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 바람이 되어라 특별 세트 - 전3권
사토 다카코 지음, 이규원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한순간 바람이 되어라


와! 정말 주인공 소년 신지를 따라 신나게 달린 기분이다.

"제자리로! 준비! 땅!" 달리기를 할 때 땅 소리가 나기 전의 심장이 마구마구 두근거린다.

평소 달리기를 잘한다면 이 순간을 즐기겠지만 매번 달리기를 꼴찌를 맡아두던 터라 즐거움보다는 그리 좋지 않은 기분을 남긴다.

그렇기에 처음에 이 책이 달리기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했을 때 시큰둥했다.

초등학교 시절 3등까지만 손등에 쾅 찍어주는 도장을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나와는 전혀 동떨어진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인공 신지를 따라 달리기의 재미를 알아가는 과정을 읽다 보니 나도 모르게 달릴 때의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나도 신나게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기분을 실제로 느낄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과 함께.


집안이 축구광이라 자연스럽게 축구선수의 꿈을 갖게 된 신지.

천재적으로 축구를 잘하는 형이 참 존경스럽다. 자신은 열심히 하지만 형을 따라가려면 한참 멀었다.

누구보다 자신의 부족함을 알기에 노력으로는 되지 않는 것에 좌절하고 만다.

마음 갖지 않게 식구들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던 신지는 절친 렌과 함께 육상부에 들어간다.

달리는 것이 마냥 좋았기에 렌을 따라 같이 하게 된 육상부에서 신지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 꿈을 찾게 된다.

누군가 꿈이 뭐냐고 묻는 것에 신지는 빨리 달리는 것이라 말한다.


학생들에게 꿈을 정해주는 것이 아니고 꿈을 갖게 해주는 육상부 선생님이 등장한다.

이런 선생님이 있었기에 신지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을 수 있었단 생각이 든다.

재능이 있는, 천재성이 있는 아이에게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 하나 하나에 신경 써주는 그 모습이 참 멋졌다.

내게도 이런 선생님이 있었다면 나는 지금 다른 길을 걷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내 아이들의 학창 시절엔 이런 멋진 선생님을 꼭 만날 수 있게 되길 바라게 된다.

나도 이런 역할을 해주는 엄마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중고등학교 시절 아이들은 모두 하나같이 한 곳만을 보라고 강요받는다.

좋은 대학. 앞만 보고 가라! 대학에 가면 모든 길이 열릴 것이다. 그런 말로 아이들에게 다른 것은 보지 말고 공부에만 전념할 것을 요구하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아이들에게 진짜 필요한 건 그게 아닌 데라는 아주 새삼스러운 생각들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 오롯이 열정을 쏟아 낼 수 있는 환경. 그게 참 현실에선 녹록하지 않다.


중고등학생과 학부모가 이 책을 한번 같이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아이들에게 정말 뭐가 필요한지 부모는 옆에서 무얼 해줄 수 있는지. 아이들에겐 꿈을 갖는다는 건 어떤 느낌인지를 알 수 있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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