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끝날 무렵의 라 트라비아타
이부키 유키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여름이 끝날 무렵의 라트라비아타


"이부키 유키는 세파에 지친 어른의 마음을 섬세하게 들여다보며 그 안에서 인생의 숙성된 가치와 아름다움을 포착해낸다.

서른아홉 살 두 남녀의 사랑을 투명한 감성으로 그려낸 이 소설 역시 인생에 대한 사려 깊은 통찰과 연민의 감성이

따뜻하게 어우려져 읽는 이의 마음을 위무한다.온기와 정성 가득한, 진정한 어른의 연애소설이다." - 책 소개문구 중에서


서른아홉에 왠 로맨스란 말에 툭 튀어나왔다. 이제는 아이도 있고 옆지기도 있고 버릴 수 없는 것들이 너무도 많기에...

그래도 나와 동갑인 두 남녀의 사랑은 과연 어떤 것일지가 궁금해서 책을 집어들었다.

아! 왜 읽는 이의 마음을 위무한다는지 그제서야 끄덕이게 된다.

현실과는 너무도 먼 이야기일 수 있는 드마라틱한 이야기다.


이와비슷한 이야기를 영화로 접한 적이 있다. 제목도 배우들의 이름이 전혀 기억나질 않지만 결말만은 생생하다.

서로를 마음 깊이 사랑하지만 각자의 삶속으로 돌아간다.

일상적인 삶을 평온하게 살아가지만 문득문득 그녀를 잊지 못하고 마음은 그녀를 늘 향하고 있다는 남자의 대사를 끝으로

영화가 끝이나서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란 생각에 인상적이었다.

언젠가 그 마음을 어쩌지 못하고 서로 만나게 되는 날이 올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잠시했던 기억이 난다.


여름이 끝날 무렵의 라트라비아타는 20대였다면 어쩌면 이루어지지 못했을 사랑을 다루고 있다.

서로의 외모도 경재력도 아무것도 보지 않고 그 사람의 속만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된 후의 사랑이다.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 그 사람의 상처까지고 안을 수 있는 눈. 그리고 배려.

시간은 흐름 속에 어느 정도의 세파를 겪은 후 그 아픔을 아는 사람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그 무엇.

그렇기에 십대의 풋풋함과 이십대의 화끈한 로맨스와는 다른 서른 아홉, 이들의 사랑이 가능했던 것 같다.


트럭 운전사들 사이에겐 유명한 소문이 있다.

'해변'마을이라는 종이를 든 중년 여성이 히치하이크를 청하면 꼭 태워주고 정중히 대하라는 것이다.

페코 짱과 닮은 이 여자는 태워주면 그 사례로 머리를 깎아주는데 그 후엔 꼭 여러 형태의 복이 굴러온다는 것이었다.

서른아홉의 사랑을 하게 되는 여주인공이 바로 이 중년 여성이다.

그리고 남자주인공은 유능한 은행원. 이른바 엘리트다.


겉으로보기엔 중졸에 가진 것 없고 정착할 곳이 없어 떠돌이 생활을 하는 중년의 여성과

재력도 외모도 갖춘 이 남자가 어떻게 사랑에 빠지게 되는지 그 과정이 따뜻하다.

이른바 '아줌마'로 통하는 통통한 외모와 야한 농담을 서슴없이 던지는 태도로 똘똘 뭉친 이 여성이

어떻게 달달한 로맨스를?이란 의문을 갖는다면 이 책을 통해 편견을 깨면 좋겠다.

왠지 아줌마에 대한 편견이 팍 깨질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책을 덮고 나니 한편의 영화를 본 듯한 느낌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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