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그림 왕국 애덤 기드비츠의 잔혹 판타지 동화 3
애덤 기드비츠 지음, 유수아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어른들을 위한 잔혹동화는 참 많이 볼 수 있죠.

신데렐라 이야기에서 언니들이 신발을 신기 위해 발가락을 자르고 뒤꿈치를 자른다느니 나중에 눈이 다 뽑힌다느니 피철철 잔인한 장면들이 묘사되어있습니다.

잔혹동화는 '잔혹'이라는 단어가 붙은만큼 기존에 알던 달달한 공주님, 왕자님이 등장하는 행복한 이야기와는 좀 다른 느낌의 동화로 다가옵니다.

아이들이 보기엔 좀 과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는데요.

'꼬맹이'들이 아닌 초등고학년들을 위한 잔혹동화가 나왔습니다.

새아버지가 아들의 머리를 댕강 자르고 엄마가 아들의 살로 끓인 스프를 먹는 이야기등이 나오기에 저학년이 보는 걸 권하고 싶진 않습니다.

이미 달달한 그림동화로 내용을 다 알고 있고 어느 정도 정신적으로 이런 이야기들을 소화할 수 있는 나이의 아이에게 권합니다.

고학년이라면 이 책속에 언급된 여러 동화를 이미 알고 있겠죠? 아직 동화를 제대로 모른다면 아이들 동화의 줄거리는 미리 알고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잔혹한 그림 왕국'은 잔혹 판타지 동화의 세번째 이야기로 완결판입니다.

3권의 표지를 같이 보니 잔혹동화 이미지가 더욱 강렬합니다.

원서는 표지 글씨도 공포스럽게 나왔는데요. 낱권으로만 봤을 때는 원서의 느낌이 좋다 생각했는데

이렇게 세권을 다 모아놓고 보니 이것도 괜찮네요.


두께는 엄청납니다. 초등 고학년용의 도서인데 일반 소설책 2권은 붙어놓은 두께입니다.

그런데 잔혹동화! 내용이 내용인지라 금방 읽을 수 있었습니다.

​ 

"옛이야기에는 종종 '모티프'라는 게 있어. 서로 다른 문화권이나 다른 나라의 전래 동화들인데도, 똑같이 반복되어 나타나는 이미지나 문구들이 있거든.

이런 것들을 '모티프'라고 불러. 좀 신기하지?

아, 아는 척하려는 건 아니야. 절대. 그저 내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이렇게 여러 '모티프'가 뒤섞인 옛이야기라는 말이야." - 본문 중에서


저자는 왜 아이들에게 잔혹동화를 들려주려 했을까?

이 책의 특징은 이야기 중간중간 저자가 끼어들어 아이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들려준다는 점입니다.

아이들에게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의 질문을 던지기도 하는데요.

옆에서 저자가 직접 책을 읽어주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잔혹동화를 읽혀도 좋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가 저자가 끼어드는 이 부분들이 마음에 들어서 아이들에게 읽게해도 괜찮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의 이야기는 음산합니다. 그리고 잔인하기도 합니다. 삐딱하기도 합니다.

마음에 드는 아가씨를 발견해서 결혼하려는 왕자를 어리숙한 인물로 나타내기도 합니다.

왕자는 무도회에서 빨간 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모습이 마음에 들었을 뿐 마법이 풀린 신데렐라를 더이상 좋아하지않습니다.

그리고 신발 사이즈만 맞으면 결혼을 하겠다니! 그 자체부터 삐딱하게 보고 있죠.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어른들이 아이들을 학대한다는 점입니다.

잔혹동화에 등장하는 부모, 어른들은 하나같이 아이들을 사랑으로 대하지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런 학대 속에서 아이들은 그냥 당하고 있지만은 않는다는 점이 눈에 들어옵니다.

 

"감정은 차오르기 마련이야. 속에서 끓어올라 출렁거리다 급기야 기관지를 붙잡고 늘어지게 돼.

그러면 너희는 평소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짓들을 그냥 해 버리게 되는 거야.

쌍둥이 남매는 여전히 용감하게 감정과 잘 싸우고 있었어.

그냥 이것만 기억해.

너희가 침대 매트를 아무리 높이 쌓아도 거기에 돌은 배기게 되어 있어.

너희가 아무리 잡초를 짓밟아 뭉개도 잡초는 또다시 자라나.

게다가 들판을 짓밟으면 잡초뿐만 아니라 모든 풀이 다 죽어 버리잖아.

그리고 감정의 바다가 아무리 넓어도 거기에 꼭 빠져 죽으라는 법은 없다고." - 본문 중에서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합니다.

잔혹동화를 통해서 그런 것들을 해소하게 된다고 하네요.


"어두운 동화를 읽는다는 것은 이런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다는 뜻이야.

우리 삶은 고통과 지루함과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어.

그래서 어두운 숲 속으로 모험을 떠나고 싶어지지.

어두운 숲이 품고 있는 가능성과 묘미를 직접 겪어 보고, 자기 자신을 시험해 보기 위해서.

이런 기대를 안고 우리는 동화책을 펼쳐. 진짜 기괴하고 음산한 동화책을.

그 속에서 우리의 용기와 감성을 시험해 보는 거지.

그리고 나서 가뿐한 마음으로 책을 덮고 일상으로 돌아오는 거야.

바라건대, 동화 속 주인공처럼 우리도 더 현명하고 더 힘차고 더 보람찬 마음으로 돌아올 수 있으면 좋겠어." - 본문 중에서


불행과 고난에 빠진 쌍둥이 남매. 아이들은 이 남매의 모습에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목 댕강, 피철철이라는 단순한 그 장면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있는 것들을 볼 수 있어야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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