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누스와 루시 1 : 애완공룡을 키우고 싶어 ㅣ 미누스와 루시 1
우테 크라우제 지음, 박지아 옮김 / 을파소 / 2017년 7월
평점 :
초등학생인 우리 집 두 딸들은 잘 뭐든 잘 키워내는 것 같다. 나는 매일 매일 물을 주고 먹이를 챙겨주는 것이 그 어떤 일보다 힘들고 지쳐서 그 열정과 책임감이 없는 반면 두 아이는 그렇지 않다. 학교 방과후 시간에 받아온 물고기부터 화분까지 우리집에서 일년을 함께 사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두 아이의 사랑과 관심 속에서 자라는 구피들과 다육이, 그리고 장수풍뎅이까지 너무나 다른 생명체들이 살아가고 있지만, 먹이를 주고 잎사귀에 입가심 물을 뿌려주고, 흙을 골고루 섞어주는 주기를 놓치지 않고 꾸준히 하는 걸 보면 그들은 단순히 물고기이고 화초이고 곤충은 아니라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애완동물은 끝은 강아지라고 할 만큼 너무나 키워보고 싶어 한다. 나는 그럴 때마다 그럴싸한 말들로 아이들에게 책임을 추궁하게 되고, 낮동안 혼자 집을 지킬 강아지의 우울병에 대해 이야기하며 키울 수 없다고 단정짓는다.
미루스의 간곡한 바람에 키울 수 없는 이유를 열거하는 미루스의 엄마의 말을 보면서 어쩜 나와 이렇게 똑같을까 싶어서, 우리 아이들에게도 엄마의 가벼운 핑계로 들릴 수 있었겠구나 싶어서 너무나 미안해졌다.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c/a/candy718/temp/mi1.jpg)
미누스는 엄마의 어떠한 말에도 이번만큼은 포기가 잘 안된다. 엄마가 걱정하는 것이 무엇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미누스는, 스스로 자신의 책임감을 보여주고자 나무마다 전단지를 붙여놓기로 한다.
엄마의 걱정이 걱정이기만 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미누스의 작전,
참 현명하고 자신을 믿어보겠다는 의지가 참 대견스럽다.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c/a/candy718/temp/mi2.jpg)
미누스의 홍보는 성공적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덩치가 크다고 이름난 티라노사우스를 맡기면서 목욕을 시켜줄 것을 부탁한다.
미누스는 욕실로 데려가기 위해 힘을 쓰지만, 너무나 당연스럽게 한발짝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말 잘 드는 렉스에겐 말이 통한다는 것을 알고 기뻐하지만 그 기쁨은 잠시, 물을 겁내한다는 것,
미누스는, 과연 렉스를 목욕시킬 수 있을까.
다음으로 찾아온 트리케라톱스의 산책, 땅이 흔들릴 만큼의 큰 공룡의 산책이라 미누스는 이대로 실패하고 말것인가. 미누스만의 방법이 크리케라톱스에게 잘 통했어야 하는데 가능한 일이 될지 궁금하다.
마지막에 찾아온 스티기라는 공룡은 스테고사우루스이다. 발톱과 등 위에 있는 뾰족한 골판을 다듬어 달라는 부탁들 받는다. 앞서서 받은 두 공룡으로 인해 지칠대로 지친 미누스는 앞으로 절대 엄마에게 애완동물를 키우게 해 달라고 부탁하지 말아야겠구나 싶었는데, 손님이 또 오다니.
미누스는, 스테고사우루스의 발톱과 골판을 잘 다듬어 줄 수 있을까.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c/a/candy718/temp/mi3.jpg)
미누스는 지친 몸을 침대 위에 누이고 싶지만, 엄마 아빠의 현명한 생각에 동의를 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진 만큼 집안을 정리한다. 공룡들을 씻겨주고 산책시키면서 더럽혀진 욕실도 거실 바닥도 미누스의 방까지도 말끔하게 정리해 둔다. 외출했던 돌아오신 엄마 아빠의 반응은 무엇일까.
엄마가 미누스에게 준 선물이 있다.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c/a/candy718/temp/mi6.jpg)
미누스는 간절히 원하면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말하고, 그것을 지켜내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으로 훈련하거나 연습한다면 부모님에게 믿음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명확히 알고 있다.
미누스는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지치게 하고 때로는 포기하고 싶어질 만큼, 생각지 않았던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는 것을 스스로 터득하게 된다. 그리고 난간에 부딪히는 순간 스스로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너무나 대견하고 우리 아이들이 미누스처럼 독립적이고 스스로 판단해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c/a/candy718/temp/mi7.jpg)
미누스는 이제 애완동물을 키우게 되었다.
다만, 애완동물을 위해 내가 무얼 해야 하는지, 내가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고 지켜줘야 하는지 시행착오를 경험한 뒤라 미누스는 애완동물의 출현이 반가울 뿐이다.
서로가 서로를 받아들이는 과정 속에서 그들이 친구가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면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우리에겐 언제나 '연습'이란 시행착오의 순간을 맞이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그 의무에 따라 당당하게 실수하고 넘어지고 일어설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