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하유지향에서 들려오는 메아리 장자 나의 고전 읽기 22
김시천 지음, 김태권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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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전 읽기 장자 무하유지향에서 들려오는 메아리


고전! 책읽는 건 좋아하지만 고전은 참 읽기가 어렵습니다.

말도 어렵고 이야기도 흥미진진하다고 느끼기엔 버거워서 잘 들어지지않는 것이 사실이에요.

고전을 잘 읽어야 인문학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입니다.

 

"어떤 책이든지 거기에 무슨 무슨 철학이라는 '타이틀'이 붙으면 더 안 읽히는 법이다.

어려운 책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기 때문이다. 그건 타이틀이 없으면 누구나 쉽게 달려들어 재미있게 읽을 책이 수없이 많다.

장자도 그런 책 가운데 하나다. 장자는 철학책이기 이전에 이야기책이고, 재미있는 우화집이다.

예로부터 우리 선비들 또한 그렇게 일겅 왔다." - 231page


이 문구를 읽고 나서 장자의 이야기에 흥미가 생겼다. 장자가 이야기책이고 재미있는 우화집이었다니!

장자라는 단어를 떠오르면 드는 생각들과는 전혀 다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장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다소 황당하기도 하고 곤혹스럽기도 하고 신비스럽기도 하다고 합니다.

도대체 어떤 이야기들이길래? 궁금해집니다.

 

"장자가 제시한 이상향 '무하유지향'은 '어디에도 있지 않은 마을'로 '유토피아'의 뜻도 되고,

인간의 삶을 속박하는 '어떤 것도 있지 않은 마을'도 된다."


"오늘날 우리가 장자를 통해 듣게 되는 이야기는 정신적 자유이다. 내 몸과 영혼의 삶과 행위의 자유, 권리가 아니라 마음으로만

자유를 추구하는 것으로 바뀐 것이다. 어쩌면 이런 상황은 한국인의 물질적 조건이 개선되고,

정치적 민주화가 상당히 진전된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에는 현실에 대한 무관심과 비관이 배어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같은 고전이라 해도, 시대의 변화가 급격한 사회에서는 그 해석도 급변하기 마련이다." - 30page


이 책은 '장자'를 들었다가 난해함으로 덮은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그 장자책을 다시 펴 들 수 있도록 

장자의 지은이 '장주'라는 사람의 삶의 이야기, 장자를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 냈던 사람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합니다.

장자는 공자의 유가를 비판하였다가 이단으로 불태워지기도 하며 사람들의 비난과 사랑을 번갈아 받았다고 하니

세월에 따라 달라진 다양한 해석도 궁금해집니다.


때로는 고전이 논리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이유는 오늘의 가치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기에 너무도 당연한 일일텐데요. 그래서 고전의 방식으로 해석하는 고전이 어려운 것 같아요.

책 속 말처럼 군주제 시대에 통용되던 고전 읽기 방식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테니 말이죠.

고전을 읽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조금 다른 시선으로 읽기 시작해야할 것 같습니다.

장자는 어느 특정 인물의 사상을 대변하는 문헌이 아니며 그렇게 읽혀져서는 곤란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역사의 변화 속에서 점차적으로 형성된 이야기로 받아들여져 새롭게 해석하는 것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장자의 얼굴은 한 사람의 얼굴이 아니라, 당시 사회를 살아가던 지식인.

즉 '사' 계급이 처한 역사적 현실에 따라 자신의 삶과 관련해 스스로를 어떻게 이해하고 규정하고자 했는가가

변화한 모습을 보여 준다. 그런 의미에서 보명 '장자'가 전통 사회에서 내내 지식인들의 사랑을 받았던 까닭 또한 여기서 찾아져야 할 것이다." - 79page


길러지는 인생, 사육되는 인생보다 가난해도 마음이 편하고 자유로운 삶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라 말하는 장자의 이야기가

요즘같이 각박한 현실에서 지극한 덕의 세상과, 태평을 말하는 것이 부지런히 살아가는 것과는 조금 동떨어졌다는 생각을 하게도 된다.

하지만 전쟁이 끊이지 않던 중국의 전국시대였던 상황에서는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아니었을까.

이 책 한권으로 장자를 제대로 이해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 첫걸음은 열어줄 수 있을 듯하다.

남들이 해놓은 풀이가 아닌 자신만의 해석으로 새롭게 장자를 접근하게 되는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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