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합니다, 선생님 아이세움 그림책
패트리샤 폴라코 글.그림, 유수아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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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표지의 첫인상은 살짝 부담스러웠습니다.
빨간 매니큐어에 얼핏 보기에 마녀 할멈을 연상시키는 여인이 카리스마있는 모습으로 소녀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소녀는 왠지 여인의 눈치를 보는 듯한 모습으로 많이 위축되보여요.
둘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불편한 마음이 앞서는데요.
내용을 다 읽고 나니 첫인상의 편견은 정말 문제가 있구나라고 깨닫게 됩니다.

​외모도 고약하게 보이지만 소문도 고약하기로 유명한 켈러선생님입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무서워지는데요.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쳐주는 선생님이에요.

​"오늘부터, 나는 너희 한 사람 한 사람을 완전히 뜯어고쳐서 진짜 멋진 작가로 만들어줄 생각이다.
정말 기적 같겠지? 하지만! 이 수업을 만만하게 생각했다면 지금 당장 저 문으로 나가도록.
보잘 것 없이 짧은 너희의 인생 경험으로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힘들 테니까.
아마 이 수업을 끝가지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들도 나오겠지."

첫만남부터 학생들과 켈러 선생님은 평탄해 보이지 않습니다.
누군가 반항이라도 한다면? 바로 쫓겨날 것만 같아요.
주인공 소녀는 더욱 위축됩니다. 과연 내가 잘 해갈 수 있을까?

소녀는 마음을 담아 선생님이 과제로 내준 작문 숙제를 열심히 해갑니다.
그런데 켈러 선생님은 소녀의 글쓰기를 지적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어마어마한 숙제를 더 내줍니다.
선생님이 더 무섭게만 느껴질 수밖에 없었어요.
주인공 소녀에게는 다행히도 켈러 선생님의 행동을 설명해주는 절친 할아버지가 있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선생님이 왜 그러시는지 소녀가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주시고
따뜻하게 소녀의 글쓰기 과제를 도와줍니다.


C로 가득한 점수, 켈러 선생님은 계속 소녀의 글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어요.
뭐가 문제인 걸까요? 소녀는 선생님의 행동을 오롯이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녀에게 충격적인 이별이 찾아옵니다.
지금과는 다르게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한 글쓰기가 아닌 진짜 속마음을 담아 글을 쓰기 시작했고
켈러 선생님은 이별의 상처로 힘들어하는 소녀를 이해하고 꼭 안아줍니다.

 

 

 

"우리 패트리샤, 상심이 아주 컸구나."
고약하고 무섭기만 했던 선생님의 속마음을 그제서야 소녀는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다가 아님을 말이죠.
아이들이 더 잘되라고 가르치는 방식이 좀 달랐을 뿐이죠.
그 속마음만은 누구보다 깊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소녀가 머리가 하얗게 선생님의 나이가 되서 선생님을 떠올립니다.
소녀에겐 존경하는 선생님으로 기억됩니다.
오늘 뉴스에 말도 안되는 소식들을 접했습니다.
고등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선생님을 향해 빗자루를 들고 달려오더니 휘두르기 시작합니다.
선생님이 들어가라 말하지만 학생들은 대신 욕으로 답변합니다.
한 학생이 선생님 앞에 서있습니다. 갑자기 선생님은 학생의 따귀를 때립니다.
많은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머리가 휙 돌아갈 정도로 심하게 때리는 모습에 한동안 멍해지고 맙니다.
이 두모습을 지켜보던 아이들은 숨을 죽이며 아무소리도 못하고 스마트폰으로 찍고 있었다는 말일텐데요.
참 마음아픈 이야기입니다.

교권이 추락한다고 하지만 학생을 위하는 존경받는 선생님도 학생다운 학생도 점점 없어져가는 듯합니다.
존경받는 선생님, 사랑받는 학생들이 있는 학교가 되면 좋겠습니다.
너무도 당연한 것인데 이런 걸 바라고 있다니 한숨이 푹 나오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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