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를 위한 정의란 무엇인가 -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 수업
조혜진 그림, 신현주 글, 김선욱 감수, 마이클 샌델 원작 / 미래엔아이세움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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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를 위한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정의란 무엇인가>가 한국에서 200만부를 돌파하고 37개국에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임에도 선뜻 집어들지 못했습니다. 제목에서 어려움이 느껴지고, 읽고나면 답답함이 밀려올 것 같아서 말이죠. 그런데 <10대를 위한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고나니 열풍의 이유를 알게됩니다. 이 책엔 그 어떤 해답도 들어있지않습니다. 스스로 질문을 생각하면서 답을 찾아가게되는 구성입니다. 그렇기에 남녀노소 상관없이 읽어보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초등학생부터 중학생까지의 눈높이에 맞게 <정의란 무엇인가>를 재구성한 책입니다. 삽화와 사진들을 함께 구성하여 수월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어려움이 느껴져서 접하지 못했다면 어른들도 충분히 이 책을통해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아주 강렬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영상 세대에게 긴 텍스트보다는 이미지와 짧은 글이 더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 생각해서 각 상황을 이미지로 전달한 후 마이클 샌델의 해설을 간단하게 덧붙였다고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어갈 필요는 없습니다. 생각해볼 단락을 찾아 읽어보고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이 책과 함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읽어보면 더 많은 깊이 있는 생각을 해볼 수 있습니다.

 


 



나는 항상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이렇게 말해요. "생각을 일깨우고 끊임없이 괴롭힐 것이다."라고요.


마이클 샌델의 강연은 무척 독특하다고 합니다. 혼자서 주루룩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이 아니라 청중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생각하게 하고 그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게하는 방식인데요. 실제로 하버드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생각을 꺼내다보면 자신의 틀에 갇혀서 생각하는 것을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신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고집도 버리고 좀 더 많은 사람의 생각을 배려있게 포용하게 되지않을까란 생각이 들었어요. 요즘 아이들에게, 어른들에게도 꼭 필요한 강연방식입니다. 학교에서도 자기 목소리만 높이는 아이들, 정치판에서도 자기 목소리만 높이는 어른들에겐 꼭 필요한 방식입니다.

 

 

 



이 책엔 어찌보면 말도 안되는 상상! 하지만 우리가 생각해 봐야할 이야기들을 들려줍니다. 극한의 상황을 설정하고 있기에 그런 일이 어떻게 일어나냐고 반문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책 속 이야기들이 현실에서도 충분히 일어나는 일들도 있기에 충분히 생각해볼만한 이야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엄청난 속도로 기차가 달려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철로에 다섯명의 인부가 일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관사는 이들을 봤지만 기차를 멈출 수가 없습니다. 오른쪽 철로에는 단 한사람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기관사는 고민합니다. 기차를 그냥 가게 둬야할까? 아니면 오른쪽 철로로 돌려서 한 사람만 죽게해야하나 , 누군가를 살려야하나 결정해야만합니다. 자, 어떻게 해야할까요?


사람들은 한 사람의 목숨을 희생해서 다섯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것이 옳다고 합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죄없는 사람을 단 한 명이라도 죽게 해서는 안된다고 합니다. 피할 수 없는 상황. 당신이 기관사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습니까? 정말 어려운 질문입니다. 마이클 샌델은 더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좋은 것이냐에 의문을 던지게 합니다. 한 사람을 희생해 다섯 사람을 구하는 것이 옳은 결정으로 보이겠지만 죄없이 한 사람을 죽게 하는 것이 과연 옳은 선택일까요? 어느 목숨이 다른 목숨보다 소중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란 질문을 던지며 머리를 아주 복잡하게 만듭니다. 살면서 우리는 이렇게 도덕적 원칙들이 서로 부딪히는 곤란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때 우리는 '정의란 무엇인가'를 꼭 생각해봐야합니다. 누구를 살려야하냐는 생명에 관한 이야기를 떠나 생각을 확인하고 고민하는 것이 중점이 되야한다고 말합니다. 도덕적 판단을 내리는 생각들을 평소에 하지 않는다면 이런 상황에 놓였을 때 평생 후회할 일을 저지르고 말겠죠.


"무엇보다도 도덕적으로 충돌하는 문제들을 고민할 때는 혼자 하는 것보다 여럿이 함께 하는 것이 좋아요. 사람들마다 생각도 다르고 가치관도 다르기 때문에 친구, 이웃, 시민 등과 대화로 함께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답니다. 잊지 마세요!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정의'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서로 비판하면서, 나의 생각을 확인하고, 고민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라는 점을 말이에요." - 25page





대리모에 관한 질문도 던지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안타깝게도 현실입니다. 2002년 인도는 외국인 고객을 유치할 목적으로 상업적 대리 출산을 합법화했고 2008년에는 인도 서부 아난드라는 도시의 여성 50여명은 미국, 타이완, 영국 등에 사는 부부를 위해 대신 임신을 해주었다고 합니다. 15년 이상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을 벌기에 대리모를 했지만 막상 아이를 낳아보니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없었습니다. 자기가 낳은 자식이기때문이죠. 이때 법적으로 계약을 했기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대리모가 아이를 줄 수 없다면? 판사는 어떤 판결을 내려야할까요? 돈을 주고 계약을 했기에 아이를 부부에게 줘야할까요, 대리모에게 줘야할까요. 세상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요즘 세상은 돈이면 뭐든지 된다는 생각이 만연한 것 같아요. 이런 가치관에 젖어들기 전에 한번쯤은 꼭 생각해봐야할 이야기들입니다.

 

 

 

미국 남북 전쟁이 한창이었던 때, 전쟁에 나가기 싫다면 정해진 돈을 내면 면제를 해주고 군대에 대신 가면 돈을 준다는 광고가 신문에 실렸습니다.  실제로 1862년에 있었던 신문광고 문구입니다. 현재의 미국은 군대에 지원하면 월급과 대학학비, 생활비를 지원해줍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것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문제점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미국에서 모집된 군인의 25%가 정규 교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했고 뉴욕에서 지원한 군인의 70%가 저소득층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대다수가 도심과 시골의 빈민 지역 출신이라면 정말 좋은 방법인 걸까요? 가난때문에 군인이 되기를 선택한 사람들 그들이 꼭 원한 선택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이런 면을 생각하다보면 더 많은 것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서로 다른 딜레마에 대해 논쟁하고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것만이 이 질문들에 답을 줄 것 같습니다. 여러운 질문이라고 답을 내기 어렵다고 서로 회피한다면 누구도 원치않는 결론에 다다를 수도 있을거란 생각에 아찔해집니다. 가치관이 형성되는 시기인 10대들이 꼭 생각해봐고 고민해봐야하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초등 저학년들은 부모와함께 대화를 통해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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