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빛낸 한글 28대 사건 아이세움 열린꿈터 20
김슬옹.김응 지음, 임미란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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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6년, 한글날 기념식 '가갸날'을 열다"

일제강점기 시절 우리 민족의 정신을 지키기 위해 한글 학자들이 세운 단체인 조선어 연구회가 주최한 기념식에서

'가갸날'을 선포합니다.

세종 임금님이 한글을 반포한지 480주년이 되는 때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었는데요.

'가갸거겨, 나냐너녀'를 먼저 배우니 '가갸날'이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한글 사용을 못하게 탄압하던 시기에 만든 날이라 더욱 의미가 있을 텐데요.

가갸날 자꾸 들을수록 귀에 쏙 들어옵니다.

 

양력을 사용하면서 음력 9월 29일(가갸날)에 해당하는 10월 28일이 한글날이 되었고 명칭도 바뀌었습니다.

훈민정음해례본이 발견되고 나서 정확한 한글 반포 날짜가 알려지고 지금처럼 10월 9일을 한글날로 정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일제강점기 시절에는 기념식을 제대로 열지 못하고 1945년 해방 이후에야 기념식을 열었다고 합니다.

그 당시 전국 각지에서 1만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서로 얼싸안고 뜻깊은 날을 기념했다고 하는데

요즘은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기념하고 있지 못한 것 같습니다.

 

한동안 공휴일이 너무 많아 노동자들의 생산성이 떨어지고 경제 발전에 장애가 많다는 이유로

한글날이 공휴일에서 제외가 되었었죠. 대체휴일까지 생기는 요즘, 가만 생각해보면 이유가 어이없기도 합니다.

 

한글날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늘 '빨간날'로 그냥 쓱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역사를 빛낸 한글 28대 사건을 읽어보며 한글날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이 책은 한글 기본 글자 28자에 담긴 소중한 뜻을 되새기자는 의미를 담아

한글 창제 이후부터 훈민정음해례본이 발견된 날까지 있었던 한글을 둘러싼 중요한 28가지 사건을 담았습니다.

한글은 언어별 인터넷 사용자 수 세계 10위에 꼽히는 문자라고 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아 때부터 강조하는 것은 영어!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국력이 강하다면 영어를 배우기 위해 말도 제대로 못하는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조기교육열풍이 없었을 텐데 말이죠. 한글이 점점 홀대받고 있단 생각이 듭니다.

어떤 소리도 다 적을 수 있고 누구든 배우기 쉬운 문자인 한글.

그 소중함을 좀 더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한글'이라는 말은 언제부터 쓰였을까요?

세종 임금님 때는 한글을 '훈민정음' 또는 '언문'이라고 불렀습니다.

일제 강점기가 시작된 1910년 무렵 주시경 선생이 '오직 하나의 큰 글'이라는 뜻으로 '한글'이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해요.

조선시대 하급 관리들이 한글 벽서를 쓰기도 하고 궁녀와 별감이 한글 편지로 사랑을 나누기도 했다네요.

한글로 된 불경책이 나오기도 했어요. 세조 임금님은 한글을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섰다고 합니다.

나라와 임금님에 대한 충성, 부모에 대한 효도, 부부 사이의 예의를 강조하는 유교 사상을 가르치는 삼강행실도도

한글로 번역되고 시장 상인들이 한글로 투서를 써서 관리들을 비판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연산군이 나라를 다스린 지 10년째 되던 해에 한글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고 합니다.

연산군도 처음엔 한글을 널리 보급하기 위해 애썼지만 포악한 왕으로 변한 이후에는 금지했다고 해요.

어머니에 대한 복수로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벌하자 도성 곳곳에 왕을 비방하는 한글 벽보가 붙었고

연산군은 한글을 쓰지도 못하고 배우지도 못하고 아는 사람은 고발하게 하고 한글로 쓰인 책들을 불태웠답니다.

한글 창제 이후 가장 큰 한글 탄압 사건이라고 하네요.

그러나 한글을 쓰지 않으니 생활이 불편해졌고 나라 일을 위해 한글을 아는 여성을 뽑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가부장적인 질서가 중요시되던 조선시대에 말이죠.

중종 임금님 때 역관 주양우가 중국 북경에서 중국인에게 하늘을 가르쳐 주고 엄벌을 받았다고 합니다.

조선의 비밀을 담은 문자라서 알려지지 않는 것이 좋았을 수도 있지만

그때 중국에 한글이 널리 알려졌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한글날이 그냥 노는 빨간날이 아닌 의미 있는 날로 아이들에게 기억되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한글에 대해서 좀 더 많이 알아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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