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개를 찾으세요?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54
클리프 맥니시 지음, 김혜정 그림, 김영옥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6년 2월
평점 :
품절


 유기견이지만, 저희는 어떠세요?

"못생긴 개로군. 그렇지 않아?"

"난 안 만질래! 얼굴이 다 찌그러졌잖아! 난 저 개가 싫어!"

"우리한테 딱 들어맞는 개는 아닌 것 같아요."

괜찮아요. 우리는 이런 말들에 익숙해요. 정말이에요.그래도 우리는 수백 번 넘게 그려 본답니다.새로운 가족이 우리를 집에 데려가는 모습을요.

 

책 뒷면의 이 문구가 가슴에 찌릿하게 다가옵니다. 이 문구를 읽고 유기견 보호소를 검색해보니 더 뭉클한 이야기들을 접하게 되네요.

 

"반려견 사지 마세요. 입양하세요."

"노령견도 입양해주세요."

"하루만이라도 행복하게 살았으면..."

유기견들을 보호하고 있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말하고 있는 것은 반려견을 함부로 키우지 말라는 것입니다. 단순히 예쁘고 귀엽다는 이유로 강아지를 데려다가 키우고 나이가 들어 볼품이 없어지면 이내 가족이 아니라며 내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이죠. 사정이 생겼다고 가족을 버리지는 않습니다. 개를 키울 수 없는 곳으로 이사를 간다고 경제적인 이유로 더 이상 치료를 할 수 없다며 버리는 경우도 많다고 하네요. TV 방송을 통해서도 자신을 버리고 간 주인을 잊지 못해 같은 장소에 오랫동안 머무르는 반려견들을 보게 됩니다. 다행히 좋은 가족을 만나 함께 지내게 되지만 마음의 상처가 남아서인지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고 열었다고 해도 삶을 다하는 순간에는 자신을 버린 주인을 찾는 모습을 보인다고 말이죠. 사람은 배신해도 반려견은 주인을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이 머릿속에서 뱅뱅 돕니다. 그래서 보호소의 유기견들이 더 안타깝게만 느껴집니다.

   

 

'어떤 개를 찾으세요?' 이 책은 '해피 포'라는 동물 보호소에 있게 된 다섯 마리 유기견들의 이야기로 그들이 그곳에서 어떤 생각을 하며 살고 있는지를 들려줍니다. 생명의 소중함과 책임감을 동반한 사랑이야말로 진정 가치가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귀엽고 예쁜 애완동물을 키우고 싶어 하는 나이대의 아이들과 같이 보면 더 좋을 이야기입니다.

 

동물 보호소 '해피 포'에는 얼굴이 일그러진 개 '랠프'가 있습니다. 건강하고 매력적인 개들이 넘쳐나는 이곳에서 사고로 찌그러진 얼굴을 가진 개가 주인을 찾을 수 있기란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랠프는 개를 입양하러 온 사람들을 향해 꼬리를 흔듭니다. 보호소 홈페이지에 랠프의 사건 이야기가 실렸고 그 글을 보고 한 소녀가 가족과 함께 랠프를 보러 옵니다. 착하게도 소녀는 랠프를 집으로 데려가고 싶어 하지만 가족들은 예쁘지 않고 못생기고 보기 싫은 외모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반대하고 말죠. 우리한테 딱 맞는 개라면서 랠프를 데려가려는 소녀와 함께 가지 못하는 랠프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사람들이 보호소에서 개를 입양할 때 대부분 새끼를 원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외모도 물론 따지겠죠. 하지만 한 생명과 함께한다는 것은 결코 외모만으로는 결정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된다는 걸 느끼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진정으로 반려견을 아끼고 사랑하는 분들을 보면 눈이 없고 다리가 없는 몸이 불편한 개를, 버림받은 상처로 아주 힘들어하는 개를 입양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진짜 사랑은 저런 것이 아닌가 생각해보게 됩니다.

 

"아, 안녕하세요. 그런데 당신은 누구세요?"

노인에게서 답을 듣지 못했지만, 파올로는 전혀 상관하지 않았다. 파올로는 그저 계속해서 말을 이어 갔다. 파올로가 정말 놀란 것은,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그 노인이 아직도 가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노인은 미소까지 짓고 있었다. 파올로는 주인에게서 그런 미소를 본 지 한참이나 지난 것이 분명했다. 정말 놀랄 만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139page

 

랠프는 하나둘 보호소의 개들이 입양되는 모습을 지켜보게 됩니다. 자신을 그토록 입양하고 싶어 하던 소녀가 엄마의 반대로 결국 자신의 친구를 입양하게 됩니다. 또 자신을 사랑으로 돌봐주던 직원이 안락사 위기에 처한 친구를 입양하는 모습도 보게 됩니다. 보호소에서 곁에 있던 친구들은 다들 가족을 찾아 떠나가는데 랠프만이 혼자 외롭게 남게 되는데요. 그 모습이 더욱 짠하게 그려집니다. 랠프는 새로운 가족을 찾게 될까요? 온몸이 굳어 움직이지 못하는 버려진 강아지를 입양해서 성심성의껏 돌봐 건강한 모습으로 걸을 수 있게까지 만든 애견인에 관한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반려견과 함께 한다는 것은 귀여운 겉모습만이 다가 아님을 꼭 명심해야겠다 느꼈습니다.

 

"베시가 떠나고 홀로 보낸 며칠은 내가 견뎌야 했던 가장 힘든 날들이었다. 베시가 드디어 가족을 찾게 되어 너무나 기뻤지만, 베시 없이 나 혼자 해피 포에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미치와 비키를 떠나보낸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들었는데, 이젠 베시까지 떠나 버렸으니......" - 323page

 

어른과 아이들 모두에게 반려견과 함께하는 삶에 대해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하게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유기견 보호소에 있는 개들에 대해서도 말이죠. 이 이야기는 영화나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돼서 글을 못 읽는 아이들도 부모와 함께 보게 되면 더 좋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스크린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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