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해서 비슷한 사람 - 양양 에세이
양양 지음 / 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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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해서 비슷한 사람

 

제목이 참 마음에 와 닿는다. 쓸쓸해서 비슷한 사람. "지금 행복합니까?"라는 질문에 선뜻 "네! 나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합니다."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집에서 밥하고 살림만 하고 있는 내 머릿속도 이렇게 갑갑하고 꽉 차있고, 남편과 아이들이 있어도 문득 문득 뭔가 비어있는 듯한 허전함을 느끼게 되니...... 사람은 현실보다 늘 위만 쳐다보게 되는 것 같다. <쓸쓸해서 비슷한 사람>을 읽고있다보니 사람은 다 비슷하게 살고 있다를 느낀다. 손 안닿는 위만 쳐다보고 손 뻗어보다가 실망하고 좌절하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렇게 다 똑같이 산다. 그게 사람 사는 거다란 생각. 저자는 고통가 슬픔에 대해 이야기하기보다는 희망과 일상의 소소함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기에 읽다보면 저절로 마음이 좀 차분해지고 위안이 된다.

 

처음 이 책에 대한 사전 정보없이 저자가 '양양'이라고 해서 중국인 저자가 쓴 에세이인줄로만 알았다. 저자의 프로필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뜨끔하게 된다. "세상이 원하는 프로필과는 나는 영 상관없는 사람이었다. 무명가수, 무명작가" 이 책의 저자는 양양이라는 14년차되는 무명가수겸 무명작가다. 양양? 이름은 들어본 것 같은데 얼굴이 떠오르지않아서 초록색 상자에 양양을 검색해본다. 이미지를 살펴보니 한옥 기와집의 풍경만이 눈에 들어온다. 아! 정말 검색에도 잘 나오지않는 무명이구나. 이내 찾은 그녀는 78년생의 아리따운 여인, 이 책의 분위기에서 느껴지는 것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문득 35살이 되서야 시금치 나물을 만들려고 슈퍼에서 시금치를 사보고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무치는 방법을 물어보고 혼잣말로 만들기 쉽다고 말하고 있는 그녀를 떠올리게된다. 참 우리와 그리 다르지않은 비슷한 사람이란 느낌을 또 한번 받았다. 그래서 그녀와 그녀이 이야기가 더 친숙해지게 다가왔다.

 

이 책은 그녀의 <쓸쓸해서 비슷한 사람> 앨범과 제목이 같다. 아마도 그 앨범을 내면서 노래로 다 풀어내지 못했던 이야기를 책을 통해 들려주고 싶었던 것 같다. 한번도 양양의 노래를 들어본 적이 없는데 가수 '하림'의 추천사를 보니 조용조용하게 부르는 그녀의 노래가 듣고 싶어진다. 책을 덮고 나니 책 속 이야기를 노래로는 어떻게 풀어놨을지가 궁금해진다. 그리 무겁지 않게 일상을 풀어놓고 있다. 때로는 일기같고 때로는 시같고 편안한 느낌으로 읽을 수 있는 글이다.

 

" '파랗고 빨간 것' '파르스름하고 불그스레한 것' 하면 당신은 무엇을 떠올릴까. "

 

책 속 이 질문에 바로 사과라고 대답해버렸다. 그런데 작가의 대답은 '오후와 저녁 사이의 하늘'이다. 내가 늦은 오후 저녁 하늘을 바라보고 이런 생각을 떠올린지가 과연 언제가 마지막이었을까? 참 쫓기듯이 하늘한번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고 감흥없이 살고 있다. 빨갛고 노랗게 물든 낙엽을 봐도 흐드러진 꽃을 봐도 예전처럼 온몸에 찌릿한 감흥을 느끼질 못하는 것 같다. 정말 감흥없이 메마르게 살고 있구나! 저자가 말했듯이 언젠가 문득 달을 보게 되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밑도 끝도 없이 앞뒤 말 다 빼먹고 "저 달 좀 봐!"하고 말 할 수 있는 감성을 갖고 싶어진다. 하지만 문득 밑도 끝도 없이 앞뒤 말 다 빼먹고 달타령을 하고 있어도 제정신이냐?라는 말 대신 같이 호응해줄 수 있는 사람이 내겐 있는가를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 누군가에게 나는 그런 사람이 돼줘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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