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키오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15
카를로 콜로디 지음, 이기철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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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책을 읽지 않아도

영화를 보지 않아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이야기,

오늘은

세계 명작 『피노키오』 를

만나보려고 해요.

 


거짓말하면 코가 길어진다는 피노키오,

피노키오가 세상에 존재하게 된 순간부터

사람으로 되기까지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 이야기까지

즐거움을 장착하고 만나러 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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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고 괴팍하지만,

나무 조각을 만들어내는 재주가 뛰어났던 제페트 할아버지는

'피노키오'라는 나무 인형을 만들어요.

 


비록 나무이지만 애정으로 담아 조각한 피노키오는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word-break: break-word; overflow-wrap: break-word; white-space: pre-wrap; color: #515151; text-align: center !important;"> 할아버지에게 아들이자

함께 할 수 있는 소중한 존재지요.

 


피노키오에게 제페트 할아버지는

자기 맘대로, 자기 뜻대로

뭐든 해주는

받기만 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세상에서 가장 만만한 존재이지요.

 

 

 

제페트 할아버지와 피노키오의 관계는

우리와 우리 아이들의 관계를 대신 보여주는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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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게 중요한 진실을 말해주기 전까진 이곳에서 나가지 않을 거야."

"부모님 말을 듣지 않고, 투정 부리며 아버지 집을 떠나는 아이들에게는 좋지 않은 일이 생겨. 그런 아이들은 이 세상에서 결코 행운을 얻지 못할 거야. 나중에 쓰디쓴후회를 하게 되지."

"불쌍한 피노키오! 너는 꼭두각시인데다, 더 나쁜 건 바보니까…"

『피노키오』 24~26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word-break: break-word; overflow-wrap: break-word; white-space: pre-wrap; color: #515151; text-align: center !important;"> 피노키오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첫번째 멘토는

피노키오와의 첫만남에서 죽게 된

말하는 귀뚜라미에요.


피노키오가 아들로, 학생으로, 한 인간으로

바르게 성장하길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는

귀뚜라미는

영혼이 되어서도

피노키오의 곁을 지키며 조언을 아끼지 않지요.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word-break: break-word; overflow-wrap: break-word; white-space: pre-wrap; color: #515151; text-align: center !important;">

귀뚜라미의 조언에

진심이 담겨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는다는 피노것이 참 가슴아픈 일이지요.

또한,

그렇기에 우리는 반성하고 도전하기를 쉬지 않게 되는 거겠지요.

 

 



"그래, 내게 원하는 것이 뭐냐?"

"불쌍한 아를레키노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곳에는 베풀어 줄 자비가 없다. 네가 너를 살려줬으니 아를레키노를 땔감으로 사용해야겠어. 내 양고기를 잘 구워야 하거든."

"이럴 때 내가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 난 알아요. 호위병님들, 어서 나를 묶어서 저 불 속에 던지세요. 불쌍한 아를레키노, 나의 진정한 친구 아를레키노가 나 때문에 죽는 것은 옳지 않아요."

피노키오는 벌떡 일어나 빵으로 만든 자신의 베레모를 집어 던지며 용감하게 소리쳤다.

『피노키오』 56~57

 

외투를 팔아 학교에 보내준 제페트 할아버지의 희생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피노키오지만,

피노키오를 향해 밀려오는 유혹은 끊이지 않고

갈등 끝에 결정한 그의 선택은

번번히 수렁에 빠져들고,

할아버지의 곁으로 돌아가는 길은 점점 멀어져만 가요.

 


마치 우리 아이들이 처음 사회 생활을 시작하면서

겪게 되는 수많은 유혹과 함정을 보여주듯

아슬아슬하고

눈에 빤히 보임에도 보지 못하는

어리석고도 안타까움이 교차하네요.

 


경험이란 것은 다음을 이겨낼 수 있는 토양이 되어 줄 거예요.

물론 아픔이 있고, 기회를 잃을 수도 있을 거에요.

스스로 겪어내고 얻게 된 실수와 잃음은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word-break: break-word; overflow-wrap: break-word; white-space: pre-wrap; color: #515151; text-align: center !important;"> 다음을 결정할 수 있는 신중함과

경우의 수를 살필 수 있는 현명함을 키울 수 있는

성숙함을 갖춘 성장이 되어 줄 거라 믿어요.

 

 

"그렇지 않아. 공부하고 배우는 데는 결코 늦음이 없다는 것을 명심해."

"얘야, 그렇게 말하는 아이들은 거의 항상 감옥이나 병원에서 일생을 마친단다. 사람은 부자로 태어나든 가난하게 태어나든, 이 세상에서 무엇인가 일을 하는 것이 의무라는 것을 알아두어야 해. 빈둥빈둥 노는 것은 커다란 잘못이야! 빈둥거리며 노는 것은 매우 나쁜 병이라서 어릴 때부터 빨리 치료를 해야 해. 그렇지 않으면 어른이 되어서는 더는 고칠 수가 없단다."

이 말이 피노키오의 가슴에 와 닿았다.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word-break: break-word; overflow-wrap: break-word; color: #515151; text-align: justify !important;"> 『피노키오』 144

 

 

피노키오의 곁을 지켜주고 끝까지 믿어준 두번째 멘토는

바로 파란 머리 요정이에요.

피노키오가 아들로, 학생으로,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해가는데 갖춰야 하는

공경과 책임감, 끈기와 사랑을 가르치지요.

위기를 극복해나갈 수 있는 용기와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깨닫는 기회를 주며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word-break: break-word; overflow-wrap: break-word; white-space: pre-wrap; color: #515151; text-align: center !important;"> 피노키오가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지켜봐주지요.

 

버릇없고, 자기 중심적인 아들을 둔 제페트 할아버지

비뚤어진 마음을 돌리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은 말하는 귀뚜라미

곁을 지키며 스스로 일어서는 모습을 지켜보는 파란 머리 요정

피노키오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베푼 셋이 있기에

말썽쟁이에 예의라곤 찾을 수 없는

유혹에 갈대처럼 흔들리는 멘탈의 그를

성장시킬 수 있었어요.

 


이는 곧,

어른들에게

제페트할아버지의 희생과

말하는 귀뚜라미의 현실적 조언과

파란 머리 요정의 믿음이

아이들에게 전해져 가습에 와닿았을 때에야

한 아이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어요.

 

 

"새 옷이 뭐가 중요해요? 요정님을 도울 수만 있다면 지금 내가 입고 있는 이 낡은 옷도 팔고 싶어요. 저는 지금까지 아빠를 보살피기 위해 일을 했지만 오늘부터는 착한 엄마도 돌보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할 거예요."

[중략]

"장하다, 피노키오! 네 착한 마음씨를 봐서 지금까지 네가 저지른 모든 말썽들을 용서하마. 가난하고 병이 든 자신의 부모를 정성스럽게 보살피는 아이는 비록 말을잘 듣고 착한 행동을 하는 모범생이 아닐지라도 항상 칭찬과 사랑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단다. 앞으로도 올바르게 행동하렴. 그러면 행복할 거야."

『피노키오』 252~253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word-break: break-word; overflow-wrap: break-word; color: #515151; text-align: justify !important;">피노키오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동화를 함께 읽는 어른들에게도

가르침을 주는 동화라는 생각이 들어요.

 

피노키오의 사건 사고를 따라가면서

그의 어리석음과 위험을 헤쳐나가는 용기,

둔탁하지만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과

깨달음을 통해 최선을 다하는 책임감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실수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용기를 배웠으면 좋겠어요.

 

 

"아들아, 세상을 살다보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단다.

별의별 경우가 다 있거든……."

 

 

어른들은 피노키오의 사건 사고를 지켜보며

우리 아이들의 미성숙함을 수용하고

믿음으로 성장의 시간을 함께 걸어줄 그 날을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word-break: break-word; overflow-wrap: break-word; white-space: pre-wrap; color: #515151; text-align: center !important;"> 인내심으로 기다려주길 바래봐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지원받아 쓴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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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브루타 스피치 - 세상에 질문하는 아이로 키우는
노우리 지음 / 피톤치드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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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브루타"는 유대인들의 전통 학습 방법으로, 유대교 경전인 탈무드를 공부할 때 사용하던, 유대인들만의 특별한 교육법이다.

 

그들만의 학습 방법은 지식을 채워주기 위한 노력이 아닌 질문과 대답으로 채워지는 "토론 놀이" 방식으로 진행된다. 토론은,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과정 속에서 지식을 체득하고 해결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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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word-break: break-word; overflow-wrap: break-word; white-space: pre-wrap; color: #515151;"> 아이를 낳고, 육아를 시작하면서 다양한 가르침의 담고 있는 육아서를 읽고 실천하고자 노력했다. 나도 한 때는.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word-break: break-word; overflow-wrap: break-word; white-space: pre-wrap; color: #515151;">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word-break: break-word; overflow-wrap: break-word; white-space: pre-wrap; color: #515151;"> 그런데 어느 순간 육아서가 말하는 육아를 하려고 노력하는 내가, 진정한 나는 없는 육아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육아서를 과감히 접었다. 내가 할 수 있는, 내가 지켜내고, 내 아이와 함께 하고자 했던 나만의 육아를 하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안정되어 가는 나와 아이를 볼 수 있었다.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word-break: break-word; overflow-wrap: break-word; white-space: pre-wrap; color: #515151;">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word-break: break-word; overflow-wrap: break-word; white-space: pre-wrap; color: #515151;"> 그림책으로 시작된 나의 육아는, 즐겁고 재미있었다. 십대가 된 두 소녀 모두 책을 좋아하고 이야기하는 것을 즐겨하고, 책과 관련된 공연들을 찾아보는 즐거운 수고도 긍정의 눈으로 수용하는 성장해 가는 모습에 항상 감사하게 여긴다.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word-break: break-word; overflow-wrap: break-word; white-space: pre-wrap; color: #515151;">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word-break: break-word; overflow-wrap: break-word; white-space: pre-wrap; color: #515151;"> 십대가 된 만큼 자신들만의 생각이 확고하게 자리하고, 부모와 함께 진로와 사회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게 되면서, 부모도 아이도 대화의 기술이 조금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찾게 된 육아서, 나의 선택은 『하브루타 스피치』이다.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word-break: break-word; overflow-wrap: break-word; white-space: pre-wrap; color: #515151;">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word-break: break-word; overflow-wrap: break-word; white-space: pre-wrap; color: #515151;"> 소녀들이 어릴 때 읽어서 내 몸에 내 입에 착착 감겼다면 더 좋았을 수도 있지만, 지금의 나는 바로 소녀들과 "토론"이라는 과정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방법을 함께 터득해나갈 수 있다는 생각에 결코 늦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읽기 시작한다.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word-break: break-word; overflow-wrap: break-word; white-space: pre-wrap; color: #515151; text-align: center !important;">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word-break: break-word; overflow-wrap: break-word; white-space: pre-wrap; color: #515151; text-align: center !important;"> 오직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word-break: break-word; overflow-wrap: break-word; white-space: pre-wrap; color: #515151; text-align: center !important;"> '상대를 이기는 토론'이 아니라 '상대를 이해시킬 설득력을 갖춘 토론'

\\B098눔고딕", nanumgothic, sans-serif, Meiryo; vertical-align: baseline; word-break: break-word; overflow-wrap: break-word; white-space: pre-wrap; color: #515151; text-align: center !important;"> 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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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머리에서 하는 하브루타 교육

메타인지를 키우는 질문

그림책으로 마음을 열고

스토리텔링으로 이야기하는 과정

세상과 함께 성장하는 아이로 키우는 스피치까지.

어린 아이를 키우는 부모부터 십대의 아이들을 가진 부모에게까지,

누구나 마음을 열고 자녀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질문의 방법부터 한 가지 주제를 두고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새로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진정한 하르루타 교육 방식을 안내한다.

하브루타는 일률적이지 않다. 100명의 사람이 있으면 100가지의 생각이 있고, 100가지의 방법이 있다. 다름을 중요하게 여기며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는 것이 하브루타 스피치다. 21쪽

\[중략]

\하브루타는 단순히 말을 잘하는 훈련이 아니다. 질문하고 소통함으로 상대방의 의견을 묻고 조율하는 교육이다. 하브루타 스피치를 잘하기 위해서는 우선 진심이 담겨야 한다. 이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한다. 30쪽

아이들이 성장하고 대화가 이루어지는 횟수도 내용도 깊어지면서 때로는 대화를 마치고 난 후에 석연치 않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다. 결론을 끝맺지 못한 경우도 있고, 서로의 마음에 상처를 남긴 말이 오간 경우도 있고, 서로의 의도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그 때마다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는데, 정작 문제점을 찾지 못한 채 흐지부지 넘어가기 일쑤이다. 그래서 찾아서 읽게 된 『하브루타 스피치』은, 부모의 질문과 아이들의 대답의 형식까지 차근차근 들여다보게 한다.

아이 스스로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키워가야 한다. 스스로 잠재력을 발견해 키워나갈 때 아이는 성장한다. 잠재력을 키우기 위해 부모는 참고 기다려야 한다. 자녀가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하도록 마음 위에 칼날을 놓아둔 것처럼 기다려야 한다. 간섭하고 싶은 마음, 잔소리하고 싶은 마음을 내려놓아야 한다. 다만 따뜻한 격려와 충분한 칭찬으로 안전한 울티리가 되어주면 된다. 항상 너를 응원하고 지지한다는 것을 느끼도록 해 주자.

『하브루타 스피치』 78~79쪽


질문은 단순히 묻는 것이 아니다. 질문 속에는 상대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담겨 있으며, 상대의 기분부터 미래까지도 연결하는, 깊이있는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최고의 도구이자 마음을 열어가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질문으로 시작된 대화는, 함께 하는 시간을 확보해 줄 수 있고, 가족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으며, 서로의 입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큰 영향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정확한 답이 있는 질문은 아이들의 창의성을 고려하지 못한 질문이라고는 하지만, 하브루타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고 부모도 아이에게도 난해한 질문을 던지는 것보다는 답이 뻔하게 드러나는 질문이지만, 그 답을 듣고 한 발자국씩 더 다가가는 것만으로도 서로의 마음을 열어가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서로가 질문과 대답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의견을 나누는 토론으로 발전해 나가면 자연스럽게 답이 아닌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경청하는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진정한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음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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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브루타 스피치』는 '하브루타'교육이 무엇인지부터 왜 필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되는지부터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까지를 안내하는 책으로, 부모가 아니어도 나의 대화법을 검토하는 과정으로 읽어도 참 좋은 책이다.

부모에게 아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보다 지금의 대화 기술을 어떻게 변화시키는 것이 좀 더 나은지 좋은 질문과 나쁜 질문에 대한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해 주고 있으며, 내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시선과 아이들의 잠재력과 자존감을 위한 기다림의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주고 있다. 이는 내 아이를 위한 것 뿐만 아니라 부모이기 앞서 '나 자신'을 성장시키는데도 필요한 덕목이기에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자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자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부모는 자녀의 능력을 정확하게 인지하여 자녀 스스로 생각해서 행동할 수 있게 질문하고, 지지하고, 지켜봐야한다. 부모의 질문을 통해 성장한 자녀는 스스로에게 질문할 수 있다.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아이는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자존감이 높은 어른으로 성장한다.

『하브루타 스피치』 213쪽


육아는 결코 쉽지 않다. 부모의 길 또한 항상 평탄치 않다. 그러기에 우리는 끊임없이 배우고 실천하고 또다시 배우며 체득하는 과정을 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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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함께 걸어가는 가족이 발맞춰가는 과정은, 누구 하나 잘 걸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앞서서 걸으면 뒤에서 따라가며 두려움까지도 지지해 줄 수 있는 이가 있어야 하고, 헤매면 그 곁을 묵묵히 지켜주는 이가 있어야 한다. 또한 길을 당도했을 때 손에 힘을 주고 그 동안의 수고에 아낌없는 응원을 쏟아내는 이도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이 함께 였을 때 가능한 일이다.




아이를 위한 무조건적인 사랑이 '나'를 버리는 행위가 되지 않길 바란다. 아이의 성장은 부모의 성장으로 이어져야 하고, 부모의 성장은 아이에게 믿음으로 전달되어야 한다. 서로의 마음이 서로를 향할 수 있는 그 시간을 위해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이야기하고, 나누고, 느끼자.





꿈꾸는 부모를 보며 자란 자녀는 꿈을 꾸며 자란다. 나부터 먼저 꿈을 가지고 몸을 움직이며 열정적으로 삶을 가꾸어 가자. 열정적인 생각을 하며 나아가는 부모에게서 자녀는 열정적으로 생각하고 움직이는 법을 배운다.

1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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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서 읽습니다, 그림책 - 어른을 위한 그림책 에세이
이현아 외 지음 / 카시오페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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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그림책에 빠지게 된 건 정말 우연이지만, 지금까지도 그림책이 좋은 걸 보면 운명인지도 모른다. 퇴근하고 들른 서점에서 유아 그림책 코너로 너무나 자연스럽게 옮겨간 발걸음을 시작으로, 그림책 한 권을 골라 계산한 것이 그림책으로 입문하는 첫 시작이 되었고, 나의 두 소녀를 키우면서 그림책의 매력을 더욱 깊게 빠져들게 되었다.


마흔을 훌쩍 넘긴 나와 십대가 된 두 소녀는, 여전히 그림책을 보고 그림책이 주는 다양한 매력에 빠져 지낸다. 0세부터 100세까지 모든 연령층을 아우르는 그림책의 깊이 그리고 매력은 쉬이 빠져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님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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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서 읽습니다, 그림책』 은 제목을 보자마자 설렘으로 다가왔다. '그림책 소개여도 좋고, 그림책을 읽은 어른들의 이야기도 좋고, 그림책과 함께 한 교사들의 수업 환경이어도 좋고' 하는 맘으로 책을 일긱 시작했다.


그런데, 책장을 넘기기 시작하면서 나의 설렘은 뭉클함으로 전환되었다. 혼자 좋아하며 즐긴 것에서 함께 읽고 나누고, 그것을 바탕으로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즐긴 현직 교사들의 그림책과 일상을 담은 에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나에서 아이에게로 그리고 또 누군가를 향해 뻗어나간 그들의 일상과 나눔 그리고 노력과 정성이 담겨진 책임을 알게 된 순간, 한 글자 한 글자 의미있게 읽어나가게 되었다.



《좋아서 읽습니다, 그림책》이 세상에 나오게 된 그림 같은 이야기.

《좋아서 읽습니다, 그림책》은 '좋아서하는그림책연구회'의 운영진들이 매주 모여서 그림책과 삶에 대해 나눈 이야기들을 한 편의 글로 꾹꾹 눌러 쓴 에세이다. '좋아서하는그림책연구회'를 운영하면서 우리가 세운 철학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아이들 곁에서 교사도 함께 창작하는 삶을 살아가자는 것, 또 하나는 학교 밖과 안의 온도 차를 줄이는 통로의 역할을 하자는 것. 《좋아서 읽습니다, 그림책》은 이러한 '좋아서하는그림책연구회'의 운영 철학을 오롯이 담은 결과물이다.

 프롤로그 중에서. 10쪽



 나는 그림과 글이 어우러진, 때로는 그림으로 가득한, 그림책을 만나는 순간 나만의 세상에 잠시 머물게 된다. 짧은 글 속에 담겨진 이야기와 연필·색연필·물감·점토·헝겊·재활용품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여 표현된 그림을 통해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고, 자기보다 큰 그림책을 낑낑거리며 들고 오는 어린 우리 아이들을 만나고, 어른이 된 지금의 나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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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가슴에 와닿는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을 읽을 때면 한참 숨이 멎기도 하고, 읽는 순간부터 책장을 덮을 때까지 웃음이 끊이지 않을 때면 책장을 덮고도 장면 장면이 떠올라 혼자 피식 피식 웃음을 떠뜨리기도 하며, 한번 봤을 때 갸우뚱하는 책을 만날 때면 그림 한장, 글자 하나씩 세심하고도 주의 깊게 읽어나가는 신중함을 발휘하게도 한다. 그림책은 우리의 예민하고도 둔감한 감정선에 작은 신호를 보내주는, 결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암호를 걸어둔 것만 같다.



할아버지는 캐나다에서 살다가 책을 사랑하는 마음을 좇아 1989년부터 프랑스에서 서점을 꾸리고 있다고 하셨다. 할아버지는 이렇게 책을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 이야기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며 주름을 활짝 펴고 웃으셨다.

[중략]

어느덧 이 애틋한 공간과 헤어질 시간이 되었다. 우리 부부는 얼굴 가득히 아쉬운 미소를 머금은 채 할아버지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그윽한 표정으로 두 팔을 활짝 벌린 채 우리 부부에게 이렇게 화답해 주었다.

 하루 치의 축복을 건네받고 삶 전체를 축복하는 사람, 할아버지가 우리에게 빌어준 것은 하루의 안위가 아니라 부부가 맞이해나갈 삶 전체의 충만함이었다.

그림책 《숲에서 보낸 마법 같은 하루》와 함께. 148~148쪽



 《좋아서 읽습니다, 그림책》은, 현직 교사들의 모임 '좋아서하는그림책연구회'에서 함께 읽은, 함께 나눈 이야기들을 모아 담아낸 "어른을 위한 그림책 에세이"이다. 어린 시절 나의 이야기에서 엄마가 키워내는 생명, 봉사의 의미, 여행의 기억, 아이들과의 소통 부재까지 마음 속에 담겨져 있던 일상을 펼쳐낸다. 담담하게 써 내려간 글 속에서는 온기가 퍼져온다. 온기는 그림책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독자는 그림책에 독자만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소중한 시간을 선물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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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똑같은 계절은 없다. 묵묵히 꽃을 피우고 씨를 뿌리는 일은 매번 치열하다. 이들은 버려진 화분, 아스팔트 틈새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어 생명을 키운다. 때문에 잎을 키우고 열매를 맺는 등 작은 생명들의 찰나를 고스란히 담아 낸 《연남천 풀다발》의 모든 장면은 묵직한 여운을 준다. 서랍 속에 고이 잠들어 있던 연애편지를 다시 꺼내 읽는 설렘으로 엄마와 보았던 자연을 떠올렸다. 그 어떤 일도 아무 이유 없이 일어나지 않다는 작가의 글은 엄마의 목소리로 읽혔다.

 그림책 《가을에게, 봄에게》, 《연남천 풀다발》과 함께. 193~194쪽



어린 아이들이 읽기에 가장 적합한 책이라고 하는 그림책이 때로는 어린 아이의 시간을 보낸 어른들에게 더 큰 의미를 부여하게 한다. 지나왔고 웃어봤고 울어봤고 지쳐봤고 희망도 맛보았기에 그림책이 안고 있는 이야기를 맘껏 품을 수 있고, 깊게 들여다볼 수 있으며, 내맘대로 풀어낼 수 있다.


같은 그림책을 보아도 떠오르는 장면이 다르고, 받아들이는 감정이 다른 것, 이렇게 봐도 저렇게 봐도 다 의미가 되는 것, 이것이 그림책이 가진 매력이 아닐까. 정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걸어가는 길에서 만난 들꽃도 바람도 반갑듯이 우연하게 들은 그림책 한 권이 나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며, 어둡게만 느껴졌던 나의 길을 환하게 비춰주는 가로등이 되어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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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목요일마다 그림책을 들고 모임 장소를 향해 가는 '좋아서하는그림책연구회'의 운영진들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설레고 기분이 좋아진다. 교사 자신들의 성장과 아이들을 위해 퇴근 후의 시간을 기꺼이 내어주는 여유와 용기가 감동스럽고, 나와 같이 그림책을 좋아하는 어른들이 있음에 반갑고, 내가 좋아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주위로 확산해나가는 열린 마음과 추진력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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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아하는 그림책을 주제로 모임을 만들고, 모임의 취지를 정하고, 정한 노선대로 잘 이끌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스스로 성장해가는 '좋아서하는그림책연구회'의 운영진들의 노력이 《좋아서 읽습니다, 그림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림책 연구 모임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으며, 진행된 과정에 대한 안내를 통해 다른 누군가가 그림책 모임을 열 수 있도록 마중물이 되어주고 있다. 또한 주제별로 선정한 그림책 목록을 실어 다양한 그림책을 만날 수 있는 기회까지도 안겨준다.


《좋아서 읽습니다, 그림책》은 그림책이 좋은 나에게는 이야기를 공유하는 따듯한 시간을, 그림책 입문을 앞두고 있는 이들에게는 그림책이 가지고 있는 깊이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그림책을 통해 나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글쓰기의 지침서가 되어 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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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를 다시 만나다
서수영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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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책으로 풀어가는 인문학' 수업을 들었다. 그 때 강의를 맡아주신 교수님은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시작하기 전, 가족들과 함께 읽는 책이 있다고 하셨다. 그 책이 바로 "어린 왕자"였다.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성인이 된 지금까지 일년에 한 번은 꼭 읽는 책이라고 하시면서, 가족들이 해마다 돌아가면서 출판사를 선택해서 읽는다고 책장에 어린 왕자가 출판사별로 4권씩 준비되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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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의 그 말씀을 들으면서 나에게 '어린 왕자'는 어떤 책이었을까?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학창시절에 만난 '어린 왕자'는 꼭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하기에 의무감과 '나도 그 책 읽었어'라는 허세를 부리고 싶었기에 읽지 않았을까 싶다.

 

20대가 되어 스스로 찾아 읽으면서 '어린 왕자'의 기다림과 건조한 말투가 전하는 잔잔함이 조금씩 나에게 스며들기 시작한다. 보아뱀을 그린 소년과 장미의 말이 기억하는 정도였던 내가 어른들의 시선을 느끼게 되고, 순수함을 유지한 이들의 말 속에서 흔들리는 내 마음을 만나게 된다.

 

 

『어린 왕자를 다시 만나다』는,

어린 왕자만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어린 왕자를 함께 읽은 이들과 나누는 이야기를 옮겨 담은

진지하지만 쉬운

쉽지만 여운을 남기는

시간을 추억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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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를 먹은 보아뱀을 그린 소년은 조종사라는 직업을 가진 어른이 되었고, 불시착이라는 예측불명의 상황에서 만난 어린 왕자에게 '양'을 그려줘야 하는 숙제와 같은 의무를 하나 맡게 된다. 어른들의 시선에 얼토당토 않았던 그림 이후로 그림을 그려보지 못한 그에게 '양'은 자신의 시간을 되돌려볼 기회를 구한다.

끊임없이 비교하고, 인정받길 원하고, 포기하고,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우리의 삶 속에서 만난 '어린 왕자' 그리고 '사막'은 우리의 시간을 돌아볼 기회를 준다. 또한 '어른'이라는 이유로 잃어가며 지키고자 애씀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떠한 지적도 꾸짖음도 없이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준다. 그것이 우리의 가슴에 울림을 남긴다.


그래요. 우리 모두 어른이 되었습니다.


무엇을 바라볼 때 그 사물이 주는 고유의 가치와 사랑의 시선,


그리고 그 너머의 세계를 보는 그 시선을


아주 많이 잃어버렸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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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에서 있을, 어딘가에서 기다리고 있을 '어린 왕자'는, 현실과 타협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에서 마지막까지 지켜내고 싶은 유일한 시간을 간직하고 있는, 또 다른 나의 모습일 수 있다.

내가 지켜내지 못했다는 안타까움과 잃었기에 남은 아쉬움, 잊었다고 생각하지만 문득 떠오르는 실패의 순간까지도 우리는 기억이란 주머니에 담아둔다. 주머니 밖으로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기억들로 발걸음이 무거워질 때, 실망했던 순간이 아닌 실망까지도 즐겼던, 오랜 기다림이었을지라도 기다림의 셀렘을 느꼈던, 외로웠을 테지만 곧 친구가 되어줄거라는 희망을 보았던 그 기억만은 잊지 말라고 말한다.

어린 왕자는.

 




기억도 그러합니다. 기억도 단장해야 합니다.


어떠한 기억이 나의 존재를 뒤흔들수 있을 만큼


거대한 뿌리를 내리기 전에 잘라 버려야 합니다.


한번에 되지 않으니


매일같이 그 일을 해야 하는 것이지요.


『어린 왕자를 다시 만나다』는,

완역본의 어린 왕자를 읽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다.

스스로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보다는,

나와 함께 읽은 다른 이의 시선으로 만는 어린 왕자를

만나고, 나의 생각과 공유하는

함께 하는 시간을 선물한다.

타인의 시선으로 만나는 어린 왕자

그리고 나의 기억에 남은 어린 왕자

함께 어우러진 또 다른 어린 왕자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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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목소리를 그릴 수 있다면 - EBS 라디오 X 카카오 브런치 <나도 작가다> 당선 작품집
EBS 라디오부 오디오천국 <나도 작가다> 외 기획 / 롱테일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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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쓴 글을 직접 낭독하고 소개합니다.

내 목소리를 세상에 들려주고 싶은 분, 작가를 마음에 품은 분,

라디오 디제이를 꿈꾸는 분의 이야기를 찬찬히 모아 들려드립니다.

모든 이야기가 책이 되는 기적을 꿈꾸며,

꿈을 품은 분들이 그 꿈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도록

발판이 되어드리고 싶습니다.

EBS 라디오부 오디어 천국 <나도 작가다>

 

 EBS 라디오 Ⅹ 카카오 브런치 <나도 작가다> 공모전에서

당선된 60편의 빛나는 이야기를 담은

『너의 목소리를 그릴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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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작가다>라는 글귀에 마음이 흔들린다. 책을 읽고 리뷰를 쓰는 것이 나의 글쓰기 전부가 된 지금 나에게도 한 때 방송작가를 꿈꾸기도 했고, 그림책 작가의 길을 권유받았던 나에겐 동경하는 맘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지금은 작가의 길을 걷지 않음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른다. 세상에 글 잘쓰는 사람들이 넘칠 만큼 많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남편이 가끔 지원해 줄테니 더 늦기 전에 글 쓰는 게 어뗘냐고 묻는다. 그 때마다 내 대답은 항상 같다. 나에게서는 절대 나오지 못할 다양한 스토리를 세상으로 내 놓는 작가들의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그렇다. 난 오늘 60명의 새로운 작가를 알게 되었고, 그들의 글을 만났다. 글쓰는 이들의 기억과 감정 그리고 그것을 통해 배운 삶의 의미를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갖게 됨으로 충분히 행복했다.

  

 

 

"뜀뜰이 왜 무서워?" "그냥 무서워."

"왜?" "넘어질 것 같단 말이야."

"넘어질 수도 있지." "넘어져서 손목이 꺽이면 어떡해."

"그러면 깁스해야지. 깁스하고 싶어 했잖아. 멋져 보인다고."

"넘어지면 애들이 놀릴 거야." "놀리면 어때. 놀리라고 해."

"놀림 받는 거 싫어." "그러면 뛰어넘을 수 밖에 없어."

 

『너의 목소리를 그릴 수 있다면』 점위에 올라서서 20쪽

 

 

 

『너의 목소리를 그릴 수 있다면』은, 3차에 이어 이루어진 공모전을 통해 당선된 작품이 실린 책으로, <시작과 도전>, <실패와 두려움>, <나를 나답게> 3개의 주제로 각 20편씩의 이야기를 담는다.

누구나 한 번은 겪을 수 있는, 누군가는 이미 겪었을, 앞으로 겪게 될 이야기를 통해 기억을 들춰보고 지나간 시간을 돌아보는, 잔잔함 속에 번져오는 파동에 울컥하기도 하고 미소가 절로 지어지기도 한다.

 

 

둘째가 태어난 후 염색체 검사를 했고 결과지에도 21번 자리에 세 개의 염색체가 선명히 보였다. 나는 정말로 장애아의 엄마가 되었다. 아이 키우기는 두 번째지만 장애를 가진 아이는 처음인 초보 장애아 엄마가 되었다. 살면서 단 한번도 내 미래일 것이라고 생각해 보지 않은 그 길이 내 앞에 펼쳐졌다. 바라던 미래는 아니지만, 초보 장애아 엄마의 삶을 살기로 했다. 기왕 택한 일, 나는 아주 열심히 해볼 참이다. 『너의 목소리를 그릴 수 있다면』 장애아의 엄마가 되기로 했다. 46~47쪽

 

 

내 옆집 이야기를 듣다가 순간 울컥해지는 때가 있다. 『너의 목소리를 그릴 수 있다면』이 그렇다. 내 이야기는 아니지만, 내 옆집 이야기쯤으로 읽고 있다가 순간 나의 마음에 열기를 불어넣는 이야기가 있다. 나라면 어땠을까 하는 입장을 바꿔볼 용기조차 나지 않는 이야기 앞에서 초라해지는 나를 만나기도 하고, 평범한 일상임에도 그 순간에 함께 한 이들과의 시간을 온전히 기억하는 이야기 앞에서 부러움으로 몇번을 되새김하기도 한다.

 

열심히는 살지 못해도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다.

열심히 살아야지만 의미 있는 삶은 아니니까.

그런데 차라리 열심히 사는 게 의미 있는 삶을 사는 것보다 쉬운 것 같다. 의미 있는 삶, 그게 참 어렵다.

『너의 목소리를 그릴 수 있다면』 나는 어떤 의미로 남고 싶은가. 61쪽

 

하루가 모여 역사를 이루듯, 우리가 지내온 시간이 삶이 되고, 그 속에서 우리는 살아갈 의미를 찾는다. 때로는 의미찾기에 너무나 많은 에너지를 쓰기에 쉬이 지치기도 하고, 내가 찾고자 한 것이 무엇인지도 잊게 마련이다.

 

나의 삶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애쓴다고 다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었고, 손에서 놓았다고 해도 다 사라진 것도 아니었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동안 수십번 잃을 것이고, 그 수십번 흔들릴 것이고, 단 몇 번 손에 넣을 것이다. 고된 삶에 가끔 비춰지는 햇살에 우린 다음을 기다리고 또 다른 꿈을 꾸게 된다. 이렇듯 삶은 나의 징징댐의 나약함을 봐주지 않지만 절대 나의 열심에 등돌리지 않는다는 것, 이것 하나로도 충분히 살아볼만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나다운 게 무엇인지, 내가 어떤 향기와 색깔을 내는 사람인지 아직 답을 내리지 못한다. 그러나 한 가지는 안다. '나다움'이란 내 본연의 리듬을 표현해 낼 때 나온다는 것. 타인의 시선에 갇히지 않고, 내 마음이 시키는 일을 할 때 비로소 나다워진다는 것을 말이다. 짙은 화장을 하고 뾰족구두를 신고 향수를 뿌리는 게 내가 아니라, 발이 부르트고 땀에 흠뻑 젖어 헉헉대면서도 재밌어서 춤을 연습하는 게 바로 나였다. 나답게 살기 위한 나의 춤바람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너의 목소리를 그릴 수 있다면』 내 안의 리듬을 찾아서. 277쪽


 

『너의 목소리를 그릴 수 있다면』의 60편의 이야기를 읽는 동안 나의 삶을 들여다본다. 나와 사는 모습도 하는 공부도 꿈도 다르지만, 겁많고 불안한 그들에게서 나의 10대를 추억했고, 그들의 지침에 나의 20대가 보였고, 새로운 길을 가고자 애씀에 나의 30대가 떠올라 마음이 아렸다. 40대인 지금의 나는 그들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나의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 나의 삶을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우리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너의 목소리를 그릴 수 있다면』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보내는 소리없는 응원으로 잔잔하게 마음에 녹아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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