 나약하게 만들지요. 카트리나의 마음이 이해되는 순간, 너무나 안쓰러워 꼭 안아주고 싶었어요.

그 마음이 얼마나 아프고 힘들까요?


'죽은 자들의 날들'은 남은 자들의 마음을 다독이고, 그리움을 맘껏 발산하는 날이 아닐까요?

웃어도 보고 울어도 보고, 추억을 되새기기도 하면서 새로운 에너지를 충천하겠지요.


새로운 형식의 『고스트』 아이들과 재미있게 다가섰다가 울림으로 책장을 덮을 수 있는 책이에요.

서로를 꼭 안아주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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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그맨 1 - 합체 영웅의 탄생 Wow 그래픽노블
대브 필키 지음, 심연희 옮김, 호세 가리발디 채색 / 보물창고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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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 우리 집 식탁은 반상회를 방불케한다. 학교 갔다 다녀온 두 소녀의 입에서 쉬지 않고 터져 나오는 오늘 하루의 무용담. 어느 포인트에서 웃어야 할 지 모르는데 둘은 꽤나 진지하게 듣고 즉각 반응을 보이며 흥분하고 웃음을 참을 수 없어 밥알이 식탁으로 탈출을 시도하는 게 몇번이다.

유치한 말장난이 그들에게는 웃음요소이고, 일명 '아재개그'라고 이름 지어진 말들이 그들의 재미요소인 것이다.


두 소녀가 읽고 또 읽으면서 재미있다고 엄마에게 '강력추천'이라고 한 책.

내 눈엔 단순히 만화책인데 절대 만화책이라고만 단정지을 수 없다고 한 책.

보물창고에서 새롭게 선보인 『도그맨-1. 합체 영웅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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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도그맨인가 싶어 보니, 강아지? 맨은?

왜 도그맨인지, 이 이야기가 어떻게 세상으로 나오게 되었는지 책을 읽으면서 서서히 밝혀진다.

친구와 함께 장난삼아 시작된 만화그리기가 진지모드로 변화되고 그것이 고이 스케치북이 남아있다가 어른이 된 대브 필키가 세상에 내놓으면서 우리 곁에 올 수 있었다.

아이의 역사가 드디어 세상에서 빛을 발하는 순간, 성인이 된 대브 필키의 입장에서 "도그맨"은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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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순경과 그렉은 찰떡 호흡을 자랑하는 파트너. 그들은 폭탄해체 작업을 하다 그만 선을 잘못 끊어 폭탄은 터지고 둘의 인생에도 변화가 찾아오지요.

나이트순경은 머리를 못 쓰게 되었고,

그렉은 몸을 못 쓰게 되었지 뭐에요.

그래서 두 영웅의 몸과 머리의 교체. 그래서 탄생한 영웅 합체. 도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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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합체. 도그맨에는 아이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요소들이 책장을 넘길 때마다 하나씩 솟아난다.

아이들이 흔하게 사용하는 말장난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등장하고

우리의 영웅 도그맨이 시련에 빠지나 싶을 때, 자신의 본능을 살려 쇼파에 침 범벅을 해 놓아 서장을 기암하게 만들기 일쑤, 그렇게만 이어진다면 영웅이란 말이 너무 힘이 없어질 텐데 쉬는 시간마다 책을 읽으며 똑똑함을 유지하고, 코를 킁킁거리며 자신의 본능을 살려 할 일을 멋지게 해내기도 한다.

또한 시장의 술수로 자리에서 쫓겨난 서장을 위해 시장의 횡포를 국민에게 알리고, 서장을 다시 제자리에 앉히는 모습, 진정한 영웅의 모습이 아닌가.

영웅에게 한번 상사는 영원한 상사. 배신은 있을 수 없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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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합체. 도그맨의 또 하나의 재미는 책장을 빠르게 넘기면서 움직임의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친절하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세한 설명과 함께 점선으로 왼손, 오른손의 위치까지 정해주는 센스를 발휘했다. 예측 가능한 움직임일지라도 책장을 빠르게 넘긴다는 자체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흥미 요소로 자극시켜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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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담임선생님께서 학부모에게 보내온 편지와 아이의 반성문이 실려 있다.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는 교칙과 제도를 따라야 하는데, 자유롭고 창의적인 행동에 치우친 아이를 학교에서는 통제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혼을 내기도 하고, 학부모에게 당부의 말을 잊지 않는다.

살펴보면, 학교도 학부모도 올바른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부모는 아이의 생각과 자유로움을 인정해 주었고, 학교는 많은 학생들의 성장을 돕기 위해 어느 정도를 규율을 지킬 것을 당부할 수 있다. 다만 답을 하나만 정해놓고 그 답을 위해 달려오기를 기다린다는 것은 아이들의 사고를 고무시키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그래픽 노블이란 새로운 장르로 세상에 나온 『도그맨-1. 합체 영웅의 탄생』

아이들의 지친 마음에 즐거움을 선물하는 비타민이 되어주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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