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가 그려준 코끼리 아기 코끼리 코코 시리즈 2
양미주 글.그림 / 북극곰 / 2017년 2월
평점 :
품절


 

 

나는 어린시절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이면

돌멩이 하나씩 들고

흙바닥에 대고 열심히 그림을 그렸더랬다.

손은 손대로 바쁘고

입은 입대로 바쁘고



 

~~ ♪♬ ~~

아침먹고 땡

점심먹고 땡

.

창문을 열어보니

비가 오더래

.

지렁이 세마리 기어가더래

해골바가지 어휴 무서워

~~ ♪♬ ~~

 

 

 

 

 

 

 

 

 

오늘 코코가 그려준 코끼리를 만나는 순간.

친구들과 나의 두 아이들과

이면지 뒤에 열심히 그림을 그리면서

누구의 해골바가지가 더 무서운지

내기했던 그 작은 추억 한 자락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동글동글 귀여운 내 얼굴.

반달 눈썹에 감장콩 눈동자

 함박웃음 짓는 입

사랑스런 나비도

귀여운 달팽이도

앙증맞은 새앙쥐도

듬직한 코끼리도

예쁜 내 얼굴을 따라

지구 한 바퀴 걸어가려 한다.

 

 

 

 

 

 

​동그란 얼굴에 아빠 수염이 달리고

할아버지 주름도 세 줄

머리에 더듬이가 뽕! 뽕!

코도 참 길게


무엇일까?

외계인일까?

올챙이일까?


팔랑팔랑 나비가 찾아와 얼굴 위에 살포시 내려앉았네

 

 

 

 

 

와우~~.

책을 따라 반을 나누니

코끼리가 되었네.

아빠와 수염은 코끼리 코의 주름이

할아버지의 주름은 다리가

더듬이는 앙증맞은 꼬리로

긴 코는 코끼리의 발이 되었구나.


어머나 세상에나

이렇게 코끼리가 되었구나


어린시절 해골바가지는 코끼리 앞에서

주름도 하나 못 내세우겠네.

 
 
 

 

 

 

 

​신나게 그린 코끼리의 몸에서

조금씩

하나씩

사라지고 있네.

아쉬워~~


이런 내 마음을 알까

노란 빛깔 나비가 애벌레가

달팽이와 새앙쥐가

찾아와

내 마음을 위로해주네.

 

 

 

 

징그럽다 소리치던 뱀도 찾아와주고

봄날의 여신 꽃도 찾아와 바람에 날아가고

 
 
 

 

 

 

 

아아, 코끼리가 코끼리가

내 얼굴 그려주고 갔구나.


편안하게 잠든 내 얼굴

살며시 감긴 내 눈 위로 미소가 만들어지네

나는 나는

오늘 코끼리와 예쁜 꿈을 나눠 가졌네


그래서 그래서

나는 내일도 코끼리 만나러 갈거라고 하네.

 

 

 

 

 

코끼리를 만나러 가는 날,

나는 나는 환한 미소 짓고

발걸음은 가벼웁게


동요 '나비야'에 맞춰 부르는

'코끼리'는

마치 여름날 시원하게 뿜어대는

코끼리의 코분수만큼이나

시원하고 경쾌하며 반갑다.


그림책을 볼 때마다 작가들의 통통튀는 발랄함이 놀랍다.

코코가 코끼리를 만났을 때

코코가 코끼리를 그렸을 때

누가 누가

이렇게 앙증맞게 코끼리를 그려줄 수 있을까.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놀라움에 웃고

귀여워서 웃고

상상 그 이상이라 웃고

코코만큼이나 입이 벌어지는 그림책


『코코가 그려준 코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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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이슬털이 이순원 그림책 시리즈 1
이순원 글, 송은실 그림 / 북극곰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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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이 열리는 순간부터 따스한 기운이 온 몸을 돌아 살포시 내 온 몸을 안아주는 이름.

아이의 작은 입에서 터져 나온 한 마디에 세상을 다 얻은 듯 황홀함을 선물하는 이름.

그 이름은

내 입에서 아이 입에서

세상에 첫 발을 내딛을 때 터져 나온 한마디

엄마

 

아이와 도서관에서 이순원 선생님의 어머니의 이슬털이와 첫만남을 가진 날,

책을 다 읽고는 표지를 한참동안 바라보고 있어서 살짝 물었어요.

어때? 어떤 느낌이 들었어?”

슬프기도 하고 기쁘기도 해. 그런데 엄마, 이슬털이가 뭐야?

하고 되물어오네요.

 

이슬털이? 그건

그렇구나, 우리 아이는 지금껏 도시에서 살았구나.

도시에선 이슬을 느끼고 이슬을 밟을 일이 없구나.

이슬로 인해 바짓단이 살며시 젖어오는 그 서늘함을 느껴보지 못했구나.

 

이슬털이가 뭔지 몰라서 표지를 한참동안 쳐다본거야?”

아니, 그냥. 따듯해서.”

따듯했어?”

. 아들은 이제 학교 잘 갈 거야. 엄마에게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거든.”

 

이슬털이가 뭔지 아는 엄마와 이슬털이가 뭔지 모르는 도시의 아이는

오롯이 엄마라는 이름으로 공감하고 함께 느낄 수 있었어요.

 

작년 늦가을, 북극곰에서 주최하는 북콘서트에서 이순원 선생님과 송은실 선생님을 뵈었어요.

만남을 갖기 전, 두 분 선생님의 정성이 담긴 어머니의 이슬털이를 만난 뒤라 그런지 

두 분의 얼굴에서 어머니도 보였고, 아들도 보였고,

아들의 옆에서 응원가를 불러 주듯 꼬리를 흔들어주며 곁을 지켜주는 하얀 복슬강아지의 장난끼 어린 모습도 보여서

만남이 이루어지는 시간 동안 참 따듯하고 편안했던 기억 한조각을 갖고 있지요.

 

이순원 선생님은 강릉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고 하셨어요.

물론 학교를 빠지는 날도 여러 날이라고 하고. 학교로 가는 척 집을 나와 뒷산에 모신 할머니 산소로 올라가 하염없이 이야기하고

낮잠을 자기도 하며 많은 생각을 하였다고 해요.

아마 그 때의 이야기와 자유 그리고 자연이 지금의 이순원 선생님을 만들어 냈으며,

지금 우리 두 손에 놓이는 따듯한 그림책을 세상에 펼쳐보이게 하신 바탕이 된 것 같아요. 

 

 

 

 

오늘도 아들은 학교에 안 간다고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아랫목을 차지하고 누워 버티기 시작하지요.

엄마의 답답한 심정은 처음부터 관심 없노라고 말해 주듯 얼굴엔 잘못한 기색조차 찾아볼 수가 없으며

이 핑계 저 핑계로 둘러보지만 뾰족한 이유가 있지 않기에 본인도 참 머쩍어 보이네요.

민망한 마음에 엄마 품으로 가려는 강아지 꼬리를 잡아 보지만 강아지는 쉬이 잡혀주지 않지요.

 

 

 

 

엄마는 지겟작대기와 아들의 책가방을 들고 교복을 입고 나올 아들을 기다려 주지요..

뒷짐진 엄마의 등에서 고집을 부리는 아들을 어찌 학교로 보낼까 하는 걱정이 묻어나고,

쉬이 꺾어지질 않을 듯 고집스러우면서 멀리 내다보며 아들을 기다리는 여유가 함께 느껴져

달려가 폭 안으며 미안하고 잘못했다고 말하고 싶어지네요.  

 

 

 

 

 

엄마는 앞장서서 질퍽하고도 물기 많은 이슬을 지겟작대기로 털고 당신 몸으로 맞아가며 산길을 걸어요.

아들은 엄마의 뒤를 따라 걸으며 엄마의 발자국을 따라 걷지요.

아들 옷이 조금이라도 덜 젖었으면 하는 엄마와

질퍽이는 길을 걸으며 가기 싫은 학교를 가야만 하는 불만투성이 아들이 산길을 걸어요.


이제 곧 신작로가 나오네요.

엄마는 가슴 속에 품고 있던 새 양말과 새 신을 신겨주지요.

엄마의 품에 있던 양말은 얼마나 따스했으며

엄마의 깊은 마음을 알게 된 아들은 얼마나 죄송했을까요.

그럼 엄마는 어땠을까요?

엄마는 군소리 없이 신발을 신고 학교를 향하는 아들의 뒷모습이 마냥 고맙기만 했을거에요.

 

 

 

 

우리 엄마는 항상 일을 하시고 항상 바쁘셨어요.

엄마에게 할 얘기가 있으면 부엌으로 빨래터로 엄마 뒤를 따라가야만 했으니까요. ​

그리고 내 이야기를 듣는 중에도 엄마의 손은 노는 법이 없었어요.

그랬던 엄마가 처음으로 쉬게 된 어느 겨울날, 엄마는 중학생이 된 나에게 도시락 배달을 자처해주셨어요.

보온 도시락도 있었고, 난로에 양은도시락을 올려놓고 데워먹을 수도 있었던 그 때,

엄마는 갓 지은 밥에 김치를 볶아 밥 아래 깔고 참기름과 깨를 뿌려 가슴에 안고

점심시간에 맞춰 학교 정문 앞에서 나를 기다려주셨어요.

나는 선생님과 인사를 나눔과 동시에 교실에서 뛰쳐나와 뜨끈뜨끈해서 맨손으로 잡기도 힘든 도시락을

엄마처럼 가슴에 품고 교실을 향해 전력질주를 했지요.

그 때의 그 따스함과 그 고소한 참기름 냄새는 결코 잊을 수가 없어요.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아이들을 위해 식사를 준비할 때 엄마가 문득문득 떠올라요.

그 때 그 시절, 엄마는 얼마나 고되었을까.

왜 한 번도 힘들다 도와달라 말씀하지 않으셨을까.

엄마였기 때문이겠지요.


"엄마"라는 따듯한 이름을 오래도록 가슴에 묻어두고픈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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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간단 베이킹
마치노 키미히데 지음, 박문희 옮김 / 스타일조선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나는 요리를 그다지 좋아하지도 잘하지 못하는 편이다.

맛집을 찾아다니면서 먹방 투어를 하려는 열정도 없으며, 다양한 재료를 섞어서 좀 더 맛있게 먹으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 미식가도 아니다. 그러다 보니 하는 음식은 늘 정해져 있고, 간단한 레시피라고 해도 수첩에 적어두고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분량을 조절하거나 스마트폰 화면을 캡쳐해두고 요리 중간중간 확인하고 순서를 익혀야만 가능하다. 그렇게 열심히 확인하고 정확히 맞춘다 해도 생각한 맛이 나지 않기 일쑤에 2% 부족한 맛으로 MSG의 도움을 받게 되니, 분명 요리에는 꽝손이라 스스로를 칭해왔다.


이런 내가 요리에 열을 올리고 정성을 다하기 시작한 계기가 있다.

바로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는 것이다.

아이들을 위해 이유식을 만들고, 아이들에게 덜 달고, 덜 짜고, MSG를 조금 더 늦게 먹이기 위해 요리책과 요리 블로그를 찾아보는 노력을 하기에 이르렀다. 자연스럽게 주방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아이들이 맛에 대해 평가를 내리기 시작할 쯤 아이들의 손에 스푼을 쥐어주고 요리도우미로 채용하기도 하고, 빵집에서 자주 사게 되는 빵과 쿠키를 직접 만들어 먹고, 친구들에게 포장하여 선물하기에 이르렀다.

 

 

 

 

나처럼 요리 못하는 사람이 빵과 쿠키를 굽는다는 사실, 나는 스스로가 참 자랑스럽다. 매번 만들 때마다 레시피를 다시 찾아야하고, 재료를 찾아 마트를 다녀와야 하는 수고를 거듭하며 준비되지 않은 엄마이지만 아이들과의 베이킹은 쉬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런 중에 너무나 반가운 책 한권을 찾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쿠키와 머핀. 팬케이크가 있고, 그 뿐만 아니라 집에서는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모나카, 손 많이 가고 시간이 오래 걸릴거라는 고정관념으로 엄두도 내지 못한 떡까지. 이렇게 반가운 책이 또 어디 있을까 싶다.


​『아이와 함께 간단 베이킹』의 저자이자 화과자 장인 마치코의 베이킹에는 건강을 최우선으로 했구나라는 느낌이 와닿는 특징이 있다.  

첫째, 버터와 생크림 NO!

사실 믿을 수가 없었다. 쿠키와 빵의 생명은 밀가루 다음으로 버터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반드시 들어가는 것 중의 하나이다. 늘 아이들과 베이킹 하면서 중탕으로 버터를 녹이고, 기름기 많은 그릇과 도구를 닦는 것이 매번 참 번거로웠다. 그런데 안 들어간다니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의심하게 되었다. 그런데 정말 단 한가지에도 버터와 생크림은 첨가되지 않았다. 그 맛 또한 얼마나 담백할까 그리고 뒷맛이 얼마나 깔끔할까 레시피를 보면서 내내 기분이 좋았다.


​둘째, 달걀, 설탕, 오일은 적게!

얼마 전 실시간 검색 1위로 오른 00카스테라가 있었다. 부드럽게 하기 위해 다량의 식용유를 첨가한다는 것이었다. 그 촉촉함과 부드러움 그리고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인기를 모았는데, 그것이 모두 식용유 때문이라는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배신감을 안겨 주었다. 그러나 제빵사들은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그렇지 않음 지금의 부드러움은 느낄 수 없게 되며, 설탕의 양을 줄이면 그 또한 맛이 떨어져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아마 이렇게 길들여진 우리의 입은 당의 중독이고 씹지 않고 녹아내리는 부드러움으로 인해 지방의 중독이 아주 자연스럽게 이루어진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화과자 장인 마치코의 음식엔 그 분량이 매우 적다는 것이 레시피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런데 그 맛 또한 고소하고 담백한 재료 본연의 맛을 낸다는 것이 나를 솔깃하게 해 주었다. 베이킹을 직접 하기 시작한지 8년 이상이 되었는데, 매번 할 때마다 레시피보다 설탕양을 줄이면서 그 맛을 안 나면 어떡하지, 줄여도 될까, 하는 불안감이 늘 있었는데, 마치코의 레시피를 보면서 좀 더 줄이지 못한 부족한 나의 용기를 탓하기도 하였다.

셋째, 건강한 재료와 더불어 집에 있는 재료와 도구로 쉽게 할 수 있는 베이킹! 

​아이들과 베이킹 또는 요리책을 보면서 맛있게 차려진 사진들을 보면서 "이거 만들자."하고 결정한 뒤, 레시피를 보면 가까운 마트가 아닌 대형마트의 베이킹 코너를 가야만 만들 수 있는 재료가 너무나 많다. 그 뿐 아니라 처음 들어본 재료들도 있어 이걸 용량이 어느 정도 사서 보관을 언제까지 할 수 있으며, 어떻게 보관해야 하는지 조차 난감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그런데 『아이와 함께 간단 베이킹』의 재료들은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에 건강을 생각한 두부와 찹쌀가루. 가정에서 소량이더라도 있을 재료들을 중심으로 베이킹하여 레시피를 보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꽝손이라고 스스로를 탓했던 나에게 모나카와 떡까지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마구마구 불어넣어주기에 충분하였다.


『아이와 함께 간단 베이킹』의 저자 마치코는 이렇게 말한다.

- 가장 중요한 부분은 부담 없이 만들 수 있고 많이 먹어도 물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간식들은 간단한 재료와 두구로 반죽해 굽기만 하면 되기에 복잡한 공정은 전혀 없습니다.  

손재주가 없는 사람도 얼마든지 만들었으면 하는 마음에 되도록 쉽고 건강한 레시피를 고안했고 비싸고 구하기 어려운 재료는 제외했습니다. 분량도 익히기 쉽도록 고민을 거듭해 만들었어요.  

 

 

바로 나를 위한 베이킹이었던 것이다. 아이들과 잠깐 남는 시간에 집에 있는 재료와 도구로 아이들과 조물락조물락 간식을 만들 수 있다는 건 아이를 둔 엄마에게는 가장 매력적인 레시피이다. 화려하진 않아도 엄마와 아이의 손맛이 들어갔고, 베이킹하면서 엄마와 아이의 손의 체온을 나누고, 서로의 마음을 소통하는 시간, 이보다 더 따듯하고 부드러운 요리 시간이 있을까 싶다.


방학을 이용해 체험프로그램을 하는데, 그중 꼭 하나 요리 교실을 찾아가 전문가로부터 파이와 케이크, 햄버거등 다양한 음식을 만드는 시간을 갖는다. 유료 체험이므로 간단한 재료만으로 만들어지면 유료에 대한 값어치를 못 한다는 생각을 학부모들이 갖게 할 것이기에 다양한 재료를 넣고 데코도 화려하며 포장또한 예쁘다. 마치코의 레시피엔 화려함도 색채의 다양함도 없다. 그러나 보는 이의 눈이 편안하고 먹는 이의 속도 편안하고 건강 또한 편안하다면 아이에게 이보다 더 좋은 편안함은 없을 것이다.

『아이와 함께 간단 베이킹』을 보면서 두 아이가 서로 다른 종류의 음식을 만들어 서로에게 선물한다면 얼마나 즐거운 시간이 될까 싶어 서로가 하고 싶은 레시피에 각자 좋아하는 색으로 표시를 해 두라고 하였다.

여유있게 맞이한 주말 아침 차와 함께 마시자고 약속하면서 말이다. 그 날을 기다리는 아이들의 표정에 기대감과 행복감이 그대로 묻어나 나의 선택이 틀리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마치코가 건강을 위한 요리를 하게 된 것은 그가 가진 천부적인 재능 때문이 아니었던 것이다.

한 가지 레시피를 위해 수많은 연구와 실습 그리고 기록하고 정리하는 부지런함과 요리에 대한 열정이 뒷받침 되었기 때문에

건강한 요리를 만들 수 있었으며, 이처럼 남들과는 다른 차별화된 레시피를 세상에 알릴 수 있었던 것이었다.

마치코의 레시피 노트를 보면서, 우리가 보기엔 전문가 그 자체인데, 본인은 여전히 연구하고 노력하고 더 많이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그냥 이루어진 결과는 아니었음을 확인시켜 준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두부 페이스트를 기본으로 하여 살탕 20g 녹말가루 3g을 열을 가하고 식히면 두부크림

두부크림에 콩가루를 첨가하며 콩가루 크림, 단팥을 첨가하면 팥크림, 무가당 요구르트와 레모즙을 첨가하면 요구르트 크림이 된다.

빵이나 과자, 떡을 좀 더 맛있게 먹기 위해서 꿀이나 딸기쨈 또는 떠먹는 요구르트로 입맛을 자극했는데

있는 재료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크림까지, 아이들에게 건강한 맛으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좋았다.


아이들과 저울 위에 재료를 올리고 무게를 달고, 레시피에서 말하는 대로 스푼을 맞추고, 반죽으로 떼어 손으로 모양을 잡아가며

가열된 오븐 속에 만들어진 반죽을 넣고 기다리는 20분은 아이들과 내가 설렘지수가 폭발하는 순간이다.

맛은 어떨까, 반죽된 모양이 열과 합쳐져서 어떤 모양으로 변할까, 다음엔 또 어떤 걸 만들어볼까, 퇴근한 아빠에게 어떻게 전달할까,

마냥 다음을 예측하며 너무나 행복한 잠깐의 여유를 맞이한다.


아이들과의 베이킹은 말 그대로 따듯하다. 무게를 달기 위해 0점을 맞추며 집중할 때, 재료를 섞으면서 잘 섞기 위해 온 손에 온 힘을 줄 때, 반죽을 떼면서 너무 많을까 적을까 고민할 때, 모양을 잡아가는 과정에서 동굴게 넙적하게 작게 조금 크게 나름의 크기를 맞추기 위해 비비고 동글동글 굴리고 길쭉하게 펴고, 오븐 앞에서 반죽이 익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모습을 볼 때 그 순간순간마다 사랑이고 따듯함이다. 이제는 건강까지 챙겨주고 간단하면서도 구하기 재료와 도구로 번거로움을 확~ 줄인 레시피로 더욱 자신있게 요리를 할 수 있어 앞으로 즐거움이 배가될 것 같아 기쁘다.


『아이와 함께 간단 베이킹』은

요리 꽝손들에게 자신감을,

아이 건강을 위한 간식을 찾던 주부들에게 감사함을

냉장고가 자주 비거나 혼밥을 즐기는 외로운 이들에게 

건강하고 든든한 한끼를

항상 바쁜 직장맘으로 아이들에게 항상 미안한 엄마들에게 

멋진 엄마의 기회를

나누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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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범스 호러특급 6 - 죽음을 부르는 광대 구스범스 호러특급 6
R. L. 스타인 지음, 최은선 그림, 이원경 옮김 / 고릴라박스(비룡소)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2014년 쯤으로 기억한다. 비룡소에서 구스범스 시리즈가 처음 출간되고 얼마 되지 않아 전세계적으로 열풍이라는 말과 해리포터 다음으로 인기가 있는 책이라는 말에 아이들과 함께 읽을 마음으로 첫 시리즈를 구입했다. 감성이 여린 우리 아이들이 첫 권의 몇장을 넘겨보고는 무서워서 못 읽겠다고 접는다. 아이들이 접어둔 책을 나도 함께 접어두고 책장에서 펼쳐지기만을 기다린 지 2년이 지난, 지난 겨울방학 좀 컸으니 도전해 보겠다고 펼친 구스범스. 눈에 떼지 못하고 읽더니 구스범스의 매력이 무엇인지 알겠다고 한다. 첫시리즈를 다 읽고 새롭게 만난 구스범스.

이번엔 호러특급이란다.

제목부터가 다르다. "호러" "죽음을 부르는~"

표지는 더하다. 머리에 도끼가 꽂혀있고, 방금 누가 내리치기라도 한 듯 피가 묻어져있고, 손에 들린 도끼도 보는 이의 마음을 오싹하게 만든다. 피묻은 도끼와 부릅뜬 눈 그리고 날카롭게 생긴 치아가 책장을 넘기는 순간 나에게 죽음을 닥칠 것만 같은 공포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그 뒤를 이어 보라색으로 물들어진 더 많은 광대들의 행렬.

와~~우. 정말 제대로 된 호러특급이 시작되려나보다.


광대와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소년 레이.

레이는 방학을 맞이하여 서커스단에 있는 삼촌을 돕기 위해 휴가를 떠난다.

과제물을 하다 말고 친구의 꼬임에 넘어가 만난 서커스의 광대를 시작으로,

레이를 마중나온 도끼꽂은 노랑바지의 광대삼촌,

서커스의 새 식구를 맞이하는 하나의 신고식으로 "광대의 끼"가 있는지 혈액을 측정하겠다는 주사기를 든 광대,

그리고

서커드의 대장, 모든 광대들을 벌벌 떨게 만드는 하하단장까지

그들의 모습은 누구하나 다정할 수 없고, 어느 누구도 평범하지 않은 모습들이다.

 

 

삼촌을 돕기 위해 서커스단에 들어오게 된 레이는 배불뚝이 광대가 되어

새로운 광대를 만나고, 그들이 가진 재능들을 알게 되면서

서서히 서커스단에 숨겨진 비밀들과 만나게 된다.

레이을 위협하려는 듯 갑자기 날아든 칼

밤에 뒤를 쫓으며 이름을 부르는 소리, 소리를 따라가다 만난 생선들의 내장

공연에 신고나갈 신발이 잘려져 있는 모습

그리고 하하단장의 말에 무조건 따르는 걸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며

광대들이 모두 무서워하는 "광대거리"

 

 

레이는 하하 단장의 명령으로 삼촌 흉내를 내야만 했던 광대와의 만남에서

자신의 실수로 광대거리로 가게 된 "핑퐁"과

자신이 오기 전 광대거리로 간 삼촌을 찾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광대거리로 가기 위해 깊은 수조 속으로 몸을 넣는다.

레이의 뒤를 따라 들어오는 이가 있으니

그녀가 바로 하하 단장의 딸, 칼잡이 디애나.

아빠인 하하 단장의 잔인함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디애나는

거대문어로부터 레이를 구해주며

레이가 하루라도 빨리 서커스단에서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칼을 던지고 생선 내장을 묻혔으며

공연 신발도 잘라놓았다고 한다.

디애나가 아는 서커스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광대거리란 대체 무엇일까?

읽은 내내 하하 단장이 감추고 있는 비밀은 무엇일까 궁금증이 생긴다.

 

 

 

광대거리는 또 하나의 서커스.

하하 단장 또한 광대거리의 하수인으로 명령에 따라 움직이며

끊임없이 광대거리로 광대들을 내보내 돈벌이에 쓰이게 만들어야만 한다는 것을 서서히 밝혀지기 시작한다.

그럼.

광대거리로 들어간 그들의 운명은 어찌 된단 말인가?

한 번 들어가면 나올 수 없다는 광대거리에 들어간 그들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인가?

 

 

레이와 광대들의 반가운 외출.

그들의 외출은 정말 오랜만에 햇빛을 맞이하는 것 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알려주기도 한다.

그들은 반가운 외출을 어떻게 기회를 삼을 수 있게 될까?

 

 

방학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온 레이.

레이는 지금 거울 앞에 서 있다.

두 볼을 감싸고 있는 레이의 모습은 놀람과 충력 그리고 슬픔과 두려움이 표정에서 그대로 드러나있다.

레이에게 닥친 고통은 무엇일까?

레이의 이 고통은 다음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넘어가게 되는 듯 싶다.

레이 앞에 던져진 새로운 운명, 레이는 어떻게 개척해 나갈 것인지 뒷이야기가 기대된다.

 

 

         

 

이야기를 끝으로 "죽음을 부르는 광대에게서 살아남기"가 소개된다.

설명과 함께 단조로운 그림으로 핵심을 찌를 듯한 포즈의 소개가 은근 귀여우면서

살아남기 위한 숙지사항으로 기억해야만 할 것 같아 꼼꼼하게 읽게 하는 기운을 내뿜는 것만 같다.

그리고 책의 뒷날개에 절취선을 따라 자라면 호러특급의 캐릭터 카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아이들의 책이지만 잘라서 지갑 속에 넣고 다니면

왠지 힘이 될 것만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호러"라는 단어에 겁먹고 가슴 떨리게 열었던 구스범스 호러특급. 죽음을 부르는 광대

무섭고 벌벌 떨리며, 심장을 쫄깃거리는 무서움보다는

광대의 모습을 상상하고, 광대거리에 내몰려진 힘없는 광대들이 어떻게 그 곳을 벗어날 수 있을지

조마조마했으며, 광대거리로 향하는 레이가 핑퐁과 삼촌을 만날 수 있을지 마음을 졸였다.


거울앞에 선 레이의 처참한 모습, 그 모습에서 뒷이야기의 전개가 궁금증을 증폭시키며

호러 특급의 끝은 어디일까 다음 편이 기대된다.


구스범스의 인기가 무엇인지 이제야 감이 좀 잡힌다.

곧 구스범스의 매력에 푹 빠져 지내며 공포에 떨고 있을 내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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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도 안 떨려!
주디스 비오스트 지음, 소피 블랙올 그림, 서남희 옮김 / 현암주니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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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때 같은 반 친구 유림이는 책 주인공과 닮은 점이 있다. 유림이는 평상시에는 나보다 꼭 언니인 것처럼 씩씩하다. 그런데 발표 할 때는 목소리가 작아진. 내가

"발표할 때 왜 목소리가 작아져?"

라고 물었다. 유림이가 대답했다.

"발표를 하려고 친구들 앞에 서있으면 가슴이 두근두근 거려서 쑥스러워."


나도 1학년 때 쑥스러워 목소리가 작았다. 하지만 이제는 쑥스럽지 않다.

책 속 주인공과 유림이에게 나의 용기를 나누어주고 싶다.

책 속 주인공은 유림이처럼 쑥스러워한다.

하지만 책 속 주인공은 쑥스러움을 이겨내고 재미있게 노래를 불렀다.

선생님과 친구들이 박수를 쳐주었다.

주인공아, 넌 대단해

 

 

책 속 주인공은 자기 차례가 되었다.

주인공은 쑥스러워 조금 조금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는 걸 보고 두 친구가 "우~~우"하고 놀렸다.

주인공은 용기를 내고 열심히 장기 자랑을 했다.

주인공은 좌절감과 눈물과 놀리는 소리를 이겨내고 스스로 자신감을 키웠다.


이 책은 플랩북으로 만들어서 언제나 봐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또 주인공의 표정이 생생하게 잘 표현되어 이 책은 용기가 없는 친구들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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