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의 비밀 수영 클럽 VivaVivo (비바비보) 53
하이은 지음 / 뜨인돌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득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나를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하루가 끝나지 않을 것처럼 읽고 쓰는 상상을 말이다. 그러니까, 나는 평안한 하늘 아래서 걱정 없이 읽으며 쓰는 것이다. 누군가의 기대를 받지 않고 그저 한 장씩 써 내려가고 싶다. 그런데, 지금은 쓰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저물었다. 목적도 희미해졌고,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 인정 또한 받지 못한 지 오래다. 사실 글을 더 이상 써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 이제까지 막연하게 썼던 글들이 애처롭기도 하다. 나는 소설 속 유영처럼 좋은 과정과 결말을 얻어내진 못했다. 나도 다시금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글을 쓰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결정적 선택의 순간들
멜로디 비티 지음, 유지연 옮김 / 올리브나무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

아주 오래전부터 자유의지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내가 하는 일은 모두 스스로가 결정한 일이고, 지금 겪는 불행 또한 스스로가 자초한 것임을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다시금 그 불행으로 한걸음 다가가는 이유는 아마도 연대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었다. 타인과 대화하고 공감하고, 긍정적인 감정이 생기면 생길수록 두려움 또한 무럭무럭 자라났다. 대표적으로 그 관계를 잃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가장 컸다. 그래서 관계를 명료하게 세분화했고, 양을 줄여나갔다. 쓸모없는 사람들을 만나는 횟수를 줄였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일을 늘려 나갔다. 그렇게 건강한 자유의지가 생기는 것이 느껴졌다. 물론 아직도 가족(사랑)을 잃는 것은 두렵기도 하다. 그럼에도 나는 큰 불안함은 없다. 왜냐하면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걱정은 전부 쓸데없고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아주 잘 알기 때문이다. 혹여라도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가 닥친다면 내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될 일이다. 세상은, 사람은 결국 살고자 하면 살아지는 법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국토박물관 순례 1 - 선사시대에서 고구려까지 국토박물관 순례 1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용문]

[8p] 중국은 동북공정 이후 한국인의 고구려·발해 유적 답사를 통제하고 있어 지금 당장 현지를 답사하는 것은 사실상 무리다.


[13p] 일찍이 1933년 함경북도 종성에서 구석기시대 동물 뼈와 흑요석 석기가 발견되었으나 당시 일제는 우리 역사가 일본보다 앞선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이 사실을 덮어버렸다.


[20p] 박정희 대통령은 천마총 발굴 때도 거액의 후원금을 주었는데 전곡리 발굴에도 특별 후원금을 내주었다.


[21p] 30여 년간 총 17차례 8,500점가량의 유물을 수습하는 엄청난 고고학적 성과를 거두었다. 이리하여 세계 고고학 지도에 서울을 안 나와도 전곡리는 명확히 표시되게 되었다.


[23p] 현장 고고학자는 인적 드문 오지에서 땅을 파는 인부나 마찬가지인 삶을 살아야 한다. 더욱이 젊은 시절 한번 발굴단에 투입되어 현장을 지켜야 하는 입장에서는 청춘을 그 땅에 다 바쳐야 한다.


[31p] 시도 아닌 군에, 그것도 휴전선을 맞대고 있는 이 외진 고을에 이처럼 멋지고 당당한 박물관이 있다는 것은 연천군의 자랑이자 국토박물관의 긍지다. 


상선전시실로 들어가면 입구 정면에 그레그 보엔이 처음 발견한 주먹도끼 5점이 독립 유리장 안에 '거룩하게' 전시되어 있다.


[32p] 이성적 사유능력, 이것은 모든 동물과 구별되는 인간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자 자랑이다. 이성의 탄생에는 경험의 축적, 시행착오, 상대평가 등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33p] 고인류학에서 유전자 분석 방식이 도입되면서 인류는 단일 계보로 진화한 것이 아니라 그때마다 여러 비슷한 종이 혼재해 살아오면서 생성·소멸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지구상에는 최소한 25종의 호모가 등장했다고 생각되어, 근래에는 비슷한 유형을 끼리끼리 묶은 '계통수'로 이해하고 있다.


[53p] 점점 밤이 도둑처럼 찾아오는데 땀과 기침이 그치지 않고 항상 미열이 난다. 술맛을 잃었고 내 목숨은 몇 달 남지 않았다. 그 모습은 비록 애처로워 보이지만 내 의지는 변함없다. 신이란 인간이 만든 조작이다. 극락 지옥 일체가 허상이고 모두 실체가 아니라고 삼불은 굳게 믿는다. 원컨대 속히 꿈에서 벗어나 이 세상을 떠나 태형의 향유지향으로 돌아가고 싶다. 1993년 7월 6일 자화상을 삼불 그리다.


[60p] 말은 행동을 가리지 못했고 행동은 말을 실천하지 못했다. 한갓 요란하게 성현의 글 읽기만 좋아했지 허물을 하나도 다듬지 못했다. 이를 돌에 새기노니 후인들이 경계로 삼기 바란다.


[서평]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사실이 놀라우며 흥미를 갖게 되었다. 그러나 1부를 읽는 동안에 절반도 이해하지 못한 자신이 애석하다. 그럼에도 참 좋은 사실을 하나 더 깨닫게 되었다. 그것은 국토박물관 순례의 책에서 여러 가지 좋은 뜻이 담긴 글들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삼불 김원용 선생님과, 조선 후기의 문신 미수 허목의 짧은 글은 나를 경탄하게 만들었다. 특히 허목, 그의 마지막 명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그의 글은 나의 좌우명중 하나가 되었다.


국토순례책답게 우리나라 국토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특히 1부에서는 연천에 관련된 글이 길게 언급되며 연천 박물관을 칭송한다. 이 책을 읽고도 연천 박물관을 가지 않는 것은 말이 되지 않을 것이다. 나는 하루라도 빨리 짐을 싸서 연천으로 떠날 준비를 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팬덤의 시대 - 개인과 사회를 움직이는 소속감의 심리학
마이클 본드 지음, 강동혁 옮김 / 어크로스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장 우리에게 팬덤이란]

[인용문]

[17p] "무언가를 아주 많이 좋아하면 그것을 공유하고 싶어지고, 사람들에게 다가가서 이야기하고 싶어 진다"


[24p] 팬들은 항상 자신이 속한 종족에 대해 끈질기고 때로는 비이성적인 충성심을 보여왔는데, 이는 정당 정치에서도 고질적 특성이 되었다.


이러한 대중문화 환경에서 정당은 특정 인물을 숭배하는 집단이나 다름없으며, 정당 지도자는 그 집단의 정체성을 상징한다.


[25p] 미적 요소나 특정 문화 집단을 대변하는 것으로 보이는 카리스마 있는 인물에 초점을 맞추면 정치 접근성이 좋아진다. 하지만 그러다 보면 이념이나 정책 등 정말 중요한 것에서 눈을 돌려 지도자에게 책임을 묻지 못할 수도 있다. - 우리 편이 앞서기만 한다면 그들이 실제로 무엇을 하든 신경 쓰지 않는 걸까?


[27p] 현대 문화에서 팬덤은 새로운 종족이다. 또한 팬덤은 고유한 가치관, 어휘, 열망을 가진 하위문화다.


[29p] 좋든 싫든 사람들 모두는 생각지도 못하는 가운데 나와 남의 등급을 나누고자 애쓴다. 이때 사람들이 속한 집단은 그들의 행동과 태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서평]

인터넷이 발단한 현대 사회에서 팬덤의 화력은 군대에 밀리지 않는다. 때문에 간혹 과격한 팬덤은 나치즘과 다름없어 보일 때도 있다. 그것이 비단 연예인과 오락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정치에서도 그러한 움직임이 자주 보인다. 내가 지지하는 정당은 한치의 잘못도 없으며, 반대 정단만이 순수 악이라고 믿는 행태가 대표적이다. 그들이 어떤 정책을 진정으로 살펴보고 있는지 모르겠다. 내 집 값을 올려주고, 내게 소소한 지원금을 주니까 착한 정치인이고 차세대 대통령 후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면서 어떤 여러 가지 참사에 자신의 발을 넣고, 우리는 혁명의 단체라며 자위하기 바쁘다. 그런 그들은 모든 참사에 관심이 있진 않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대표가 대통령일 때 벌어진 참사에 관해서는 입을 꾹 다물고 절대로 찾아보지 않는다. 


참사에는 차등이 없다. 모두가 안타까운 일이자, 우리의 현실이다. 두 번의 연평도 해전과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 다들 알고 있는가? 정말 당신들이 무고하게 죽은 사람들의 영혼을 애도한다면, 그것을 정치적 목적으로 활용해서는 안된다. 당신이 지지하는 정당이 어떤 곳이든 나는 관심이 없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당신의 그 그릇된 정치관에 죽은 사람을 이용하지 말란 말이다. 죽음을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좌우할 것 없이 똑같이 아주 역겨운 행동이고 버러지 같은 신념이 분명하다. 제발 죽음은 애도로서 끝내길 바란다. 그게 아니라면 두 가지의 참사에만 매몰되지 말고, 다른 참사들도 기억해 주길 바란다. 우리나라에 참사는 단 두 번만 있는 게 아니다. 군대에서 일어나는 모든 참사의 주인공들도 아직 빛을 보지 못한 청춘이다. 아이들에게 역겨운 정치사상을 들이밀지 말았으면 한다. 그것은 절대로 정의가 아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던 키친 - 농장 공장 주방
박찬용 지음 / 에이치비프레스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

대량 생산일 수록 일정한 맛을 유지하는 게 어렵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아주 단순하게 기계가 만드는 건데 뭐 특별한 게 있겠어? 하는 생각이 깊었다. 그리고 맛이 매번 달라지는 식당보다는 음식의 품질이 늘 일정하게 유지되는 식당이 진정으로 좋은 식당이라는 것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도서 모던 키친에서는 혼자서 평생 알 수 없었던 내용들이 나온다. 내 세상이 얼마나 좁았는지 또 알게 해주는 도서가 한 권 더 탄생했다. 그저 단순하게 먹고, 판단했던 지난날들을 반성한다. 그리고 요리사와 배달기사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다들 무탈하길 진심으로 염원한다.


[인용문]

여기서 만나고 알게 된 이야기 덕에 나는 공장과 주방과 농장이 모든 세상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 현대 사회의 떡집이 왜 아직도 아침부터 물을 여는지, 달라진 현대인의 식생활은 떠먹는 요구르트 시장을 어떻게 바꾸는지, 우리가 무심코 사 먹는 햇반이 어떤 하이테크의 산물인지, 값비싼 문어를 위해 누군가가 바다 위에서 어떤 일을 하며 그 경험을 일반인이 해 보면 어떻게 되는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