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 짓 - 일상 여행자의 소심한 반란
앙덕리 강 작가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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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여행자의 소심한 반란 딴짓


앙덕리 강 작가. 마흔을 훌쩍 넘기고 나서야 마음이 이끄는 대로 살 수 있게 된 인간이라는 문구를 시작으로 초반까지 남자인 줄로만 알았다.

그러다가 책 중반 옛 연인이던 그를 보았다는 글에 아! 여자였네? 초반에도 분명 여자라는 생각을 했지만 이상하게 글을 읽다 보면 남자 작가라는 착각을 하게 만든다.

나만 그런 줄 알았다. 도대체 어떤 작가인지 더 궁금해지고 말아서 검색을 해보니 앙덕리 강 작가가 남자인 줄 알았다는 리뷰를 보고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라면 피식 웃게 된다.

 

앙덕리 강 작가로 검색해도 저자에 대한 것이 잘 안 나오고 그녀의 예전 작품(슈퍼월급쟁이-비전코리아)들로 검색을 하니 인터뷰 사진 하나가 뜬다.

아! 책으로 생각했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느낌의 작가다. 이전 작품들의 제목도 살펴보니 회사생활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많다.

왠지 딴짓에서 들려주던 이야기들이 더 와 닿는다.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삶을 탈피하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고 해야 할까.


"떠나고 싶지만 떠날 수 없을때 버리고 싶지만 버릴 수 없을 때 지극히 사소하고 소소한 생활 속 일탈을 찾아서 일상 여행자의 소심한 반란, 딴짓"


지금 있는 안정된 생활을 버리고 뭔가 다른 걸 할 수 있기란 정말 힘든 일이다. 나 혼자라면 그다지 문제가 없을 테지만 두 아이가 있는 경우라면 더더욱 불가능하다.

이럴 때 어찌해야 할까. 똑같은 생활에 안주하며 시들시들 하루하루를 살아야 할까?

이 책을 읽고 나면 일상탈출이란 별것 아닐 수도 있단 생각을 하게 된다.

뇌를 쫄깃하게 하려면 매번 반복되는 똑같은 일상에 작은 것 하나만 다르게 행동해보는 것만으로도 좋다고 하던데 바로 이런 의미의 딴짓을 권한다.

처음 일상 여행자의 소심한 반란이라는 책표지 문구를 보고 여행 에세이인 줄로만 알았다. 여행자라는 문구만 눈에 들어왔다고 해야 할까.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나 보다. 일상 여행자. 일상을 부지런히. 다른 말로 하면 똑같은 평범한 생활을 하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었다.

 

"딴짓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누군가에겐 쉬운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도전이 될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습관처럼 달라붙은 것이 누군가에게는 변화일 수도 있다.

내가 정한 딴짓은 즉흥적인 것, 소소하게 저지를 수 있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나를 발견해내는 것이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니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 - 6page


이 책은 소소한 반란, 일탈을 어떻게 하라고 제시하지 않는다. 프롤로그에서 말하듯 딴짓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일까.

뭔가 일상에서도 저지를 수 있는 소소한 한방들을 제시해주길 바랐는데 그건 역시 내가 알아서 찾아야 하는 것이었다.

나를 발견하고 나를 변화시키는 것인데 누가 어떻게 해줄 수 있길 바란 내가 참 수동적인 마음가짐을 갖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소소한 생각들을 한 두 장의 이야기들을 가득 담았다.

꼭 처음부터 읽을 필요 없이 손 가는 대로 일상이 지루해질 때, 조금 다른 생각을 하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아무 페이지나 펼쳐 생각의 전환을 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늘 다니던 여행길, 늘 들르던 아지트, 생경하다. 익숙하지만 미처 몰랐던 세상. 이런 깨달음은 걷기를 즐기기 시작하면서이지싶다." - 딴짓 49


짧은 이야기들을 읽으면 아주 일상적인 것들을 보면서 나도 이런 걸 좀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이런 글쓰기 나도 할 수 있었으면!

책을 덮고 나니 딴짓도 결국은 일상을 벗어난다기 보다 일상을 제대로 살기 위한 몸부림인 것 같다.

아무리 일상탈출을 하고 반항을 하고 반란을 꿈꾸고 자유를 찾아도 결국은 돌아오고 마는 것.

여행을 떠나면 개고생이란 생각으로 집이 최고라고 느끼듯이 딴짓도 해보면 일상의 평범함이 최고라는 걸 알게 하는 것이란 느끼게 된다.

내게는 어떤 딴짓이 나를 돌아보게 하고 일상을 뜨끈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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