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삼킨 소년
트렌트 돌턴 지음, 이영아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주를 삼킨 소년


 

boy1.JPG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를 읽고, 함께 울고 웃었던 우리 두 소녀들과 다시 한 번 그 때의 감동을 느끼고 싶어 만나게 된 『우주를 삼킨 소년』.

 

힘든 상황 속에서 자신을 성장시킨 '제제'가 있다면, 『우주를 삼킨 소년』에는 '엘리 벨'이 있다. 열두 살 엘리는, 평범과는 거리가 먼, 특별하고도 특이한 가족이 있다. 그가 사는 마을 또한 이민자와 마약 거래로 사건 사고가 빈번하게 터지는 곳이다. 엘리는 아빠로부터 도망나온 엄마와 새아빠 라일 그리고 말대신 허공에 암호와 같은 그림으로 생각을 표현하는 형 오거스트, 탈옥한 전과를 가진 베이비시터 슬림 할아버지와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pino2.JPG

 

 

한 소년이 성장하기 위한 조건을 따지고 보자면, 엘리가 가진 환경은 극히 열악하다. 또한 몸과 마음을 보호받을 수도, 나이에 맞는 교육을 받을 수도 없다. 환경이 열악하고 교육 수준이 낮다고 해서 소년의 삶이 부정당할 수는 없는 것이다.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의 제제가, 『우주를 삼킨 소년』의 엘리가 그것을 증명한다. 부모의 자리가 위태롭다 해서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며, 배움이 깊은 자가 주위에 없다 해도 배우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그 이면에 담고 있는 또다른 배움을 만날 수 있다.

 

"할아버지?"

"왜, 꼬마야?"

"기사에는 아이린이 남편 곁을 끝까지 지키겠노라 맹세했다고 나와 있잖아요?"

"그래."

"그런데 그렇게 안 했죠?"

"아니, 그랬단다, 꼬마야."

할아버지는 볕에 그을린 기다란 두 팔을 식탁 위로 쭉 내밀어 신문을 내게 돌려준다.

"곁을 지켜준다고 해서 꼭 옆에 있을 필요는 없어."119쪽



엘리는, 성장한다. 날마다 아주 조금씩. 소설의 흐름이 엘리의 성장 속도와 발맞춰 진행되기 때문에 더디게 흘러가지만, 슬림 할아버지를 통해 감옥에 가게 된 사건부터 감옥에서의 상황, 그리고 지금의 삶까지를 듣게 되고, 가족으로부터 버림받고 여전히 감옥에서 생활하는 이들에게 편지를 쓰게 되면서 엘리는 범죄, 사건, 수사라는 새로운 환경에 눈을 뜨게 되고, 현실을 직접 들여다보는 기회를 갖게 된다. 또한 엘리의 편지의 상대가 되었던 알렉스와의 우연한 만남은, 알렉스에게도 엘리에게도 좋은 만남으로 연결된다는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

 

 

boy3.JPG

 

 

『우주를 삼킨 소년』은, '엘리'라는 소년에게서 뻗어나간 가지가 가족 그리고 가족과 연결된 누군가로 뻗어나가면서 이야기는 빠르기와 숨막힐 정도로의 느림이 곁들여진다. 엘리의 눈높이에서 이해되지 않는 엄마의 사랑, 한번도 추억하지 않았던 아빠와의 관계, 마음을 여는 순간 죽음으로 엘리의 곁을 떠난 새 아빠 라일에 대한 미안함이 서로 연결되어, 엘리에 성장에 또다른 영양분이 되어 준다.

 


형이 내 오른쪽 귀에 대고 속삭인다.

"괜찮을 거야, 엘리. 괜찮을 거야. 넌 돌아와. 항상 돌아오니까."

말을 못 하겠다. 입으로는 말을 할 수 없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나는 왼손 검지로 허공에다 한 줄의 글을 휘갈겨 쓴다. 그 글이 사라지기 전에 형만이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소년, 우주를 삼키다.' 660~661쪽

엘리는 아프다. 단 한번도 엘리는 편안한 삶을 살아보지 못했다. 의지할 수 없는 불안정한 엄마를 곁에 두었고, 마약 거래라는 불법적인 일이 가까이 다가와 있으며, 의문의 그림으로 대신하는 형과 전설의 탈옥범 베이비시터까지. 난감하기 짝이 없는 상황 속에서도 엘리는 새로운 무언가를 끊임없이 행한다. 배우고 익히고 읽고 쓰고 물어보고 알아내고.


"사람은 모름지기 쉬운 일보다는 옳은 일을 하면서 살아야지."

 


엄마와 새아빠의 불법적인 행위를 지켜보며 엘리는 정의로운 일을 하고 싶어한다. 범죄 기사를 쓰는 기자가 되겠다는 꿈을 꾸는, 비록 남루한 옷은 입었지만 옷 속에 가려진 힘찬 날개는 오직 엘리만이 아는 것. 답이 없을 것만 같은 상황 속에서도 싹을 틔워내는, 희망을 잃지 않는 엘리의 성장이 나약한 우리에게 새로운 용기와 힘을 불어넣어준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쓴, 저의 객관적인 시선이 담긴 후기입니다. >>

 


캡처.PN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피아는 언제나 검은 옷을 입는다
파올로 코녜티 지음, 최정윤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피아는 언제나 검은 옷을 입는다

파올로 코네티 글

현대문학」

 

 

책 제목에 "검은"이라는 색이 들어가면, 마음에 일어난 변화로 인한 그 어떠한 무언가가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선입견을 발휘한다. 그리고 때로는 누군가의 고통이나 힘겨움을 함께 겪어나가면서 위안이 되기도, 위로로 다시 일어설 용기를 내기도 한다. 그것이 우리가 책을 통해 얻는 가장 1차원적인 감정이 아닐까, 우리는 책을 읽으면서 글이 말해주는 것보다 그 속에 녹아내린 감정에 더욱 깊이 휩쓸리게 된다. 나는 오늘 함께 한 『소피아는 언제나 검은 옷을 입는다』 를 통해 무엇을 느끼게 되었을까?

 


black1.JPG

 

 

 

『소피아는 언제나 검은 옷을 입는다』 는 10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구성을 하고 있으며, 10개의 이야기는 시간과 공간이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소피아"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자동차 엔지니어의 직업을 가진, 평범한 삶을 살고자 하는 아빠 로베트토와 미술학 전공을 한, 까칠하고 수시로 화를 내는 예민한 엄마 로사나, 아빠 엄마의 곁을 떠나 있는 동안 소피아에게 선생님이자 보호자가 되어 준 고모 마르타 그들 외에도 그녀의 어린 시절을 함께 한 친구들과 함께 연극을 하며 친밀한 척하는 이들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서로 연결되지 않은 인물들이 "소피아"를 중심으로 연결되며, 시작과 끝 모두 그녀의 어린시절부터 성인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전한다.

 

소피아는 엄마의 예민함과 불안정한 감정들을 마주보며 자란다. 엄마의 곁에 머물렀던 소피아는 스스로를 보듬기에는 그녀 또한 나약해져만 간다. 바쁜 아빠와 예민한 엄마 사이에서 성장한 소피아는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미움이 커져가면서 자신까지 망가뜨리는 극한 상황을 만들고 만다. 마음의 병은 눈에 띄지 않게 서서히 잠식해 오고, 그것이 겉으로 표현되었을 땐 이미 병이 몸과 마음에 상처를 낸 다음이다. 소피아는 자신이 망가졌을 때에서야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으며, 관계 속에서의 마음을 굳게 닫는다.

    

black2.JPG

 

 

 상처투성이 소피아 그리고 자기만의 세계에서만 안전한 소피아, 그녀가 세상을 향해 내딛은 곳은 바로 무대이다. 배우를 향한 그녀의 도전은 그녀의 삶의 모습을 바꾸는데 충분한 도움이 되었으나, 단원들과의 관계 속 그녀의 모습은 위태롭기 그지 없다. 관계 형성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듯 보이는 그녀의 모습은 마치 더이상 다치기 싫어 스스로 자신 안에 자신을 가두는, 외로움이란 익숙함에 빠지는 것만 같아 안타까움이 인다.

 

소피아는 배우라는 이름에 맞는, 자신만의 역할을 충실해 해 나가는 모습을 보이며,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쳤던 가족들의 변화에 조금씩 자신을 표현하는 노력을 한다. 한 소녀의 청춘 기록을 담은 『소피아는 언제나 검은 옷을 입는다』 는, 한 사람의 성장하고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지극히 대담하다고 담담하게 때로는 직설적으로 표현되어 독자 입장에선 약간의 혼란을 불러일으키게 하기도 한다.

 

 

black3.JPG

 

 

 '아파야 청춘이다' 라는 말을 나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세상에 첫 발을 내딛는 청춘들이 왜 아프도록 세상과 맞서야 하는지 나는 이해하고 싶지 않은 사람 중 하나이다. 세상이 무지개빛이 아닐지라도 아파하면서 세상과 만나야한다는 현실이 난 참 싫다.

 

 

 『소피아는 언제나 검은 옷을 입는다』 의 소피아는 성장 과정에서 받지 못한 결핍으로 인해 세상과의 단절이 얼마나 무겁고 차가운지 충분히 느꼈다. 그것에 온기를 담기 위해 무던히 애쓰며 바둥거려본다. 소피아의 청춘 또한 아프다. 그렇지만 그녀는 자신만의 틀 속을 박차고 나오는 용기를 조금씩 부려본다. 자신에게 베인 아픔을 이겨내기 위해서.

 

 청춘은 아픈 것이 아니다.

나를 알아보고 나를 찾아가는, 흘러가는 시간일 뿐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 받아 쓴, 저의 객관적인 시선이 담긴 후기입니다. >>

 


캡처.PN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 성년의 나날들, 박완서 타계 10주기 헌정 개정판 소설로 그린 자화상 (개정판) 2
박완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대에 읽었던 박완서님의 책을 40대가 되어 다시 만납니다. 전쟁을 겪어낸 ‘나‘의 이야기가 가슴에 남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 성년의 나날들, 박완서 타계 10주기 헌정 개정판 소설로 그린 자화상 (개정판) 2
박완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만난 박완서 작가는 참 예뻤다. 그가 쓴 책을 읽기 전에 우연히 본 신문 기사를 통해 본 그녀의 쑥스러운 듯 맑게 웃는 모습이 너무나 예뻐서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작가가 이렇게 예쁠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그 다음부터 그의 책이 궁금해졌다. 예쁜 그가 쓴 글은 또 얼마나 예쁠까.

 

그의 글은 예쁘다. 솔직하다. 그리고 담백하다. 미사여구로 꾸미지 않았는데 읽다 보면 예쁜 구석이 눈에 띄고, 눈물을 쏟았다고 하지 않았은데 나는 가슴이 메어져 눈물이 난다. 박완서는 나에게 참 예쁜 사람이고, 건강하고 고운 선의 글을 쓴 작가이다.

 

그의 타계 10주년을 맞아 다시 읽게 된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는, 한국 전쟁의 시대를 살아간 스무살의 '나'가 써 내려가는 이야기이다. 잠시 잊고 있던 그의 글을 다시 만나게 된다는 기쁨과 설렘,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에 집중해서 책장을 펼친다.

 

 

bakr.JPG

 

 

 

'나'의 오빠는 다리에 총을 맞아 방 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오빠의 아내, '나'에게 올케는 총구멍에 심을 갈아끼우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먹을 것 없는 공간 속에서 세상의 변화에 굴복해서 살아가는 한 가정이 '전쟁'의 시대를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낸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는, 그 동안 접했던 다양한 전쟁의 모습과는 다르게 다가온다.

 

누구도 모르게 조용히 살아가야만 했던 '나'의 가족은, 조금씩 세상 밖으로 나오기 시작한다. 가족들을 굶길 수 없다는 단 한 가지의 이유로. 올케와 '나'는 피난을 떠난 이웃들의 집을 털어내기 시작하면서 전쟁이라는 시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찾게 되고, 인민위원회에 출근하게 되면서 가족의 시간과 나라의 시간은 다르게 흘러간다는 것에 눈을 뜨기 시작한다.


이놈의 나라가 정녕 무서웠다. 그들이 치가 떨리게 무서운 건 강력한 독재 때문도 막강한 인민군대 때문도 아니었다. 어떻게 그렇게 완벽하고 천연덕스럽게 시치미를 뗄 수 있느냐 말이다. 인간은 먹어야 산다는 만고의 진리에 대해. 시민들이 당면한 굶주림의 공포 앞에 양식 대신 예술을 들이대며 즐기기를 강요하는 그들이 어찌 무섭지 않으랴. 차리리 독을 들이댔던들 그보다는 덜 무서울 것 같았다. 65~66쪽

 

지금은 돌아가신 할머니는 어린 나에게 전쟁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빨갱이'로 오해받아 지금의 삶은 없었을 거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 굽이굽이 깊은 산골에 살았던 할머니, 마당에서 놀고 있던 아빠와 고모에게 어느 날 낯선 군인들이 찾아와 엄마를 찾아와 밥상을 차려달라고 했단다. 할머니는 길 잃은 군인들이라 생각하고 푸짐하게 차려주었다고. 워낙 시골이라 전쟁이 난지도 몰랐고 피난도 몰랐다는, 그 때는 할머니 말이 거짓말이라고 여겼는데, 올케와 '나'의 안식처가 되어준 교하마을을 만나면서, 전쟁 속에서도 사람으로 살아간 공간이 있다는 것이 그리 반가울 수가 없다.

 

'나'의 가족은 길을 떠나고 다시 만나고, 다시 떠나고 만나는 상황 속에서 오빠는 힘든 여정을 끝내고 가족들은 누구도 울지 않은 채, 오래도록 가족의 중심이었고 짐이기도 했던 오빠를 떠나보낸다. '나'는 오빠를 하루만에 매장했단 죄의식에 오래도록 가슴 아파하면서도 살아가기 위해 버둥거린다. 근숙 언니의 도움으로 미군 피엑스에 취직하게 된 '나'는 서울대학교 학생이라는 이유로 들어간 '나'는, 그들의 곁에서 자신의 학벌이 얼마나 쓸모없는 것인지 현실을 직시하게 되고, 살아나기 위해서는 버릴 것에 미련을 두지 말아야 함도 배운다. '나'와 "박수근" 화가와의 만남은, '나'에게 자신이 가진 것을 잃지 말라는 무언의 조언을 남긴다. '나'의 삶 속에 찾아온 가는 햇살이 아니었을까.

 

 

목련나무였다. 아직은 단단한 겉껍질이 부드러워 보일 정도의 변화였지만 이 나무가 봄기운만 느꼈다 하면 얼마나 걷잡을 수 없이 부풀어 오르리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 미친 듯한 개화를 보지 않아도 본 듯하면서 나도 모르게 어머, 얘기 미쳤나봐, 하는 비명이 새어 나왔다. 그러나 실은 나무를 의인화한 게 아니라 내가 나무가 된 거였다. 내가 나무가 되어 긴긴 겨울잠에서 눈뜨면서 바라본, 너무나 참혹한 인간이 저지른 미친 짓에 대한 경악의 소리였다. 99쪽

 

 

약 15년 전 나는,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보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먼저 읽었다. 두 권이 서로 연결된 책이라는 것도 모른 채 신간 소개를 보고 부랴부랴 읽었던 나였다. 손 때와 먼지로 내 책장 한 켠에 자리한 책이 '박완서 타계 10주년' 을 기리며 새롭게 옷을 입고 출판되어 반가움과 함께 '박완서'의 웃음과 지금의 글을 만날 수 없다는 것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가슴에 작은 구멍이 하나 생긴 듯하다.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는, 스무살의 '나'와 스물 두살의 '나'의 이야기를 담아낸 자전적 이야기다. 피가 난무하고 총칼이 오가던 그 동안의 전쟁이야기와는 사뭇 다른 전쟁의 이야기는 '나'를 중심으로 한 가족이 전쟁의 시련을 맞아 쓰러지고, 일어서고, 무너지고, 애태우는 과정을 담담하게 소리내어 말한다. 철없게만 보였던 '나'가 서서히 일어서는 모습에서 희망을 읽을 수 있었고, 여전히 휘둘리는 그의 모습에서 우리의 이십대 그리고 지금의 우리를 만날 수 있다.

 


근숙이 언니는 취직시켜 준 김에 내 눈치 보지 않고 말을 막 했다. 난 그게 조금도 싫지 않았다. 걱정도 됐지만 전혀 단 세상으로 발을 들여놓은 것처럼 마음이 설레고 가슴이 울렁거렸다. 이제 그림자 노릇은 지긋지긋했다. 엄마는 외아들을 잃었으니 앞으로 무슨 낙을 바랄 것이며, 올케 또한 과부가 되고 말았으니 죽지 못해 사는 게 가장 잘 어울리겠지만, 나에겐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었다. 엄마와 올케에 동조한 의무 기간은 그만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아주 오래간만에 내 안에서 삶의 의욕이 쾌적하게 기지개를 켜는 걸 확실하게 느낄 수가 있었다. 산전수전 다 겪은 것 같아도 난 이제 겨우 스물한살이었다. 미치게 젊은 나이였다. 225~226쪽

 

전쟁은, 미움을 키우고 서로를 등 돌리게 하며 마음까지 갉아내는 시간을 안겨준다. 그 속에서 치열하게 삶을 살아가게 되었던 이들의 이야기가 '나'의 눈을 통해 읽게 된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는, 그 때 그 시간을 이겨낸 많은 이들의 고됨을 대신한다. 스무살의 어린 '나'가 지켜낸 가족 그리고 새로운 가족을 일구기 위한 선택, 그들의 이야기를 다시 읽게 된 나는, 이제서야 그들의 삶이 얼마나 고단하고 힘겹고 치열했을지 조금이나마 가늠해본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하고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캡처.PN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기가 되는 책쓰기 (저자 특강 초대권 수록) - 고객을 불러오는 콘셉트 기획부터 베스트셀러까지
조영석 지음 / 라온북 / 2021년 1월
평점 :
절판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글쓰기에 꽤 익숙하다.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한글을 배우고, 입학과 동시에 받아쓰기 일기쓰기 독서감상문쓰기를 시작으로 사생대회와 학교 신문에 실을 글까지 끊임없이 글을 쓰고, '추천도서'라는 타이틀에 맞춰 선정된 책읽기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어린시절부터 성인이 된 지금까지 수많은 글을 쓰고 다양한 책을 접한 우리는 모두 '글 정도쯤은' 해야 하는데, 글은 쓰면 쓸수록 어렵고 정리가 안 되는 것 같고, 쓰다보면 처음의 의도와 달라진 내 글을 만나곤 한다. 나는 책을 읽고, 내 얘기를 글로 옮기는 소박한 일상을 꾸준하게 하고 싶은 욕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글쓰기에 대한 전반적인 조언을 듣고자 선택한 책이 『무기가 되는 책쓰기』이다.


 

제목을 보고 읽고자 한 의도와는 살짝 다른 책을 만나면서, 지금의 내 욕심이 발전하면 좀 더 나은 나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의 전환을 갖게 한 책이기도 한다.


 

book10.jpg

 

 

 

 

『무기가 되는 책쓰기』는, 글쓰기와 책쓰기는 분명 다름을 짚어준다. 책쓰기는, 일기와 서평을 쓰듯 내 감정에 치우쳐 쓰는 끄적거림이 아닌 나의 강점과 나만의 특별한 것이, 독자 곧 고객이 알고 싶어하는 것과 통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고, 그것이 통할 수 있도록 방향을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세상과 맞서 살아가는 나를 위한 무기 하나는 장착해야 찾아오는 위기를 극복해낼 수 있다는 것, 그 힘이 되어줄 것이 바로 "책쓰기"이며, 책쓰기가 필요한 이유와 책쓰기를 위한 준비 과정을 상세하게 담아낸 것이 바로 『무기가 되는 책쓰기』이다.



 

 

book11.jpg

 


책쓰기는

당신이 살아온 시간 속에서 피, 땀, 눈물과 노력을 통해

얻어진 프레임과 문제해결력을 찾고 정리해내는 과정이다.

 

 

『무기가 되는 책쓰기』는, 책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전체 과정을 8단계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출판 프로세스를 파악하는 것부터 나의 감정을 살린 글감찾기, 나의 고객은 누구이며, 경쟁자는 누구인지를 위한 시장조사, 나에게 맞는 콘텐츠찾는기준, 제목과 표지 디자인, 책쓰기의 기본기, 기획 출판까지 세심하게 하나하나 짚어주면서 독자에서 글쓴이가 될 수 있는 길을 보여준다. 책을 쓴다는 것은, 매우 막연한 일인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이미 수많은 책에서 다루었을 것이고, 새로운 것을 파헤치려니 내가 아는 분야가 아니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막상 쓰려고 하면 뭐부터 써야하는지 눈앞이 캄캄하기만 한 것, 그것을 도와주기 위해 『무기가 되는 책쓰기』가 도움을 주고자 한다. 

 

책쓰기에 앞서, 지금 당장 책쓰기를 하지 않는다고 해도 나에 대해 아는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나의 독자 곧 고객이 누구일지에 대해 아는 것 또한 중요하다. <나의 메시지 찾기>와 <나의 고객 찾기>를 통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시간을 갖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book13.jpg

 

 

코로나19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변화와 마주서 있다. 변화 속에서 나의 자리를 지켜나가기 위한 최대의 무기로 "책쓰기"를 꼽는 것은, 다양한 경험으로부터 쌓아올린 나의 잠재력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내가 선택한 분야에서 쏟은 노력과 열정 그리고 내공의 깊이를 보여주는 가장 객관적인 지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언택트가 강화되고 사회적 거리 두기로 시간이 있을 때 책을 써야 한다. 다시 콘택트로 돌아가고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할 때엔 꼭 책이 당신 고객들의 손에 있어야 한다. 당신의 고객들이 당신을 '인식'하고 당신을 만날 날을 기다리고 기대하게 하라.

책쓰기는 당신의 비즈니스를 이끌 강력한 무기다! 43쪽

 


 

book14.jpg

 

 

 

나의 무기가 될 수 있는 《책쓰기》는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절대 하지 못할 일도 아니다. 다만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해서 자신이 가진 관심사와 고객의 콘텐츠와 잘 연결되도록 이끌어내는 힘을 키움이 우선 되어야 할 것이다.오늘은 나도 진지하게 집중해 본다. 나에 대해서.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고 관심가는 것이 무엇일까.


 

내가 가진 특별한 강점은. 『무기가 되는 책쓰기』를 통해 시대의 변화와 맞설 나만의 무기를 찾아보고, 그것이 책쓰기로 연결된다면 나에 대해 고객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면 참 좋겠다. 내가 쓴 나의 책이 누군가에게 읽히고, 읽힘이 정보 공유든 치유든 도움이 된다면 그보다 행복한 일은 없을테니까 말이다.

 

 


당신은 출간한 책을 통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계기로 삼는 한편, 책을 통해서 당신을 팔아야 한다. 

당신이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의 노하우가 책 속에 담겨 있음을 알리고 자신있게 당신을 세일즈해야 한다. 188쪽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제 개인적인 의견을 담아쓴 후기입니다.》

 

 

캡처.PN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