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떨어뜨린 것 반올림 40
이경혜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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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끔 세상이 나를 버린 듯한 고독함을 느낄 때가 있다. 마치 머피의 법칙이 너무나 잘 들어맞듯이 그 하루는, 무얼 해도 안 되고, 하려고 애쓰면 더 어긋나고, 내가 힘들게 이룬 성과가 다른 이에게로 전달되어 찬사가 쏟아지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정말 좌절이라는 말이 너무나 잘 들어맞는 그런 날이 있다. 쓰러질 듯, 모든 걸 버리고 싶지만 우리는 울면서도 다시 일어선다. 그렇게 우리는 나라는 존재를 일으켜 세우며 살아왔다. 참 마음이 아프다. 아프다고 소리치고 누군가 나에게 손이라도 내밀 수 있도록 칭얼거려도 될 것을 우리는 사회에 맞추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참 무던히도 나를 일으켜 세운다.

 

이경혜님의 단편을 다른 책이나 매체를 통해 만났는데, 단편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출판되어 반갑게 두 손으로 맞이해 본다.

『그들이 떨어뜨린 것』이란 제목으로 5편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서로 다른 인물과 배경 그리고 이야기를 만나는 동안 가슴이 먹먹했다. 그리고 나는 지금 어디쯤? 하고 묻게 된다. 나의 잘못이 드러나서도 아니고, 상대의 잘못으로 내가 피해를 입어서도 아니다. 그 누구의 잘못이 아닌, 우리는 그렇게 살아야가는 줄만 알았던 조금은 자기 자신에게 어리석었던 나의 또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명령」은, 수학선생님이 된 성인이 열여섯에 명령에 의해 빼앗긴 친구에 대한 그리움과 미안함을 제자들에게 마지막 인사로 전달하는 형식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루하고 힘든 수학이란 과목으로 학생들에게 사랑보다는 불편한 선생님이었던 인물은, 학교를 떠나면서 제자들에게 친구의 이야기를 처음 꺼낸다. 

1980년 5월, 우리나라의 비극은 열여섯 남학생의 죽음을 부르고, 친구를 잃어야 했던 가슴 아픔을 안겨주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간다. 

나는, 그 시대의 비극을 성인이 된 후에야 알게 되었다. 학창시절엔 그 비극과 다르지 않은 강압적이고 나라에 충성을 다짐했던 시대였기에 그 누구도 말해 주지 않았다. 성인이 된, 다큐와 신문, 책을 통해 그 날의 일들을 겪으면서 얼마나 무섭고 살이 떨리던지, 그 시대에 태어나지 않음을 감사해야 하는 건지 조차 모를 만큼 눈물이 차오른다. 

5.18 묘지에 묻힌 '박기현'학생의 인적사항을 보고 사실을 바탕으로 쓰인 「명령」.

5.18 사건의 내막은 잊더라도 '동신중학교 3학년 박기현'만은 잊지 못하리라. 그리고 꼭 기억해주리라.

그 시대를 피해간 국민의 한 사람의 미안함으로 그 이름 석자만은 기억하리라 다짐한다.

 

「울고 있니, 너?」의 소미는 참 행복한 아이이다. 가정 형편이 어렵지도, 친구가 없어 외롭지도, 선생님과 친구들로부터 미움을 사지도 않는, 평범한 일상을 아주 잘 보내는, 나름 행복한 아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런 소미에게 언젠가부터 '그 애'가 따라다닌다. 방에도 교실에도 벤치에서도 항상 고개 숙인 채 소미 앞에 나타나는 '그 애'.

'그 애'가 울고 있다. 외롭다 한다. 그 애의 눈을 보는 순간 소미는 숨이 멎는다. 너무나 낯익은, 소미의 눈과 너무나 비슷해보인다. 소미는 '그 애'가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둘은 서로를 마주한 채 울어버린다.

우리는 항상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또 다른 나의 모습으로 살아간다. 그리고 애쓴다. 괜찮은 아이로 보여주고 싶고, 성격좋은 친구로 보이고 싶고, 예절바른 우리 아이의 친구로 보여주고 싶어 나를 포장하고 진짜의 나를 감춘다.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나의 마음조차도 나를 위한 거짓말일 수도 있다는 것, 소미는 '그 애'를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게 된다. 그 동안의 힘겨움과 외로움 그리고 괜찮은 척한 자신을 보듬으며 자신을 위로해준다. 눈물을 쏟아내면서.

소미는 이제 진정한 자신을 찾는 길을 발견했다. 지금보다 진짜 자신의 모습으로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소미의 진짜 나를 응원해 주고 싶다.

 

「그건 사랑이라고, 사랑」의 민하와 민하 엄마를 바라보면서 마음이 참 아팠다. 엄마와 소통의 끈을 놓고 싶지 않은 딸 민하와 민하와의 소통을 엄마만의 대화법으로 이어가려는 엄마의 모습에서 나와 우리 두 소녀의 모습이 아닐까 돌아보게 되었다. 어른이라는 이유와 엄마라는 이유로, 나의 생각과 나의 잣대를 강요하지는 않았는지, 그들과 소통한다는 이유로, 나의 주장만을 펼치지는 않았는지 고민하게 하였다. 사랑이 때로는 그들의 마음 속에 독을 품은 씨앗을 심어준 것은 아닐까 두렵기까지 하다.

 

「저주의 책」은 어릴 적 나의 첫 친구 그리고 친구와의 이별을 떠오르게 하여 조마조마 가슴을 졸였다. 규리가 스스로 만든 저주의 책에 미움을 말들을 쏟아내는 순간순간, 점점 죽음의 모습으로 변해가는 나의 친구의 모습이 떠올랐고, 냄새나는 친구의 곁에 다가서기라도 하면, 친구의 아빠가 친구의 손을 잡고 그 자리를 피했던, 어린 시절 나에게 너무나 충격적이었던 그 모습이 어른거려 규리가 어떠한 선택을 할까봐 불안하기만 했다. 규리가 자신을 바라보는 눈에 일상의 편안함이 깃들 그 날만을 응원한다.

 

「그가 떨어뜨린 것」 석호는 고단하다. 조금 가벼워지고 싶어 창 밖으로 발을 내밀었다. 후회되는 순간 벌써 몸은 떨어지고 그 순간 모든 것이 석호가 바라던 것과는 다르게 흘러갔다. 석호가 떨어뜨리고 싶었던 것은 자신의 집착과도 같은 증상이었고, 주위의 수근거림과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지 못한 그 마음이었는데.

청소년의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참 마음이 아프다. 그들이 느끼는 절망이 아프고, 그들이 느끼는 감정을 나눌 대상이 너무나 한정적이라는 것이 아프고, 자신을 온전히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 세상은 날로 좋아지고 변화되고 발전하는데, 우리의 아이들 마음은 점점 더 아파지고 염증으로 곪아간다. 그들의 아픔만은 떨어뜨려주고 싶다. 그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주는 게 어른이라고 한다면, 나는 그들에게 손 내밀어주고 안아주는, 덜 큰 어른으로 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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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 높새바람 43
이여누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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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 나는 국민학교 세대로 마지막 학년인 6학년이 참 많이 기억으로 남아 있다.

짝이었던 친구, 앞에 앉았던 꽤나 귀찮게 굴었던 친구, 주번활동과 우편배달원 활동 등 참 다양한 활동들을 하며 나름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나보다 감정이나 신체적으로 빠른 친구들은 누굴 좋아한다, 너는 좋아하지 말아라 등 귀여운 협박을 하기도 했던.

 

얼마 전 나의 첫째가 6학년을 졸업하고 예비 중학생이 되었다. 그녀의 6학년 생활을 일년 지켜보면서 우리와 많이 달라진 게 있다면 경험의 폭이 넓어졌다는 것뿐 감정 표현에 있어서는 여전히 쑥스럽고 감추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성에 대한 감정이 낯설게만 느껴지는 13살. 나의 13살과 그녀의 13살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지켜보면서 나의 아쉬움이 그녀에게는 아쉬움이 남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조언을 한다는 것이 그녀에게는 잔소리가 되고, 간섭이 되지는 않았을까 하는 조심스러움만 남는다.

바람의 아이들, 높새바람 43 『6학년』

진서와 민수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형식으로 쓴  『6학년』은 서로 같은 상황에서의 감정 변화를 들여다볼 수 있어서 같은 나이의 친구들이 읽는다면 가슴에 와닿는, 공감하기에 참 좋은 동화라고 생각된다.

 

친구의 교회에 우연히 따라간 민수는 진서를 처음 만나게 되고, 자기도 모르게 눈길이 머문다.

반면 진서는 민수보다는 자기에게 닥친 문제로 마음이 불편한 상황이다.

친구 강아지의 죽음과 강아지와 친구를 위로하기 위해 교회에서 보여주는 영화를 보지 않고 병원으로 달려간 것이 엄마와의 1차 갈등이고, 공부를 하기 위해 댄스학원도 중단, 곧 다가오는 댄스대회에도 참여하지 말라는 강력한 엄마의 반대가 2차 갈등이다.

 

엄마의 간섭이 진서를 힘들게 하고, 진서는 엄마의 완강함을 꺾을 수 없음을 알기에 마음이 지금 너무 힘들다.


 

진서는 우연히 만난 민수와 오토바이에 치인 강아지와 강아지 주인 동생도 위로해 주면서 급작스레 친해지게 되는 기회가 생긴다. 서로의 마음을 열어보인 것은 아니지만, 서로의 말과 서로의 눈빛이 서로를 향하고 있었고, 진서는 자신의 말을 진지하게 들어주고, 마음을 들여다봐 주는 민수의 마음에 조금씩 민수를 향한 마음의 커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민수와 진서는 오토바이가 강아지를 다치게 하고 도망가는, 뺑소니 사건을 목격한다. 경황이 없던 진서는 강아지와 강아지 주인인 동생을 데리고 병원을 찾는다. 민수는 빠른 속도로 오토바이의 번호판을 기억해내고 다음 날 인근 지역을 다니며 오토방이를 찾아나선다.

 

그 과정에서 민수는 오토바이 아저씨의 사정을 듣게 되고, 강아지 주인인 동생의 어머니로부터 감사인사를 받게 된다. 민수가 스스로 오토바이 주인을 찾아가 강아지의 상태와 사고 상황을 설명하고, 아저씨 스스로 용서를 굴 기회를 준다. 또한 오토바이 주인 아저씨는 사고 근처의 아이스크림 가게에 이미 연락을 해 놓은 상태로 다친 강아지에 대한 보상 또는 사과를 하기 위해 준비를 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민수의 침착함과 사고를 냈지만 스스로 수습하려고 애쓴 오토바이 아저씨. 그리고 민수의 방문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자신의 실수와 잘못을 인정하는 어른의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어린 듯 어리지 않은. 다 컸다는 착각을 일으키기에 너문 좋은 13살.

그들의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6학년』. 아이들과 함께 읽기에 딱 좋은 이야기이다.

서로의 입장이 어떻게 다른지, 일을 수습해가는 과정을 대해서도 이야기나눌 수 있으며,

진정한 어른의 모습이 무엇인지도 진지하게 나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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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초등 계산왕 8권 - 초등 4학년 대상, 올바른 연산교재 EBS 초등 계산왕 8
EBS(한국교육방송공사) 편집부 지음 / 한국교육방송공사(초등)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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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는 예비 중학생과 예비 초등학교 4학년 두 소녀가 있다.

 

두 소녀는 모두 엄마표로 학습해 오고 있다. 학원을 오가는 시간을 단축한다는 것과 두 소녀의 실력이 어느 정도이고, 어느 부분이 약한지 파악이 된다는 장점이 있는가 하면, 어느 단계에 도달했는지, 또래 학년 기준으로 실력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다는 것과 단계에 맞는 학습지를 선정하는 과정이 무척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수시로 학습이 진도에 맞게 잘 진행되는지 살펴봐야 하고, 틀린 문제가 어떤 것이고, 어느 부분에서 실수하는지 봐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지만, 본인들이 간절히 원하는 그 순간까지는 엄마표로 진행하고자 한다.

우리 집 두 소녀는,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아침수학'이라고 이름 붙여진 연산 문제집을 푼다. 4쪽 정도의 분량을 푸는데 최소 5분이 걸리지 않으니. 습관만 잘 잡아두면 긴 시간 투자하지 않고 연산에 힘을 키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4학년, 수포자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학년이다.

첫째보다 수 개념이 늦게 터득된 둘째는, 수학을 참 어렵기 시작했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 고비로 다가와 여러번의 설명과 문제풀이 반복으로 시련을 헤쳐나가고 있다. 스스로 수학은 잘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가지면서도 자신이 부족한 부분에 대해 채워가려는 준비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우리 둘째, 그 마음이 고맙고 감사하다.

 

새학기에 4학년이 되는 둘째와 새롭게 만난 『EBS 올바른 연산교재 계산왕 8권 4-1』

기존에 하고 있는 연산문제집보다 판형이 크고, 활자도 크니, 문제집을 향한 첫 느낌이 너무나 좋다.

 

 

『EBS 올바른 연산교재 계산왕』은, 연산의 필요성과 공부 방법에 대해 제일 먼저 언급해 주었다. 연산은 본격적으로 사고력 수학의 길로 들어서는 과정에서 빠른 속도와 정확한 계산을 위한 바탕이 되어주는 과정으로 수학이란 학문에서 기초가 된다고 볼 수 있다.

『EBS 올바른 연산교재 계산왕』은, 한꺼번에 많은 양을 공부하기 보다는 한 번에 한 가지 유형을 정확하게 알아갈 수 있도록 문제를 편성했음을 알리며, 매일 꾸준히를 강조하고 있다. 나의 교육법과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4학년이 되면 무얼 배울까?

곱셈과 나눗셈은 수의 크기가 커졌을 테고, 사칙연산외에 분모와 소수를 배운다는 것을 차례를 통해 알 수있으며, EBS 강의를 무료로 제공해 주고 있어,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정확한 이해를 필요로 하는 부분에서는 강의를 통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어 엄마표 학습을 진행하거나 스스로 학습법을 진행하는 아이들에게 참 유용한 학습도구가 되어줄 것이다.



 

분수의 개념을 알고 있는 둘째 소녀는, 교재를 받는 순간 일주일에 다 풀어도 되겠냐고 묻는다.

엄마는 절대 안된다고.

날마다 풀어야 할 양만큼만 풀어야 하는 것이라고 일러준다.

 

분수의 시작은, 분수의 개념과 덧셈을 학습하기 위해 계산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다.

도형에 색을 입혀서 분자와 분모를 만들어 분수 형식으로 나타내는 과정을 살펴보면서 덧셈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터득하도록 하였다.


 

대분수와 대분수의 덧셈을 시작으로, 뺄셈으로 자연스럽게 진행하며,

자연수와 자연수 먼저 계산한 뒤에 분수 계산을 해야 한다고 자연스럽게 배운다. 같은 유형의 문제를 다양하게 풀어보면서 다지는 것,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분수 다음으로 이어지는 소수.

그 동안 접하지 않았던 소수와 자릿점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읽고, 개념정리를 끝낸 뒤 스스로 풀어보는 소수의 덧셈.

눈으로 소수를 만났을 때와 직접 계산을 시작해보는 소녀의 표정은 서로 참 많이 달랐다.

처음 만나는 소숫점에 당황해하더니, 개념 설명을 보고는 문제 풀어보면서 아주 편안해졌다.

하나씩 배워가는 이 재미가 바로 수학이란 학문이 주는 매력이 아닐까 싶다.

빨리 이 매력을 느끼는 순간이 찾아오기를 기다려본다.

 

 

아침에 일어나 연산문제집을 펼치는 아이의 모습은 참 대견하다.

차근차근 익히다보면, 개념이 바로 세워질 것이고, 응용의 문제에도 힘이 되어주리라 믿는다.

수학은 실수를 줄이고,

빠른 속도와 정확한 계산,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 부분을 『EBS 올바른 연산교재 계산왕』이 함께 도와주리라 생각한다.

『EBS 올바른 연산교재 계산왕』 아이들의 습관과 수학의 바탕이 되어주는 힘이 되는 교재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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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세계사 여행 : 유럽.아메리카 - 세계 여행과 세계사 공부를 한 번에 끝내는 본격 학습 교양서! 나의 첫 세계사 여행
전국역사교사모임 지음, 송진욱 그림 / 휴먼어린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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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세계사 여행』세계의 역사를 배우는 처음을 함께하기에 딱!

내가 세계사를 처음 접했을때가 언제인지 기억을 떠올려보지만 중3? 고1? 가물가물하다. 그러나 무엇을 배웠는지 낱말들을 나열할 자신은 여전히 있다. 그러나 너무나 아쉬운 것이 있다면, 그 낱말들이 연결되어 흐름을 전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 동안 무엇을 배웠는지, 어떻게 시험이라는 과정을 거쳤는지 정말 불가사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두 소녀를 키우면서 관심을 갖게 된 역사.
여전히 나는 연도를 외우고 배경을 익히는데 힘들어 한다. 소녀들에게 설명하기 위해 인강을 듣고 교재를 통해 열심히 살펴보지만 난 여전히 암기하고 있고 전달을 위한 학습일 뿐 역사를 알기 위한 바른 학습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기억속에 남아있는 조각들을 다시 엮어내기 위해서는 처음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함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나의 첫 세계사 여행』을 예비 중등 첫째 소녀와 함께 보면서 지금의 지도와 대조하면서 나라의 변화와 지역을 살펴보았다. 막연한 나라의 변화보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 더 흥미있게 세계 역사를 배우는 시작을 맞이했다.

고교 시절 참 열심히 외웠던 로마제국과 르네상스 그리고 헬레니즘. 그리고 철학자와 예술품들. 책을 보면서 내가 아는 낱말이 나올 때마다 느꼈던 반가움도 잠시, 그 낱말이 연결되는 배경과 시대적 상황들을 보면서 나의 역사 수준을 다시금 인지하게 되었다.


 

『나의 첫 세계사 여행』은 단순히 세계사에 대한 사실만을 전달하기 위한 목적을 두지 않고, 세계로 눈을 돌리기 시작하는 초등고학년부터 성인까지도 쉽게 시대를 전달하고, 그 시대가 맞이한 여러 사건들을 말해주고  있다. 또한 아빠와 딸들의 세계 여행 속으로 들어가는 페이지에서는, 그 나라 그 지역의 역사 간을 찾아가며 그 곳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전달하며, 무조건적인 암기가 아닌 그 시대의 그 조각과 예술품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되새기는데 도움을 주었다. 

 

 

두껍고 무거운 역사책. 단순한 지식을 전달하기 위한 역사책은 이제 그만.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이 시간도 역사 속의 일부인 만큼 우리는 역사와 떨어져 살 수는 없다. 그 역사를 지루하고 재미없는 사건의 나열이 아닌, 어떻게 진행되어 오늘날의 문화가 꽃피우게 되었고, 그 배경은 어떻게 자리하게 되었는지를 우리는 알아야 한다. 그리고 알 권리가 있다. 우리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서 우리는 역사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기울이고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역사에 처음 입문하는 많은 청소년들에게 다가가기 부담없고, 용감하게 책장을 넘길 수 있는 책이 필요하다.


그 시작을 『나의 첫 세계사 여행』이 충분히 해 주리라 믿어진다.

다음으로 떠나게 될 중국, 일본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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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번지 쓰레기 집의 비밀 한무릎읽기
김해우 지음, 최정인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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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번지 쓰레기 집의 비밀』외로움은 마음의 배고픔이에요

 

시대가 변화하고, 살아가는 모습이 다양해지면서 아직 나에게는 낯선 풍경이

식당에서 혼잡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일인용 식탁이다.

혼자 밥 먹으러가서 4인용 식탁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참 민망한 일이지만, 그것과는 다르게 작은 공간 속에 자기 몸을 숨기듯 넣어놓고 즐기는 식사를 진정 즐긴다고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혼밥. 혼술 등 혼자서 살아가기 위한 다양한 문화들이 생겨나고 즐기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지만, '혼'이라는 말을 앞에 붙이는 것부터가 혼자임을 알려주는, 혼자이지만 나는 괜찮다는 자기 위로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린 아이, 어른 구분하지 않고 누구나 혼자 있으면 외롭다. 가끔 혼자 만의 시간을 즐기면서 여유를 부리고 편안함을 추구하지만, 그것 또한 함께 였기에 가능한 감정이 아닐까 싶다.

 

한미아. 미아는 외롭다. 많이.

엄마 아빠는 미아의 학습권을 위해 이사를 하고, 새벽까지 횟집을 운영하시느라 저녁부터 밤까지 미아는 혼자 집을 지켜야 하며, 혼자 밥을 먹어야 한다. 엄마 아빠가 떠난 집에서는 요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다양한 귀신들이 형상화되이 미아의 마음을 불안하게 한다.

그 때 미아의 처방은 바로 온라인쇼핑이다.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지만, 쇼핑몰을 구경하는 동안에는 소리도 귀신도 방해하지 않기에 미아는 쇼핑을 끊을 수 없고, 벽장속에 택배상자가 쌓여간다. 상자가 쌓여가는 만큼 미아는 행복하고, 따듯하고, 덜 외로워지는 것 같다.

 

 


 

미아는 배송주소를 잘못 기재하는 실수로, 77번지 쓰레기를 모으는 할아버지 집을 방문하게 된다.  산을 이루고 있는 할아버지 집에서 하늘색 블라우스는 찾기는 쉽지 않지만, 미아는 포기할 수 없다.  미아가 외로운 마음을 쇼핑으로 채워가듯이 할아버지는 떠난 아들네 가족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모으는 것으로 채워가고 있다.


"알아, 그렇지만 넌 옷이 찢어지든 말든 상광없었지? 그런데 할아버지는 아니었어."

"그게 무슨 소리야?"

"할아버지가 먼저 손을 놨잖아. 너보다 할아버지가 더 옷을 아낀다는 증거지!"

아까는 정신이 없어서 몰랐는데 내가 뒤로 넘어진 게 할아버지가 손을 놔 버렸기 때문인가 봐.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내 블라우스를 할아버지한테 주기는 싫었어. 재민이가 할아버지 편을 드는 게 서운하기도 했지.

미아는 할아버지의 마음을 알고, 할아버지와 싸워서 힘들게 빼앗아 온 하늘색 블라우스를 예쁘게 포장하여 캐나다 손녀의 집으로 보내주기로 한다.

할아버지는, 손녀에게 잘 어울릴 것 같아 탐을 낸 미아의 블라우스를 받고 환하게 웃음지으면서도 연락이 끊긴 시간만큼 그리움이 사무쳐 겹겹이 쌓였다.


 

 

할아버지는, 쓰레기라고 버려진 많은 물건들을 수집하면서 그 속에 담겨진 추억과 이용가치가 있음을 말한다. 그것들이 새로운 것에 밀려서 버려지는 것들을 할아버지는 손수 마당으로 끌고와 모으면서 할아버지가 가슴 속에 묻어둔 추억처럼 차곡차곡 쌓아둔다. 겉으로 보기엔 버려질 물건이고, 주위를 지저분하게 만드는 쓰레기일 뿐이지만,  그 속에 의미를 담는 할아버지의 입장에선 그 무엇도 버릴 수 없는 소중한 시간들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가끔 아이들이 느끼는 감정을 아주 사소하게 여기는 실수를 한다.

아이들이 표현하는 감정들을 어린 양으로 받아들이거나, 나이값을 못한다고 치부하는 경우 또한 그렇다. 아이가 왜 그렇게 표현하는지를 들여다보면, 아이가 가지고 있는 불안요소와 불편한 점들이 분명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가게일을 바쁜 미아의 엄마 아빠는, 미아를 위한다는 이유로 선택한 삶이지만, 정작 미아는 엄마 아빠와 밥을 먹고, 소소한 일상을 나누는 것, 그것만을 원한다.

우리 아이들 또한 미아의 마음과 같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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