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지 할 수 있어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39
고미 타로 지음, 이지혜 옮김 / 북극곰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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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목소리가 가려진 상태로, 말투만으로도 누구인지를 찾을 수 있다. 말투 속에는그만의 철학과 표현력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그림책을 보면,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를 예상하지는 못하지만, 누가 그리지 않았을까? 하는 짐작을 가능하게 하는 그림들이 있다. 나에게 '고미 타로'작가가 그렇다. 두 소녀와 함께 그림책을 보면서 고미 타로의 작품을 대할 때마다 "어? 이 그림 어디서 많이 본 듯 한데…"하면 두 소녀는 책장에서 아주 쉽게 작가의 책을 쏙쏙 골라오는 재미를 느끼게 해 주었다.

 

2018년 '고미 타로'작가와의 『뭐든지 할 수 있어』 로 한 해 마무리를 해 볼까 한다.

"뭐든지 할 수 있어"란 말에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격려도 담겨 있어서 한 해를 마무리하고 한 해를 시작하는 이 시기에 딱 어울리는 인사이고 나에게 주는 최고의 격려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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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말에게 부탁한다.

머리 위에 타고 싶다고, 말은 흔쾌히 승낙해 준다.

소년은 앞서서 걸어가는 기린을 보고는, 좀 더 높이 태워달라고 한다.

말은 또다시 소년의 부탁을 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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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부탁은 멈추지 않는다.

부탁하는 소년과 소년의 간곡한 부탁에 들어주고 마는 말,

둘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편안하고 즐겁지만은 않았다.

부탁이라는 것에 너무 큰 의미를 두어서였을까?

일방적으로 말하고, 일방적으로 들어주는 그들의 관계를 현실에서의 관계로 연관지어서였을까?

말이 할 수 없는 행동들이 소년의 부탁으로 시도해가는 과정이 무리한 요구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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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요구는 그칠 줄 모르고, 이제껏 보아왔던 말의 모습이 아닌 장면들을 보면서 불편했던 마음은 조금씩 쌓여가면서, 거절하지 못하는 말에게도 사실 답답함과 화가 공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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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나의 불편한 마음과는 조금 다르다. 말 자신도 소년의 요구가 무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해보자!하는 용기를 낸다. 소년을 머리 위에 태워보고, 더 길게 목을 빼고 두 발로 걸어보고, 타조와 치타와 함께 초원을 달려보고, 심지어는 악어가 되어보기도 한다.

말은 소년의 요구로 자신의 새로운 능력을 발휘하는 순간과 만나는 그 시간에 매우 흡족해 하는 태도를 보인다. 소년 또한 일방적인 요구만 하는 듯 하지만, 말이 포기하지 않고 또다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자극과 격려로 그의 곁을 지켜준다. 또한 자신 또한 "마음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다고. 휙 돌아서 착륙!"하며 과감히 말의 머리에서 뛰어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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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능력과 경험을 생각하고 따지면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결정한다. 그 뒤에 할 수 있다고 계산된 것만 하는경향이 있다. 그렇기에 난 말이 계속되는 소년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모습에 불편함을 가졌는지도 모른다. 말이 할 수 있는 것이 이미 나의 머릿속에 계산되어 있기 때문에. 마치 나에게 무리한 요구를 해 오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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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말이다.

소년의 당황스러운 눈빛.

답답했던 나의 속이 한 순간에 뻥!하고 뚫리는 느낌이다.

통쾌한 반전, 이것이 바로 "고미 타로"의 또 하나의 매력이다.

우리는 "뭐든지 할 수 있다."

미리 겁먹고 미리 계산하고 따지고 놓치는 게 더 많은 우리의 현실

2019년,

우리 모두에게 할 수 있는 기회를 과감하게 열어주는 한 해가 되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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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들보들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41
야마자키 요코 지음, 이모토 요코 그림, 이지혜 옮김 / 북극곰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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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은 '겨울답다'라는 무색할 만큼 포근한 날이 꽤 길었어요. 며칠 전부터 갑자기 불어오는 찬바람과 뚝 떨어진 기온에 모두들 어깨를 움츠리고 거리를 걸으며, 바깥 활동을 자제하는 등 거리가 많이 한산해졌어요. '겨울답다'는 말이 실감나는 딱 오늘 같은 날, 내 마음을 포근하게 만들어주는 그림책 하나를 끌어않고 거실 바닥을 뒹굴거려 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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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구니 뚜껑이 열린 작은 트매로 빼꼼히 얼굴을 드러낸 동물이 있어요. 동그란 빨간 눈과 앙증맞은 코, 꾹 다문 일자 입 그리고 바구니 밖으로 나온 귀 하나가 "나는 토끼예요"하고 말해주는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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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상한 가지만이 남은 겨울 산길, 멀리 용달 하나가 바쁘게 지나가고, 지나간 길바닥에는 조그만 바구니가 뒹굴거리고 있어요. 아마 용달에서 떨어진 모양이에요. 바구니 속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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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맞이한 토끼들이 산길에 먹이도 찾고 산책도 할겸 길을 나서다가 바구니를발견했어요. 바구니를 사이에 두고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는 아기 토끼들이 모습이 너무 앙증맞아요. 귀를 쫑긋, 엉덩이는 뒤로 삐죽, 앞발은 모아서 번쩍 들어올리고 있네요. 엄마와 마주하고 있는 바구니 속 토끼에게 모두들 시선 고정! 너무나 다정한 한 때를 보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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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구니 속 토끼는 따듯한 침대도 재미있는 소리가 나는 텔레비전도, 귀여운 내 모습을 보여주는 거울도 없는 숲속 토끼네 집에서 새로운 생활을 맞이해요. 침대대신 낙엽으로 만들어진 이불 속에 들어가서 잠을 자고, 텔레비전 대신 창문을 통해 만나는 하늘의 반짝임을 만나게 되지요. 강물 위을거울삼아 내 얼굴도 친구들 얼굴도 보는 색다른 재미에 바구니 속 토끼는 자연이 주는 신비함을 선물로 받지요.

바스락 소리나는 낙엽 이불은 거친 듯 하지만 향기롭고, 옹기종기 모여서 잠자리에들면 옆친구의 체온을 나누니 겨울바람도 무섭지 않을 테지요. 하늘 창문은 또 어떤가요? 날마다 다른 하늘의 모습을 보여주는 창은 내일을 예측하고, 엄마의 옛이야기로 좋은 꿈으로 인도해 줄테고, 흐르는 강물에 비친 내 모습은 웃었다가 찡그렸다가 화냈다가 행복했다가 나의 표정을 다채롭게 만들어주니 보는 재미가 새록새록 피어날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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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떠나야 할 시간이 다가오네요.

길가에 떨어진 나를 보듬어주었던 토끼 가족과 헤어져야 하는 바구니 속 토끼는 자연이 주는 포근함이 그리울 것 같아요. 고급스럽지도 아름답지도 않은 자연이 주는 따스함과 색다름 그리고 품어주는 넓은 가슴이 돌아가야 하는 발걸음이 무겁게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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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바구니 속 토끼가 예뻐졌어요.

바느질 땀이 눈에 띄었던 토끼는 꽃귀걸이도 했고, 도토리 목걸이도 했네요. 꾹 다문 일자 입이 반달입이 되어 환하게 웃고 있어요.

자연을 벗삼아 살아가는 토끼와 우리들 곁을 지켜주는 바구니 속 토끼와의 우연한 만남이 전하는 따스한 이야기 『보들보들』 .

어릴 적 첫째 소녀의 친구는 '괴물'이었어요. 어른들의 눈에 괴물은 못 생기고 힘이 세어 남을 괴롭히는 존재였는데, 첫째 소녀에게 '괴물' 보이지는 않지만 항상 곁을 지켜주는 든든한 친구 이름이에요. 식탁에 앉을 때도 옆자리는 비어 있어야 해요. 괴물이 앉아야 하고, 소녀가 주는 밥을 먹어야 하니까 말이에요. 그렇게 괴물은 오래도록 첫째 소녀와 함께 지냈지요.

우리에겐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진짜가 아닌 존재가 진짜가 되어 든든함을 안겨주기도 하고, 힘이 되어 무서움을 잊게 해 주기도 하지요. 아마 바구니 속 토끼도 그러지 않았을까요? 혼자 길 위에 선 토끼에게는 자연이 있어 든든했고, 자연의 토끼에겐 길고 긴 겨울을 지내야 하는 두려움을 바구니 속 토끼의 존재가 잊게 해 주었고, 항상 곁에 두었던 토끼를 잃어버린 소녀에게는 분명 잘 지내고 곧 내 품에 다시 돌아올거라는 희망을 갖게 해 주었듯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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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밖의 난민, 우리 곁의 난민 - 난민은 왜 폭풍우 치는 바다를 떠도는가? 지식 보물창고 9
메리 베스 레더데일 지음, 엘리노어 셰익스피어 그림,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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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이라는 용어가 어느 순간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하게 불려지게 되었다. 시작은 아마도 2~3년 전 터키 해변에서 발견된 시리아 난민으로 추정되는 어린 소년의 죽음이 매체를 통해 전해지면서부터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땅에도 난민으로 받아들여지기를 기다리는 수많은 난민들이 수용소에서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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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을 수용해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한다를 두고 뜨겁게 달군 적이 있다. 두 의견 모두 옳다 그르다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두 가지 모두 우리가 떠안고 가야 하는 문제이다. 다만 문제의 관점을 인권과 세계시민의 자세에서 보느냐, 난민을 받아들인 후의 경제적 상황을 보느냐에 따라 다른 것 뿐이다.

 

난민의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십대의 두 소녀와 기사를 놓고, 난민이 무엇인지, 난민이 왜 먼 나라까지 목숨을 걸고 이동을 하는지 말해 주었다. 또한 얼마 전에 예멘 출신 난민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또 한 번 기사가 난 적이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난민'에 관한 책을 찾게 되면서 『우리 밖의 난민, 우리 곁의 난민』 을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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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밖의 난민, 우리 곁의 난민』 의 저자 메리 베스 레더데일은 말한다. 우리는 복권에 당첨된 행운아라고. 맞다. 사계절의 변화가 있고, 지진과 화산이 피해가 적으며, 삼면이 바다로 이루어져 먹거리가 풍부하고, 아무리 취업난이 어렵고 살기 힘들다해도 내 나라에서 깨어나 잠들 수 있으니, 이 얼마나 큰 행운이 아닐 수 있을까. 우리에게 주어진 행운이 그렇지 못한 이들을 향한 따스함과 관심, 포용으로 전환된다면 함께 행운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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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밖의 난민, 우리 곁의 난민』 은 '난민'이 존재하게 된 시작부터 지금까지의 역사를 말해 준다. 또한 그 속에서 몸과 마음을 다해 정착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앞으로 나아가야 했던 루스, 푸, 호세, 나지바, 모하메드까지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그들이 간절히 원한 것이 무엇인지, 그들의 난민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들을 자세히 설명해 준다.

 

어른들의 시선으로 쓰여진 기사와 사진이 아닌 그들의 삶을 그려낸 것이 아이들의 이해를 돕고, 그들이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간절함을 전해준다. 아이들이 『우리 밖의 난민, 우리 곁의 난민』 을 통해 난민이 겪는 고통과 어려움이 무엇인지, 난민 수용에 대한 생각이 좀 더 깊게 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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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밖의 난민, 우리 곁의 난민』 은 단순히 난민에 대한 설명이 아닌, 그들의 가지고 있는 역사적 배경과 난민으로서 살아가는 그 후의 모습 그리고 이해를 돕기 위해 말주머니를 따로 배치해 주거나 사진으로 그들의 이동과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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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난민을 단순히 우리가 사용하는 공간에 들어오려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우리와 함께 살고 싶어서가 아닌 살아 남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있는 힘을 다해 온 것이다. 어느 누구도 그들을 비난하거나 인권을 짓밟을 권리는 없다. 그들에겐 자신들을 보호해 줄 국가가 없을 뿐 인권이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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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은 말 그대로 어려움에 처한 국민이다. 이는 어느 누구도 그런 입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난민은 위험한 사람이 아닌, 충분히 위험을 겪었기에 안전한 곳에서 인간답게 쉬고 싶은 이들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들을 대상으로 수용한다, 안한다를 저울질하는 것은, 행운을 가진 우리가 해야 하는 마땅한 처사는 아닌 것으로 본다.

 

십대 두 소녀와 함께 『우리 밖의 난민, 우리 곁의 난민』 을 통해 난민의 삶을 살았던 인물들의 기록이, 난민에 대한 이해와 안타까움 그리고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데 도움이 되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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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40
다니엘 살미에리 지음,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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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새 겨울이다.

겨울이 다가오면 우리는 추위를 이겨낼 방법을 찾는다. 옷정리를 시작으로 따듯함을 찾게 되고, 연락이 뜸했던 이들을 떠올려보게 되면서 살포시 추억의 한자락을 들춰보기도 한다. 우리는 겨울을 핑계로 온기를 그리워하나보다.

같은 방향을 향해 걷는 발걸음

그 길이 좋아서, 날씨가 좋아서라고 하지만, 함께 걷는 이의 마음이 함께해서 더 좋아서라는 걸 우리는 알고 있다.

여기 바로, 함께 해서 좋은 산책의 시간을 즐기는 둘이 있다.

다니엘 살미에리님의 작품 『산책』

산책이 주는 고요함과 평화로움이 그대로 담겨있는 『산책』

그들의 산책길을 조용히 따라가보련다.

 

눈이 하얗게 내려 쌓인 숲 길.

나무의 색이 너무나 곱다.

잎사귀를 모두 떨궈낸 나무는 봄을 기다리며 겨울 산을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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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뒤덮인 숲길,

눈이 내린 뒤, 꽁꽁 숨어버린 숲에서 서로를 마주보고 서 있는 둘.

서로를 마주보며 서서히 다가간다.

동글동글한 몸집의 곰과 뾰족 귀와 날쌘 몸을 가진 늑대.

그들은 눈으로 덮힌 숲길에서 만나 하얀 눈길을 함께 걸어간다.

곰과 늑대는 서로에 대해 깊이 알지 못해도, 추운 겨울 숲으로 나선 용기로 서로를 만날 수 있었다.

넓은 숲에서 만난 단둘, 둘은 서로의 존재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추위를 이겨낼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들을 내려다보는 새 한마리.

서로 다른 모습의 셋, 서로 살아가는 방식이 다른 셋, 그들은 서로가 다르다는 것을 너무 잘 안다. 그러나 그들에겐 그건 그리 중요하지 않다. 함께 하는 지금 이 순간이 소중한 것뿐이다.

나뭇가지 위에 앉은 새 한마리는, 하얀 눈길을 걸어가는 곰과 늑대를 내려다본다. 눈길 위에 발자국을 내며 걸어가는 둘의 모습이 다정해보여서도 어색해보여서도 아닌, 그냥 그들이니까 그냥 그렇게 바라볼 뿐이다. 그들이 지나가는 그 길을 바라보며 그들의 길을 함께 걷는다. 나처럼 그리고 우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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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도 잠이 들었다. 겨울이 깊어가고 있음을 알려준다.

서로는 안다. 이제 곧 헤어져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함께 겨울을 지낼 수 없다는것도 알고, 오늘 이 시간 산책한 것까지만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아쉽지만, 그들에게 겨울은 헤어져야 하는 계절임을 서로는 알고 있으며,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누구하나 고집부리지 않는다.

서로를 향한 눈빛으로 그들은 마음을 느낄 수 있다. 겨울이니까.

겨울은 그러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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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게 등을 돌리고 헤어지는 둘.

함께 걸어온 숲을 이제는 혼자 걸어야 한다.

봄이 오면…….

곰은 깊은 잠에 빠져 겨울을 지낼 것이고

늑대는 사냥을 위해 온 힘을 다해 숲을 달려갈 것이고

그렇게 둘은 다른 겨울을 보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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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게 덮혀 있던 숲이 어느새 푸른 옷을 입는다.

나무도 풀들도 생명의 빛을 내며 숲을 물들인다.

멀리 보인다.

지난 겨울 서로를 바라보던 바로 그 자리에서, 그 거리만큼에서

길게만 느껴지던 추운 겨울이 봄을 만난다.

서로 다른 둘이 서로 다른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만나듯,그렇게 숲은 또 다시 시작된다. 그들이 서로의 냄새를 기억해 내듯 온 산에는 봄의 향기를 내뿜으며 새로운 시작을 전한다.

서로를 향한 눈빛에서 그들은 안다.

'둘'로 불리었던 서로가 '친구'가 되었다는 것을.

그렇게 둘은 친구가 되어 숲을 산책하겠지. 겨울이 오기 전까지.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며, 서로의 존재를 소중하게 여기는 그 순간이 주는 평화로움은 지켜보는이들의 마음까지도 안락하게 해 주는 힘을 가지고 있다.

눈길을 함께 걸어가는 두 친구의 모습에서 우리는 안락함을느낀다. 추위가 그들을 에워싸고 있어도 그들의 마음에 흐르는 온기는, 눈처럼 살포시 우리 가슴에 내려앉는다. 『산책』 이 조용히 내 가슴에 내려앉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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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와 함께 춤을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48
이연주 지음 / 북극곰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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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가슴이 설레는 이름.

아이에게도 어른에게도 '산타'는 설렘이고 따스함이지요.

래서 언제 들어도 참 반가운 이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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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온 카네이션」을 통해 작은 부분까지도 섬세하게 표현하는 그림작가로 내게 다가온 '이연주'작가가 글과 함께 그린 『산타와 함께 춤을』 출간했다는 소식을 듣고 참 반가웠어요. 작가가 표현하고자 했던 글과 그림이 그대로 담겨있는 그림책, 표지를 보는 순간부터 설레기 시작했더랬지요.

빨간 망토를 두른 듯한 새 한마리와 새의 등을 타고 머리를 휘날리며 밤하늘을 날아가는 소녀 그리고 소녀의 팔에 안긴 고양이 한 마리. 그들이 밤하늘을 날아가며 전하는 이야기가 무엇일까 따라가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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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고 긴 수염, 빨간 복장을 한 겨울의 주인공 산타가 소녀의 방을 찾아왔어요. 아주 조용히 말이에요. 그런데 침대 위에 누운 소녀의 눈이 말똥말똥하네요. 산타는 소녀가 잠에서 깨어있다는 걸 모르는 것 같아요. 무사히 소녀에게 선물을 전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산타가 어딘가 이상해요.

산타의 손에 꼭 쥐어 있어야 하는 선물보따리도 없고, 루돌프 사슴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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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산타의 입에서 빛이 나요. 그 빛이 닿은 곳에 커다란 선물이 뿅! 하고 나타났어요.

산타의 입김을 통해 퍼져나오는 별빛들이 선물을 만들어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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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우리 산타, 최대 난관과 부딪히고 말았어요.

얌전히 자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소녀가 사라지고 없어요.

소녀는 어디로 갔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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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침대에서 내려와 춤을 추어요.

창으로 살짝 들어와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 춤을 춘 산타를 따라 행복하고 예쁘게 춤을 추지요.

산타도 춤을 추어요.

일년 중 가장 행복하고 따듯한 날, 온 마음을 다해 춤을 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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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와 소녀가 부린 마법의 주문에서 빛이 나고, 그 빛은 온 세상을 뒤덮지요. 산타의 마음을 다해 곳곳으로 선물을 나눠지고, 행복한 기운을 나눠준대요.

밤하늘 가득 따스한 빛들이 전해지고 전해져, 모두들 행복한 꿈을 꾸며 잠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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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을 수놓고, 많은 이들에게 행복을 나눠 준 소녀에게 산타가 주는 마지막 선물

"오늘 밤 마지막 소원을 빌어 보렴."

소녀에게 주어진 오늘 밤 마지막 소원, 소녀의 간절한 소원은 무엇일까요?

산타의 주문을 외고, 산타의 춤을 추며 마법의 주문을 부릴 줄 아는 소녀의 소원, 소녀의 소원이 무언지 기대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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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마지막 기운을 담아 "후~~ "하고 빛을 뿌렸어요.

소녀의 소원, 무엇인지 금방 알아채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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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소녀와 산타는 헤어질 시간이에요.

소녀의 가슴에 산타의 따스함이 새겨져 오래도록 기억에 남겠지요.

산타에게는 오늘 밤 꼬마 산타가 불어준 "후~~"의 따스한 입김이 오래도록 기억될 테고요.

서로를 꼭 안아주며 전달되는체온으로 두 사람은 오래도록 행복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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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을 날아가며 마법의 입김을 불어주는 산타는, 오늘도 우리 마을에 찾아오겠지요. 주문을 담은 춤과 함께 따스한 입김으로 우리도 오늘도 내일도 행복할 거래요. 산타에게서 퍼져 나오는 별빛들이 밤하늘을 수놓듯, 우리들 마음에도 빛을 내려 추운 겨울, 우리의 마음이 따스한가 봐요.

루돌프도 없고 선물보따리도 없는 산타, 이연주작가의 산타는 실룩실룩 엉덩이 춤을 추고 앙증맞은 손동작으로 행복을 만들어주는 마법을 주문을 외워요. 그리고 사랑을 담은 입김으로 선물을 만들어 내지요. 올 겨울 우리들의 가슴 속에는 산타의 입김으로 아주 아주 따듯할 거래요.

우리 함께 주문을 걸어볼까요?

♬ ♪메리메리 송송송, 해피해피 추추추,

쉐킷쉐킷 콕콕콕, 플라이플라이 포올짝,

레디, 뽁!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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