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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 ㅣ 높새바람 43
이여누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7년 12월
평점 :
6학년. 나는 국민학교 세대로 마지막 학년인 6학년이 참 많이 기억으로 남아 있다.
짝이었던 친구, 앞에 앉았던 꽤나 귀찮게 굴었던 친구, 주번활동과 우편배달원 활동 등 참 다양한 활동들을 하며 나름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나보다 감정이나 신체적으로 빠른 친구들은 누굴 좋아한다, 너는 좋아하지 말아라 등 귀여운 협박을 하기도 했던.
얼마 전 나의 첫째가 6학년을 졸업하고 예비 중학생이 되었다. 그녀의 6학년 생활을 일년 지켜보면서 우리와 많이 달라진 게 있다면 경험의 폭이 넓어졌다는 것뿐 감정 표현에 있어서는 여전히 쑥스럽고 감추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성에 대한 감정이 낯설게만 느껴지는 13살. 나의 13살과 그녀의 13살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지켜보면서 나의 아쉬움이 그녀에게는 아쉬움이 남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조언을 한다는 것이 그녀에게는 잔소리가 되고, 간섭이 되지는 않았을까 하는 조심스러움만 남는다.
바람의 아이들, 높새바람 43 『6학년』
진서와 민수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형식으로 쓴 『6학년』은 서로 같은 상황에서의 감정 변화를 들여다볼 수 있어서 같은 나이의 친구들이 읽는다면 가슴에 와닿는, 공감하기에 참 좋은 동화라고 생각된다.
친구의 교회에 우연히 따라간 민수는 진서를 처음 만나게 되고, 자기도 모르게 눈길이 머문다.
반면 진서는 민수보다는 자기에게 닥친 문제로 마음이 불편한 상황이다.
친구 강아지의 죽음과 강아지와 친구를 위로하기 위해 교회에서 보여주는 영화를 보지 않고 병원으로 달려간 것이 엄마와의 1차 갈등이고, 공부를 하기 위해 댄스학원도 중단, 곧 다가오는 댄스대회에도 참여하지 말라는 강력한 엄마의 반대가 2차 갈등이다.
엄마의 간섭이 진서를 힘들게 하고, 진서는 엄마의 완강함을 꺾을 수 없음을 알기에 마음이 지금 너무 힘들다.

진서는 우연히 만난 민수와 오토바이에 치인 강아지와 강아지 주인 동생도 위로해 주면서 급작스레 친해지게 되는 기회가 생긴다. 서로의 마음을 열어보인 것은 아니지만, 서로의 말과 서로의 눈빛이 서로를 향하고 있었고, 진서는 자신의 말을 진지하게 들어주고, 마음을 들여다봐 주는 민수의 마음에 조금씩 민수를 향한 마음의 커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민수와 진서는 오토바이가 강아지를 다치게 하고 도망가는, 뺑소니 사건을 목격한다. 경황이 없던 진서는 강아지와 강아지 주인인 동생을 데리고 병원을 찾는다. 민수는 빠른 속도로 오토바이의 번호판을 기억해내고 다음 날 인근 지역을 다니며 오토방이를 찾아나선다.
그 과정에서 민수는 오토바이 아저씨의 사정을 듣게 되고, 강아지 주인인 동생의 어머니로부터 감사인사를 받게 된다. 민수가 스스로 오토바이 주인을 찾아가 강아지의 상태와 사고 상황을 설명하고, 아저씨 스스로 용서를 굴 기회를 준다. 또한 오토바이 주인 아저씨는 사고 근처의 아이스크림 가게에 이미 연락을 해 놓은 상태로 다친 강아지에 대한 보상 또는 사과를 하기 위해 준비를 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민수의 침착함과 사고를 냈지만 스스로 수습하려고 애쓴 오토바이 아저씨. 그리고 민수의 방문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자신의 실수와 잘못을 인정하는 어른의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어린 듯 어리지 않은. 다 컸다는 착각을 일으키기에 너문 좋은 13살.
그들의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6학년』. 아이들과 함께 읽기에 딱 좋은 이야기이다.
서로의 입장이 어떻게 다른지, 일을 수습해가는 과정을 대해서도 이야기나눌 수 있으며,
진정한 어른의 모습이 무엇인지도 진지하게 나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