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 Wow 그래픽노블
레이나 텔게마이어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우리 둘째의 친구 중 한 명은 일년 내내 호흡기를 차고 등교를 해요. 교실에는 커다란 산소공급기가 자리하고 있으며, 활동이 많은 수업은 참관하는 정도로 참여해야만 하는 불편함이 있지요. 환절기가 되면 어김없이 며칠씩 결석을 하고, 호흡기 질환이 유행하면 등교를 하지 않고 가정에서 보호를 받아요.친구가 어떤 병으로 인해 힘든 생활을 하는지는 묻지 못하지만,  둘째는 책을 펼쳐보고는 마야가 친구 같다고, 마야와 같은 병일까? 고칠 수 있는 약이 없는 거냐고 걱정을 하네요.


 



카트리나 가족은 '낭포성 섬유증'에 걸린 마야의 건강을 위해 공기가 좋은 지역을 찾아 북부 해안 마을로 이사를 가요.카트리나는 정든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도 입에 맞는 음식점도 없는 그 곳이 싫었지만 아픈 동생을 위한 일이라 불만을 표현할 수는 없지만 기분은 좋지 않아요.


처음 만난 친구는 카트리나에게 이상한 친구로 낙인이 찍히고 말지요. 바로 유령 때문이에요.

곧 마을에서 죽은 자들을 위한 파티가 열리고, 마을에는 유령이 있다고 말해요. 안개가 자욱한 것이 친구의 말이 맞듯이 으스스한 것이 기분을 더욱 불안하고 언짢게 만들지요.



마야는 알아요.

아픈 자기 때문에 언니는 친구도 자유롭게 사귀지 못하고, 엄마 아빠의 보호도 덜 받으며, 자신의 보호자가 되어 자기에게만 시선을 두고 있다는 것을요.

그래서 언니가 유령을 무서워하는 것도 불편하고, 마을의 파티에 가지 않으려고 하는 그 마음도 마음에 들지 않아요.

하지만 마야는 비록 아프고 호흡하기가 쉽지 않지만 긍정 에너지로 가득 차 호기심이 산을 이루고, 언니의 걱정은 바다로 떠내려보내며 유령을 만나는 그 순간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지요.




카트리나는, 걱정이 돼요.

마야가 유령을 만나는 그 순간을 막지 못해, 자기 때문에 아픈 것 같아 걱정이 많이 되네요.

축 처진 마야의 모습은 카트리나에게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무기력증으로 만들어 버리기 일쑤이고, 자꾸만 숨게 만들어요. 카트리나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더욱 미안하게 하지요.





마야는, 언니의 불안증과 자신을 염려하는 그 마음 때문에 속상해요.

유령을 겁내는 하는 겁쟁이 언니보다 파티에 가지 않고 자기 주변을 맴도는 언니에게 화가 나요.

마야는, 언니에게 말하지요.

"내가 죽으면 어떡할거야? 내 유령도 무서워할 거야?"


죽음이란 누구에게는 끝이지만, 누구에게는 그리움으로 남을 거에요.

죽음과 삶이 금으로 그어졌다면 그리움이란 간절함이 그 금을 지울 수 있는 힘을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멕시코에서 시작된 "죽은 자들의 날들"

이는 유령의 존재를 믿는 것이 아닌, 죽음과 삶이라는 경계로 헤어진 많은 이들이 떠난 자를 그리워하며 그들을 추모하는 날을 맞아 죽음이란 경계를 허물어뜨리는, 그리움을 내려놓는 날이지요.


 


마야와 카트리나가 만나는 유령의 존재는 서로 달라요.

마야는 자신 앞에 놓인 죽음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반면, 카트리나는 동생의 아픈 모습에 죽음이라는 것이 두려운 대상이기만 하니까요.


『고스트』는 소설과 만화가 어우러진 그래픽노블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만들어진 이야기에요.

유령이라는 호기심 가득한 소재를 이용해서 죽음과 삶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조금은 가볍고 단순하게 그려내고 있어요.


죽은 이와의 만남. 아이들에게는 어떻게 다가올까요?


 



죽음은 무섭고, 유령은 더 무서운 존재.

카트리나가 유령이란 존재를 불편해하는 이유에는 동생과 언젠가 헤어질 수도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내재되어  있을 거에요. 세상에 혼자 남겨질 것 같다는 두려움이 카트리나를 나약하게 만들지요. 카트리나의 마음이 이해되는 순간, 너무나 안쓰러워 꼭 안아주고 싶었어요.

그 마음이 얼마나 아프고 힘들까요?


'죽은 자들의 날들'은 남은 자들의 마음을 다독이고, 그리움을 맘껏 발산하는 날이 아닐까요?

웃어도 보고 울어도 보고, 추억을 되새기기도 하면서 새로운 에너지를 충천하겠지요.


새로운 형식의 『고스트』 아이들과 재미있게 다가섰다가 울림으로 책장을 덮을 수 있는 책이에요.

서로를 꼭 안아주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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