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과 수프, 고양이와 함께 하기 좋은 날
무레 요코 지음, 김난주 옮김 / 블루엘리펀트 / 201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빵과 수프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날


와! 이건 도대체 뭐지? 시종일관 잔잔하기만 한 책인데 마지막엔 결국 눈물이 주루룩 나오게 만들어버리니!

일상의 소소함을 담았지만 그 속에서 행복과 사람 사는 이야기를 전해주는 이런 이야기들이 자극적인 이야기들 속에서 내 마음을 마구 흔들어 놓는다.

49일의 레시피를 읽다가 책뒷편에 소개된 고양이 표지의 책을 보고 아... 이 책도 느낌이 좋을 것 같아서 집어들었는데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않았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의 저자 '카메모 식당'의 저자 무레 요코였지.

나이든? 점점 달달한 연애와는 멀어져가지만 힘껏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여성의 이야기를 참 잔잔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들려주고 있는 작가란 생각이 든다.

'요코 중독'이라는 말에 끄덕이며 이제 나도 확실하게 중독된 것 같다. 이 작가의 책을 모두 읽고 싶어지는데 한국어로 번역된 책이 적다.

일본어를 잘해서 원서를 읽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2013년 일본에서 4부작 드라마로 방영된 적이 있다고 하니 드라마도 또 궁금해진다.

내 상상 속 주인공 아키코, 작은 카페, 통통한 타로의 모습이 어떻게 표현되었을까?


아키코는 마흔이 훌쩍 넘은 중년의 여성이다. 얼마 전 홀어머니는 운영하는 식당에서 갑자기 숨을 거뒀다.

남은 가족이라고는 아무도 없는 아키코에게 버려진 길고양이 타로가 나타나 새로운 가족이 되었다.

아빠 얼굴도 모르는 아이로 자라온 아키코는 사생아다.

엄마는 그 사실을 중학교때 알려준다. 유부남인 스님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가 바로 너라고. 아빠는 존경할 만한 사람이었다고.

얼마 전에 하늘 나라로 갔다고 무덤덤하게 들려줬고 아키코도 무덤덤하게 받아들이며 살았다.

하지만 마음 속엔 언젠가 멋지게 차려입은 아빠가 짠하고 나타날 거라고 믿고 있었다. 자라면서 그런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아키코의 엄마는 아버지가 남겨준 재산으로 식당을 운영했다.

동네 사람들이 오고가며 편하게 쉬고 술과 밥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었다.

사람좋은 엄마는 술과 담배를 마시며 밤 늦게까지 사람들과 함께했다.

홀로 딸을 키우기위해 부지런하게 살아왔던 엄마의 외로움과 고생을 딸은 애써 외면했던 것 같다.

그저 고상하지 못한 엄마의 행실이 눈엣가시처럼만 느껴졌고 그래서 더 엄마에게 곁을 두지 않았다.

마음 표현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그 마음도 알아주지 못했던 엄마가 갑자기 돌아가셨다.

아키코는 슬플 겨를도 없이 식당을 정리하고 회사에서도 사표를 내게된다.


가족도 하나 없이 중년이 된 나이. 그녀는 과감하게 회사에 사표를 내고 엄마가 운영하던 식당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바꿔 새롭게 운영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점점 엄마를 떠올리게 되고 엄마의 마음도 하나씩 이해하게 된다.

배다른 형제를 몰래 찾아가고 고양이 타로가 죽은 뒤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그녀를 보며

가족없이 외로움을 털고 꿋꿋하게 살 수 있을거라 생각했던 아키코는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는 걸 느끼게 된다.

그저 마음속에 참고 있었을 뿐이라는 것을.

점점 마음의 문을 열고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아키코에게 힘을 내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지는 이야기였다.


아... 잔잔하면서도 뭉클해지는 이런 이야기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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