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고 있어요, 지금도 - 소설처럼 살아야만 멋진 인생인가요
서영아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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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가 만난 티아 할머니와, 그 주변 여자들을 기록한 이야기입니다. 티아 할머니는 누구에게나 존재하지만 깊이 들여다보지 않으면 느끼지 못하는 진짜 삶, 그 자체입니다. 티아 할머니와 여자들의 브릿지 타임을 통해,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 사이에 필요한 고요한 성살의 시간을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요란하지 않아도 누구나 듣고 싶을 위한 한 조각도 드리고 싶습닏." - 작가의 말


티아하우스에서 금요일마다 열리는 모임 '브릿지 타임'이 있다. 이곳에서는 처음 보는 여자들이 만나 대화를 나누며 스스로 자신을 찾아간다.
티아하우스의 안주인인 티아 할머니는 신부의 드레스를 만드는 디자이너다. 있는 듯 없는 듯이 존재하며 누구에게 잔소리를 하는 것도 어설픈 조언을 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녀들의 말을 들어주고 묘한 분위기를 조성해간다.


주인공 '서울'은 티아할머니에게 티아하우스의 브릿지타임의 사진촬영을 부탁받는다.
결혼에 대한 뚜렷한 확신도 없고 앞으로의 미래도 막연한 서울은 티아하우스에서 자신의 찾아가게된다.
티아하우스에 초대된 많은 여성들은 가지각색의 여성들이다. 취미부터 나이, 직업까지 정말 다양하다.
하지만 고개를 돌려보면 언제 어디에서나 만날 것 같은 우리 주변의 여인들이기도 하다.
그녀들이 갖고 있는 고민들은 여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 결혼을 한다는 것, 아이를 키운다는 것, 여자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소소한 속마음들을 보여준다.
소소한 이야기들 마지막에 덧붙여지는 티아 할머니의 노트를 읽어보면 마음의 위안을 받게 된다.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느끼는 것들을 콕 짚어서 말해주는 듯하다.


"잘하고 있어요 지금도" 제목이 참 많이 다가온다.
소설처럼, 드라마처럼 살아야 인생일까. 존중받을 수 있는 인생일까.
두 아이 키우며 전업주부로 살다보니 이런 생각이 들때가 정말 많다.
나는 잘 살고 있는 것일까. 이대로 살아도 괜찮을 것일까. 깊게 생각하다보면 머리가 마구 복잡해진다.
이 책은 여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봤을 이야기들이다.


나이가 들어야 꼭 어른이 되는 걸까.
결혼을 해야 어른이 되는 걸까.
아이를 낳아야 어른이 되는 걸까.
어른이 되는거라는게 도대체 뭘까.


책 속 티아 할머니는 생각이라는 놈이 너무 무거우면 사람의 안색을 어둡게 만든다고 말했다고 했던가.
생각을 너무 많이 하면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고 단순하라는 말을 남겼다.
그렇다 답도 없는 질문에 빠져서 해답을 얻기 위해 허덕이기보다 단순하게 지극히 단순하게 사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여자로 살면서 겪게되는 시행착오는 참 많다.
그중에서도 사람관계로 받게되는 상처는 참 아프다.
이 책에서는 그런 것들에 관한 이야기도 담고 있다.
왜 아줌마들이 아침부터 그렇게 수다를 떨어대는지 남자들은 이 책을 보고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까?


내 나이 이제 마흔에 바짝 다가왔다. 결혼도 했다. 애도 둘이나 있다.
하지만 나는 어른이다라고 말하긴 좀 어색하다.
겉으로 보면 진짜 아줌마인데 난 내 나이가 마흔이 된다는 것은 인정할 수가 없다.
내가 20대일때는 30대가 되면 큰일 날줄 알았고 40대가 되면 더 큰일 날 줄 알았다.
하지만 30이 지나고 40에 가까워보니 나이만 먹어갈뿐 내 속은 그다지 달라지는 것 없다.
주변에서 당신은 이제 나이든 아줌마에요라고 말하는 것이 달라졌을 뿐.
나이듦에 대해 얘기해주기보다 "잘하고 있어요 지금도"라고만 얘기해주면 좋겠다.
그러면 꼬옥 안아줄 것 같다. 내게도 티아 할머니의 따뜻한 위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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