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취록 - 조선 최고의 예언서를 둘러싼 미스터리
조완선 지음 / 북폴리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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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취록 조선 최고의 예언서를 둘러싼 미스터리

 

책을 덮고나니 미래를 예측하는 '예언서'라는 것보다 상처받은 군상들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았다. 그리고 아무리 대단한 예언서라 할지라도 누가 해석하고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너무도 다른 책이 될 수도 있단 것을 보게 되었다. 야망을 갖고 미래를 내다보며 이용하려는 자, 그 속이 깊은 뜻을 이해하려는 자. 사람들마다 서로 다른 생각으로 '비취록'을 바라본다.신비의 예언서 비취록은 '정감록'을 모티브로 삼았다. 실제로 정감록은 '홍경래의 난'의 정신적 토대였던 예언서로 조선시대 백성 사이에 깊숙이 침투했다.

 

"<정감록>에서, 내가 가장 인상이 깊었던 것은 예언 내용이 아니다.
서놎의 지혜와 통찰력, 예지력도 아니다.
이 책 저변에 깔려 있는 백성에 대한 애틋한 사랑이다.
살가운 문장 속에는 백성을 향한 애정과 관심이 절절하게 묻어나왔다. 적어도 내가 보기엔 그랬다." - 358page

 
작가의 말에서도 언급되었듯이 '비취록'또한 '정감록'처럼 신의 이야기로 받아들여지기보다 상처받은 사람들 고통받으며 살던 사람들을 구원하고자는 메세지를 담고 있는 책이다. 그렇기에 책 속 사람들은 현실에서 도망치기위해 더 나은 삶을 위해 '비취록'에 빠지게 된다.

 

"미신이라고? 허허. 네놈 같은 중 나부랭이가 어찌 그 안에 담겨 있는 심오한 뜻을 알 수 있겠느냐.
부처가 앉아서 만 리를 보고 서서 구만리를 본다한들 민초의 삶을 돌보지 않는다면 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
- 356page

"본디 책이란 무엇이냐? 세상 천지에 온갖 책이 있다만, 범부의 손에 들어가 화를 입히는 책이 있는가 하면,
적기가 오지 않아 빛을 보지 못하는 책도 있지 않느냐. 이 책은 오로지 민초와 함께 있었느니라.
백 년 천 년을 내다 보고 선대의 지혜를 모아 민초가 뿌리내릴 세상을 담고 있느니라."

 

표절 시비에 휘말려 더이상 교수자리에 앉지 못할 위기에 빠진 고서 감정 전문가 강명준. 그에게 낯선 남자가 진품 여부를 알기 위해 조선 최고의 예언서 '비취록'을 들고 찾아온다. 고서는 진품이 맞았고 강명준은 그 책만이 자신의 위기를 벗어나게 해줄 존재라는 것을 직감한다.고서를 들고 찾아온 낯선 남자는 시체로 발견되고 경찰이 강명준을 찾아온다.그와 함께 강명준에게 걸려온 협박 전화.
강명준은 '비취록'을 찾기 위해 살인 사건을 쫓는다. 비양심적이고 이기적으로 비춰지는 인물 강명준 교수가 '비취록'을 탐하는 것은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일 것이다.안의 내용이나 그 의미보다는 '비취록', 고서의 의미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에 반해 '비취록'이 품고 있는 내용을 생각하며 자신의 고통을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존재한다.어린 시절 끔찍한 사건을 겪으며 세상은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하며 세상에대한 복수를 꿈꾸는 사람.그것이 민초를 위한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 그릇된 판단으로 무모한 행동을 하는 사람도 등장한다.지구 종말을 예언하며 추종자들을 만드는 사이비 종교 우두머리들과 다를바 없다.
예전처럼 절대악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악으로 비춰지는 사람도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던 이유가 있었다는 걸 보며사람은 자라온 환경과 삶이 가치관을 바꿔버린다는 것을 격하게 깨닫게 된다. 신비의 예언서를 갖고 있는 사람을 신으로 생각하며 무작정 쫓는 사람들 또한 존재한다.그들 또한 불행한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벗어나고자하는 것이다.


'비취록'을 쫓는 사람들은 모두 이유는 다르지만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벗어나려고 하는 공통점이 있는 듯하다.세상이 흉흉해질때마다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도피하려는 경향이 있다.'비취록'이 당신의 인생을 바꾸진 못한다,. 당신 스스로 바꾸는 것만이 가능하다고.이 책은 그런 것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했다.

 

'정감록'과 함께 조선시대의 역사를 잘 알고 있다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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